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춥고... 이사는 가야겠고... 

걱정이 되셨는지 부모님이 연락을 하셔서 사태의 진행경과 보고 겸, 부모님을 만나던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일반 부모님들이 바라는 꿈같은 이야기를 듣고 김을 빼고 말았다.
"그래 어쩌면 좋으냐?" "집은 구할 수 있겠냐" 등등 한 참 속 끓이는 이야기 결론에 이르러
먼 친척의 자랑스런 아들의 전설적이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이야기인 즉슨... 

나에게 먼 친척 할아버지 뻘 어른의 아드님께서 얼마전 장가를 가셨는데, 예식장에 오만원
들고가신 울 아버님 차비로 십만원을 받아 오셨단다. 물론 차려놓은 점심 거나하게 드시고..
이 이야기에 아니 먼친척이라도 그런 재벌집이 우리 집안에 있다는 것이 신기해하는 나를
보고 하는 얘기... "그니까 공부 좀 열심히 해서 뭐라도 됐으면... 집 같은거 가지고 고민
하지 않지 이 놈아... 그렇게 공부 하라고 할 때 부지런히 딴 짓 하더니 고생해도 싸다 싸!!" 

같이 속을 끓여주는 건 좋은데,,, 이건 뭔지....끓이던 속이 분노로 승화되면 난 또다시
항상 아버지의 속만 썩이고 골치덩어리였던 그 때 그 시절의 천덕꾸러기로 회귀해 버린다.
역시 사람은 죄를 짓고 살면 안되는 것이란 걸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다.  

10만원 차비의 내용을 자세히 뜯어 보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 부터 드라마나 소설로 전해
오는 썩어 문드러진 내용의 재판이 따로 없더라 이거다.
" 가난하지만(그렇다고 찢어지게 가난한 그런건 아니고)  머리가 있는 잘생긴(중요한 방점  
되겠다) 청년이 열심히 노력해서 사시에 덜컥 붙었다. 앞길이 창창한 이 젊은이에게 혼사가
들어왔으니, 모 재벌집안(H그룹) 딸이었고, 그 젊은이는 결혼과 더불어 돈에 대한 모든 고민을
접고 오로지 정의로운 법관의 한 길로 갈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아니 훌륭한 이야기가 아니
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친척 어른을 노골적(?)으로 부러워 하시는 부모님을 보니 입맛이
영 떨떠름한 것이다.  

그 젊은이가 살 집은 재벌녀께서 마련한다고 했다는데 일단 연수원에 있을때는 근처 아파트
전세를 구하고 발령지가 확정되면, 아파트를 사서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 끝에 집없어 떠도는
아들의 서러움이 무능력으로 바뀌면서 예전의 사고치던 레퍼토리로 회귀하시니 그 자리가
참으로 가시방석 같았다.  

하여튼 너무 걱정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도망치듯 나와 버린 나는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한탄을 해본다.

"이런 빌어먹을 놈들이 똑똑한 애들 전부 돈으로 구워 삶아서 끼고 앉아 있으니 삼성의
이건희가 감옥갈 일이 무엇이 있으며, 어느 재벌 놈이건 감옥에만 가면 전부 시한부 생명의
환자로 변신, 둔갑을 하고, 국민의 혈세로 기업을 일으켰건, 노동자들 쥐어싸서 기업을
일구었던 전부 이 나라 경제의 공신이 되어 왠만한 짓을 저질러도 그냥 저냥 시늉만 법적
처벌을 받고 다시 화려하게 복귀하게 만드는 돈...돈 참 대단하다"   

그래도 돈이 해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응?) 이 분명하게 있을 것으로 믿으며, 돈 있어도
불행한 사람이 되기보다 돈 없어도 행복한 사람이 되자는 졸지에 급조된 새해 다짐을 하게
만드는 하루다... 아 띠바~ 전세나 구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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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01-1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부모님께서 그 이야기를 머큐리 님의 자녀도 옆에 있는데 한 건 아니겠죠?

머큐리 2010-01-11 17:11   좋아요 0 | URL
다행히 저만 있는 자리에서..ㅎㅎ

2010-01-11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01-12 08:54   좋아요 0 | URL
님도 올 한해는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로 넘쳐나시길...

Mephistopheles 2010-01-1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검사, 변호사만 인정받는 드러운 세상!

머큐리 2010-01-12 08:54   좋아요 0 | URL
메피님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