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 Angels & Demon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댄 브라운의 소설을 읽다 보면, 영화와 같은 생생함이 많이 느껴진다. 정말 영화로 제작하면 볼만하겠다는 느낌이 영화로 그대로 재현되었다. 첫번째가 '다빈치코드' 두번째가 '천사와 악마'다. 그럼 '디지털 포트리스'도 제작될까? 댄 브라운의 작품에서 무언가 새로운 인문학적 깨달음을 얻기에는 소설 자체의 한계가 많이 있다. 그러나 사실적으로 보이는 음모론과 그럴듯한 역사성에 기반한 추리와 반전은 독자들에게 '재미'하나 만큼은 보증하고 있다. 더구나 중세를 지배하고 근대로 넘어오면서 격렬하게 권력을 지키기 위해 애쓰던 카톨릭이다 보니 허구라 해도 뒷얘기가 심심치 많은 않을텐데, 거기에 극적 추리적 요소까지 가미하니 독자들이 빨려들만 하다.  

자 여기까지다. 줄거리야 원작에 충실했으니..그냥 보면 되는 것이고. 흠 줄거리 이야기가 나온김에 마지막 장면이 원작에 충실했는지 영화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살짝 변형된 것인지... 책 읽은지가 하도 오래되어 가물가물하다. 내 기억에 따르면 마지막 마무리정도만 원작에 살짝 비껴나간 것 같고 나머지 대부분은 원작에 충실한 것 같은데...나도 내 기억은 신뢰하지 않는다.  

 

영화의 핵심은 종교와 과학의 대립에 관한 큰 줄거리에 과학과 종교에 대한 화합을 사건의 해결을 통해 모색하고 있는 것인데...과학이나 종교나 그 맹목성이 지니는 위험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 아무리 대중적 오락영화라도 한 두가지 무거움을 던져주는 주제는 있는 법이다.  

우선 반물질을 생성시키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과 , 과학으로 부터 신앙을 지키기 위한 카톨릭 궁정대신의 맹목적 신앙이 절묘하게 대립되면서 마치 과학과 종교의 평이한 대립처럼 구성되어 있고 카톨릭을 공격하는 주체가 18세기 카톨릭의 박해로 숨어들어간 과학자들의 비밀결사체로 나타나 마치 과학과 종교의 해 묵은 갈등이 사건의 축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적으로 보면 그리 단순하지 않아 보인다. 현대의 과학은 이미 카톨릭처럼 하나의 보편적인 종교처럼 숭앙받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새로운 성직자들로 그들이 하는 실험이나 행위는 사실 일반인이 통제하기는 너무 전문적이고 난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인류에게 어떠한 치명적 해를 끼칠 수 있는 숱한 실험들을 지금도 어디선가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마치 사제들이 하나님께 인간의 죄를 구속하도록 기도하듯 말이다.  

 

과학과 종교의 맹목성 모두가 위험하다는 논거 속에서 '천사와 악마'는 그야말로 현대에서 누가 천사고 누가 악마인지 모르겠다는 말투다. 과학도 위험하고 종교도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냉철하게 살아야 한다고 설교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결국 인간이란 천사와 악마의 속성을 모두 가진 복합적 존재라는 의미인건지... 흠 어쩌면 오락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스스로 투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에서 느낄 수 없었던 이미지들의 향연, 로마의 성당들, 도로들, 조각들, 그림들이 화려해서 배우의 연기보다 배경으로 나온 건축물과 예술품이 두 눈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별 세개는 거뜬하게 받고 갈 수 있겠다.  

과도한 액션을 바라는 분은 보지마시라... 좀 있다 개봉하는 터미네이터가  더 만족시켜 줄 것이다. 다만 역사적 미스테리를 즐기시겠다는 분들은 보면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덤으로 아름다운 에술품들이 그대를 유혹할 것이다.  

아 그리고 사제로 나온 이완 맥그리거는 정말 잘 어울리는 배역이고, 톰 행크스는 많이 노쇠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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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1 1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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