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구판절판


늘 맹세를 지킬 수는 없는 법이다. 때로는 의지가 약해서, 때로는 우리가 고려하지 못했던 어떤 우월한 힘 때문에.-296쪽

답이란 필요하다고 해서 꼭 나타나는 것은 아니니까. 유일한 답은 답을 기다려보는 것일 경우가 많다-367쪽

램프든, 개든, 사람이든, 누구도 또 어떤 것도 처음에는 왜 이 세상에 나왔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 -385쪽

우리는 모욕의 모든 단계를 내려갔죠. 그걸 다 내려가서 마침내 완전한 타락에 이르렀어요
눈먼 것이 드문 일이었을때 우리는 늘 선과 악을 알고 행동했어요. 무엇이 옳으냐 무엇이 그르냐 하는 것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을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식일 뿐이에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가 아니고요. 우리는 우리 자신을 믿지 말아야 해요-387쪽

우리 내부에는 이름이 없는 뭔가가 있어요. 그 뭔가가 우리에요-388쪽

말이란 것이 그렇다. 말이란 속이는 것이니까. 과장하는 것이니까. 사실 말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우리는 갑자기 튀어나온 두 마디나 세 마디나 네 마디 말, 그 자체로는 단순한 말, 인칭대명사 하나, 부사 하나, 형용사 하나 때문에 흥분한다. 그 말이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살갗을 뚫고, 눈을 뚫고 겉으로 튀어나와 우리 감정의 평정을 흩트려놓는 것을 보며 흥분한다. 때로는 신경마저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돌파당하고 만다-395쪽

우리는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두려워서, 늘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 용서해 줄 구실을 찾으려고 하죠. 우리 차례가 될 때를 대비해 미리 우리 자신에 대한 용서를 구해놓듯이 말이에요.-405쪽

우리는 어떤 것들은 잊는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기억한다. -407쪽

작가는 삶에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인내나 얻는 사람이오-409쪽

스스로를 조직해야지, 자신을 조직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눈을 갖기 시작하는 거야-416쪽

우리가 이루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기적은 계속 살아가는 거예요....매일매일 연약한 삶을 보존해 가는 거예요. 삶은 눈이 멀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존재처럼 연약하니까. 어쩌면 진짜 그런건지도 몰라요. 어쩌면 삶은 진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건지도 몰라요. 삶은 우리에게 지능을 준 뒤에 자신을 우리 손에 맡겨버렸어요. 그런데 이것이 지금 우리가 그 삶으로 이루어놓은 것이에요-418쪽

가장 심하게 눈이 먼 사람은 보이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은 위대한 진리에요-419쪽

다른 사람들과 사는 것이 어려운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거지.-423쪽

우리가 대체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물의 질서가 뒤집혀 있어요. 늘 죽음을 나타내던 상징이 삶의 상징이 되어 버렸어요-428쪽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시간이예요. 시간은 도박판에서 우리 맞은편에 앉아 있는 상대예요. 그런데 혼자 손에 모든 카드를 쥐고 있어요. 우리는 삶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들이 어떤 것인지 추측할 수 밖에 없죠. 그게 우리 인생이예요-449쪽

불행이 모두에게 닥쳐도, 늘 남들보다 더 심하게 그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451쪽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4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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