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산 이야기 -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주로 읽는 책들은 이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도록 만드는 책들이다. 그리고 그런 책들을 읽을 때, 그나마 친 자본적인 나의 성향에 대해 반성도 하고 깨달음도 얻는다. 그렇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회사 정책상 경영서나 자기개발서을 읽어야 할 때가 있다. 머, 편식은 안 좋으니 가끔 입맛에 안맞는 음식도 먹어줘야 하는게 정상이니 만큼 불만은 없다. 까놓고 이야기하면 자본주의의 본질을 대놓고 이야기해 주는 책들이 바로 이런 책들이니 반면교사로 삼으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전체 세계 경기가 불황이다 보니 아무래도 불황을 이기는 기업에 대한 연구서적이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 딱 맞는 기업이 일본전산이다. 일본전산은 일본의 경기후퇴로 잃어버리 10년의 기간동안 약 10배정도 기업성장을 이룬 회사다. 주력 종목은 모터이고 책을 읽다보니 인수합병한 회사도 수두록 하던데 모두 흑자회사로 돌려 놓았단다. 것도 1년만에...이 정도면 연구대상은 되는것이 맞겠다.  

이 회사의 모토는 열정이고 끈기다. 하면 된다. 될 때까지 한다. 기술만 있으면 어떤 회사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휴일근무는 당연시 한다. 초 일류기업임에도 학력따위 잘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평범해도 근성을 가진 도전적인 사원을 중요시 여긴다. 그리고 대부분 한국식으로 말하면 중요하지 않는 대학 출신들이 박사학위 받은 사람들보다 더 훌륭한 연구 업적을 낸다. 그리고 굉장히 조직문화가 직설적이다. 사장은 이른바 호통경영을 한다고 한다. 직원들이 조금 잘 못하면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호통을 친단다. 단 칭찬할 땐 조용히 불러서 한다고... 

겉에서 보기에도 좀 빡시게 보이는 회사다. 설렁설렁함 보다 무엇이든 도전하고 끈기있게 진행해서 성취하는 것을 직원의 최고 가치로 여기는 회사로 그려져 있다. (경영서에 하도 당해서 이런식으로 표현한다. 언젠가 엔론을 칭찬하던 책을 읽는 도중에 엔론이 파산하더라...) 

관점의 차이겠지만, 나는 경영서를 읽을 때 경영자의 태도를 먼저 본다. 과연 어떤 생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지, 자신의 안녕을 위해서 하는지 조직의 번성을 위해서 하는지... 아마도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직원들의 열정에 대한 부분만 강조할 것이다. 너희들은 왜 저렇게 못하냐고... 물론 할 수 있다. 자신의 회사라고 느끼고 자신이 일한만큼 보람을 갖는다면, 왜 열정을 가지고 일을 못하겠는가? 문제는 그렇게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우리나라 자본가들은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천문학적 주식을 불법 상속하는 우리나라 기업가들은 정말 이 책을 읽어보고 경영자로 모름지기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두려운 점. (이 책대로라면 )저렇게 사심없는 자본가 1명이 전체 자본주의의 내면을 가리고 겉으로 성공스럽게 포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걱정 안되는 것은 저런 자본가는 가뭄에 콩나듯이 있을 뿐 대부분은 자기 욕심에 사람들을 사람취급 안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헷갈리는 한가지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도 도전하면서 사는 사회일텐데 체제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사람의 문제도 분명하게 있다는 점. 어쩌면 사람이 같이 변해야 체제도 변할 텐데, 이 체제내에서도 저렇게 성공한다면, 누가 변화를 바랄 것인지..... 

직장인으로서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 번 하게 해 준 것 만큼은 틀림없는 책이고, 조직과 인간의 욕망, 그리고 체제에 대해서는 나름 고민을 던져 준 책이다. 정말 알면 알수록 놀라우면서도 정내미 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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