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너무나 유명한 영국 시트콤 <미란다>의 시즌1 중 1편을 네이버에서 천 원주고 다운받아 본 적이 있다. 30분도 안되는 영상인데 천원이어서 그 뒤로 못보고 있다가 얼마전에 불쑥, 아 미란다 보고 싶다, 하고는 2편을 또 천 원주고 다운 받아 보았다. 그러다가 '내가 계속 볼거라면 넷플릭스에 있으면 좋을텐데' 했지만, 넷플에 없어서 네이버에서 본 거였고, 그렇다면 내가 아직 가입하지 않은 왓챠... 에 있으려나, 뒤져보니 오, 왓챠에 미란다가 있는게 아닌가. 나는 거침없이 미란다를 보기 위해 왓챠에 가입했다. 그동안 왓챠에만 있는 영화라면 보기를 포기했었는데 미란다, 왜이렇게 갑자기 보고싶었던 건지.. 게다가 영상도 25분 안팎이라 점심 먹으면서 보기에 딱 좋았다.




너무 유명해서 아마 대부분이 알겠지만 주연은 '미란다' 이고 미란다 하트가 미란다 역을 맡았다. 키가 185센치미터에 덩치가 커서 항상 그로 인해 엄마나 친구들로부터도 놀림을 받는다. 미란다는 자신의 가슴이 크고 쳐져서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이 나온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나는 이거 뭔지 너무 잘 알아서 뿜었다. 아, 미란다, 나랑 동지..


2009년 -2012년에 방영된 시트콤이라 당연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들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일도 없고, 뭔가 시도만 하면 다 망쳐버리고, 넘어지거나 부딪치고 사고를 치기 일쑤인 미란다의 일상을 보여준다. 수시로 강압적이었던 엄마 때문에 겁이 많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녀는 여행을 두려워하지만 너 여행 두려워하잖아, 라는 친구들의 말에 '나도 도전할 수 있어! 태국에 갔다올게!' 하고는 자신의 집 옆에 호텔을 얻어 체크인하고 태국에 왔노라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가게에 새로 오는 손님들 중에 멋진 남자에게는 다 대시해보지만 퇴짜맞기 일쑤고, 그래서 34살의 미란다는 노처녀이고 엄마의 소개팅 제안을 늘상 불만스레 받아들여야 한다. 엉뚱하고 실수연발이고 좀 엽기적이고 또 은둔자 성향이 있기도 하지만, 내가 미란다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장면들은, 미란다가 자신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무례하다고 말하는 거다. 나는 그게 왜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시트콤 특성상 심각하게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그녀가 무례하다고 할 때도 웃게 되지만, 그녀가


Rude!


할 때마다 너무 좋은 거다. 그녀가 rude 라고 말할 때면 자막에는 무례하네요 라고 나오는데, 아, 그래, rude 는 무례하다는 뜻이지! 하면서 또 이게 뭐라고 그렇게나 좋은 거다. 최근에 브리저튼 원서 읽으면서 rude를 만났었고, '아 이거 학교때 배운 단어인데 뜻이 기억이 안나네' 하고 답답해했더랬다. 그 뭐냐, 이게 좋은게 아닌데...문맥상의 뉘앙스로 어떤 분위기인지는 알았지만 '무례하다'는 뜻으로 퍼뜩 생각나진 않았었고, 사전 찾아보기 귀찮아서 그냥 넘겼던거다. 그런데 이렇게 미란다가 rude! 해주는 게 아닌가.


이 단어 말할 때마다 자지러지게 좋아하는 건 나뿐만은 아니었나보다. 좀전에 검색창에 미란다 하트 넣었는데 미란다 상점이 나오고 어? 이게 뭐여? 하고 들어가보니, 아 글쎄, 이런 걸 팔고 있는게 아닌가!




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저 rude 옆에 such fun 티셔츠는 미란다의 엄마가 늘상 하는 말이다. ㅋㅋㅋ rude 티 사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미란다의 키는 185 센치미터이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사람들은 다 그녀보다 키가 작고, 그녀의 키가 워낙 커 그녀보다 큰 사람이 적긴 하겠지만, 시트콤에서는 부러 그랬는지 죄다 진짜 훌쩍 작은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미란다는 자신이 남자를 만날라치면 자신이 너무 커서 다리를 구부리고 다녀야 된다고 말하는데, 그런 그녀가 유독 게리랑 있을 때는 키가 나란하다. 별 생각 없이 회차를 이어 보다가, '어? 게리는 미란다랑 눈높이가 같네?' 하게 되었고, 그렇게 찾아보니 실제로 게리 역을 맡은 '톰 엘리스'는 키가 191 센치라고 했다.





