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 가장 성공(?)한 영화가 이 영화가 아닐까?

물론 관객면에서 보면 말이다. 그렇다고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알고 있는 내용이었음에도 이야기 구조는 치밀했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아주 잘 살려 놓아서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요즘 흉악한 범죄로 인해 사회가 뒤숭숭한 이때 개봉한 것이 오히려 흥행에는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범죄와 사회... 이 둘의 관계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다. 단순한 살인 사건도 그 배후에는 거대한 사회구조적인 배경이 도사려 있다. 물론 그렇게 말하기 어려운 범죄도 존재한다. 이른바 연쇄 살인범의 경우가 그럴 것이다.

 

연쇄 살인마의 경우 성장배경이 되었던, 사회 구조적 문제가 되었건 어떤 특색을 잡아내기가 힘들다 그건 그들의 마음 속에 있는 어둠이 너무 깊어 평범한 사람들의 눈으로 들여다 보아서는 결코 알아낼수 없는 어떤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저 이 사회적 내지 생물학적으로 돌연변이 처럼 생성되는 이상한 존재로 여기게 된다. 그리고 그 존재는 주변의 사람들을 폭식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낸다. 마치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웃는 듯이....

 

강한 형벌이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듯 떠들어 대는 요즘 여론의 행태를 보면서 어쩌면 지금 이 영화의 흥행은 여론이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듯 하다. 영화는 결국 강한 형벌과 강제적 조치보다는 주변 이웃의 관심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쇄 살인마의 살인에 대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런 포식자가 사람을 노리고 사냥할 때 그 행동을 막아낼 수 잇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공동체적인 보호 밖에 없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어쩌면 강한 형벌과 조치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그런 형벌을 통해 다른 것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범죄는 사회적 요소가 스며있다. 새로운 범죄의 등장은 새로운 사회적 사건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회가 지탱되고 있는 것은 형벌의 공포가 아닌 사회적 연대와 관심임을 이 영화는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강풀의 그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영화라서 반갑고.... 또 다시 제작되는 영화가 잘 진행되어 새롭게 관객들과 만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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