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천상의 소녀 - 할인판
세디그 바르막 감독, 마리나 골바하리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천상의 소녀'
처음 보는 아프간 영화이다.
어제 조금 부지런을 떨어 씨네큐브까지 가서 봤다. 시골 구석에서 광화문 까지 가려면 상당한 공력이 든다.
좌석은 1/3도 차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당연하지 뭐.

"탈레반 정권하의 아프간의 여성현실" 정도로 요약 가능하다.
남자가 없이는 밖을 나다닐 수 없는 여자들.
주인공 소녀의 집에는 할머니, 엄마, 소녀 셋이 산다. 아버지와 삼촌은 전쟁통에 죽어 남자가 없다.
이제는 집안에 갇혀서 굶어 죽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소녀를 남장시켜서 돈을 벌어오게 하기.
그러나 소녀의 외모는 사람들의 의심을 받게 되고, 결국 들통이 나고만다.
종교재판을 받아 죽게 되지만 욕정에 불타는 늙은이의 거래로 그와 결혼하게된다. 이런 판결을 내리는 종교지도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정의는 이루어졌다'

영화는 누구의 편을 들지도 않고 담담하게 따라간다. 느낌은 관객의 몫.
보는 내내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내가 소녀라면 저렇게 어리숙하게 하지 않을텐데라는 생각과 강제로 결혼한 여자들의 무력함 등.
그러나 그녀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은 딱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경험한 만큼만 행동하게 되므로. 그녀들의 무력함은 그녀들 탓이 아니라 그놈들 탓인 것이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고 만든 영화라는데, 그렇다면 지금 저 여성들의 삶은 나아졌는가?
글쎄...

 

아, 원제는 오사마 이다. 그 소녀가 얼결에 얻게된 남자 이름. 오사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여자들끼리의 동성애는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를 한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 방식의 사랑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데 남자들끼리의 동성애는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가슴으로 공감하지 못했다.
'도대체 남자들끼리는 어떤 사랑의 감정일까'라는 궁금증...

이런 나의 무식함과 편협함에 한방 날린 영화 되겠다.

주인공의 이름은 애니스와 잭.
두 사람은 카우보이인데 방목하는 양들을 지켜주는 일을 한다. 자연히 계절따라 떠도는 직업이다.
둘은 일거리를 찾아온 브로크백마운틴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산속에서 밥먹는 틈만 빼고 양들을 밤낮 없이 지키는 일의 연속.
영화를 봐야 할 사람들을 위해 줄거리는 생략.

화면은 지극히 미국적이면서 아름답다.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보여주듯이.
두 사람이 일을 끝내고 헤여져야 할 날에 괴로워하던 모습들이며, 잭이 애니스를 찾아오기로 한 날 오래 못보던 연인을 기다리는 이의 초조함이 묻어나는 애니스의 모습( 마치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며 전화기 옆에 앉아 초조히 기다리다가는 '혹시전화가 불통 아닌가?'싶은 생각에 전화기를 들어보곤 하는 연인들처럼.)과 두 사람이 만날때 마다 보여주는 열에 들뜬 흥분, 질투들이 이성애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영화의 배경이 1960년대 미국인데, 아마도 그 시절 미국에서 동성애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 살해를 당할 지도 모르는 시기였었나 보다. 단순히 우리처럼 왕따가 되는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둘의 사랑은 위험하면서 더 간절하다.

토요일과 일요일 연달아 2번 영화를 보았다.
난 왠만해서는 영화 한번 이상 안보는데 이 영화 그럴 가치가 충분하다.
더불어 뉴스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은 있어도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는 일 없는 냉혈인간인 나도 가슴이 먹먹해 지는 영화라고 할까..

