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57930.html
한국처럼 이념과 정치가 과잉인 사회에서는 세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권이다. 한국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바다가 갈라지듯 편이 갈라져 정부 관련 일에 대한 접근 기회가 완전히 박탈당하거나 무한정 풍성해지는 사회다. (.......)
정권 비판에 늘 접근 기회가 박탈당한 것에 분노하는 사람들의 원한과 저주가 끼어드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보수 인사들이 발산한 원한과 저주를 기억하시는가? 그들의 처지만 놓고 본다면, 그들이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형편없이 망가지고 있는 건 그 세월에 대한 복수욕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황석영 변절’ 논란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겪으면서 해본 생각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편가르기’와 그에 따른 ‘승자독식주의’는 한국 정치가 필요 이상으로 살벌한 이전투구로 전락하는 주요 이유가 아닌가. 현 정권 사람들이 복수욕과 탐욕의 수렁에서 탈출해 진정으로 국민 화합을 이루는 길이 무엇인지 고뇌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