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결혼을 하면 대뜸 첨보는 남편의 식구들이 가족이라고 박박 우기며 각종 부당한 요구들을 한다.
그리하여 매우 진지하게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가족일까를 고민해 봤다...

이번에 민법이 바뀌면서 가족의 정의를 직계 존비속과 배우자, 형제자매, 그리고 배우자의 비속(재혼으로 아이가 있는경우를 상정한것)으로 하고 배우자의 존속은 생계를 같이 할 경우에만 가족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난 여기에 정말 확실한 기준을 하나 마련했다.

돈!! 그렇다 돈 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말 그대로 돈이 중심인 사회이다. 그래서 사람을 죽여도 돈으로 배상하고, 정신적 괴로움도 돈으로 해결한다. 돈, 돈, 돈...

그렇다면 가족관계도 돈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간단하다.

법정상속이 되는 사람이 가족. 법정상속이 안되는 사람 남!
상속제도 자체가 우리 가족의 재산을 외부로 유출 시키지 않게다는 의도에서 발전해온 것이니...

자 풀어보자.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그 배우자와 자식들에게 상속이 된다. 이게 일순위다.
즉, 가장 가까운 가족은 배우자와 자식이다.
그런데 배우자가 있고 부모님도 생존인데 자식이 없으면 배우자와 부모님이 같이 상속을 한다.
그렇담 두번째 가까운 사람은 부모라는 얘기....
배우자, 부모, 자식 다 없으면 형제자매에게 간다. 즉 형제자매는 3번째 가까운 사이라는 뜻...

그렇다면 시부모나 장인, 장모가 죽으면??
그 경우 며느리, 사위와는 아무 상관없다. 며느리나 사위는 애초부터 상속권이 없다.
따라서
시부모, 장인, 장모와 며느리 사위는 가족이 아니라는 뜻~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보다 명쾌한 가족의 정의가 또 있을까 싶게 만족스럽다.
이의 있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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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3-09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마립간 2006-03-09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을 바꿔야죠.

kleinsusun 2006-03-0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사람을 죽여도 돈으로 배상하고, 정신적 괴로움도 돈으로 해결한다."
- 읽고 보니 정말 그렇네....ㅠㅠ

코마개 2006-03-10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의 저 웃음의 의미는???
마립간님 법을 바꾼다면 배우자는 직계 존비속이 있는 경우 단독상속 할 수 없다는 규정만 바꾸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배우자의 존속과 상속지분을 나눌 하등의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러나 며느리나 사위에게 상속권이 없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상속의 기본 개념상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런 측면으로 가족의 선긋기를 해본 겁니다.
수선님 자본주의는 돈이 주인이거든요....OTL

세실 2006-03-1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갑자기 살벌해 지는 느낌이.......
흑 며느리는 아무런 상속권이 없군요.....

코마개 2006-03-1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억울할건 없습니다. 사위도 상속권이 없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처가는 사위에게 소위 '가족의 도리'를 강요하지 않는데, 시가는 며느리에게 강요한다는 거죠. '가족'이라는 너절한 이유로.(가족이 너절하다는건 저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수퍼겜보이 2006-07-2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정말 그렇네요.

코마개 2006-07-3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냉정한데, 또 가장 자본주의적인 사고인것 같기도 해요.
 
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여자들끼리의 동성애는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를 한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 방식의 사랑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데 남자들끼리의 동성애는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가슴으로 공감하지 못했다.
'도대체 남자들끼리는 어떤 사랑의 감정일까'라는 궁금증...

이런 나의 무식함과 편협함에 한방 날린 영화 되겠다.

주인공의 이름은 애니스와 잭.
두 사람은 카우보이인데 방목하는 양들을 지켜주는 일을 한다. 자연히 계절따라 떠도는 직업이다.
둘은 일거리를 찾아온 브로크백마운틴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산속에서 밥먹는 틈만 빼고 양들을 밤낮 없이 지키는 일의 연속.
영화를 봐야 할 사람들을 위해 줄거리는 생략.

