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퇴진운동으로 실마리 풀어야”
각계 664명, 용산참사 해결 시국선언…‘행동’ 요구 쏟아져
“어제 미디어법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용산참사 문제는 더욱 해결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 사과와 사태 해결을 아무리 외쳐봤자 메아리는 없다. 이제는 ‘정권퇴진운동’으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용산참사 문제가 6개월이 지나도록 풀리지 않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인 전종훈 신부는 ‘정권퇴진운동’을 제안했다. 또 “선언이 부족해서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행동만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며 충고를 아까지 않았다.
23일 오전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시국선언’ 발표를 위해,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모인 사회원로 및 각계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최헌국 목사는 “이제는 정부에 요구할 때가 아니라, 우리의 힘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며 “다시 힘을 모아 용산참사 해결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이한열 씨의 어머니 배은심 씨도 “더 이상 죽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선언이 고인들을 안식처로 모실 수 있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함세웅 신부, 문대골 목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씨, 백낙청 서울대 교수 등 사회 원로들을 비롯해, 종교계 야당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 664명이 용산참사 해결의 의지를 모았다.
"참사 반 년, 민주주의 죽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고, 지난 반년 동안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은 죽었다”며 “또 이 정권은 나날이 흉포화 되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주장하는 이들을 감옥으로,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이 모든 일들은 이미 정부가 용산참사의 처리과정에서 예고되었던 것이다. 공안통치를 강화해 민주주의를 근간에서부터 부정하는 모습이 용산참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며, 이것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따라서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 없이 이 정권에서 어떠한 민주주의 진전도 기대할 수 없었다”며 “용산참사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배우지 못한다면, 이 정부는 비극적인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다음주 초 ‘대표자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며, 지난 20일 진행했던 ‘천구 의식’을 다음 주 중 다시 시도하는 등 강도 높은 대정부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시국회의’에서는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24일 오전 11시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결의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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