게리는 미란다의 오랜 친구인데 미란다에게 언제나 한결같이 다정하고 따뜻한 남자다. 강한 남자로 보이고 싶어하지만 사실은 무서운 게 많은 남자고. 그런 게리와 친하게 지내고 싱글인 미란다는, 사실 14년간 게리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고백하지 못한 채로 늘 그와 함께하는데, 주변에서 미란다와 게리의 친구들은 둘이 서로 좋아하면서 서로 고백하지 못하는 걸 아타까워한다. 시즌1은 그런 게리가 홍콩의 레스토랑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고 홍콩으로 떠나는 걸로 끝난다. 미란다가 혹시 가지말라고 말해준다면 가지 않으려고 하는데, 미란다는 너에게 잘된 일이라고 잘 가라고 하고 작별을 말하는 거다. 세이 굿바이.


밥통들..



내 마음도 아팠다. 미란다도 아프고. 시즌2에서는 게리를 잊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미란다가 나오는데, 그 와중에 새로운 남자와 또 썸을 타려고 부릉부릉 시동도 걸어보다가 쫜-  게리가 돌아오는 거다. 돌아온 게리와 미란다는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하고 연인이 되어볼까, 하고 쭈뼛쭈뼛 서로 다가선다.


너무 오래 친구로 지내서 연인으로 포지션을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잘 해보자 으쌰으쌰 하는데, 아아, 미란다는 알게 된다. 게리가 홍콩에서 결혼했다는 사실을. 너 결혼했었냐, 어떻게 내게 그걸 속이냐, 하고 분노하는데, 그때 게리는 green card 때문에 한 결혼이다, 그 결혼에 의미는 없다, 제발 내 말을 들어줘라, 하고 미란다에게 말하는 거다. 영주권 때문에 결혼하긴 했지만 데이트를 했던 것도 사실이고 섹스를 했던 것도 사실이라 미란다는 슬퍼하며 우리의 일은 없던일로 하자고 한다.


아, 그린카드가 영주권이었어? 나는 아주 오래전, 내가 보지는 않았지만 제라르 드빠르디유와 앤디 맥도웰의 영화 <그린카드>의 포스터를 떠올린다.















보진 않았지만 이 영화의 포스터는 퍼뜩 기억나면서 앤디 맥도웰, 드빠르디유! 했었는데, 아아, 그 포스터의 제목이 말하는게 영주권이었구나! 영주권이었어!! 그린카드는 영주권이야!!


이렇게 나는 영국시트콤을 보면서 무례한 이라는 단어와 영주권 이라는 단어의 뜻을 외우게 된다. 단어 습득 개이득..



게리는 미란다랑 잘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연신 미란다를 찾아가 대화를 하자, 나는 너랑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다, 라고 말하고 그렇게 미란다랑 화해하고 다시 '친구'로 지내기로 하지만, 미란다에게는 게리가 영주권 때문에 다른 여자랑 결혼했었다는 사실이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자기도 모르게 영주권, 영주권 하고 툭 튀어나와 버린다. 하아-


피 땀 눈물..

14년간의 짝사랑 그리고 영주권......... (눈물을 닦자)

앗, 2021-14=2007 !!



시즌3에서는 게리가 다른 여자와 연애를 하고 미란다에게도 멋지고 근사한 남자가 찾아와 연애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게리의 여자친구가 미란다를 나쁘게 말하고 게리는 이에 화가 나서 미란다를 나쁘게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녀랑 헤어진다. 미란다는 미란다대로 남자친구가 사랑한다고 말하는데도 그 말에 '나도 사랑해'라고 해줄 수 없어서 고민이다. 내가 왜 사랑한다고 답해줄 수 없을까, 를 고민하다가 그것은 그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사랑이 여전히 게리에게 향해있음을 알게 된다. 크- 14년간의 긴 짝사랑은, 그렇게 고백으로 향하는데,


시즌3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아니 글쎄 남자친구도 그리고 게리도 미란다에게 청혼하는 게 아닌가. 미란다는 사랑하지 않지만 다정하고 좋은 사람인 남자친구의 청혼을 받을까, 나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직 그 사실을 두려워하는 게리의 청혼에 예스를 말할까, 아니면 이 둘 모두를 받아들이는 대신 새로운 삶을 택할까 고민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나버린다. 읭? 그래서? 그래서?


