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해임된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이 3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방통위원장 자리를 ‘방송대통령’ 자리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사장이 이명박 정권과 최 위원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한 것은 해임 이후 처음이다.
정 전 사장은 이날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에 띄운 엄기영 <문화방송>(MBC)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의 글 ‘그들이 무슨 짓을 해도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마십시오’에서 “(이명박) 정권의 오만함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최 위원장을 지목했다. 최 위원장은 정 전 사장 해임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사장은 글에서 “요즘 (최 위원장을) 보면 마구 칼을 휘두르고 있다. 케이비에스를 색깔 없는 방송으로 만들겠다, 엠비시의 정명을 찾아주겠다, 이비에스를 어디하고 합치겠다, 이런 이야기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오만에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최근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진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엄 사장에게 “결코 스스로 물러나는 법은 없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 전 사장은 “최소한 저들(정권)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폭로하기 위해서라도 포클레인으로 당신을 강제로 들어낼 때까지 그 자리에서 의연하게 버티셔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오마이 뉴스 원문 :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