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너무나 유명한 영국 시트콤 <미란다>의 시즌1 중 1편을 네이버에서 천 원주고 다운받아 본 적이 있다. 30분도 안되는 영상인데 천원이어서 그 뒤로 못보고 있다가 얼마전에 불쑥, 아 미란다 보고 싶다, 하고는 2편을 또 천 원주고 다운 받아 보았다. 그러다가 '내가 계속 볼거라면 넷플릭스에 있으면 좋을텐데' 했지만, 넷플에 없어서 네이버에서 본 거였고, 그렇다면 내가 아직 가입하지 않은 왓챠... 에 있으려나, 뒤져보니 오, 왓챠에 미란다가 있는게 아닌가. 나는 거침없이 미란다를 보기 위해 왓챠에 가입했다. 그동안 왓챠에만 있는 영화라면 보기를 포기했었는데 미란다, 왜이렇게 갑자기 보고싶었던 건지.. 게다가 영상도 25분 안팎이라 점심 먹으면서 보기에 딱 좋았다.




너무 유명해서 아마 대부분이 알겠지만 주연은 '미란다' 이고 미란다 하트가 미란다 역을 맡았다. 키가 185센치미터에 덩치가 커서 항상 그로 인해 엄마나 친구들로부터도 놀림을 받는다. 미란다는 자신의 가슴이 크고 쳐져서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이 나온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나는 이거 뭔지 너무 잘 알아서 뿜었다. 아, 미란다, 나랑 동지..


2009년 -2012년에 방영된 시트콤이라 당연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들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일도 없고, 뭔가 시도만 하면 다 망쳐버리고, 넘어지거나 부딪치고 사고를 치기 일쑤인 미란다의 일상을 보여준다. 수시로 강압적이었던 엄마 때문에 겁이 많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녀는 여행을 두려워하지만 너 여행 두려워하잖아, 라는 친구들의 말에 '나도 도전할 수 있어! 태국에 갔다올게!' 하고는 자신의 집 옆에 호텔을 얻어 체크인하고 태국에 왔노라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가게에 새로 오는 손님들 중에 멋진 남자에게는 다 대시해보지만 퇴짜맞기 일쑤고, 그래서 34살의 미란다는 노처녀이고 엄마의 소개팅 제안을 늘상 불만스레 받아들여야 한다. 엉뚱하고 실수연발이고 좀 엽기적이고 또 은둔자 성향이 있기도 하지만, 내가 미란다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장면들은, 미란다가 자신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무례하다고 말하는 거다. 나는 그게 왜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시트콤 특성상 심각하게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그녀가 무례하다고 할 때도 웃게 되지만, 그녀가


Rude!


할 때마다 너무 좋은 거다. 그녀가 rude 라고 말할 때면 자막에는 무례하네요 라고 나오는데, 아, 그래, rude 는 무례하다는 뜻이지! 하면서 또 이게 뭐라고 그렇게나 좋은 거다. 최근에 브리저튼 원서 읽으면서 rude를 만났었고, '아 이거 학교때 배운 단어인데 뜻이 기억이 안나네' 하고 답답해했더랬다. 그 뭐냐, 이게 좋은게 아닌데...문맥상의 뉘앙스로 어떤 분위기인지는 알았지만 '무례하다'는 뜻으로 퍼뜩 생각나진 않았었고, 사전 찾아보기 귀찮아서 그냥 넘겼던거다. 그런데 이렇게 미란다가 rude! 해주는 게 아닌가.


이 단어 말할 때마다 자지러지게 좋아하는 건 나뿐만은 아니었나보다. 좀전에 검색창에 미란다 하트 넣었는데 미란다 상점이 나오고 어? 이게 뭐여? 하고 들어가보니, 아 글쎄, 이런 걸 팔고 있는게 아닌가!




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저 rude 옆에 such fun 티셔츠는 미란다의 엄마가 늘상 하는 말이다. ㅋㅋㅋ rude 티 사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미란다의 키는 185 센치미터이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사람들은 다 그녀보다 키가 작고, 그녀의 키가 워낙 커 그녀보다 큰 사람이 적긴 하겠지만, 시트콤에서는 부러 그랬는지 죄다 진짜 훌쩍 작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미란다는 자신이 남자를 만날라치면 자신이 너무 커서 다리를 구부리고 다녀야 된다고 말하는데, 그런 그녀가 유독 게리랑 있을 때는 키가 나란하다. 별 생각 없이 회차를 이어 보다가, '어? 게리는 미란다랑 눈높이가 같네?' 하게 되었고, 그렇게 찾아보니 실제로 게리 역을 맡은 '톰 엘리스'는 키가 191 센치라고 했다.





게리는 미란다의 오랜 친구인데 미란다에게 언제나 한결같이 다정하고 따뜻한 남자다. 강한 남자로 보이고 싶어하지만 사실은 무서운 게 많은 남자고. 그런 게리와 친하게 지내고 싱글인 미란다는, 사실 14년간 게리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고백하지 못한 채로 늘 그와 함께하는데, 주변에서 미란다와 게리의 친구들은 둘이 서로 좋아하면서 서로 고백하지 못하는 걸 아타까워한다. 시즌1은 그런 게리가 홍콩의 레스토랑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고 홍콩으로 떠나는 걸로 끝난다. 미란다가 혹시 가지말라고 말해준다면 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미란다는 너에게 잘된 일이라고 잘 가라고 하고 작별을 말하는 거다. 세이 굿바이.


밥통들..



내 마음도 아팠다. 미란다도 아프고. 시즌2에서는 게리를 잊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미란다가 나오는데, 그 와중에 새로운 남자와 또 썸을 타려고 부릉부릉 시동도 걸어보다가 쫜-  게리가 돌아오는 거다. 돌아온 게리와 미란다는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하고 연인이 되어볼까, 하고 쭈뼛쭈뼛 서로 다가선다.