화면은 지극히 미국적이면서 아름답다.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보여주듯이.
두 사람이 일을 끝내고 헤여져야 할 날에 괴로워하던 모습들이며, 잭이 애니스를 찾아오기로 한 날 오래 못보던 연인을 기다리는 이의 초조함이 묻어나는 애니스의 모습( 마치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전화기 옆에 앉아 초조히 기다리다가는 '혹시전화가 불통 아닌가?'싶은 생각에 전화기를 들어보곤 하는 연인들처럼.)과 두 사람이 만날때 마다 보여주는 열에 들뜬 흥분, 질투들이 이성애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영화의 배경이 1960년대 미국인데, 아마도 그 시절 미국에서 동성애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 살해를 당할 지도 모르는 시기였었나 보다. 단순히 우리처럼 왕따가 되는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둘의 사랑은 위험하면서 더 간절하다.

토요일과 일요일 연달아 2번 영화를 보았다.
난 왠만해서는 영화 한번 이상 안보는데 이 영화 그럴 가치가 충분하다.
더불어 뉴스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은 있어도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는 일 없는 냉혈인간인 나도 가슴이 먹먹해 지는 영화라고 할까..

이 영화 보러 가신는 분들은 주의할점.
영화가 끝났다고 발랑 일어나 나가지 마시라. 마지막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가 중요하다.
필름이 끝날때 까지 앉아 있어야 한다.
cgv에서 봤는데 토요일에는 엔딩자막이 올라가자 마자 불을 켜더니, 항의를 받았는지 일요일에는 필름이 끝나도록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자들끼리의 사랑은 어떻게 하냐고?
"니들처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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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3-0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영화가 제일 보고 싶어요.
두 번이나 보셨다니, 그리고 이 리뷰를 보니 불끈=3

코마개 2006-03-0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한 영화랍니다. 대사가 별로 없는데 장면 장면 숨은 의미가 많아서 보고 또 보고 해도 매번 새로울거 같아요. 디비디를 사야지~~

kleinsusun 2006-03-0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쥐님이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격찬". 꼭 봐야지.ㅎㅎ

코마개 2006-03-0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정말 아름답습니다. 꼭 보셔야 합니다. 눈물 많은 사람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시길......그리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말없는 가운데 하는 말들을 한번 읽어보세요

플레져 2006-03-0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영화보러 가기전에 님의 이 리뷰를 보았어요.
영화보고 온 지금, 다시 읽으니 정말 백만번 공감이 되어요.

코마개 2006-03-1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님도 가슴이 찢어지죠?? ㅋ
두 배우 연기를 어찌나 잘하는지. 눈빛 하나로 얼마나 많은 말을 하는지...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
권혁범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여기저기 실렸던 칼럼을 모아서 낸 책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사지 않았을 것이다.
사고 나서 보니 칼럼 모음집이었다.

일단 200쪽에 달하는 책이 너무 할랑하게 가벼워서 약간 당혹스럽다.
무슨 재주를 부린거지??

남성중에 괜찮은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권혁범씨가 쓴 글인데, 여성인 내가 보기에는 뭐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매번 겪고 보는 얘기의 나열과 비분강개쯤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남자가 특권화 되어있고 여자의 입장을 깨닫는게 어려운 일이라는 반증도 되겠다.
이 정도로, 여자면 다 아는 얘기를 쓴 사실 만으로도 괜찮은 남자 취급을 받는 것을 보면.

이 책 내용 중에 동의하지 못할 부분도 있다.
장상씨 관련한 부분인데 저자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라는 이유가 정말 큰 이유로, 따라서 장상씨를 지지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자들의 상층부 진입이 중요하긴 하지만,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지지할 수는 없다.
장상씨가 다른 남자 후보자들 보다 더 가혹한 취급을 당한 것은 인정한다. 여자였기 때문에 감히 국무총리에 도전한다는 아니꼬움의 발로일 것이라는 의혹도 동의 한다.
그러나 장상씨는 그 이전에 도덕적으로 매끄럽지 못했고 말도 계속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왜 이제까지 그렇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지 않았으면서 여자가 후보자로 되니까 그러느냐...니들이 언제부터 그랬느냐 라고 하지만, 여태껏 더럽게 살았으니 이번에도 그냥 더럽게 지내자 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그렇게 말하자면 우리는 계속 요모양 요꼴로 살 수 밖에 없다.
확실히 그 이후로 공직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좀더 철저해진 것을 봐도 그러하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지지를 해야 한다는 저자의 발상은 단지 생물학적 여자라는 이유 만으로 박근혜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박근혜가 생물학적 여자인 것은 맞으나, 정치인 박근혜가 여자인가는 좀 생각해볼 문제인 것처럼...

