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날이다.
김진숙 동지가 크레인에 놀라간지 3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하고, 서울 수복의 기쁨도 잠시 한미 FTA로 계속 어수선한 날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난 FTA에 반대한다.
이놈의 FTA는 차츰 멀어지던 노무현 대통령을 미워하게 만들었고, 결국 자유주의자들에게 모든 기대와 희망을 완전하게 접게 만든 사단이었다. 그리고 광고에서 줄기차게 떠들어대듯이 MB정권에서 마무리될 모양이다. 이전에 그렇게 반대해도 밀어붙이기만 했던 민주당(구 열린우리당) 정치인들은 이제서야 반대한다고 하지만 영 미덥지 못하더니 김진표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래도 버텨줄 거라고 믿었던 것이 얼마나 관념적이었나 반성하게 만들어 버린다.
국가의 명운? 솔직하게 이런거 관심없다. 아니 관심을 가지려고 해도 잘난 사람 더 잘나게 하고 못난 놈들 죽어라 피똥싸게 만들면서 뻗어나가는 명운에 관심없다는 말이 정확할 듯하다.
무엇을 하던 기준이 필요할 듯 한데... 일하는 사람들이 보람이 있고 생성된 사회적 부가 바르게 분배되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상황에서 파이만 키운다고 모든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다.
시장이 넓어져서 ... 이제 이 나라는 예전의 초라한 국가가 아니라는 그 인식부터 호전적이며, 그 넓어진 시장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자국의 국민을 도외시하는 태도를 보면 항상 그렇듯 국가의 발전은 누구를 위한 발전인지에 대해 따져 묻게 된다.
누구를 위한 FTA인걸까?
불법적으로 정리해고된 노동자가 크레인에 올라가 300일 동안 농성을 하고, 불합리함을 고치라고 연대하는 희망버스가 5차까지 진행되어도 변화없이 흘러가고, 쌍용의 해고 노동자들이 생활고에 자살해도 아무런 대처없이 방치하는 국가에서... 또 다른 희생자들이 생겨날 것이 분명함에도 끝끝내 추진하고자 하는 FTA를 어떻게 용인할 수 있을까?
더구나 조약문을 의역해서 실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조차 어려운데 토론도 없고 대책도 없이 그저 미국의 일정에 따라 행하는 FTA를 어떻게 용인할 수 있을까?
구조가 결정되면 그 속에서 발버둥치기는 더 힘들 것이다. 그래서 두렵다. 지금 진행되는 일들이 가져올 후 폭풍이 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더욱 더 피말리는 경쟁을 강요하게 만들고, 죽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인생들로 전락시킬 듯 해서 무섭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난 FTA에 반대한다. 그들이 내어놓는 장미빛 미래와 환상이 그저 그들만의 잔치인 듯해서 찬성할 수 없다.
심란하게 출발하는 11월 첫째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