이 영화 보러 가신는 분들은 주의할점.
영화가 끝났다고 발랑 일어나 나가지 마시라. 마지막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가 중요하다.
필름이 끝날때 까지 앉아 있어야 한다.
cgv에서 봤는데 토요일에는 엔딩자막이 올라가자 마자 불을 켜더니, 항의를 받았는지 일요일에는 필름이 끝나도록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자들끼리의 사랑은 어떻게 하냐고?
"니들처럼 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6-03-0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영화가 제일 보고 싶어요.
두 번이나 보셨다니, 그리고 이 리뷰를 보니 불끈=3

코마개 2006-03-0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한 영화랍니다. 대사가 별로 없는데 장면 장면 숨은 의미가 많아서 보고 또 보고 해도 매번 새로울거 같아요. 디비디를 사야지~~

kleinsusun 2006-03-07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쥐님이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격찬". 꼭 봐야지.ㅎㅎ

코마개 2006-03-0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정말 아름답습니다. 꼭 보셔야 합니다. 눈물 많은 사람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시길......그리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말없는 가운데 하는 말들을 한번 읽어보세요

플레져 2006-03-0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영화보러 가기전에 님의 이 리뷰를 보았어요.
영화보고 온 지금, 다시 읽으니 정말 백만번 공감이 되어요.

코마개 2006-03-1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님도 가슴이 찢어지죠?? ㅋ
두 배우 연기를 어찌나 잘하는지. 눈빛 하나로 얼마나 많은 말을 하는지...
 
한국 사회의 차별과 억압
최봉영 지음 / 지식산업사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다섯개의 시선을 보았다.
여섯개의 시선을 보았던 경험으로 그다지 기대는 안했는데 역시나 뭐...
국가 기관이 만드는게 다 그렇지 뭐, 싶으면서도 그래도 그나마....라는 위안도 조금 하고.

기술적인 면에서는 녹음상태가 무지 불량하다.
나의 국어 실력이 평균 이상임을 자부함에도 뭔 소리인지 못알아 듣는 순간이 많이 발생했다.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는 매우 맘에 들지 않는 '영화'라 하겠다.
그다지 차별에 대한 예리한 눈매도 없을 뿐더러 영화라 하면 모름지기 재치와 은유 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건 그냥 일상의 나열에 불과하다.

'종로, 겨울'은 차라리 다큐를 좀 더 긴 시간을 가지고 만들어서 독립적인 다큐로 만들던지.
어정쩡하다.

'남자니까, 아시잖아요'는 딱 류승완 스럽다고 할까. 아주 친숙한 술먹은 개를 캐릭터로 내세워서 차별의 종합선물세트를 보여주고 있다.

장진 감독의 '고마운 사람'은 재미있었다. 영화의 미덕중 재미의 미덕을 충족시키고 있다.

인권위에서 만드는 영화들이 인권에 관한 얘기들을 주제로 해서 만들라는 강박이 있어서 그런지 자꾸만 훈계하려고 해서 좀 불쾌한 것은 사실이다. 좀 더 세련되게 고민의 주제를 던져도 될 것을 "이러지마, 봐봐, 이러면 나쁘잖아?" 라고 머리 꼭대기에 앉은 놈처럼 말하는게 기분 나쁘다.
특히, 그렇게 말하는 주체가 간혹 '저 인간들 인권위 맞아?'라는 의혹이 들게 하는 짓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보니...

다음에는 똑같은 돈 들여서 만드는거, 이렇게 쌍팔년도 새마을 운동 하듯이 '계몽'하지 말고 좀 세련되게 본질적 물음을 던지는 방법을 찾아 보면 좋겠다.

 

첨언 : 지금 보니 장진 감독의  '고마운 사람'에 대해서 고문경관을 옹호한 다는 위험한 논리도 있지 않느냐는 뭐 그런 생뚱맞은 기사가 있다. 원참...그걸 보면서 고문 경관을 옹호한다고 생각하는 발상이 참으로 발칙하다.  이런 것으로 비유 해도 될라나? 희대의 살인마로 체포된 000씨의 얼굴을 모자이크로 뉴스에 내보내자 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말 "저런 새끼 얼굴은 왜 가리고 그러는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春) 2006-01-1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고 싶었는데... 장진 감독이 참여했다고 해서요. ^^ 저희 동네 극장에선 밤시간에만 상영하더라구요.