너무 오래 친구로 지내서 연인으로 포지션을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잘 해보자 으쌰으쌰 하는데, 아아, 미란다는 알게 된다. 게리가 홍콩에서 결혼했다는 사실을. 너 결혼했었냐, 어떻게 내게 그걸 속이냐, 하고 분노하는데, 그때 게리는 green card 때문에 한 결혼이다, 그 결혼에 의미는 없다, 제발 내 말을 들어줘라, 하고 미란다에게 말하는 거다. 영주권 때문에 결혼하긴 했지만 데이트를 했던 것도 사실이고 섹스를 했던 것도 사실이라 미란다는 슬퍼하며 우리의 일은 없던일로 하자고 한다.


아, 그린카드가 영주권이었어? 나는 아주 오래전, 내가 보지는 않았지만 제라르 드빠르디유와 앤디 맥도웰의 영화 <그린카드>의 포스터를 떠올린다.















보진 않았지만 이 영화의 포스터는 퍼뜩 기억나면서 앤디 맥도웰, 드빠르디유! 했었는데, 아아, 그 포스터의 제목이 말하는게 영주권이었구나! 영주권이었어!! 그린카드는 영주권이야!!


이렇게 나는 영국시트콤을 보면서 무례한 이라는 단어와 영주권 이라는 단어의 뜻을 외우게 된다. 단어 습득 개이득..



게리는 미란다랑 잘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연신 미란다를 찾아가 대화를 하자, 나는 너랑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다, 라고 말하고 그렇게 미란다랑 화해하고 다시 '친구'로 지내기로 하지만, 미란다에게는 게리가 영주권 때문에 다른 여자랑 결혼했었다는 사실이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자기도 모르게 영주권, 영주권 하고 툭 튀어나와 버린다. 하아-


피 땀 눈물..

14년간의 짝사랑 그리고 영주권......... (눈물을 닦자)

앗, 2021-14=2007 !!



시즌3에서는 게리가 다른 여자와 연애를 하고 미란다에게도 멋지고 근사한 남자가 찾아와 연애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게리의 여자친구가 미란다를 나쁘게 말하고 게리는 이에 화가 나서 미란다를 나쁘게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녀랑 헤어진다. 미란다는 미란다대로 남자친구가 사랑한다고 말하는데도 그 말에 '나도 사랑해'라고 해줄 수 없어서 고민이다. 내가 왜 사랑한다고 답해줄 수 없을까, 를 고민하다가 그것은 그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사랑이 여전히 게리에게 향해있음을 알게 된다. 크- 14년간의 긴 짝사랑은, 그렇게 고백으로 향하는데,


시즌3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아니 글쎄 남자친구도 그리고 게리도 미란다에게 청혼하는 게 아닌가. 미란다는 사랑하지 않지만 다정하고 좋은 사람인 남자친구의 청혼을 받을까, 나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직 그 사실을 두려워하는 게리의 청혼에 예스를 말할까, 아니면 이 둘 모두를 받아들이는 대신 새로운 삶을 택할까 고민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나버린다. 읭? 그래서? 그래서?


검색해보니 미란다 시트콤은 시즌3이 끝이더라. 이러기 있긔없긔?



그 후의 이야기, 미란다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스페셜에피소드로 비비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더라. 오, 그래 보자보자 하고 재생했는데 쏴리~ 이건 영국에서만 재생 가능~ 이러는 거다. 그래서 못봤다. 쓰읍- 아까비..



미란다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재미있어서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소리 내서 웃으면서 봤다. 내가 연애 얘기만 쓰긴 했지만 연애 얘기보다는 다른 얘기가 훨씬 많다. 재미있는 지점이 많아서 재밌다 재밌다 보지만, 특히나 미란다 시트콤이 좋은 건, 시트콤이 끝나면 등장인물들이 음악에 맞춰 인사를 하는 거다. 이것은 시트콤이었고 내가 출연했다, 는 걸 보여주면서 한 명 한 명 인사하는데, 그게 그렇게나 좋다. 그러니까 뮤지컬의 커튼콜 같은 거다. 너무 좋아 너무 좋아 나는 그걸 보는 게 그렇게나 좋았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게리 역의 톰 엘리스 너무 따뜻해서 혹시 다른 거 뭐 있나 봤더니 주연으로 나온 건 <루시퍼> 라는 드라마더라. 아, 너무 길어.. 패쓰. 미란다 하트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 <스파이>에서도 나왔었는데, 미란다 하트 나온 드라마 또 있더라. 그거 봐야겠다. 미란다도 자꾸 봐야지. 나는 왓챠 이용권 구매했으니까. 어제 마지막회 보다 보니까 자막 올라갈 때 written by Miranda Hart 써있더라. 오, 이 재미있는 시트콤 각본도 썼구나!! 으흐흐흐흐.


찾아보니 영화 <엠마>의 조연으로 나왔던데 으, 엠마는 보기 싫은데..나는 책으로도 엠마 너무 싫어했어서... 으으...음... 스파이나 다시 봐야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파이, 만세!

그러고보면 스파이 진짜 넘나 재미난 영화다. 계속 무능력하다, 너는 할 수 없다 세뇌당했던 '수잔 쿠퍼'가 능력쟁이 스파이가 되는 이야기도 좋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재이슨 스태덤이 똥멍충이로 나오는 것도 너무 좋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라 페니패커'의 《팍스》는 이야기의 시작을 읽으면서부터 사실 끝을 짐작할 수 있다. 소년이 함께 살던 여우를 아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풀어주고서는 할아버지 댁에 살러 간다. 엄마는 돌아가셨고 아빠는 전쟁에 참가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혼자 남은 소년을 할아버지 댁에 보내야 했던 것. 여우도 내내 숲에서 소년을 그리워하고 그래서 소년을 만나기를 희망하며 소년을 찾아가기로 한다. 소년 역시 내내 자신이 팍스라 이름붙인 여우를 그리워하며 집을 나와 다리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자신의 여우를 찾고자 한다. 아빠 말을 들으면 안되는거였는데, 팍스 내가 없으면 안되는데.. 그 과정에서 팍스는 팍스대로 다른 여우들을 만나 숲에서 지내게 되고 서서히 자신에게 스며있던 인간의 냄새를 지우게 되며, 소년은 소년대로 자신을 도와주는 인간 어른들을 만나게 된다.


