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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칼리 피오리나 지음, 공경희 옮김 / 해냄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HP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에 관해서 처음으로 읽어보았던 책이 2003년도에 나온 『세계 최고의 여성 CEO 칼리 피오리나: Perfect Enough - Carly Fiorina and the Reinvention of Hewlett-Packard』였다. 앞의 책에서 그려진 피오리나는 불굴의 의지로 컴팩과의 통합을 이루어내는 저돌적인 CEO로 그려지고 있으며 월터 휴렛과의 지루한 법정 공방전에서 승리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그러다, 칼리 피오리나가 CEO에서 해고되고 난 후 본인 스스로 자신의 삶과 회사에 대해 쓴 『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은 자신의 어린시절, 그리고 성장해가면서 실패했던 선택들 - 로스쿨 중단, 이혼 - 과 과감히 선택했던 선택들 - 루슨트에서 휴렛팩커드로 옮겨간 선택, 그리고 해고됬음에도 스스로 사임했다고 발표해달라는 이사회의 부탁에도 해임되었음을 발표한 선택 - 에서 말하고 있다. 사실, 오너가 살아있는 기업을 다니고 있는 나로서는 이사회가 CEO를 해고시킬 수 있는 미국회사의 구조에 대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녀가 이 책에 언급한 몇몇 구절은 회사 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로, 그녀는 일단 판단을 하고 선택을 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리더가 내린 결정을 부하직원들로 인해서 물리는 것은 본인의 입지 및 회사 전체를 위태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칼리 피오리나는 "부하직원들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부하직원을 과소평가하면 업무수행력이 떨어지고 과다평가하면 그 부하직원이 리더를 실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구절은 관리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나에게 평가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나게 해주었다.
둘째로, 그녀는 업무의 속도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업무의 우선 순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업무의 중요도와 긴급성에 따라서 하는데, 그녀는 완벽한 것보다 일단 시행해보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된 현재의 상황에서는 일단 시행하고서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개선을 해나가야함을 주장한 구절에서는 항상 완벽하게 일처리를 할려고 하다 늦게 제출하게 되는 버릇이 있는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구절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이사회에서 쫓겨나는 장면에서는 다시 한 번 더 직장내의 정치적 역학 관계의 중요성을 각성하게 되었다. 아무리 실력이 있고 성실하고 사람이 좋더라도 정치적 감각이나 본능이 없으면 계속해서 승승장구하기는 참 힘듦을 관리자가 되어 보니 뼈저리 느끼고 있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정치적 역학관계를 빨리 파악하고 대체해야 나의 불이익이 생기지 않는 것임을 영원한 직장인이었던 칼리 피오리나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어 기분이 참 묘했다. 왜냐하면, 나느 그녀처름 부자도 아니고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정치적 감각이 없이 행동해오고 있기 때문에 곧 있으면 짤릴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했기 때문이다.
나의 경쟁력을 어디에다 두고서 나는 나의 경력개발 및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참으로 답답한 질문이지만, 그 대답과 실천의 선택은 나에게 달려 있으며 일단 결정을 내렸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매진하도록 노력해야 겠다. 그녀처럼...비록 사람들에게 배신과 쓰라림을 당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