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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여자들끼리의 동성애는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를 한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 방식의 사랑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데 남자들끼리의 동성애는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가슴으로 공감하지 못했다.
'도대체 남자들끼리는 어떤 사랑의 감정일까'라는 궁금증...
이런 나의 무식함과 편협함에 한방 날린 영화 되겠다.
주인공의 이름은 애니스와 잭.
두 사람은 카우보이인데 방목하는 양들을 지켜주는 일을 한다. 자연히 계절따라 떠도는 직업이다.
둘은 일거리를 찾아온 브로크백마운틴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산속에서 밥먹는 틈만 빼고 양들을 밤낮 없이 지키는 일의 연속.
영화를 봐야 할 사람들을 위해 줄거리는 생략.
화면은 지극히 미국적이면서 아름답다.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보여주듯이.
두 사람이 일을 끝내고 헤여져야 할 날에 괴로워하던 모습들이며, 잭이 애니스를 찾아오기로 한 날 오래 못보던 연인을 기다리는 이의 초조함이 묻어나는 애니스의 모습( 마치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전화기 옆에 앉아 초조히 기다리다가는 '혹시전화가 불통 아닌가?'싶은 생각에 전화기를 들어보곤 하는 연인들처럼.)과 두 사람이 만날때 마다 보여주는 열에 들뜬 흥분, 질투들이 이성애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영화의 배경이 1960년대 미국인데, 아마도 그 시절 미국에서 동성애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 살해를 당할 지도 모르는 시기였었나 보다. 단순히 우리처럼 왕따가 되는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둘의 사랑은 위험하면서 더 간절하다.
토요일과 일요일 연달아 2번 영화를 보았다.
난 왠만해서는 영화 한번 이상 안보는데 이 영화 그럴 가치가 충분하다.
더불어 뉴스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은 있어도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는 일 없는 냉혈인간인 나도 가슴이 먹먹해 지는 영화라고 할까..
이 영화 보러 가신는 분들은 주의할점.
영화가 끝났다고 발랑 일어나 나가지 마시라. 마지막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가 중요하다.
필름이 끝날때 까지 앉아 있어야 한다.
cgv에서 봤는데 토요일에는 엔딩자막이 올라가자 마자 불을 켜더니, 항의를 받았는지 일요일에는 필름이 끝나도록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자들끼리의 사랑은 어떻게 하냐고?
"니들처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