중간에 좀 지루하게 진행되어서 그만 읽고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그리하여 그들은 만나는가'가 너무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다. 끝에만 볼까? 이 생각도 하긴 했지만, 고지식한 나는 또 그런 거 잘 못하지. 그렇게 보았다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말을 보고 책장을 덮었다.


그런데 그 뒤에, 그 뒤에 자꾸 생각이 났다.

그렇게나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고 원해서 서로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결국 만났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거. 바로 그 지점에서 성장은 시작하는게 아닐까. 분명히 돌아서는 발걸음 아팠겠지만 그러나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 반드시 너에게 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 너에겐 그보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 내 마음이 이렇게나 간절하고 내 노력이 이만큼 들어갔어도 나는 상대에게 나를 받아들이라 강제할 수 없다.


이게 자꾸 생각이 나서 밤에 혼자 술을 마시다가 이 얘기를 하고 싶어졌다. 이걸 누구에게 말하고 싶은데, 들어봐, 그렇게 너무 원해서 힘들게 힘들게 찾아나서고 또 찾아냈어도, 그래도 뒤돌아 서기도 하는거야, 하고 말하고 싶은데, 그 밤에 도대체 누구에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얘기해야 좋을지를 모르겠어서, 그저 술을 마시고 속으로만 삼켰다. 훈제오리구이와 마라감바스의 밀키트가 그런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다시, 미란다 얘기로 돌아가면,

미란다의 14년간의 짝사랑이 만약 게리에게 고백을 하고 받아들여짐으로써 커플이 되는 걸로 끝을 맺었다면, 그것은 14년간 짝사랑의 보상일까? 커플이 되고 연애를 하는 것이 해피 '엔딩' 일까? 어쩌면 사귀고나서 헤어지게 됐을지도 모른다. 헤어졌다면 14년간의 짝사랑은 가치를 잃는 걸까? 왜 어떤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연애를 해도 가슴 속에 다른 사람을 품고 살까?

















이거 읽기 시작했는데 이거..분신사바 나오네? ㅎㅎ

이거 이상하다 이 책. 처음부터 뭔가 무서워. 딱히 무서운 얘기 나오는 거 아닌데 막 무서워서 ㅠㅠ 원래 집에서 자기 전에 읽을라고 했다가 낮에 출근할 때 들고 다니기로 했다. ㅠㅠ




오늘 아침에 뽀또 너무 먹고 싶었는데 편의점 두 군데나 갔지만 뽀또가 없었고 슬픔의 새드니스... 아이스 콜드브루랑 함께 먹으려고 했는데 없었어, 뽀또 없었어 ㅠㅠ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1-07-13 1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늦은 밤에도 곁을 지켜준 훈제오리와 마라감바스 녀석들, 참 좋은 친구들이군요.
<브라이턴 록> 무서워요? 무서우시구나.... 약간 뭔가 스멀스멀 일어날 거 같아서 그런가...

아니 근데 맨 처음에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이 나온다‘는 부분 읽고 잠시 멈춰서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깊이 생각해봤어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13 10:20   좋아요 4 | URL
열입골살 소년 나오잖아요. 그 소년 등장하고 그 소년 피하려고 성인 남자가 도망치고 이러는 것부터가 너무 무서워요 ㅠㅠ 뭔가 막 심장이 쫄려요. 되게 잘못걸렸다는 생각이 들고요. ㅠㅠ 무서워요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 스멀스멀 일어날 것 같아서 그런가봐요. 아직 초반인데 주머니에 황산도 갖고 있는 거 진짜 너무 무서워요. 이런 사람 알게될까봐 너무 무서워요 ㅠㅠ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 나올 수 있는 걸 깊이 생각해봐야 하시다니.. 이것이 바로 무경험자와 유경험자의 차이인가 봅니다. 껄껄껄.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 2021-07-13 12:56   좋아요 1 | URL
어제 스팅고가 재치있는 가슴이라는 표현써거 그 가슴은 어떤 가슴인가 했더니 ㅋㅋㅋ 이렇게 가까이에 재치있는 가슴의 소유자가 있었던 것입니까? ㅋㅋㅋ 그것 참 재치있닼ㅋㅋㅋ

잠자냥 2021-07-13 13:08   좋아요 1 | URL
다부장 참 재치가 넘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13 13:37   좋아요 3 | URL
제가 또 재치다락방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치있는 가슴이라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쫄리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3 1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그린카드가 그런 뜻이군요! 전 그린라이트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ㅋㅋㅋㅋ 무례한 그린카드라길래 나쁜 남자 나오는 줄 ㅋㅋㅋ
하아.. 미드 본지가 언제인지.. 아니 티비 자체를 마지막으로 본지 3년 넘은 듯요 ㅜㅜ 미란다 나중에 보고싶어요
아무튼 마무리는 뽀또인가요. ㅋㅋㅋ 감바스가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다락방 2021-07-13 13:39   좋아요 0 | URL
미란다 너무 재미있어요, 독서괭님. 에피소드가 28분 정도밖에 안되니 추천합니다. 저는 지금 시즌1부터 다시 보고 있어요. ㅋㅋㅋ 그리고 게리가 너무 따뜻한 남자라서 좋아요!

