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복이 나쁘진 않아서 인지, 동생이 한의사라 가끔 한약으로 몸 보신을 한다. 그런데 세상의 이치는 어김없이 여기서도 발휘되는 것이라, 공짜로 먹게 되는 한약... 잘 안먹게 된다. 몸이 특별이 아프지 않고서야...ㅎㅎ 그런데 이런 내가 열심히 챙겨 먹는 약이 있다. 이른바 머리를 맑게 하여 장기 복용을 하면 머리에 만권의 책을 담아 둘 수 있다는 신비의 환약..... 어찌 땡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약이름이....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으나 '장원급제'를 노리던 옛 선비들에게 먹이던 거라고하던데... 

암튼 머리 좋아진다는데... 이 약을 나만 먹을 수 있나, 공부는 지지리도 안하면서 말발은 점점 더 늘어가는 아들네미한테도 반 강요로 먹인다. 그런데 아들네미는 이 약의 무궁한 효능에 대해서 회의적인가 보다.  

아들 : 이 약... 머리 좋아진다는거 다 거짓말 같아 

나 : 왜? 뭐 꼭 머리가 좋아지는게 아니라, 머리를 맑게 해주고 머 그런 효과가 있어서 좋다는 거겠지 정말 머리가 좋아지면 대박나게? 

아들 : 그러니까... 그런 약이 나오면 굉장히 비싸겠지? 그래서 그런 약은 안 나왔으면 좋겠어... 

나 : 왜?  머리 좋아지는 약 나오면 좋지...좀만 공부하고 더 열심히 놀 수 있잖아... 

아들 :  그런 약은 비쌀건데.... 그럼 돈 많은 사람들만 사 먹을 수 있잖아... 아빠 돈 많어? 

나 : .............. 빨리 학교나 가세요~    -_-;

한 방 먹고 나서.... 사회적 관계와 과학의 발전에 대한 향유의 문제가 초등학생까지 느낄만큼 이 사회가 많이 양극화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그나저나 저런걸 계급적 관점이라고 봐야 하는거야 아님 무능한 아빠에 대한 연민이라고 봐야 하는 거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