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푸켓에 여행을 갔을때 일일 투어를 나갔었다.
일일 투어란게 뭐냐면 현지의 길거리 여행사에 가서 "나 내일 이러고 놀건데 니들 그런 프로그램 있지? 거기 나 껴줘." 라고 해서 다국적 인간들이 함께 가게 되는 프로그램.
따라서 가이드가 한명 가는데 당연 태국인이고, 영어로 진행을 한다.
하고 싶은 말은, 그 가이드의 일이다.
가이드는 사람들을 배에 태우고는 오늘의 일정을 말하고 기본적 안내를 한 후 지 볼일 본다.
그러다 목적지 도착하면 "다 왔어. 놀아" 라고 말하고는 본인도 물에 들어와 논다.
그리고 다음 포인트 이동.
해변에 내려 주고는 "우리 4시 15분에 떠날거거든. 그때 까지 모여. 20분에 오면 낼 우리가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려"라는 소리를 하고는 해변에 늘어져 주무신다.
이 아저씨 하는 말이
"이 일을 하면 하루에 50불을 받는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난 내 직업을 매우 사랑한다"였다.
그래, 내가 한국말로 중얼거린 말..."야, 나라도 사랑하겠다."
지금 까지 이런 소리를 주절거린 이유...
그날 이후로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직업을 갈구하며 찾았다.
그리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관광객과 놀아주며 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이리저리 알아 보았고
어제 푸켓의 한 샾과 이야기 끝에 이력서를 보내라 했다.
이력서의 내용은 학력, 키, 몸무게, 시력, 특기...
매우 차별적 내용의 이력서 이지만, 이 직업은 신체조건이 중요하니까...묻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정말 자신 없는건
난 키가 152에 몸무게 50이 안되고 시력도 -6.5라는거..정말 근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에 최악의 조건이다.
신체적 열악함을 극복하고자 다른걸 마구 강조했고,
드디어...전화가 왔다.
그런데...
"이게 말이죠, 노가다인데, 노가다를 하기에 너무 고급인력이지 않나요?"
헉, 어쩌라고. 이미 다닌 학교를 안다닌걸로 할 수도 없고, 살아온 경력을 없앨 수도 없고.
"그리고 사람이 몸이 빼빼하면 힘이 없는게 또 사실이거든요."
"저, 안 빼빼 한데요. 정말이예요."
"네, 글쎄요."
"서른 두살이 많은 나이라고 생각하는건 아니죠?"
"당연하죠. 전 절대 그렇게 생각안하는데요. 한국사회가 삼십대의 여자를 퇴물 취급해서 그렇지 전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합격~~~
되도록 빨리 정리를 하고 오는게 좋을 거란다.
아 떨린다.
새로운 인생을 잘 열 수 있겠지?
나의 신랑은 본인의 인생을 잘 살겠지?
신랑을 버려두고 가려니 잘 먹고 살는지 조금 걱정스럽긴 하지만 어차피 인생은 각자 살아가야 하는 거니까.
나도 내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한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