오늘 집에 가면서 뽀또 사가지고 내일은 뽀또 가지고 와서 꼭 먹고야 말겠어요.
점심 먹고 산책하고 왔더니 너무 더웠거든요. 그런데 냉장고엔 거래처에서 선물해준 아몬드봉봉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이제 그거 먹을겁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1-07-13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뤄진 사랑만이 의미있는 사랑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답변 중, 전 마리 루티의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영속되는 사랑만이 진실하다고 믿는 세상,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러하다.

굳이 물어보지 않으셨지만 대답하고 싶네요.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이 나온다,는 게 어떤 건지 저도 짐작은 할 수 있지만, 가히 그것은 불가능한 일로서, 그것은 마치 제가 <브라이턴 록>을 읽는 일처럼 제게는 멀리 떨어진 세상의 일입니다. 두 분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무서버요. 아.... 어쩔....

다락방 2021-07-13 14:13   좋아요 1 | URL
크- 단발머리님. 진실한 독서를 진정성있는 독서를 하시는 분. 마리 루티가 맞아요, 그랬습니다.
저는 미란다의 14년간의 짝사랑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더라고요. 아주 긴 시간이잖아요. 그 긴 시간을 쏟아부었으면, 그랬기 때문에 반드시 맺어져야 하는가. 그러나 누군가와 관계가 시작되고 맺어지고 진행되는 건 나 혼자 하는게 아니니 내가 아무리 14년을 쏟아부었어도 안될 수도 있는 거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사랑이란 뭘까 싶고 삶이란 뭔가 싶고 그래요. 오늘 제가 유독 활력이 없어서 아몬드봉봉을 먹었는데(응?) 이게 더위 때문인지, 에어컨 때문인지, 생리중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란다의 14년간의 짝사랑 때문인지를 모르겠어요. 휴..

브라이턴 록은 저도 계속 읽을까 어쩔까 생각하는 중입니다. 저는 범죄가 벌어질 것 같은, 게다가 황산을 가지고 다니는 17세 소년이라니,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요 ㅠㅠ 무섭습니다 ㅠㅠ 무서운데 읽어야 할까요 ㅠㅠ 그렇지만,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단 한 번 만난것 만으로도 ‘누군가가 그 대신 질문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여주인공 때문에 읽어보고 싶기도 해요.

잠자냥 2021-07-13 14:18   좋아요 0 | URL
그나마 다락방 님께 위안이 될 말씀을 드리자면, <브라이턴 록>은 범죄 현장을 잔혹하게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단발머리 2021-07-13 14:27   좋아요 2 | URL
여기서 이런 말씀 좀 부끄럽습니다만.....저도 아주 오랫동안 한 사람을 짝사랑했었고, 결국 그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미란다처럼 친구로도 있을 수 없어서 제게는 추억조차 없는데 말이지요. 천국과 지옥의 그 시간이 소중했던 사람은 오로지 저 한 사람뿐이었다는 사실이 좀 안타깝고 그랬습니다. 그 때 전.... 말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때였는데 말이지요.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거, 특히 사람 마음이 그렇다는 걸 배우고 나서 저는 조금 큰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그런 면에서 좀 무심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구요.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고, 전 무심한 사람이 되어버렸고. 그렇습니다. 제 심정을 어떤 사람은 이렇게 표현했더라구요.
김동률이 부릅니다. 내 마음은.


뜨겁지 않은 사람이 됐어
웬만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
예전처럼 조그만 일에 화내지 않고
조금씩 무던해졌어

혼자 있는 게 편하게 됐어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피곤해졌어
이러다 나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까
걱정되다 체념하다 또 너를 생각해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
가져갔는지 내가 두고 온 건지
그냥 멀어진 건지 어느새

나 욕심이 덜한 사람이 됐어
약속 없는 멍한 시간에 익숙해졌어
이러다 또 갑자기 다시 사랑이 오면 어떡하지 지금은 나 줄 게 없는데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
되돌려 받을 생각조차 못해서 텅 빈 그대로 이렇게

내 마음은
내 마음은 그대로 멈춰서
너를 부르고 자꾸 다 들춰내고 살아있다 말하고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
되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린 채 다른 시간을 사는 내 마음은

다락방 2021-07-13 14:36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저는 피해자의 죽음에 의문을 가질 사람이 이 사람(!)인줄은 꿈에도 몰랐었기 때문에 어라? 이러면서 보고 있기는 합니다.


단발머리 님/ 아니 이게 뭡니까, 단발머리 님.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절 울리려고 작정하신겁니까. 아니 이를 어쩌면 좋아요 ㅠㅠ 오늘 퇴근송으로 김동률 노래 듣겠습니다. 지하철에서 땀과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피 땀 눈물..

긴 시간 짝사랑이라면 제가 또 챔피언 아니겠습니까... (그렁그렁)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그렇다면 젠더 트러블을 시작하면서 푸코, 보부아르, 이리가레 등등을 읽었다면 더 잘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젠더 트러블의 초기부터 언급되는 푸코의 《성의 역사》도 그리고 보부아르의 《제2의 성》도, 모두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선정 도서였으므로 나는 완독하였지만, 완독은 이해를 뜻하느냐 하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제2의 성은 그나마 낫지, 푸코의 성의 역사 같은 경우 그 길고도 지루한 네 권을, 윽, 나는 그냥 활자만 보았다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것들을 다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면 버틀러의 문장들은 내게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었을까?


















