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갓 - City Of Go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도시 이름이 '신의 도시'라면, 우선 생각나는게 파라다이스 정도 되겠다. 에덴이나...신이 관장하는 도시는 성스럽거나 아니면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신의 전지전능함이 드러나고 찬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아이러니한 것은 지독하게 가난한 빈민가의 이름이 '신의 도시'이니 결국 현실의 배반은 계속되는 모양이다.  

이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 했다고 한다. (이건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알게 된거다. 맞나?) 전형적인 갱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은 발랄하고 생기차 보인다.  영화는 발랄한 영상이 영화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어느 순간 현실을 보는 듯한 사실감이 느껴져 순간 순간 치를 떨게 만든다. 빈민과 도시 우범지역인 슬럼의 현실이 날 것으로 그대로 드러난다고 봐야하나? 브라질이라는 낯선 나라의 슬럼가에서 벌어지는 범죄 집단의 암투와 세대반복의 비참함. 영상이 경쾌하지만 비참함의 리얼리티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갱 영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대부', '스카페이스' 그리고 '원스어펀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이다. 개인 적으론 제일 긴 제목의 영화를 좋아한다. 이들 영화의 배경은 모두 미국, 그리고 소외받는 이주민들이 암흑의 세계에서 불법적인 사업으로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상승의 댓가는 항상 피와 돈이 엮여 있었다. 미국의 갱 영화는 주인공이 올라갈 수 있는 상층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없고 빽없지만 힘있고 독한 놈들은 갱이라도 하면 살 수 있다. 그러나 꼭 갱이 아니라도 살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신의 도시에서의 갱은 미국의 갱과는 틀리다. 우선 이주민도 아닌 토착민이고 절대적인 빈곤환경에 교육은 커녕 어린시절 부터 마리화나와 마약, 살인이 난무하는 거리에서 자라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차가운 총을 들고 설쳐대는 것. 아무렇지 않게 살인하는 걸 배우는 것이다. 그럼으로 그들은 도시를 장악하고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한다. 그리고 끝이다. 거기서 끊임없는 악순환을 돌고 돈다. 다시 어린아이들은 총을 잡고 그 위를 처치하고 올라선다. 그리나 그들은 다시 다음세대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 악순환을 풀어줄 아무런 희망적인 얘기를 해주지 않는다. 다만, 그 악순환에 대해 지독할 정도록 자세하게 보여 줄 뿐이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정교한 스토리텔링를 보여준다. 영상의 현란함과 함께 이야기의 복선은 형식자체로도 영화의 완성미를 보여준다. 마노아님이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추천했듯이 어느 영화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다. 바닥 조직의 생태계에도 권력이 있고 욕망이 있고 그 권력과 욕망을 추구하는 날 것의 인간이 있다. 오히려 화자인 주인공이 그토록 험한 환경에서 범죄로 빠져들지 않고 사진기자가 되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결국 범죄도 개인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 범죄를 용인하는 사회는 범죄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회인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조만간 이 책들은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읽어야 책들은 많은데 게으름때문에 읽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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