교육현장에서의 여성 교사의 증가에 대해서 저자는 사회 다른 분야의 성불평등은 눈감으면서 왜 여성들이 하위 서비스 직을 벗어나 진입한 교육부분에만 문제 삼느냐는 지극히 지당하신 주장을 한다.
그런데 이 부분도 조금 못마땅한 부분이있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특정한 성별을 가진 교사에게만 배운다면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
그렇다면 엄마만 있는 가정에서 큰 아들은 여성적인가? 아버지만 있는 가정에서 자란 딸은 남성적인가?
교사의 성비 불균형에 따른 남성화, 여성화 주장은 그나마 여성의 독보적 진출을 봐주기 힘든 마초들의 남성할당 주장에 쓰이고 있는 말도 안되는 이론 이거늘 너무 당연히 받아 들이는게 아닌지.

'결혼 시장과 지역주의'
주변에 영호남 사람이 결혼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의 결합은 그런대로 인정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드물고, 극심한 반대에 부딪치는 것을 볼 수 있다.
흑인과 백인의 결합 또한 그렇다. 흑인 여자와 백인 남자 커플은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드물고 테러를 당하기도 한다.
저자는 그 이유로 집단주의를 든다. 힘을 가진 쪽이 여자를 "뺐어오는 것"은 되지만 "뺏겼다"라는 느낌은 참을 수 없어한다는...

난 다른 해석을 하고 싶다.
사회, 경제적으로 우월한 자들은 스스로를 남성의 지위에 놓는다. 서양이 동양을 바라볼때 여성화 시키고 신비화 시키듯이 영남, 백인, 서양인들은 스스로를 남성 집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 반대의 결합을 인정할 수 없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절대 공감하는 부분 2가지.
"국가는 섹스 밖으로 나가라"라는 주장은 절대 지지한다.
국가는 이제 그만 국민의 아랫도리를 걱정해 주어도 되겠다.
간통이라는 말도 안되는 죄명을 만들어 두고 건전한(?) 섹스를 지도편달 하는 일을 그만 두고, 혼인빙자간음이라는, 여자의 두뇌능력을 유아 수준으로 보는 법도 폐지함이 마땅하다.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를'이라는 객체조항 특히 웃긴다. 몇번 이하로 섹스를 해야 음행의 상습이 없는 걸까? 혹은 몇명과?
그리고 대체 어떤 저능아가 섹스를 할때 "결혼한다"라는 말에 속아 섹스를 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결혼 안할거면 섹스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이 법은 이미 '정상적 섹스'란 결혼이 전제 되어야 한다는 쉰내나는 사고방식을 포함하고 있다. 그럼 그렇겠지...장래 내 아내가 될 사람이 딴 놈에게 '순결'을 주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면 안될테니...객체가 '여자'에 한정된다는 것을 봐도 혐의가 짙다.
그렇다면 말이지, 정말 결혼하려고 섹스를 했는데, 이 여자가 섹스를 너무 못해서 결혼이 하기 싫어지면 어쩌지? 그래도 처벌 받아야 할까? 웃기지???

그리고 저자는 여자의 경우 결혼을 하지 않는게 더 좋다고 말한다.
1005% 공감한다.
남자는 결혼하는게 남는 장사지만 여자의 경우 속병으로 명을 단축한다.
결혼하지 전에 그런 말좀 해주지....

흥미로운 부분..
30대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부분이 있다.
저자는 여행을 하겠단다.
나는 30대...
내가 40대가 되었을때 뭘 후회할까, 생각해 봤다.
세계여행을 떠나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 같았다.
그리하여~~
2년 후를 목표로 하여 계획을 세웠다. 유럽과 미국을 뺀 세계 여행을 가기로.
기간은 1년, 회사는 때려치우고.
차 한대 안사고, 1년 안벌고, 집 안사도....나의 30대는 다시 오지 않을테니.
2년 후쯤 떠나는 날 저자에게 감사메일이라도 한방 날려야 겠다.

 

 

오자 방지 위원회
165쪽 결혼을 선택한 남성들은어떤 삶은 누리게 되는가 -삶을
212쪽 최고급 지식인이라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뭔 소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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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2-21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리뷰 시원시원해서 너무 좋아요.
세계 여행 꿈 꼭 이루실 겁니다.^^

코마개 2006-02-2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감사합니다.
세계 여행을 30대에 안가면 꼭 후회할거 같아서 반드시 갈겁니다.