주디스 버틀러는 보부아르도 이리가레도 모두 가져와 어느 지점에서 잘못되어있다고 혹은 그건 이렇게 봐야 한다고 지적하긴 하지만, 그 지적이 가능한 건 이미 그전에 없던 주장을 해왔던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리가레 역시 보부아르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지만, 그것은 보부아르의 주장이 있어야 가능했던 것. 공교롭게도 나는 버틀러를 읽기 시작하면서 보부아르가 정말 대단했어,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건그렇고,


젠더 트러블의 이런 구절에 있어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한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 보부아르에게 젠더는 구성된 것이지만 그녀의 공식에는 어떤 행위주체(agent), 즉 어쨌든 젠더를 걸치거나 전유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는 다른 젠더도 걸칠 수 있는 코기토(cogito)가 암시되어 있다. 보부아르의 설명이 암시하는 것처럼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것인가? 이럴 경우 ‘구성‘은 선택의 양상으로 단순화될 수 있는가? 보부아르는 여성으로 만들어진다‘ 고 분명히 밝혔으나 여성은 언제나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화적 강제 상황 아래에 있다. 그리고 분명히 이 강제는 ‘섹스‘ 에서 온 것이 아니다. 그녀의 설명 어디에도 여성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반드시 여자라는 확언은 없다.
보부아르의 주장대로 "몸이 하나의 상황"13)이라면 언제나 이미(always already) 문화적 의미로 해석되지 않은 몸에 기댈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섹스는 담론 이전의 해부학적 사실성으로 볼 수 없다. 사실, 섹스는 그 정의상, 지금까지 줄곧 젠더였다.
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P99



그러니까 다른 구절들에 대해서는 다 알겠다. 보부아르에게 전데는 구성된 것이라는 것도 알겠고, 코기토가 암시되어 있다는 것도 그래 고개를 끄덕일 수있다. 그렇지만


'보부아르의 설명이 암시하는 것처럼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것인가?'


에서는, 보부아르가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 라는 것에서 좀 갸웃해진다. 보부아르는 분명 여성이 만들어진다고 했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신화에서부터 문학작품까지 여성이 어떤 식으로 다뤄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여성이 여성의 성기를 가지고 태어나고 생리를 하는 존재이고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여성이 어떤 식으로 취급되어 왔는지, 여성을 한정적 존재로 규정하고 그래놓고서는 한정적인 일밖에 못하는 존재라고 한것까지. 이 암시가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그러니까, 그 한계 혹은 제약 자체가 없었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기 때문에 온것인가?


'보부아르는 여성으로 만들어진다‘ 고 분명히 밝혔으나 여성은 언제나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화적 강제 상황 아래에 있다.'


문화적 강제 상황에서 여성(sex) 이 여성으로서(gender)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적확한 지적인데, 그런데 '이 강제는 섹스에서 온 것이 아니다' 라는 부분에서 나는 대혼란이 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역할은 여성이 남성의 생식기와 다른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난 다름에서 온 것이 아닌가. 그것은 섹스로부터 온 게 아닌가. 여성이 열등한 존재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성에게 낙인찍히는 그 모든 부정적인 성질들은, 그 섹스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 보부아르가 만들어지는 여성이라고 한 지점은 분명 gender 이긴 하지만 여성(gender)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그 전에 여성(sex) 이 있었던게 아닌가, 그렇다면 그 강제는 분명 gender 이되, sex 로부터 온것이 아닌가. 여기서 대혼란 와서 눈알이 팽팽 돌아가는 느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리가레, 자, 이리가레를 아직 읽지 않은 나는 대혼란의 구덩이에 또다시 빠진다.



뤼스 이리가레는 논의를 좀더 복잡하게 끌고 가 여성들이 정체성의 담론 자체 내부의 모순은 아닐지라도, 어떤 역설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하나‘ 의 성이 아니다. 대체로 남성적이고 남근로고스 중심적인 언어 안에서 여성들은 재현 불가능성(theunrepresentable)을 구성한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그에 대한 사고가 불가능한 성, 언어의 부재나 불투명성을 대표한다. 뜻이 명료한 일의적 의미화에 기초한 언어 안에서 여성의 성은 규정 불가능성이나 지칭 불가능성을 구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들은 하나가 아닌 다수의 성이다. 여성을 타자(other)로 지목하는 보부아르에 반대하면서, 이리가레는 주체와 타자 모두가 폐쇄된 남근로고스중심의 의미화 경제의 남성적인 버팀목이라고 주장한다. 그 닫힌질서는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전체화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의 부정태(the negative)이자 남성적 정체성이 스스로를 그것과 반대되는 것으로 구분하는어떤 ‘결핍‘ 이다. 반면 이리가레에게는 바로 그 특정한 변증법 자체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화 경제를 배척하는 체계를 구성한다.- P102



여성이 하나의 성이 아니라 다수의 성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그런데 이것이 여성을 타자 라고 표현한 보부아르에 '반대'하는 것이라니. 이 사회의  기준이 남성인 것은 둘이 같이가는데, 그런데 한 쪽은 타자로 말하고 한쪽은 다수의 성으로 말하면서 이것을 '반대'라고 표현하는게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거다. 보부아르에 반대한다? 왜냐하면 여자는 타자가 아니고 다수의 성이기 때문이다?

위의 문장을 여러차례 반복해 읽으면서 대략적으로 내가 이해한 개념은 이렇다.

그러니까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 기준의 타자였음을 의미하고 그 자체로 타자의 존재를 의미하는데, 이리가레에게 여성은 그 타자라고 보는것 자체가 남성 기준이다, 라는 것이라는 것. 그러니까 남성이라는 기준 자체가 없었다면 여성이라는 것이 규정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같은데, 이게 그렇게 다른 말인건가?



'이리가레는 주체와 타자 모두가 폐쇄된 남근로고스중심의 의미화 경제의 남성적인 버팀목이라고 주장한다. 그 닫힌질서는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전체화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 구절은 이 책, 《젠더 트러블》을 시작하면서 만난 용어 설명의 '강제적 이성애'와 겹친다.


강제적 이성애 (compulsory heterosexuality)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은 사실 여자가 여자를,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것이라고 만들어버린 규범이다. 따라서 이 규범은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것이지 자연스럽거나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성애는 강제적인 것이다.- P5


동성애는 비정상적인것 이라는 규범 때문에 이성애가 당연해버렸다는 지점. 이리가레가 보부아르의 타자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형식의 비판인건가.


