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 Invictu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만델라... 흑인들의 해방과 자유를 위해 헌신적으로 싸워온 투사다.
27년간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그 의지를 꺽지 않고 마침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야만적 아파르트헤이트를 쳘폐시키고, 흑인으론 최초로 대통령이 된 인물!

그러한 인물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백갈등을 봉합하고 단결시키기 위해 백인스포츠를
대표하는 럭비팀의 주장과 만나 만델라를 지지하는 흑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인이 압도
적인 럭비팀 '스프링복스'를 존속시키고, 남아공에서 열리는 럭비대회에서 우승시켜 흑과
백을 하나도 만드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시킨다.    

하고싶은 얘기 하나, 스포츠 영화다운 감동과 박진감이 살아 있는 영화라는 점.
얘기 둘,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인 모건프리먼은 남아공의 정치적 배경으로 만든
'파워 오브 원' 이라는 영화에서도 흑인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싸우는 투사로 열연
했다는 점.
얘기 셋, 영화의 감동에도 불구하고 흑인의 정치적 자유는 결국 경제적 족쇄에 묶여 사실상
완전한 해방이 이루지지 못한 점. 흑인 정권이 등장함에도 세계 경제를 백인들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개혁은 결코 흑인의 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전에 국민을 바보로 만들기 위한 3S정책 (Sex, Screen, Sport) 에 대한 논의가 분분했는데
어쩌면 이 영화가 그런 3S정책의 증명일지도 모르겠다. 단지 스포츠를 통한 열광적인 민족
주의로 흑과 백을 미봉적으로 통합시키고, 실질적인 사회적 경제적 통합을 이루는데는 실패
했기 때문에 결국 이 영화에서 주장하는 감동적 통합은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질서의 도입과 추진은 만델라가 추진하고자 하는 목표는 아니었다
그 이후의 정권에서 경제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도입했던 여러 정책들이 그러했다는 이야기고
'쇼크 독트린'에 간단하나마 그에 대한 전말이 소개되고 있다.

만델라를 보면, 우리사회의 비전향 장기수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 또한 사상범으로
신념으로 수십년을 옥살이로 견딘 사람들이니까... 인간이 위대한 것은 꺽이지 않는 신념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우뚝서서 자신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도 어찌할 수 없는 세계
체제는 남아공의 흑인 투사들에게도 넘기 힘든 가혹한 시련이고 난관이 아니었을까? 

스포츠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투지와 역동성, 감동을 즐길 수 있다. 단편적으로 흐르는 남아공의
아픈 역사를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남아공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이 영화로
남아공이 지금은 흑과 백이 조화롭게 잘 살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같이 본 회사 직원은 '아파르트 헤이트'가 무엇인지 몰랐다. 물론 만델라도 이 영화
로 처음 만났단다. 그렇게 우리는 역사와 담을 쌓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이 글을 쓰기전 한겨레 신문에 실린 글을 읽었다
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412108.html 

만델라가 이루려는 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아직도 남아공에서는
투쟁하는 흑인들이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감동과 다르게 무언가 목에 걸린듯 이 영화가 불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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