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크라운 - Larry Crowne
영화
평점 :
현재상영


낭만적 사랑의 배경에 자리잡은 차가운 미국의 현실만 보였다.  

그러니까 난 이 영화를 전혀 로맨틱하게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래리크라운(톰 행크스)과 테이노(출리아 로버츠)의 연애는 그렇고 그렇다.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 뿐더러 상황에 따라 너무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잘 나가는 판매원으로 '이달의 우수사원'에 8번이나 뽑힌 래리 크라운... 그의 순탄한 직장경력도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버렸으니 그건 다름아닌 학력 때문이었다.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우수한 실적과 상관없이 해고되는 래리 크라운... 그 억울함을 풀기위해 대학 진학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까칠하지만 자신의 학문에 대한 자부심 가득한 교수 테이노를 만나는데.... 

그리고는 별 사건 사고 없이 흘러가다.... 둘이 눈이 맞아서 해피하게... 엔딩... 

오히려 이 두사람의 연애담의 그늘에 보이는 미국에 대한 감독의 시선이 범상치 않다. 그건 실업과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채에 허덕이며 빈곤층으로 몰락하는 중산층에 대한 시선이었고, 미국 역시 사람의 능력을 학력으로 측정하는 학력만능의 사회임을 드러내 보여 주고 있고... 그렇게 필요한 학력을 제공하는 대학이라는 곳이 사실 별볼일 없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솔직히 이건 순전하게 나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로맨틱하게 스쿠터에 여인을 태우고 달리는 이 영화의 포스터는 사실 기름값이 부담이 된 주인공이 승용차 대신 스쿠터를 타고 다닐 수 밖에 없는 사정을 나타낸다. 전혀 로맨틱한 이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 테이노와 동거하는 작가 겸 가슴 큰 여자를 동경하는 남성은 인터넷 시대의 키포드 위리어의 전형으로 묘사되는데... 여기에도 인터넷 시대의 글쟁이들과 지식인에 대한 감독의 야유가 보이지 않나 생각된다. (솔직히 가슴 큰 여자 사진을 저장해 놓고 보는 남자가 왜 야유를 받아야 하는지 난 모르겠다... 흠) 

영화가 끝나갈 무렵... 경제학을 수강한 주인공이 자본주의 경제 법칙을 깨닫고 자신의 자산을 정리하고 독자적인 자영업의 길로 들어서는 부분에선... 미국 사회를 바라보는 감독이야 말로 낭만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남녀의 연애 보다, 현재 미국 사회에 가진 고질적 병폐에 대한 감독의 시선과 해결이 더 낭만적이게 보이는 영화....  

그러니 어차피 로맨틱이고 코메디가 아니겠는가?  

뱀발 : 예전 '댓 씽 유두' 도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을 받았는데 이 영화에서도  
         그렇다. 그것이 무엇인지 딱 꼬집어 얘기 하진 못하겠지만 톰 행크스의 영화는 왠지 미적
          지근한 느낌... 그러면서도 편안하긴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