이리가레는 표식하는 자와 표식되는 자가 모두 남)성적인 의미화 양식 속에 있으며, 그 안에서 여자의 몸은 소위 의미화가 가능한 영역으로부터 차단되어 있다고 분명하게 주장한다. 포스트헤겔 시대의 용어로 여성은 소거되는(cancelled) 것이지 보존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이리가레의 해석에서 여성을 ‘생물학적 성‘ 으로 보는 보부아르의 주장은 전복되어, 여성은 자신으로 지칭된 성이기보다는, 타자성의 양식으로 활보하는 또하나의(encore), 체현된(en corps) 남성적 성이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리가레에게 여자의 성을 의미하는 남근로고스 중심적 양식은 그 자신의 자기 증식 욕망이라는 환영을 영원히 재생산한다. 남근로고스 중심주의는 여성들에게 타자성이나 차이를 부여하는 자기 제한적 언어의 제스처 대신, 여성적인 것을 감추고 그 자리를대신할 이름 하나를 제시하는 것이다.- P108



아 눈알이 팽팽 돌아가고 머리도 팽팽 돌아간다. 이리가레를 먼저 읽었다면 내가 여기에서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만약 젠더 트러블을 원서로 읽을 수 있었다면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어쨌든 젠더 트러블 읽기를 계속할 것이고, 숙제처럼 생각되어졌던 책, 이리가레도 읽어야겠다.



마무리는 아름답게 11월 함께 읽을 도서를 선정하면서 끝맺도록 하겠다.

여러분, 11월 도서는 이리가레, 《하나이지 않은 성》입니다.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리가레의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고, '언젠가 읽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 표지 좀 봐라.. 겁나 읽기 싫게 생겼어. 너무나 지루하고 재미없게 생겼다. 나 역시 이리가레... 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좀처럼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보부아르 제2의 성도 같이읽기를 하지 않았다면 아직 완독하지 못한 책들중 한 권이었을 터. 자, 여러분, 하나이지 않은 성, 이 숙제를 우리가 시작하면서 동시에 마치자. 11월, 이리가레의 하나이지 않은 성을 함께 읽자. 우리가 함께 읽는다면, 우리는 이리가레의 하나이지 않은 성을 완독할 수 있을 것이야.


정말 저 표지.. 진짜 재미없게 생겼지만, 너무 절판 각으로 생겼지만, 놀랍게도 절판도 품절도 아니다. 살 수 있다. 하나이지 않은 성을 읽으면서, 아 그때 버틀러가 이런 말을 한거구나, 우리 좀 더 알고 좀 더 볼 수 있도록 하자.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다른 책을 읽기로 계획하는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페이퍼를 이쯤에서 마치겠다.


이만 총총.




덧) 젠더 트러블 원서 살까? 검색했다가 155,000원 무슨 일이야.. 이건 페이퍼백이 아니라 하드커버로 사야할 것 같은데 하드커버 155,000 원...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1-07-12 1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젠더 트러블>읽으면서 자꾸만 안드로메다로 강제 여행가곤 하는데 이걸 원서로 읽을 생각을 하시다니 정말 다락방님 멋지심요.👍(하드커버 원서 가격 무섭네요!)

다락방 2021-07-12 10:22   좋아요 3 | URL
원서로 읽으면 더 잘 이해될까? 라고 잠시 생각을 해보았지만 감히 원서에 도전하지는 못하겠어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도 읽으면서 자꾸 튕겨져나와요. 뭐라는거야...그나마 좀 알아들을 것 같은 부분에서는 ‘이게 뭔말이야‘ 이러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걍 튕겨져나갑니다. ㅋㅋ 그래도 어떻게든 얻는게 있겠지 싶어서 계속 읽어보려고요. 사실, 빨리 읽어치우고 다른 책 읽고 싶어요. -0-

단발머리 2021-07-12 1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버틀러는 연구자들에게도 어렵다는 평이 있다고 주워들었고요. 그말인즉슨, 원서로 읽어도 다름없이 어려울 거라 예상합니다.
버틀러는 전 좀 더 쉽게 설명한 국내 연구자의 책을 찾고 있습니다(이미 찾으신 분 연락바랍니다^^)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이라고 한 권 뜨기는 하네요.

다락방 2021-07-12 11:21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원서로 읽어도 어렵다는 말을 듣긴 했습니다. ㅠㅠ
언급하신 책은 저도 알라딘 통해 알게 되긴 했는데요, 그러나 그 책은 과연 쉬울것인가.. 싶고요.
아니 단발머리님. 우리 여성주의 책읽기 3년째 하고 있는데, 아직도 버틀러 읽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해야 돼요? 얼마나 더 해야 이게 안어려워지는 거예요?
그런한편, 이렇게 어렵게 쓰여진 책은 여성주의에 있어서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을까, 여성의 삶에 어떤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좀 마음에서 밀어내게 돼요. 뭔가 의지 뿜뿜 다지기에는 백래시나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같은 책이 더 나은게 아닌가 싶고요.. 하아- 아직 절반도 읽지 못했으니 다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잠자냥 2021-07-12 12:53   좋아요 0 | URL
저는 <젠더는 패러디다 -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 읽기와 쓰기> 책 갖고 있는데요, 이 책도 번역이 그닥...;;; 그런데 문제는 국내 주디스 버틀러 관련 번역은 조현준 이 역자가 다 번역한 것 같은데... (...... 말은 줄이겠습니다)

다락방 2021-07-12 13:37   좋아요 2 | URL
맞아요, 잠자냥 님.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도 이 역자가 쓴 거더라고요? 잠자냥 님이 언급하신 책도 마찬가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그러면 그냥 젠더 트러블 읽는 대혼란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아서, 참신하고 쉽게 써주는 작가의 새로운 글이 필요합니다, 잠자냥 님!!! 어떻게좀 해주세요, 네?????