검색해보니 미란다 시트콤은 시즌3이 끝이더라. 이러기 있긔없긔?



그 후의 이야기, 미란다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스페셜에피소드로 비비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더라. 오, 그래 보자보자 하고 재생했는데 쏴리~ 이건 영국에서만 재생 가능~ 이러는 거다. 그래서 못봤다. 쓰읍- 아까비..



미란다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재미있어서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소리 내서 웃으면서 봤다. 내가 연애 얘기만 쓰긴 했지만 연애 얘기보다는 다른 얘기가 훨씬 많다. 재미있는 지점이 많아서 재밌다 재밌다 보지만, 특히나 미란다 시트콤이 좋은 건, 시트콤이 끝나면 등장인물들이 음악에 맞춰 인사를 하는 거다. 이것은 시트콤이었고 내가 출연했다, 는 걸 보여주면서 한 명 한 명 인사하는데, 그게 그렇게나 좋다. 그러니까 뮤지컬의 커튼콜 같은 거다. 너무 좋아 너무 좋아 나는 그걸 보는 게 그렇게나 좋았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게리 역의 톰 엘리스 너무 따뜻해서 혹시 다른 거 뭐 있나 봤더니 주연으로 나온 건 <루시퍼> 라는 드라마더라. 아, 너무 길어.. 패쓰. 미란다 하트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 <스파이>에서도 나왔었는데, 미란다 하트 나온 드라마 또 있더라. 그거 봐야겠다. 미란다도 자꾸 봐야지. 나는 왓챠 이용권 구매했으니까. 어제 마지막회 보다 보니까 자막 올라갈 때 written by Miranda Hart 써있더라. 오, 이 재미있는 시트콤 각본도 썼구나!! 으흐흐흐흐.


찾아보니 영화 <엠마>의 조연으로 나왔던데 으, 엠마는 보기 싫은데..나는 책으로도 엠마 너무 싫어했어서... 으으...음... 스파이나 다시 봐야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파이, 만세!

그러고보면 스파이 진짜 넘나 재미난 영화다. 계속 무능력하다, 너는 할 수 없다 세뇌당했던 '수잔 쿠퍼'가 능력쟁이 스파이가 되는 이야기도 좋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재이슨 스태덤이 똥멍충이로 나오는 것도 너무 좋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라 페니패커'의 《팍스》는 이야기의 시작을 읽으면서부터 사실 끝을 짐작할 수 있다. 소년이 함께 살던 여우를 아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풀어주고서는 할아버지 댁에 살러 간다. 엄마는 돌아가셨고 아빠는 전쟁에 참가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혼자 남은 소년을 할아버지 댁에 보내야 했던 것. 여우도 내내 숲에서 소년을 그리워하고 그래서 소년을 만나기를 희망하며 소년을 찾아가기로 한다. 소년 역시 내내 자신이 팍스라 이름붙인 여우를 그리워하며 집을 나와 다리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자신의 여우를 찾고자 한다. 아빠 말을 들으면 안되는거였는데, 팍스 내가 없으면 안되는데.. 그 과정에서 팍스는 팍스대로 다른 여우들을 만나 숲에서 지내게 되고 서서히 자신에게 스며있던 인간의 냄새를 지우게 되며, 소년은 소년대로 자신을 도와주는 인간 어른들을 만나게 된다.


중간에 좀 지루하게 진행되어서 그만 읽고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그리하여 그들은 만나는가'가 너무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다. 끝에만 볼까? 이 생각도 하긴 했지만, 고지식한 나는 또 그런 거 잘 못하지. 그렇게 보았다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말을 보고 책장을 덮었다.


그런데 그 뒤에, 그 뒤에 자꾸 생각이 났다.

그렇게나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고 원해서 서로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결국 만났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거. 바로 그 지점에서 성장은 시작하는게 아닐까. 분명히 돌아서는 발걸음 아팠겠지만 그러나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 반드시 너에게 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 너에겐 그보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 내 마음이 이렇게나 간절하고 내 노력이 이만큼 들어갔어도 나는 상대에게 나를 받아들이라 강제할 수 없다.


