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안락사를 택했습니다 - 가장 먼저 법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한 나라 네덜란드에서 전하는 완성된 삶에 관하여
마르셀 랑어데이크 지음, 유동익 옮김 / 꾸리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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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들 회생 불가능한 병에 걸려 고통을 받게 된다면 안락사를 선택하겠다는 말들을 쉽게 하곤 한다.

죽음을 실제적으로 느끼지 못해서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동생의 안락사 과정을 지켜보며 그 기록을 남겼다.


주인공인 마르크는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고, 결혼하여 아들 둘을 둔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내성적이고 자기 자신을 남에게 보이지 않는 성격이며, 남 몰래 술을 마시는.

그렇게 남 몰래 술을 마시며 밖으로 보이는 나를 지켜오다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알콜 중독이라는 결과까지 이르게 되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이혼하고, 가족들도 모두 포기를 선언하고 떠나버리자 중독자들끼리 모여 살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러다 어느날, 상의할 것이 있다며 부모, 형제를 모아 안락사를 결정했음을 선언하게 된다.

이미 1년도 전에 과정을 시작했고, 심의를 거쳐 최종 의사의 승인이 남은 단계.


주인공이 신체적 질병이 아닌 정신적 문제로 안락사를 선택하게 되어 더욱 논쟁적인 문제가 된 듯 하다. 정신적 문제가 과연 극복 불가능하고 안락사가 가능한 것인가 하는. 네덜란드의 경우 2017,2018년도에 6천여건의 안락사가 진행되었으며, 전체 사망자의 4%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그 중 1%가 정신적 문제로 선택한다고 한다.


보통 가족이 투병을 하면 남은 가족들은 그의 구명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죽음을 늦추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안락사의 경우 가족들은 설득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그저 하루 하루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그 가족들의 절망감이 난 더욱 가슴 저렸다. 

안락사는 당사자에게는 안락할 지 몰라도 남은 가족은 전혀 안락하지 않은 듯 하다.

목을 매는 가족을 열중쉬어 하고 바라보는 것과 같은.


주인공은 본인의 관을 고르고, 장례 절차를 설명 듣고, 원하는 음악도 골라 두는 등 본인의 장례식을 준비한다. 죽음을 앞 둔 몇달간의 모습이 다른 어느 때 보다 건강해보여 과연 회생불가능의 질병이 맞는가 회의가 드는 지경이다. 죽음을 앞두고 가장 건강하다는 모순이라니.


그리고 결정의 그 날, 그는 약물 주사로 생을 마감한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주사 직전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하는데 의사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죽음 직전 가장 원초적 본능을 원하는데, 가게 해줬다면 마음을 돌렸을까?


모르겠다.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죽기 때문에 도와주는게 맞다는 저자의 말도 맞고, 안락사의 결정이 손쉬운 선택은 아니라는 것도 맞다. 죽기를 원하는 사람이 1년이 넘는 기간을 심사를 받고 도움을 받는건 쉬운건 아니니까. 뛰어내리거나 목을 매는게 더 쉽겠지.

그래도 모르겠다. 

당사자에게 안락한 죽음이 맞는지

남은 자에게도 안락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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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 - 킹조지섬 편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2
김상희.김사흥 지음 / 지오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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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제목에 끌려 구입을 해볼까 하다가 도서관에 있길래 대여했다.

결론은...안 사길 참~~~잘 했다. 칭찬해~~

책은 두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1부는 극지 연구원의 남극 연구 이야기+무척추동물 이야기
2부는 잠수사 이며 연구원인 연구자의 물속 생물 이야기

일단은
이 책을 누구를 타깃으로 할 것인지 기조를 잡지 못한듯 하다.
아동용이라기에는 심각히 학술 용어가 난무하고
성인용이라기에는 유치한 부분이 매우 많다
- 조금 유치하지만 성인용이라 하고...

두번째로는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주제의 문제이다.
극지 연구가 이렇게 어려워요~~를 말하고 싶은건지
극지에 사는 생물의 소개와 환경과의 유기성을 말하고 싶은건지.
물론 후자겠지만 전자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

세번째는
첫번째와 두번째 문제를 대강 그렇다~~상정하고
극지 생물의 이름이 한국어로 없다손 치더라도 일반인이 알기 쉽게 비슷한 생물을 들어 설명한다든가 하는 성의가 있어야 하는데 라틴어 학명만을 줄줄이 늘어 놓고 있다.
- 학식을 뽑내고 싶으면 논문으로....

흥미로운 얘기도 몇가지 있기는 했는데
그 중 요즘의 트렌드를 생각해서 하나 소개하면

'크릴오일' 많이 먹는것 같은데
크릴의 엄청난 이동속도와 양으로 인해 해수를 저어 해수의 온도 유지와 해수순환을 일으킨다는 사실과
그런 크릴이 미세플라스틱을 엄청 섭취하게 되므로, 몸 안에서 더 잘게 분해되어 더 작은 미세 플라스틱을 확산하게 만든다는 이야기.

그럼 크릴오일을 먹으면 미세플라스틱 원샷???

마지막 딴지 하나.
크릴새우를 미세플라스틱을 확산하는 '해양환경 파괴자'라고 적어 놨던데 고민이 부족한 명명이 아닌가 한다.