난티나무 2021-07-12 1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리가레 음청 어렵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ㅠㅠ 11월도 문장에 튕겨나가는 달인가요.ㅎㅎㅎ

다락방 2021-07-12 14:02   좋아요 2 | URL
버틀러도 어렵고 이리가레도 어렵고 ㅠㅠ 그런데 이렇게 같이 읽어야만 어려운 책을 어떻게든 읽어내고 그렇게 독서근육 단련도 시킬 수 있을것 같고 그래요 ㅠㅠ

제 생각엔 8,9,10 월 도서가 잘 넘어가고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ㅠㅠ
난티나무 님, 화이팅! 우리 모두 화이팅!!

잠자냥 2021-07-12 14:23   좋아요 3 | URL
이리가레 <반사경>은 원래 올 6월에 출간예정이었어요. (페미니즘 책 열심히 출간 중인 꿈꾼문고에서) 그런데 출판사 개인 사정(1인 출판사인 것 같습니다)으로 출간이 연말로 미뤄졌습니다.... 건강 문제인 것 같던데 쾌차해서 얼른 출간되면 좋겠네요.

참고 링크

https://twitter.com/kumkunbooks/status/1392677724959830020

- 2021-07-1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가레 읽지도 않고 이리가레를 좋아했던 저는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그제 받은 택배 <처음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을 쓰다듬는다 ㅋ 우리의 페미니즘 책읽기는 정말 완벽한 리스트업이란 말씀 ㅋㅋ

잠자냥 2021-07-12 15:41   좋아요 1 | URL
아니, 이리가레 읽지도 않고 좋아하기! 이것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하여 말하기 끝판왕 버전이란 말인가! ㅋㅋㅋ

다락방 2021-07-12 15: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겨요. 읽지도 않고 좋아하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쨌든 완벽한 리스트업은 저에게 맡기십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7-12 19: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읽지도 않고 좋아할 정도로 멋진 분이셨다구여 ㅋㅋㅋㅋ 정신분석학의 팔루스중심주의 지적하며 뚝배기 으찌나 대차게 깨버리셨나 라캉학파에서 공식 퇴출 시켜버린 그런 언냐 셨다구 ㅋㅋㅋ (여기서 중요한 건 난 라캉 잘 몰라 ㅋㅋㅋ 읽지않은 라깡ㅋㅋㅋ)

2021-07-12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Redman 2021-07-13 09:55   좋아요 0 | URL
보냈습니다!

유수 2021-07-12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쪽에서 멈춰있어요. 뭘 쓸수도 머리에 남은 것도 없어요(!) 이 고비 어떻게 넘어야 할까요ㅋㅋㅋ ‘놀랍게도 절판도 품절도 아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13 08:08   좋아요 0 | URL
이게 읽으면서 내가 재미도 있고 공감도 하고 동의도 하고 혹은 반대를 하고 그래야 제가 뭐 쓸 게 생기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으니 쓸 게 없어요, 유수 님. 저도 쓰고 싶은데 쓸 게 없어요. ㅋㅋ 아놔 ㅋㅋ 우린 앞으로 어쩌나요. 저는 백쪽 좀 넘긴 시점에서 잠깐 쉬어야겠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저는 이게 완독이 어려울 것 같진 않은데 완독해도 저한테 뭐 남는게 없을것 같아요.

유수님, 8,9,10 월 도서는..재미있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 이 고비를 잘 넘겨봐요! ㅠㅠ

2021-07-13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3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수 2021-07-1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daesan.org/webzine_read.html?uid=3875&ho=89 어젯밤 책 덮고 이 인터뷰 보니까 덜 어려워서 좋았어요. 주디스 언니 얼굴도 보면서 힘내고요... 아직 책을 열진 못합니다만 ㅋㅋ

다락방 2021-07-13 10:03   좋아요 1 | URL
오 인터뷰도 참고할게요, 유수 님! 어휴 읽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마음이 바빠요. 그런데 막상 펼치면 멘붕오고... 인생 뭘까요? 하하하하하.

han22598 2021-07-15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하....주디 버틀러..참 멋지게 생기셨던데,
글이 왜케 어려울까요? ㅠㅠ 쉽게 쓰시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지만,
아직 몇 쪽 밖에 안 읽어서, 머라 이야기 하기 좀 그러니. 가열차게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ㅎ


다락방 2021-07-15 09:28   좋아요 0 | URL
너무 학술적 용어가 나와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쉽게 써줬다면 좋았을 거라는 불만이 생깁니다. 어렵게 쓰면 이것을 실생활에 어떻게 접목시키느냐, 투덜대면서요. 저는 백페이지 좀 넘게 읽었는데 계속 달려보겠습니다. 힘내요, 한님. 빠샤!!
 

강제적 이성애 (compulsory heterosexuality)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보이도록 만든 것은 사실 여자가 여자를,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것이라고 만들어버린 규범이다. 따라서 이 규범은 강제적이고 강압적인 것이지 자연스럽거나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성애는 강제적인 것이다. - P5

결국 버틀러는 모든 정체성은 문화와 사회가 반복적으로 주입한 허구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하며, 그런 의미에서 섹스나 섹슈얼리티도 젠더라고 말한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 "젠더는 없다. 물론 이때의 젠더는 선험적, 근본적, 원래 주어진 젠더를 뜻한다. 모든 것은법과 권력과 담론의 이차적 구성물이기 때문이다. - P31

이 책의 요점은 (가끔 생기는 드래그에 대한 비하에 저항하는 것도중요하기는 하지만) 드래그를 진정한 모범적인 젠더의 표현물로치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젠더의 당연시된 지식이 실제에 대한 선제적이고 폭력적인 경계선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 P67