오소리 2006-02-23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저 역시 장상 씨 관련 칼럼만은 뭔가 찜찜했었습니다. 강쥐 님 글을 읽고 나니 뭔가 후련하군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코마개 2006-02-2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반갑습니다.
장상씨 부분 좀 그렇죠??

이리스 2006-02-2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병으로 명을 단축한다... 으음.. -_-;;

코마개 2006-02-2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구두님 오랫만입니다.
뭐 전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결혼이란 매우 불합리한 것들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제도거든요.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데 한 10년은 단축하는것 같습니다.

dix 2006-03-14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동거인이(저 역시 사실혼 관계) 보고 싶다고 해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됐는데,
보기는 제가 먼저 봤네요
다 읽고 나서도 계속 뭔가가 허전해 리뷰를 찾다 강쥐님 서재를 알게 됐어요
위에 분 말처럼 글이 정말 시원시원하네요~^^
한동안 강쥐님의 신나는 서재에 들락거리게 될 거 같아요

코마개 2006-03-15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히히.
이렇게 알게되는 사람이 많아서 기뻐요.
아 그리고 우리 2008년 1월까지 잘 버텨 봅시다. 2008년 1월 2일에 혼인신고하면 멋지겠죠?
 

미디어 오늘을 보다가 재미있어서 옮겨 봅니다.

"죽는 날까지 사이언스에 우러러/한 점 뽀록남이 없기를,/브릭에 이는 의혹에도/나는 괴로워했다//포토샵을 돌리는 정성으로/모든 배반포를 줄기세포로 조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고기를/배달해야겠다" (윤동주 '서시' 패러디한 시 중에서)

"내가 구라를 치기 전에는/나는 다만/한 명의 평범한 교수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나의 이름을 사이언스에 올렸을 때/많은 이들이 나에게로 와서/황빠가 되었다." (김춘수 '꽃' 패러디한 시 중에서)

"내가 연구보다도 명예를/국익보다도 국익으로 낚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그리고 구라 탄로날 땐 월화수목금금금 연구보다는/병원에 드러눕는 것을 즐겼다는 걸/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구라는 끝났다/음모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알럽황 떠나고 마침내 빈주도 갔지만" (최영미 '서른, 잔치는 끝났다' 패러디한 시 중에서)

"내 고향 수의대는/배반포가 익어 가는 시절//체세포 줄기가 주저리주저리 열리고/지원금, 후원금이 낚이며 푼푼이 들어와 쌓여//네이쳐, 사이언스가 논문을 받고/스너피 복제개가 곱게 뛰어서 놀면//내가 바라는 형님은 적절한 시기에/퇴촌 농장에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허브에 소장을 꿰차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조교야, 이번 명절엔 라면박스에/싱싱한 소고기를 마련해 두렴.//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이 집 저 집 옮아가며 배달하게나."(이육사 '청포도' 패러디한 시 '배반포')

"영롱이 우유통 차던 목장에는/떡밥 문 기자들로 가득차 있읍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세계를 대롱대롱 다 낚을 듯합니다./머리속에 하나 둘 떠오르는 구라를/미쳐 다 못치는 것은/자칫 뽀록이 나는 까닭이요/선종이 뽀샵질이 덜 끝난 까닭이요/아직 나의 후원금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윤동주 '별헤는 밤' 패러디한 시 중에서)

"구라도 사람의 일이라 구라칠 때에 미리 들통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뽀록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한용운 '님의 침묵' 패러디한 시 '황의 침묵' 중에서)

"이것은 실체 없는 음모론/저 무뇌 황빠를 향하여 던지는/영원한 과갤러들의 낚싯대/떡밥은 도배같이 게시판에 올라가고/오로지 그럴싸한 떡밥의 립흘 끝에/ 황빠는 고기처럼 낚여서 온다./아아 누구던가./이렇게 퍼덕퍼덕 낚이는 황빠를/맨 처음 구라로 만선한 그는."(유치환 '깃발' 패러디한 시)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 ("조작이 들킨다 뭔 일 있겠소./후원금은 공으로 먹으랴오./피디수첩 오걸랑/병원에 누워도 좋소")나 변영로의 논개 ("거룩한 줄기는/종교보다도 깊고/불붙는 구라빨은/진실보다도 강하다")에서도 장난스러움이 잔뜩 묻어난다. 

