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찌질한 일 때문에  서울지방중앙법원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교통편은 전철로.... 장점은 책을 읽으면서 갈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시간이 많이 걸리면서 덥고 피곤하다는 것이다. 오늘은 정말 더운 날이였고 전철역에서 법원 올라가는 언덕은 강렬한 햇살에 숨이 턱 막혀왔다. 속에서 불평이 확 올라오는데..... 아! 먹고 사는거 이렇게 찌질한거냐....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니까 참는다.  (안 참고 싶은데 방법이...ㅠㅠ)

그렇게 올라가서 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뜨거운 햇살을 안고 1인 시위를 하는 여성분이 계셨다. 앞뒤로 판넬을 걸고, 용산 참사 조서 중 비공개 3000장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라는 시위였다. 더운날 사람들은 무심하게 지나다니고 그 분은 묵묵히 법원 정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먹고 사는 일의 찌질함을 한탄하며 가는 나는 움찔했고, 남들과 같이 정문을 통과했다.  

찌질한 일을 마치고 나서 법원 정문 앞을 나가면서, "수고하십니다" 인사를 드리니, 더위에 무표정한 그 분의 얼굴에 설핏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목례를 해주신다. 회사로 돌아오면서, 그러고 보니 음료수라도 하나 드리고올걸 하는 생각이.... 아... 난 바보다.... 

일상에 치이다 보면 잊어버리기 쉬운 일들...잊지 말아야 함에서 잊어버리는 일들을 깨우기 위해 묵묵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용산의 유가족들은 아직 장례도 치루지 못하고 있다.  누가 그들을 저버리고 있는가?

퇴근 길에 한겨레에 근무하다 3월에 퇴사한 지인(?)과 통화를 했다. 요즘 한겨레도 장난이 아니라도 한다. 후배들이 지인에게 가끔 연락하는데 광고가 없어 이 정권 말기까지 버틸런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한단다....3년 조금 더 남았는데...젋은 사람들이 못 버티고 많이 빠져 나가고 나이든 양반들이 지키고 있다는데......참 독하고 질긴건 기득권인가 보다. 더 독하고 더 질기게 살아야 하는데..... 더위 만큼이나 답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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