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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영, 삼성을 공부하다 - 前 삼성전자 임원 출신 일본인이 쓴 <삼성성공리포트>
하타무라 요타로 & 요시카와 료조 지음, 김대영 옮김 / 스펙트럼북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삼성에서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10년간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을 통해 삼성의 장점만을 알린 책이 아닌가 싶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 책과 더불어서 동작도서관에서 "굿바이 삼성"을 같이 빌려서 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먼저 봐서 그런걸까?
이 책의 첫 도입부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건희로부터 다시 전화를 받았을 때 유창한 일본어로 삼성의 李입니다라고 말한 부분이 있다. 와세다 대학 출신의 이건희로서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것이 책의 처음 도입부에 설정한 것은 무슨 의도인지?
저자가 주장한 삼성의 성장 배경에는 3P Inovation(Personnel,Process,Product) 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인적 자원 쇄신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하면서 오너인 이건희만 제일 급박하게 행동했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마치 이건희를 사면대상으로 만든 그 논리가 재등장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씁슬했다. 북한의 세습 3대는 욕하면서 삼성의 세습 3대는 왜 같은 논리로 비난하지는 않는지? 삼성이 일군 부는 한국의 사회적 자본 - 수 많은 사람들이 일구어왔고 일구고 있는 - 을 통해서 이뤈 것인데 그것을 사유화 하는 논리는 그 어떤 신문에서도 볼 수가 없으니...
물론,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이건희가 한 노력은 정당하게 평가 받아야 하나 그것이 지금의 삼성을 만든 것으로 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오히려 그런 삼성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근로자들과 중간 관리자들의 노력은 무시하는 것과 같다. 더불어서 회사가 성장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보다 운이 더 많이 작용하는 것을 과소평가하면서 한 개인의 너무 과대 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 운을 가진 삼성은 좀 더 사회적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는 없는지?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우리나라 세법의 역사는 삼성의 승계 과정 이후에 뒷북 치면서 개선한 역사라고...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삼성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닌 보다 나은 사회적 기업이 되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보이지 않으면서 이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는 한국사회에서 살아간다라는 것이 참으로 힘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