이게 자꾸 생각이 나서 밤에 혼자 술을 마시다가 이 얘기를 하고 싶어졌다. 이걸 누구에게 말하고 싶은데, 들어봐, 그렇게 너무 원해서 힘들게 힘들게 찾아나서고 또 찾아냈어도, 그래도 뒤돌아 서기도 하는거야, 하고 말하고 싶은데, 그 밤에 도대체 누구에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얘기해야 좋을지를 모르겠어서, 그저 술을 마시고 속으로만 삼켰다. 훈제오리구이와 마라감바스의 밀키트가 그런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다시, 미란다 얘기로 돌아가면,

미란다의 14년간의 짝사랑이 만약 게리에게 고백을 하고 받아들여짐으로써 커플이 되는 걸로 끝을 맺었다면, 그것은 14년간 짝사랑의 보상일까? 커플이 되고 연애를 하는 것이 해피 '엔딩' 일까? 어쩌면 사귀고나서 헤어지게 됐을지도 모른다. 헤어졌다면 14년간의 짝사랑은 가치를 잃는 걸까? 왜 어떤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연애를 해도 가슴 속에 다른 사람을 품고 살까?

















이거 읽기 시작했는데 이거..분신사바 나오네? ㅎㅎ

이거 이상하다 이 책. 처음부터 뭔가 무서워. 딱히 무서운 얘기 나오는 거 아닌데 막 무서워서 ㅠㅠ 원래 집에서 자기 전에 읽을라고 했다가 낮에 출근할 때 들고 다니기로 했다. ㅠㅠ




오늘 아침에 뽀또 너무 먹고 싶었는데 편의점 두 군데나 갔지만 뽀또가 없었고 슬픔의 새드니스... 아이스 콜드브루랑 함께 먹으려고 했는데 없었어, 뽀또 없었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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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7-13 1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늦은 밤에도 곁을 지켜준 훈제오리와 마라감바스 녀석들, 참 좋은 친구들이군요.
<브라이턴 록> 무서워요? 무서우시구나.... 약간 뭔가 스멀스멀 일어날 거 같아서 그런가...

아니 근데 맨 처음에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이 나온다‘는 부분 읽고 잠시 멈춰서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깊이 생각해봤어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13 10:20   좋아요 4 | URL
열입골살 소년 나오잖아요. 그 소년 등장하고 그 소년 피하려고 성인 남자가 도망치고 이러는 것부터가 너무 무서워요 ㅠㅠ 뭔가 막 심장이 쫄려요. 되게 잘못걸렸다는 생각이 들고요. ㅠㅠ 무서워요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 스멀스멀 일어날 것 같아서 그런가봐요. 아직 초반인데 주머니에 황산도 갖고 있는 거 진짜 너무 무서워요. 이런 사람 알게될까봐 너무 무서워요 ㅠㅠ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 나올 수 있는 걸 깊이 생각해봐야 하시다니.. 이것이 바로 무경험자와 유경험자의 차이인가 봅니다. 껄껄껄.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공쟝쟝 2021-07-13 12:56   좋아요 1 | URL
어제 스팅고가 재치있는 가슴이라는 표현써거 그 가슴은 어떤 가슴인가 했더니 ㅋㅋㅋ 이렇게 가까이에 재치있는 가슴의 소유자가 있었던 것입니까? ㅋㅋㅋ 그것 참 재치있닼ㅋㅋㅋ

잠자냥 2021-07-13 13:08   좋아요 1 | URL
다부장 참 재치가 넘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7-13 13:37   좋아요 3 | URL
제가 또 재치다락방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치있는 가슴이라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쫄리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3 1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그린카드가 그런 뜻이군요! 전 그린라이트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ㅋㅋㅋㅋ 무례한 그린카드라길래 나쁜 남자 나오는 줄 ㅋㅋㅋ
하아.. 미드 본지가 언제인지.. 아니 티비 자체를 마지막으로 본지 3년 넘은 듯요 ㅜㅜ 미란다 나중에 보고싶어요
아무튼 마무리는 뽀또인가요. ㅋㅋㅋ 감바스가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다락방 2021-07-13 13:39   좋아요 0 | URL
미란다 너무 재미있어요, 독서괭님. 에피소드가 28분 정도밖에 안되니 추천합니다. 저는 지금 시즌1부터 다시 보고 있어요. ㅋㅋㅋ 그리고 게리가 너무 따뜻한 남자라서 좋아요!

오늘 집에 가면서 뽀또 사가지고 내일은 뽀또 가지고 와서 꼭 먹고야 말겠어요.
점심 먹고 산책하고 왔더니 너무 더웠거든요. 그런데 냉장고엔 거래처에서 선물해준 아몬드봉봉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이제 그거 먹을겁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1-07-13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뤄진 사랑만이 의미있는 사랑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답변 중, 전 마리 루티의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영속되는 사랑만이 진실하다고 믿는 세상,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러하다.

