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를 읽고 있는 중이다.
라틴아메리카 좌파의 물결이 왜 일어나는가에 대한 책을 읽으며, 나는 왜 이 책을 골라서
읽고 있는가라는 새삼스런 의문에 빠진다. 무엇을 찿고 싶은걸까? 

어떠한 심오한 철학이나 사상을 현실에 접합시키는 능력이 바닥인 나로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은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살펴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란 결국 다른 사람의
역사이기 쉽고 그 속에서 무언가 현실적으로 적합한 모델을 구하는 것이다.
브라질에 관한 논문 속에서 룰라의 이야기가 나온다.
금속노동자로서 파업을 이끈 노총의 지도자. 브라질 노동자당의 이념과 갈등을 매끄럽게
조정하고 봉합한 지도자.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주의자.... 

현실과 이념이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항상
이쪽 아니면 저쪽 이었던 것 같다. 그건 유기적으로 결합시킬 능력이 부족해서이기 때문이고
폭넓게 사고하기엔 내가 너무 편협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골방에서 책을 읽는다고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겠지만, 나름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위 중 하나가 독서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한계가 많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
다.  

이념이나 무언가를 인용하는 것이 아닌 내가 날 것으로 느끼고 필요해서 실천하는 것이
부족하기에 느껴지는 한계일 것이다. 그러니 항상 회색일 수 밖에...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푸르는 것은 저 생명의 나무다" 어디선가 본 글귀...
극복해야 할 사회와 지향해야 할 사회 사이의 괴리가 클 수록 이런 한계는 더 커지는 것
같다. 감성과 상상력이 부족해서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룰라는 이념이나 사상으로 정치를 하지 않았고, 하루 3끼를 못먹는 국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국정을 운영했다고 한다. 물론 지지자들의 실망도 많았다.  
그가 브라질 민중에게 약속한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브라질 지배층까지 룰라를 지지한다고 하니, 과연 이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좌파임에도 현실주의적 노선을 취한다는 그의 노선을 보면서 이것이 우리나라에도 과연
통용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참여정부에 대한 공과는 그래서 더 중요해 보인다. 무엇이 룰라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
었고 무엇이 노무현을 실패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는지...물론 역사가 틀리고 사회가 틀리니
획일적으로 비교할 수 없겠지만 참여정부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 그냥 막연한 느낌으로 만 끄적이다 보니...나도 무슨소릴하는건지....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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