이들의 패러디는 현대시에 머물지 않는다. 청산별곡(살어리 살어리랏다 굴하애 살어리랏다/라메랑 궁물랑 먹고 굴하애 살어리랏다/영롱영롱 영롱셩 영롱쌩 구라), 유리왕 황조가(펄펄나는 저 황구라/몸에 열이 뻐쳤구나/한겨울에 반팔입고/무균돼지 보러가네), 이방원의 하여가(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줄기세포 있으면 어떻고 없으면 또 어떠리/우리도 이같이 구라쳐서 전세계 낚아보세)등 고전 시가도 패러디의 대상이 된다.

"무너져 내린 배양액에 젖은 실험실위엔/먼저간 연구원들의 분에 겨운 사연들이/이슬처럼 맺히고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 들리나니//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뽀샵은 용감했어도 논문은 찢어져//세월은 흘러가도/스러져간 난자는 안다/황빠여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영롱이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황비나리-젊은 남녘의 황빠에게 띄우는' 중에서)

"누가 줄기세포를 보았다 하는가/누가 환자 맞춤형으로 만든/배아 줄기세포를 보았다/하는가.//네가 본 건, 배반포/그걸 줄기세포로 알고/일생을 살아갔다."('누가 줄기세포를 보았다 하는가' 중에서)

"월화수목금금금으로/구라투성이 뽀샵질을/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이 전쟁 같은 조작일을/오래 못가도/끝내 못가도/어쩔 수 없지"('줄기의 새벽' 중에서)

"실험실 개수대에는 버려진 난자들이 가득하였다/ 생명공학의 숲은 오묘하고 아름다웠지만/그곳에서는 진실마저 국익으로 포장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젊은 과학자들은 각오한 듯/돌을 들고 지나갔다, 육포를 씹으며 /나는 포토샵을 돌렸다, 그때마다 줄기세포가 생겼다/새해가 오면 동료들은 검찰청과 방송국으로 흩어졌고/ 셀을 키우던 연구원은 자신이 제보자라고 털어놓았다/감전당한 대통령이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몇 번의 조사가 끝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그리고 파면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기형도의 '대학시절' 패러디한 '대학시절')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커다란 구라를 세웠으니/어리석게도 언론은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관악산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스너피처럼/지칠 줄 모르고 공중변소 언저리에서 머뭇거렸구나/나 가진 것 구라치는 재주 밖에 없어/국익의 호수마다 물끄러미 낚싯대를 드리워두고/걸려든 황빠들의 수를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나/그 누구도 나를 의심하지 않았으니/내 희망의 내용은 구라뿐이었구나/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나의 연구는 미친듯이 구라를 찾아 헤매었으나/단 한번도 스스로를 믿은 적이 없었노라" ('질투는 나의 힘' 패러디한 '구라는 나의 힘' 중에서)

"운영자가 외쳤다/여기 일생동안 국익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국민의 염원은 이분의 염원이었고/이분의 성공이 곧 국익 33조원이었다/운영자는 줄기를 걸고 맹세했다/이분은 자신을 위해 계좌 하나 개설하지 않았다/논문 한 줄도 사익을 위해 쓰지 않았다/운영자는 흐느꼈다/보라, 이 분은 국익을 위해 연구를 하신다/강원래군을 일으킬 수도 있다/(중략)/회원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사내들은 리플을 달았고 감동한 여인들은 스크랩해 갔다/그때 어떤 PD가 그 분에게 물었다, 난자는 어디서 났는가/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당신은 포토샵의 달인인가, 목소리가 물었다/저 프로그램 광고를 중단시켜서 네티즌의 힘을 보여줍시다, 운영자가 소리쳤다/사내들은 PD수첩에 전화 걸어 욕했고 분노한 여인들은 집회를 했다/그분은 수염을 기르고 드러누웠다" (기형도의 '홀린사람' 패러디한 '홀리게 한 사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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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8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설정 1.

A는 B와 부부사이인 여자다. B는 평소 폭력을 사용하고 외도를 하는 등 결혼 생활을 계속하지 못할 사유를 무지하게 많이 제공하여 A는 B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B라는 넘이 이혼 소송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이 경우 소송은 종료 된다. 소송의 당사자가 존재하지 않고, 일반 민사 사건처럼 지위승계(상속인이나 이해관계인이 소송 지위를 대신하는것)가 안되는 이혼 소송이므로. 그럼 두 사람의 이혼은 어떻게 되는가?
당연히 그냥 '부부'이다.

