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자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의 특징은 무엇일까? 

'공중그네'를 통해 처음 접해 본 그의 소설에서 느끼는 것은 해학이었다. 그런데 그런한
해학의 저변에는 깊은 소외와 불안감이 깃듯 인물들의 등장이 있었다.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맺어지는 인간관계 속에서 폭발할 것 같은 인물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무언가 해소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치료라는 것은 그야말로 치료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사소하고 형식적인 것이었다. 그럼에도 등장인물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치료해 나간다. 어떻게?? 

'방해자'는 '공중그네' 이전에 씌여진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오쿠다 히데오가 글을 쓰면서
문제로 느꼈을 만한 여러가지 모티브들이 종합적으로 주어져 있다고 보여진다.
우선, 조직 내 소외의 문제, 조직안에서 기계처럼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조직 내부 구조의 갈등과 희생이 주된 주제로 등장한다.
두번째, 사회적 소외의 문제이다. 특히나 체면과 예의를 중요시 하는 일본인의 정서상
범죄 소설에 등장하는 일반인의 최대의 문제는 주변으로 부터의 소외와 격리다.
범죄자 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지인이나 가족은 결국 범죄자와 동일한 취급을 당하게
된다. 우리나라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 보지 않아서 공식적으로 비교하기 힘들겠지만
일본 추리소설에서의 이 부분은 매우 자주,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느끼는 보편적 소외라고 할 만한 일들이 보인다.
자본주의 사회은 자본과 노동이 결합되어 있는 사회다. 더구나 자본이 그 우세한 힘을 가지고
노동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체제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중 특히 반자본적인 소설은
'남쪽으로 튀어'일 것이다. 단순하게 해학적인 그의 작품을 볼때 '남쪽~'은 사실 매우 흥미로
운 점이 많다. 그런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방해자'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더 재미있는 점은, 전공투 이후 일본 좌파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이 작품에서
체제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철저한 저항파이거나 타협하고 순응하는 이들로 크게 나눠진다.
문제는 순응파의 사고는 좌파를 표방하면서도 결코 좌측이지 않고 체체내부와 공존이 가능
한 정도라는 것.  

결국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조직과 이웃과 자본체제의 3중 소외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는 사람들이다. 어느 순간 해방을 느끼다가도 결국 구조에 갇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의 소설에는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것이다.
'방해자'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조직과 사회와 자본의 질서에 완벽하게 포위되어 자신을
던져야 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거기에서 소설의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그의 소설의 말미는 항상 낙관적이라 느껴진다.  
사람과 사람이 사는 사회는 냉정하고 사람을 포위하고 억압하지만, 그래도 결국 사람은
사람과 의존하겨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고 할까?
소수지만 언제나 저항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이 자신을 파멸로 이끌지라고 거기에
끝까지 저항하는 사람이 잇다는 사실이 그의 소설을 계속 읽게 하는 원동력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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