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놀라서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찾아간 광화문엔 이미 견찰들이 깔려있고, 시청쪽으로 향해가서 보니 덕수궁 앞 대한문에 시민들이 천막도 없는 초라한 빈소 앞에서 꽃을 들고 조문을 하고 있었다. 빈소가 너무 초라하다 보니 천막을 가져오다 원천봉쇄한 견찰들에게 뺏기고 더 기가 막힌 것은 조문오는 시민들을 인도에서 부터 막기 시작하여 조문행렬 자체를 막아버린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밉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는 법이다. 원수가 죽었다고 해도 죽음 앞에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어야 하는 법... 정말 막장이란 말이 딱 맞는 말이다. 빈소에서 조문객을 막는 견찰들의 행위와 법을 집행하는 주체가 시민들을 잠재적 상습 시위꾼 취급하며 인도를 봉쇄하는 행위 나아가 인의 장벽도 부족한 듯 차벽까지 세워 빈소를 지키는 시민들을 완전하게 고립하고 채증하며 협박하는 모습은 정말 이 시대에 바닥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하지 못하게 한다.
다른 사안들처럼 의견이 틀려서 논쟁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죽었다. 자실이건..정권에 의한 타실이건 사람이 죽지 않았나...그리고 죽은 사람은 전직 대통령이다. 죽음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전직 대통령의 죽음 앞에 조문도 할 수 없는 이 시대를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가?
말로는 예의를 다 갖추어 장례를 적극 도와준다고 하면서, 정작 시민들이 차려놓은 빈소를 유린하는 행위가 예의를 갖출 수 있는 최대치라면, 이 정권은 정말 체면이라 것이 있는지 의문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