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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함정 - 무엇이 우리의 판단을 지배하는가
자카리 쇼어 지음, 임옥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무엇이 우리의 인식과 판단을 잘못된 것으로 이끄는 것일까?
이 책은 우리들이 커다란 실책을 저지르는 핵심원인은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사고방식과
관계되어 있다고 말하고 7가지 중대한 인지함정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목표는 우리 모두에게 내재되어 있는 파괴적인 정신적 패턴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7가지 인지함정
1.노출불안 - 나약함이 노출될 것을 두려워하다.
2.원인환란 - 복잡한 사건의 원인을 혼동하다.
3.평면적인 관점 - 1차원적으로 세상을 보다
4만병통치주의 - 과거의 성공이 미래를 보증한다.
5.정보집착증 - 정보에 대한 지독한 편견들
6.거울이미지 - 상대도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7.정태적집착 - 변화하는 세계를 거부하다.
그리고 모든 인지함정의 총체적 집합으로서의 이라크 전쟁을 다루고 있다.
미국이라는 초거대 국가의 엘리트들이 그리고 가장 민주적인 시민들의 국가가 그렇게 어이없이
전쟁으로 빠져드는 것에 대한 분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다만 정치, 경제적 제요건이 아닌 단순한 인지함정으로 전쟁을 일으켰다고 생각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전쟁의 경과나 전쟁 중의 판단은 몰라도 최초의 전쟁은 결국 인간의 탐욕이나
이기심 또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아니고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전쟁의 배후에는 언제나 전쟁으로 이익을 얻는 집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집단이 권력과
언로를 장악하고 있을 때, 나머지 국민들은 인지 함정인지 아닌지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그건 사실관계를 알 수 없거나 아니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사실관계가 왜곡된 형태에서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배자들이 인지함정에 빠지는 경우는 단기적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배신하는 것인데,
(즉, 저항없이 충분하게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보는 경우다) 이는 결국 장기적으론 지배권을
상실하는 결과로 귀결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을 우민화하고 체제 순응적으로 만드는 시도는 끊임없이 작동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지배층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단기적 이익을 위한 무리수를 4대강 사업으로 본다면, 장기적 포석은 미디어법 개정이 될
것이다. 오히려 인지혼란을 일으키는 건 지배층의 의도에 의심없이 따라가는 국민들이고
그렇기에 이 책은 일정정도 상대방의 오류를 인식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일상에서의 인지오류를 점검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인지오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총체성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개개인은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맹신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 여건이 변화함에도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절대화하는 순간 인지오류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97년 이후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이미 우리의 상상력을 갉아 먹고 실천력을 파편화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또다시 오류를 범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지뢰밭을 건너가는데 이 책은 많은 교훈을 준다.
역사는 미래을 위한 것이다. 역사에 대한 철저한 공부가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현 정권은 이 책이 거론하는 거의 모든 인지함정에 빠져 있음이 틀림없다. 노출불안으로 인한
촛불의 과잉탄압이나 용산사태에 관한 원인혼란 문제, 청계천의 성공을 4대강으로 다시
나타날때의 만병통치주의, 정보장악을 위한 미디어법 개정과 공공방송의 무리한 장악노력,
상대방도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하는 저차원적 거울이미지...여기에 전임대통령을 무리하게
수사한 근거가 있는 것 같다. 정보화 세상이 도래함에도 건설토목에 몰입하는 정태적 집착등
그러니 이 정부가 제대로 무엇하나 해 나갈지 한 숨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