본의 아닌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름이다. 날씨도 덥고 시원하게 스릴러 영화 한 편 보겟다고 한다면 이 영화가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도시의 빈집... 그 빈집 속에서 숨어사는 사람들... 숨어사는 만큼 비밀도 많고 공포스러운 일도 많다. 더구나 요즘처럼 안전에 대한 강박적인 관념을 지닌 사회에서는 더 섬찟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집? 소외? 혐오? 안전 강박증?

 

난 혐오라고 생각한다. 혐오... 무엇인지 모르지만 꺼림칙하면서 배척하게 만드는 감정.

영화의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영화속의 부차적인 캐릭터 중에는 떠돌이들, 부랑자들이 보여진다. 그들은 낯설고 위험한 무엇으로 그려지고 일상에서 일탈된 존재인 그들의 모습은 자연스런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꺼려함이 느껴지도록 배치된다.

 

상대적으로 주인공은 고층의 깨끗한 아파트, 고급승용차, 좋은 옷... 그리고 강박적인 신경증을 가지고 있다. 그릇 하나 하나 깨끗하게 닦여 있어야 하고, 진열해 놓은 물건들은 위치와 각도가 정확하게 맞아야 한다. 그의 삶은 질서정연하며 청결하다. 그러나 실종된 형은 허름하고 곧 재개발 될 아파트에 살고 있다... 물론 실종된 상태이지만....

 

실종된 형이 살고 있는 주거지를 살피다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된다. 아파트인 집들이 연결되어 있고 아파트 출입문 현관마다 이상한 표식이 낙서처럼 표시되어 잇다. 사라진 형은 이 건물 어딘가에 살고 있어 보인다.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형이 자신에게 악감을 갖고 있음을 안 주인공... 위협은 사실상 가족을 향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실질적인 위협이 시작된다.

 

영화는 곧 철거될 듯한 아파트와 새로 지은 고급아파트를 대비하고 각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대비시킨다. 그리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익숙한 공포를 조장하는 듯하다. 그들의 무질서함과 지저분함 무언가 냄새가 날 듯한 더러움이 주인공의 강박관념과 충돌하며 전반적인 혐오감을 가중시킨다. 그리고 그러한 혐오감은 어느덧 공포로 전환된다. 저... 사람들이 나를 공격한다면... 그리고 내가 가진 자리를 빼앗는 다면....

 

'설국열차'는 꼬리칸에서 사람을 잡아먹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봉기한다. 그 봉기에는 설명할 수 있는 정당함과 정의를 가지기에 폭력이 낯설지 않다. 오히려 탄압하는 자에 맞서는 더 커다란 폭력을 갈망하게 된다. 그러나 '숨바꼭질'에서는 꼬리칸의 인간들이 얼마나 더럽고 무식하며 위협적인 사람들인지 앞칸의 사람들 시각에서 그려지고 있다.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그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노골적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살고 있는 경계안으로 들이지 않고 그들을 피해 다니는 것이 당연함을 보여준다.

 

두 세계과 충돌하면서 공포가 형성된다. 충돌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원시적이고 투박하다. 그 만큼 잔인하다.

 

혐오스런 감정은 어디서 부터 발흥하는가?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그건 주인공이 버젓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그가 가진 환경과 강박은 어린시절 형을 배신한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 배신의 결과가 강박증이라면..... 혐오는 자신의 배신을 지우려는 감정은 아닐런지...

타인에 대한 혐오를 공포의 기반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보수적이다.... 그러나 그 혐오감의 진정한 탐색이 어디 있는지를 묻고 있다면 이 영화는 다른 메시지를 던져준다. 너는 타인의 입장에 대하여 얼마나 진실할 수 있는가? 물론 이 질문은 나의 상상일 뿐이다.

 

뭐...영화보는데....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할 거 무엇있겠나.. 극장은 시원하고 영화는 스릴이 넘쳐 소름끼친다... 여름이면 이것으로 만족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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