코마개 2006-01-1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진 감독 때문에 보신다면 보셔도 좋습니다. 장진 감독이 젤 수작이라는...
 
천국의 아이들 - M-Party 2002년 DVD 2.0 12월호
마지드 마지디 감독, 바하레 시디키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조 그림에 있는 1편 말고 2편을 보았다.
음...내용은 다들 알다시피 시험도 봐야하고, 애도 봐야 하고.
부부와 아이 셋이 사는 집이 주된 무대이고, 첫째 여자 아이가 중학교 입학 시험을 봐야 하는 날 아침에 아버지는 쓰러지고, 엄마는 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가면서 막내 아기를 맡긴다.
둘째 사내 동생도 학교에 가야하고...아이는 어디다 맡겨야 시험을 볼 수 있고.
아이를 맡기기 위한 좌충 우돌 사건들과, 시험을 보도록 도와주기는 커녕 방해만 되는 어른들의 모습이 대비된다.

이란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봐도 주인공인 여자아이에게 자꾸만 그렇게 하면 시집을 가겠냐는 둥의 말로 질책을 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은 내내 좋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도 여자를 나무랄때 그따위 언사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니까 더욱 칼같이 박혀 들어왔으리라.

영화 줄거리를 줄줄 말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이니 그만하고, 1편에서 동생의 신발을 마련해 주기 위해 뛰던 소년이 가슴을 저미게 했다면 2편은 그런 가슴 저밈은 없다.
대신 그만큼의 감동도 없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샘 2005-12-0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편만한 속편은 정말 드물죠. ㅋㅋ
 
시티 오브 조이 - [초특가판]
롤랑 조페 감독, 패트릭 스웨이지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오래된 영화다.
우리 동네에 개업한지 한달만에 폐업하는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 처분을 한다기에 구입한 비디오다.

주연은 젊은 날의 페트릭 스웨이지. 그리고 본명은 모르겠으나 영화속 이름이 하사리 인 남자.
저렇게 팽팽한 얼굴을 보니 세월 무상이다.
배경은 인도 캘커타 빈민촌.

하사리는 비하에서 가뭄으로 생계가 어려워지자 가족을 이끌고 캘커타로 오게된다.
그러나 모든 가난한 이들이 그러하듯 몸뚱이 하나 말고는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다.
있는 돈마저 사기를 당해 버리고.
페트릭 스웨이지는 아버지의 강요에 의하여 의사가 되었으나 수술 도중 한 아이의 죽음으로 인하여 의사를 접고 인도로 '깨달음'을 얻고자 오게 된다.

하사리로 대표되는 인도 빈민과 백인 의사와의 만남.
이 영화의 미덕은 백인이 인류를 구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 그랬다면 역겨워서 도중에 꺼버렸을 지도 모른다.
서서히 목을 조르는 릭샤 주인에게 아무것도 잃을 것 없는 자의 저항과 연대를 볼 수 있고, 딸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발이 터지게 릭샤를 끄는 하사리의 모습에서 내 아버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릭샤도 잃고 끼니꺼리를 사오기 위해 피를 파는 하사리의 모습에서는 '하사리 매혈기'도 떠오르고.

인도를 여행한 사람들은 인도인들에게 진저리를 치기 일쑤이다.
언제나 외쳐대는 'no problem' 뒤에 따르는 수많은 problem들.
그러나 더 이상 잃을게 없는, 생존을 위해 악을 쓸수 밖에 없는 이들의 악다구니를 여행하는 이가 "징글징글하다"고 할 수 있을까.

칼을 맞고 피를 흘리는 하사리가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든걸까요?" 라고 묻자 페트릭스웨이지는 "그렇기 때문에 기쁨이 더 큰게 아닐까요?"라고 답한다.
그 기쁨이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르겠으나 큰 기쁨을 맛보고자 치르는 댓가 치고는 '삶'이라는 댓가는 너무 큰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