굳이 물어보지 않으셨지만 대답하고 싶네요. 가슴 사이에서 볼펜이나 리모콘이 나온다,는 게 어떤 건지 저도 짐작은 할 수 있지만, 가히 그것은 불가능한 일로서, 그것은 마치 제가 <브라이턴 록>을 읽는 일처럼 제게는 멀리 떨어진 세상의 일입니다. 두 분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무서버요. 아.... 어쩔....

다락방 2021-07-13 14:13   좋아요 1 | URL
크- 단발머리님. 진실한 독서를 진정성있는 독서를 하시는 분. 마리 루티가 맞아요, 그랬습니다.
저는 미란다의 14년간의 짝사랑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더라고요. 아주 긴 시간이잖아요. 그 긴 시간을 쏟아부었으면, 그랬기 때문에 반드시 맺어져야 하는가. 그러나 누군가와 관계가 시작되고 맺어지고 진행되는 건 나 혼자 하는게 아니니 내가 아무리 14년을 쏟아부었어도 안될 수도 있는 거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사랑이란 뭘까 싶고 삶이란 뭔가 싶고 그래요. 오늘 제가 유독 활력이 없어서 아몬드봉봉을 먹었는데(응?) 이게 더위 때문인지, 에어컨 때문인지, 생리중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란다의 14년간의 짝사랑 때문인지를 모르겠어요. 휴..

브라이턴 록은 저도 계속 읽을까 어쩔까 생각하는 중입니다. 저는 범죄가 벌어질 것 같은, 게다가 황산을 가지고 다니는 17세 소년이라니,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요 ㅠㅠ 무섭습니다 ㅠㅠ 무서운데 읽어야 할까요 ㅠㅠ 그렇지만,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단 한 번 만난것 만으로도 ‘누군가가 그 대신 질문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여주인공 때문에 읽어보고 싶기도 해요.

잠자냥 2021-07-13 14:18   좋아요 0 | URL
그나마 다락방 님께 위안이 될 말씀을 드리자면, <브라이턴 록>은 범죄 현장을 잔혹하게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단발머리 2021-07-13 14:27   좋아요 2 | URL
여기서 이런 말씀 좀 부끄럽습니다만.....저도 아주 오랫동안 한 사람을 짝사랑했었고, 결국 그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미란다처럼 친구로도 있을 수 없어서 제게는 추억조차 없는데 말이지요. 천국과 지옥의 그 시간이 소중했던 사람은 오로지 저 한 사람뿐이었다는 사실이 좀 안타깝고 그랬습니다. 그 때 전.... 말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때였는데 말이지요.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거, 특히 사람 마음이 그렇다는 걸 배우고 나서 저는 조금 큰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그런 면에서 좀 무심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구요.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고, 전 무심한 사람이 되어버렸고. 그렇습니다. 제 심정을 어떤 사람은 이렇게 표현했더라구요.
김동률이 부릅니다. 내 마음은.


뜨겁지 않은 사람이 됐어
웬만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
예전처럼 조그만 일에 화내지 않고
조금씩 무던해졌어

혼자 있는 게 편하게 됐어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피곤해졌어
이러다 나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까
걱정되다 체념하다 또 너를 생각해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
가져갔는지 내가 두고 온 건지
그냥 멀어진 건지 어느새

나 욕심이 덜한 사람이 됐어
약속 없는 멍한 시간에 익숙해졌어
이러다 또 갑자기 다시 사랑이 오면 어떡하지 지금은 나 줄 게 없는데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
되돌려 받을 생각조차 못해서 텅 빈 그대로 이렇게

내 마음은
내 마음은 그대로 멈춰서
너를 부르고 자꾸 다 들춰내고 살아있다 말하고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
되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린 채 다른 시간을 사는 내 마음은

다락방 2021-07-13 14:36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저는 피해자의 죽음에 의문을 가질 사람이 이 사람(!)인줄은 꿈에도 몰랐었기 때문에 어라? 이러면서 보고 있기는 합니다.


단발머리 님/ 아니 이게 뭡니까, 단발머리 님.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절 울리려고 작정하신겁니까. 아니 이를 어쩌면 좋아요 ㅠㅠ 오늘 퇴근송으로 김동률 노래 듣겠습니다. 지하철에서 땀과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피 땀 눈물..

긴 시간 짝사랑이라면 제가 또 챔피언 아니겠습니까... (그렁그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