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당권파는 분당을 각오로 하여 덤비고 있다고 보인다. 이들의 행태를 보면 '왜 그럴까'하는 의문이 계속 들지만 역시 완전하게 이해하기 힘들다.

 

주관적으로 상상해 봤는데....당권파의 대응은 3가지 정도로 예측된다.

첫번째는 강력한 저항을 통한 부분적 타협이다. 어차피 강기갑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역시 범자주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당권파인 경기동부가 분당을 각오로 항거하면 결국 범자주파의 일부가 부분적으로 양보안을 제안하고 비대위에서 승인하는 형태로 수습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당권파가 분당을 감행하는 것이다. 이미 당권파을 출당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상실시키지 못한다면 분당하여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물적토대는 가능한 것이고 이에 따라 차라리 분당하여 자유롭게(?)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뭔진 몰라도)를 추구할 것이라 보여지는 것이다.

 

세번째는 이석기, 김재연 등 당권파 일부만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당을 떠나고 나머지는 남아서 다시 당권을 장악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단 문제가 된 부분을 잠정적으로 뒤로 미루고 다음 당권력을 장악한 후 적절한 시기에 다시 통합시키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다 실현 가능한 상상은 아니다. 첫째는 주변의 압력으로 사실상 범자주파라도 쉽게 양보안을 제안하거나 관철하기 힘든 상황이다. 나머지 참여계나 펑등파의 거센 저항이 예상되고 사태를 장기화 하면서 죽도 밥도 아니게 될 확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면 새누리당보다 못한 쇄신으로 더욱 국민들의 실망을 자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안도 실현되기는 난망하다. 살기위해 뭉친 당을 깨버리면 결국 분당의 책임을 져야 할 당권파는 향후 입지도 매우 어려워질 것이고 분당 이후의 행보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래의 생존이 극히 불투명해질 것이라 생각되기에 분당이야 말로 최악의 선택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 이 길로 갈 것 같은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세째 안은 사실 공상이다. 그런데...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면 지금 퉁진당에 당원으로 입당하여 다수파가 되면 현재의 패권적 당권파를 충분하게 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당의 운영은 일반적 시민들이라기 보다는 당 활동가들이 좌지우지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당내에서 활동가 대오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정파의 능력이 사실상 매우 중요해진다. 이점에서 어찌되었건 당권파의 능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기에 상상해 본 것이다.

 

또 다른 불안감은 어찌되었건 당권파가 몰락하더라도 새로운 당권 투쟁은 벌어지게 되어 있다. 여기에 민주적인 시스템이 조금이라도 불안전하다면 이러한 사태는 항시 재연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실 당권파의 행태가 워낙 패악스러워서 사태가 이지경이 되었지만, 경기동부를 제외한 범자주파 중 인천이나 울산, 광주 등 지역에서 패권을 차지하고 있는 자주파 역시 사실상 경기동부와 비견해서 그리 모자라지 않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불안의 요인은 항상 잠복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모두 반민주적인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 당원들의 열성과 헌신을 보면 이렇게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어쩌면 매우 조중동스러운 편견의 눈길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지금의 사태를 촉발시킨 참여계도 현재의 구도에서 그렇지 언제든 패권적으로 변할 심성은 갖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결국 모든 주체들이 어떤 결함이 있다고 보여질때 당내에서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시스템화 시키고 제도화 시킬 것인지에 대한 측면이 매우 중요하며, 이건 단지 형식적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운영에 대한 광범한 동의와 추인이 필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워낙 총선의 승리를 위해 급조한 조직이라 향후 터져나올 노선에 대한 갈등이 합리적으로 토론되고 결정되고 추진되는 시스템이 없다면 새로운 반목은 언제든지 드러날 수 있고 이에 따른 정파적 분열은 또 다른 패권의 추구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일터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분열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상대를 인정한다면 올바른 시스템을 갖추고 그에 따른 합리적 실천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오히려 이러한 분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진보신당 독자파와 사회당, 녹색당을 포괄하는 진정한 범 진보정당이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보수진영이 수구꼴통에서 부터 진보적 자유주의자 까지 포진해 있다면, 현재의 진보정당이 진보적 자유주의자 부터 사민주의자와 환경주의자 좀더 극단적인 사회주의자까지 포괄시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단,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거절이다. 그건 진보적인 사상이 아닌 진보를 가장한 봉건적 사상이고 솔직히 수구꼴통들의 생각과 별다를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진보정당 속에 활동하면서 봉건주의자들과 같이 활동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 아닌가)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상상이고 바램이지만...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이 현재 통진당 사태를 바라보면서도 절망하지 않는 나름의 대처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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