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항상 즐거움을 던져주는 공간인 '숨어있는 책' 건물 전면에
1층과 지하를 세놓는다는 광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몇일 전에 그 길을 지나시던 분이 문자로 알려와서 설마 했지만
오늘 외근 중에 땡땡이 치고 가서 확인했지요
순간 가슴이 덜컥 했답니다.
아~ 내가 아끼고 내게 많은 추억이 서려있는 이 공간도 사라지는가?
지하의 조까치박사님과 여사장님께 사연을 들어보니, 책방을 아주
접는건 아니고 근처로 이전한다고 하는군요
근처 건물 지하에 좀 큰 평수가 있어서, 지금 1층과 지하로 나뉘어 판매하던
책들을 하나의 공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간간히 들르는 손님들 모두 한결같이 물어봅니다.
무슨일 있냐고? 책방 접는거냐고?
웃으면서 대답하지만... 사실 신촌일대의 임대료 상승이 이전을 결심하게
만든 주요한 요인 중 하나임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정든 공간이 사라지는 것도 아쉽지만... 그래도 없어지는 것보다
이전하는 것이니 만큼 안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많은 책들을... 아무리 가까운 곳으로 이전한다고 하지만
어찌하려고 하실지...
이전이야 그냥 옮기면 되지만, 배치하고 분류하는 일은 정말 고되고
힘든 일일텐데... 괜히 걱정부터 됩니다.
기간이 좀 많이 남아 있지만, 이전하게 되면 새롭게 익혀야 될 것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보니 이 공간이 사라지기 전에 사진으로라도 좀 남겨 놔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억은 희미해져도 사진은 지금의 숨책을 그대로
보존시켜 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