 

설정 2.

A와 B는 정말 사이가 좋은 부부이다. 그러나 단 하나의 문제는 B의 부모, 즉 시부모가 A를 매우 학대하고 부당하게 대우하여 종종 문제가 발생하곤 하였다. 그래도 가끔 보면서 용돈이나 매달 부쳐 주는 정도로 참아가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B가 사망하였다.

이 경우도 조금 골때린다. 민법에 보면 '배우자의 혈족,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는 인척이라고 하는데(이 말 장난 하는 것처럼 들리죠? 쉽게 말하면 시부모, 시동생, 동서, 처제, 처남, 시아주버니, 형부, 새언니 등입니다.) 이 인척관계는 혼인의 무효, 취소, 이혼, 배우자 사망시 생존 배우자의 재혼 으로만 해소가 된다.
그렇다면 설정 2와 같은 상황에서는 지긋지긋한 시부모와 계속 인척 관계가 유지되고 그것을 끊을 법적 방법은 전혀 없고, 부양 등의 의무도 생기는 경우가 있게 된다. 그렇다고 시부모가 죽는다고 며느리에게 상속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서류만으로도 부부로 남고 싶지 않거나, 시집과의 관계를 끊고 싶어도 방법이 없게 된다. 대체 민법이 상정하는 '정상적'가족이 무엇이건데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이리도 무시할 수 있는가?

 

그런데 난 왜 밥먹고 이런 고민만 하는거지? 누가 돈도 안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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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2-0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그런 문제가 있을 수도 있군요. @.@

2006-02-01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6-02-0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게 생기네요. 호주제가 폐지되면 지금 같은 법조항도 개정될까요?

kleinsusun 2006-02-0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이게 대한민국 법이란 말이예요? 블랙 코미디 이런게 아니라???
그럼 아내가 죽으면 남편도 죽은 아내의 가족들과 인척으로 남아 있는건가요? 재혼하기 전까지는?

코마개 2006-02-0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생각도 못해보셨죠? 이 사회에는 우리가 생각치 못한 부분이 많다니까요.

00님, 상속의 순서는 직계혈족(자식, 손주),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입니다. 따라서 배우자의 부모가 죽으면 그 부모의 자식, 손주, 부모, 형제자매, 배우자(배우자는 직계 가족이 없을때만 단독으로 상속하고 그 외에는 단독 상속 못해요. (이것도 좀 웃기는게, 남편이 죽었는데 자식이 없고 부모와 처만 있으면 부모가 재산 형성에 기여를 했냐는 묻지 않고 부모와 처가 같이 상속해야 해요. ) 따라서 며느리나 사위는 상속권이 없어요.

하루님 호주제 하고 상관 없습니다. 이미 법은 개정 되어있고 시행만 남겨둔 상태인데 제가 문제 삼는 조항들은 아무 이상 없이 건재 합니다. 더 보고 싶으시면 법제처 홈피 가서 '민법'이라 치고 800조 이하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수선님 엽기적이죠? 뭐 예를 여자로 들어서 그렇지 남자건 여자건 똑같아요.

수퍼겜보이 2006-07-29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사망도 혼인의 해소 사유이고, 배우자가 먼저 사망한 경우 '대습상속'으로 시부모 재산을 상속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재혼하여 인척관계를 끊는 방법도 있겠지요.

코마개 2006-07-30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겜보이님 방가워요.
배우자가 사망해도 인척관계는 해소되지 않습니다. 법에...
그리고 배우자가 먼저 사망한 경우, 대습상속은 직계 비속에게만 됩니다. 그게 대습상속이거든요. 즉 배우자가 먼저 죽고 나주에 시부모가 죽으면 시부모의 재산은 손자 손녀에게만 대습상속 됩니다. 장인 장모의 경우도마찬가지고...
글고 재혼조차하고 싶지 않은 경우 인척관계를 끊을 방법이 없게되죠?
혼자 살 권리도 있는 거니까...

수퍼겜보이 2006-08-0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런데 대습상속은 배우자도 되어요.^^믿어주세요~민법 제1003조 제2항, 제1001조. 직계비속이 대습상속할 경우 공동 상속하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