사족
아주 예전에 중국 문학 번역서를 보다가 번역이 너무 주옥 같아서 한국말인데 이해를 못하겠더라.
그래서 리뷰에 번역이 주옥같다는 내용으로 글을 남겼더니
번역자께서 "내가 얼마나 힘들게 번역하는데~~~어떻게 나에게~~~~"라는 내용의 항의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그렇게 노력하는데 이렇게 밖에 번역을 못하시면 자질이 없으신 겁니다."라고 댓글을 달아주고 싶었으나, 그 당시의 나는 지금보다 순했기에 읽씹으로....
머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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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다이빙 여행 가이드
박승안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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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직접 가서 보고 온 최신의 정보라고 하는데, 내용을 보면 대충 인터넷 정보를 짜집기 해 넣은 정보들도 있다. 현지에 확인하면 잘못된 정보라는 답변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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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소녀 - 할인판
세디그 바르막 감독, 마리나 골바하리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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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소녀'
처음 보는 아프간 영화이다.
어제 조금 부지런을 떨어 씨네큐브까지 가서 봤다. 시골 구석에서 광화문 까지 가려면 상당한 공력이 든다.
좌석은 1/3도 차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당연하지 뭐.

"탈레반 정권하의 아프간의 여성현실" 정도로 요약 가능하다.
남자가 없이는 밖을 나다닐 수 없는 여자들.
주인공 소녀의 집에는 할머니, 엄마, 소녀 셋이 산다. 아버지와 삼촌은 전쟁통에 죽어 남자가 없다.
이제는 집안에 갇혀서 굶어 죽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소녀를 남장시켜서 돈을 벌어오게 하기.
그러나 소녀의 외모는 사람들의 의심을 받게 되고, 결국 들통이 나고만다.
종교재판을 받아 죽게 되지만 욕정에 불타는 늙은이의 거래로 그와 결혼하게된다. 이런 판결을 내리는 종교지도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정의는 이루어졌다'

영화는 누구의 편을 들지도 않고 담담하게 따라간다. 느낌은 관객의 몫.
보는 내내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내가 소녀라면 저렇게 어리숙하게 하지 않을텐데라는 생각과 강제로 결혼한 여자들의 무력함 등.
그러나 그녀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은 딱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경험한 만큼만 행동하게 되므로. 그녀들의 무력함은 그녀들 탓이 아니라 그놈들 탓인 것이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고 만든 영화라는데, 그렇다면 지금 저 여성들의 삶은 나아졌는가?
글쎄...

 

아, 원제는 오사마 이다. 그 소녀가 얼결에 얻게된 남자 이름. 오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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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
백경훈 지음, 이겸 사진 / 호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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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언젠가 다큐에서 처음 본 나라.
5살에 출가한 꼬마아이를 위해 할아버지가 흥얼흥얼 노래를 하며 신발을 만들던 곳.
그 아이가 할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나누던 이야기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할아버지, 잘 산다는건 어떻게 사는걸 말하는 걸까요?"

헉, 5살짜리 사내아이가 던진 이 엄청난 화두라니.
그 순간 머리가 멍해 지면서 잠시후 내 입에서 나온말..."쓰바, 저기선 태어나면서부터 철학하냐?"

그 이후 무스탕이라는 나라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래, 이 책이 출간되었길래 그곳의 꼬마와 할아버지 같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구입했다.

그러나....나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였다.
그곳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보여주는 여행기라기 보다는 저자와 사진작가의 트래킹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 이야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과 동행한 포터와 가이드, 잠깐씩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
그러나 나의 갈증을 채워주기에는 부족하다.

사진은 멋지고 글은 깔끔하나 저자의 감정이 과잉되어 밑도 끝도 없는 감상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은 감정에 몰입하지 못하는 독자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또한 계속적으로 강조하는 '힘들었다, 험난하다, 장관이다'등등의 내용들은 뒤로 갈 수록 진부하게 느껴진다.

아, 아무래도 몸소 갔다와야 하려나. 그런데 하루에 70불씩 하는 체제비를 감당할 능력이....

앞에 말한 할아버지는 손주를 출가시키고는 손주에게 무릎꿇어 절을 했다.
이제는 승려가 된 스승이므로. 가슴이 찡했다.
그리고 흥얼흥얼 노래하며 손주의 신발을 만들던 할아버지는 그 신발을 다 만들고는 저 세상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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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11-2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오랜만!^^ 잘 있었어요?
음.... '힘들었다, 험난하다, 장관이다' 가 계속 된다구요?
무스탕이 아니라 다른 여행지에 갔었다해도 그들의 여행기는 사진 빼고는 비슷했겠네요. ㅋㅋ

코마개 2006-11-2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보니 기분이 확 좋아지는걸요. 정말~
그간 수선님의 '사랑타령'도 열심히 보고 그랬어요. 뭐 제가 댓글 달면 "사랑이란게 일시적 정신착란입니다"는 식의 글을 달테니 자제 했습니다. ㅋ
기다려 보세요. 어느날 왕창 저런 나라들 다녀와서 여행기를 출간할지도 모릅니다.
한권씩 사세요.

kleinsusun 2006-11-20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요? 5권씩 살테니깐 빨리 내세요!^^

짱꿀라 2006-12-0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있어서 들어와 잘 읽고 갑니다. 뭐라 댓글을 달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별말 없이 가게 되네요. 행복한 하루 되시고요. 좋은 만남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