만일 어떤 사람이 여성이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며, 따라서 그용어는 완전한 의미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젠더화된 사람이 젠더의 특정한 고유장치를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젠더는 다른 역사적 맥락 속에서 늘 가변적이고 모순적으로 성립되었기 때문이며, 담론적으로 성립된 정체성의 인종적, 계급적, 민족적, 성적, 지역적 양상들과 부단히 마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젠더‘ 를 정치적, 문화적 접점에서 분리해내기란 불가능하다. 젠더는 늘 바로 그 접점에서 생산되고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89

게다가 양성의 형태학이나 그 구성상의 이분법으로 (앞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두 개의 섹스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젠더 또한 둘이어야 한다고 가정할 이유는 없다. - P95

어떤 면에서, 젠더가 구성된다는 개념은 해부학상 서로 다른몸에 각인된 젠더의 의미라는 어떤 결정론을 시사하며, 거기서 몸은 냉혹한 문화적 법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수용자로 이해된다. - P98

한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 보부아르에게 젠더는 구성된 것이지만 그녀의 공식에는 어떤 행위주체(agent),
즉 어쨌든 젠더를 걸치거나 전유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는 다른 젠더도 걸칠 수 있는 코기토(cogito)가 암시되어 있다. 보부아르의 설명이 암시하는 것처럼 젠더는 변하기 쉽고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것인가? 이럴 경우 ‘구성‘은 선택의 양상으로 단순화될 수 있는가? 보부아르는 여성으로 만들어진다‘ 고 분명히 밝혔으나 여성은언제나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화적 강제 상황 아래에 있다. 그리고 분명히 이 강제는 ‘섹스‘ 에서 온 것이 아니다. 그녀의 설명 어디에도 여성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반드시 여자라는 확언은 없다.
보부아르의 주장대로 "몸이 하나의 상황"13)이라면 언제나 이미(always already) 문화적 의미로 해석되지 않은 몸에 기댈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섹스는 담론 이전의 해부학적 사실성으로 볼 수 없다. 사실, 섹스는 그 정의상, 지금까지 줄곧 젠더였다.
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 P99

또다른 이론가들은 보부아르를 따라 여성적 젠더만이 표시되며, 보편적인 인간과 남성 젠더는 혼용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의 관점에서 규정되는 반면, 남성은 몸을 초월하는 보편적 인성을 가진 존재로 찬미된다. - P101

이리가레는 여성적인 성‘이 언어의 부재지점, 문법적으로 규정된 실체의 실현 불가능성, 따라서 그 실체야말로 남성적 담론의 지속적이고 근원적인 환영이라는 것을 폭로하려 했다. - P103

뤼스 이리가레는 논의를 좀더 복잡하게 끌고 가 여성들이 정체성의 담론 자체 내부의 모순은 아닐지라도, 어떤 역설을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하나‘ 의 성이 아니다. 대체로 남성적이고 남근로고스 중심적인 언어 안에서 여성들은 재현 불가능성(theunrepresentable)을 구성한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그에 대한 사고가 불가능한 성, 언어의 부재나 불투명성을 대표한다. 뜻이 명료한 일의적 의미화에 기초한 언어 안에서 여성의 성은 규정 불가능성이나 지칭 불가능성을 구성한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들은 하나가 아닌 다수의 성이다. 여성을 타자(other)로 지목하는 보부아르에 반대하면서, 이리가레는 주체와 타자 모두가 폐쇄된 남근로고스중심의 의미화 경제의 남성적인 버팀목이라고 주장한다. 그 닫힌질서는 여성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전체화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보부아르에게 여성은 남성의 부정태(the negative)이자 남성적 정체성이 스스로를 그것과 반대되는 것으로 구분하는어떤 ‘결핍‘ 이다. 반면 이리가레에게는 바로 그 특정한 변증법 자체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화 경제를 배척하는 체계를 구성한다. - P102

이리가레는 표식하는 자와 표식되는 자가 모두 남)성적인 의미화 양식 속에 있으며, 그 안에서 여자의 몸은 소위 의미화가 가능한 영역으로부터 차단되어 있다고 분명하게 주장한다. 포스트헤겔 시대의 용어로 여성은 소거되는(cancelled) 것이지 보존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이리가레의 해석에서 여성을
‘생물학적 성‘ 으로 보는 보부아르의 주장은 전복되어, 여성은 자신으로 지칭된 성이기보다는, 타자성의 양식으로 활보하는 또하나의(encore), 체현된(en corps) 남성적 성이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리가레에게 여자의 성을 의미하는 남근로고스 중심적 양식은 그 자신의 자기 증식 욕망이라는 환영을 영원히 재생산한다. 남근로고스 중심주의는 여성들에게 타자성이나 차이를 부여하는 자기 제한적 언어의 제스처 대신, 여성적인 것을 감추고 그 자리를대신할 이름 하나를 제시하는 것이다. - P1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팍스 팍스 1
사라 페니패커 지음, 존 클라센 그림, 김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만 보고 갔지만 너가 내게 최선이었지만, 가까스로 네게 닿았을 때 내가 네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내게 네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 힘든 시간을 거치고 서로만 바라보다 닿았어도 우리는 돌아서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보다 책장을 덮고 나서 더 생각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젠가 한 소년만을 좋아했었던 마음이, 지금은 이 발끈대는 암컷 여우와 털이 덥수룩한 동생 여우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했다.
그리고 이 둘은 여전히 무사했다. - P285

전쟁은 물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볼라가 피터의 아빠는 어떤 쪽에서 싸우느냐고 물었던 게 기억났다.
피터는 그걸 묻는 이유가 너무 기가 막혀서 볼라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올바른 쪽이오."
"얘, 꼬마야."
볼라가 불렀다. 피터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도록 한 번더 불렀다.
"넌 이 세상 역사 속에서 틀린 쪽을 위해서 싸움을 시작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니?" - P2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