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아이들 - Children of the Dark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잔인한 달 4월에 잔인한 영화를 본다.
만일에 자유주의자들이 있다면, 시장의 자유를 외치는 것 만큼 (더 바라지도 않는다) 가난으로
부터의 자유, 공포로 부터의 자유도 외쳐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등가
교환물로 측정하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렇지만 사람의 생명이나, 권리를 등가로 교환할 수 있
을까? 가난하기 때문에 생명이, 신체가 물건처럼 매매된다면 그것은 이미 지옥이다.  

어둠의 아이들에서 보여주는 것은 바로 지옥이다.  희망도 없고 아무런 감정도 없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봄날처럼 훈훈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게된다.
부모에게 얼마되지 않는 돈으로 팔려나가 또래들과 뛰어놀고 배움을 가져야 할 아이들이
성노예로 전락하고 육체적 학대를 당한다면 그게 사람사는 세상일까?
심지어 살아있는 상태에서 아픈 아이들의 장기를 제공해주는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다면
그것을 용납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인간은 인정하기 싫은 부분을 알게되면 그것을 직시하고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는 그 처참함을 피해자의 문제로
돌려 가난하거나, 못배웠거나, 게으름으로 인한 비극으로 몰아 세우고, 그것과 연관없는  
자신은 도덕적으로 그리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사실 거기에는 구조적 문제가 지리잡고 있고, 그것을 외면하는 순간 인간은
야수로 돌변한다.  

영화 내내, 인간이란 얼마나 잔인하면서도 나약하고, 약하면서도 강한 존재인지 생각
하게 된다. 아이들까지 노예로 만드는 이런 사회가 존재하며, 여전히 인권의 가치는 땅에
떨어진 돈보다 못한 상태임을 고발하고 있다. 더불어 조금 잘사는 나라들이 저지르는
섹스관광에 대한 그 내면의 실태를 밝히고 있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희생시키는 황폐한 현대의 성을 바라보기도 역겹다.  

문제는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더 참혹한 현실이 있을 것이란 느낌이다. 이미 세계화로 지구촌
이란 단어까지 등장한 마당에 전세계에 대항하는 자본의 투쟁만이 세계화가 아니다.
전세계를 무대로 움직이는 자본과 돈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희생당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문제도 과제가 아닐까? 한국 사람들의 동남아 매춘관광에 대한 단편적 사실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 단순한 현상 뒤에 잠재한 참혹한 인권 침해에 대해서 좀 더 깊은 인식이 있어야
할 듯하다.  

쓰레기가 되어버린 사람들, 잉여인간으로 이 사회에 섞이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아이들이 아직도 이 세상에는 많이 있다. 그것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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