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지식의 탄생 - 지식채널e는 어떻게 태어나고 진화했나
김진혁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부제는 '지식채널 e는 어떻게 태어나고 진화했나'이다.

이 책은 지식채널e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지식채널을 담당했던 PD 김진혁의 자기 고백같은
글이다. 지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감성적으로 풀어나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던 지식채널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지식채널은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녔다.
시적 자막과 아름다운 영상, 배경음악, 소개되는 지식의 진실성과 그 이면에 드리운 날카로운
혹은 따뜻한 마지막 멘트까지... 한 번 보게되면 계속 볼 수 밖에 없는 중독성있는 영상이었던
것이다. 혹은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난 제목을 알지 못하는 여러편의 영상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영상에 숨결을 불어 넣은 아름다운 음악들을 기억한다.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인지 지식채널팀 전체의 생각인지 몰라도... 지식채널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소외'를 다루고 그 '소외'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소외에 대한 천착에서 시작
하니 지식채널이 따뜻하면서도 밀려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표명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더불어 사실과 픽션이 섞인 허구의 '신화'를 벗겨내고 그 허구 속에 불편하나마 진실을 배치
하고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도 대단하다 느껴진다. 이런 것을 결국 영상을
제작하면서 또는 지식을 다루면서 저절로 진화해 나간 면이 크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영상들은 그냥 거저 생긴 것은 아니다.
두 명의 피디와 여러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관심분야에 대한 소재와 그것을 아이템화 시키는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그것은 창의적인 사고 뿐만 아니라 고된 노동이며 
하나의 사실을 알리고 그 이면의 이야기를 짧게 압축하기 위한 그들의 피와 땀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결국 촛불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고,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
햇음에도 다시 돌아오진 못한 상태다.

교육방송이라는 제한된 방송에서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자 애썼던 그 기록들을 보면
그렇게 진실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방송을 장악하려는 권력에 의해 배제되어야 했던 그가
안타깝다. 언론은 권력에 비판자가 되어야 하며, 권력과 손잡고 스스로 권력이 되려고 하면
불행해 진다는 그의 말은 원론적인 말이자 그 폐해를 직접 겪은 이로서의 쓰라린 고백이다. 

지식의 문제도 그렇다.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 가슴을 건드리고, 단순하게
해법을 주는 것이 아닌 해법을 찾도록 유도해 나가는 그리하여 앎이 삶으로 변하게 만드는
도구로서의 '지식채널'을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야 했는지 알게된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은 그 이유가 분명히 있는 법이고 지식채널의 사람들의 공감을
받는 일은 그저 우연처럼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 속에 노력하는 여러 성원들의 의지와 땀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더구나 수백편의 지식채널의 내용중에서 시초점이 되었던 작품, 전환점 내지 분기점이 되었
던 작품들과 그 배경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다시 한 번 그 영상들을 찾아 보게한다. 

사실 지식채널을 영상으로 만나기 전에 난 책으로 만났다. 책을 통해 영상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 책으로 만난 지식채널도 파격이었지만, 영상도 그에 못지 않았고 그 전달 방식과
메시지의 간결하고 압축적은 힘은 새삼 감탄을 자아내게 했었다. 그리고 많은 학교에서 이
영상들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식은 중립적이지 않다. 지식채널의 성격을 순수한 보수적 관점에 가깝다고 말한 저자의
고백처럼 지식채널은 있는 사실을 중시한다. 물론 더 나아가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
되고 있다. 지식을 받아들임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프레임을 유지한다. 그 프레임에 맞으면
받아들이지만 맞지 않으면 배척하거나 외면해 버린다.
단순하게 사실 또는 진실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중요하다.
프레임에 대한 고민은 그래서 계속 진행 중인 것이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것도 의심하라 말한다. 자신이 서술하고 이끌어온 이 책의 말미에 모든
것을 의심하라고 말한다. 지식은 그런 의심을 통과하고 검증해야 올바르게 구현될 수 있으
므로... 회의적 태도와 겸손이 좋기만 하다.  그리고 소외받는 이들의 비인간성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극복하려는 그의 도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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