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회사 업무에 큰 환멸을 느꼈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오면 출근하지 말까, 하는 생각을 오후 내내 했다. 이 일을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 나는 내 보직이 정말이지 끔찍하다, 라고도 생각했다. 내가 맡은 일, 내가 해내야 하는 일, 사실 따지고보면 크지 않은 그 사소한 일이 하루종일 나를 붙들고 놔주질 않아서, 내 에너지는 이미 고갈된 상태였다. 우울했고 울적했고 기운이 쫙 빠졌다. 저녁에 있을 리베카 솔닛의 강연회에 기쁜 마음으로 가기는 애시당초 틀린 것 같았다. 솔직히, 가기 싫었다. 강연이고 뭐고, 그냥 집에 가 퍼져 눕고 싶었다. 와인 한 병을 안주도 없이 쭉쭉 들이켠 다음에, 뻗어 잠들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거기에 얼마나 가고 싶었던가, 리베카 솔닛이라니, 나는 얼마나 만나고 싶었던가! 나는 억지로 억지로 지친 몸을 이끌고 건국대학교로 갔다. 가는 길에 친구를 만났고 나 오늘 좀 지쳤었어, 하고는 강연장에 도착했다. 좌석을 배정받고 자리에 앉았는데, 정말이지 몸이 천근 만근,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좀처럼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시간이 되었고 리베카 솔닛이 등장하는 순간, 갑자기 와- 하는 마음이 되었다. 오길 잘했다, 너무 좋다, 내가 살아 생전 리베카 솔닛을 내 눈앞에서 보다니, 그 사람의 목소리르 바로 들을 수 있다니!! 리베카 솔닛이다!! 하는 마음으로 뭔가 눈물까지 날 것 같아서, 아아, 역시 왔어야 했어, 오길 잘했어, 하고 등장의 순간부터 감동에 젖었던 거다.



그러나 그 감동도 잠시, 나는 솔닛의 강연시간을 즐길 수가 없었다.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나눠준 출력물도 충분히 좋았고(친구들 복사해줘야지!), 강연 내용과 질문, 그에 대한 답도 물론 당연히 좋은 내용이었다. 특히 남성 페미니스트들에게 너무 많은 룸을 차지하게 두지 말라는 말은 인상 깊었다. 그들이 여성 페미니스트들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가르치게 두지 말라 하셨다. 남자 페미니스트들이 여성학을 듣는 이유는 여자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서라는 누군가의 트윗 내용도 떠올랐다. 페미니즘을 공부했다고 해서, 거기에 대해 관심있다고 해서, 실제로 여성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야, 페미니즘은 말야~' 하면서 가르치려 든다니, 좀... 쪽팔리지 않나?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건, 페미니스트로서 발화하며 겪게 되는 고통과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억압당하는 고통, 둘 중에 하나를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었는데, 이게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나므로, 지금 트윗에서 후기를 검색해보고 오겠다. 이런 거였다.



"여성으로서 살면서 당할 수 있는 벌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 생각을 자신있게 밝히는 것에 따라오는 벌, 또 하나는 내 생각을 말하기 두려워서 웅크리고 있는 벌. 살면서 둘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는 여러분들의 몫이다."



저 말은 나를 진짜 후려쳤는데, 나는 내가 전자라고 생각했다. 내 생각을 말하면서 그에 따른 두려움 혹은 누군가의 공격을 당하면서 벌을 받고 사는 쪽이라고. 내가 그렇기 때문에 그 두려움을 갖기 싫어 '말하지 않는 쪽'을 이해하지만, 그들은 또 그들만의 벌을 받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뭔가 커다란 바위가 뒤통수를 치는 것 같은 거다.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도 다를 것이고, 아마도 우리는 그중에서 '차라리 이 고통을 택하리라' 하게 되는 것일테다. 



이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강연 자체는 내게 우울함을 가져다줬다. 솔닛이 영어를 쓰는 사람이니 당연히 통역이 있을 것이고,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솔닛이 말을 하고 그 말이 끝나면 통역사가 통열을 해주는 순간, 강연자인 솔닛과 나 사이에는 시간차가 생기는 거다. 만약 내가 영어에 능숙한 사람이었다면, 솔닛이 말을 하는 그 순간순간의 감정을 바로바로 포착할 수 있었을텐데, 나는 그게 안되는 거다. 강연장에 모인 800명의 사람들중 다수는 영어를 다 알아듣는 것 같았다. 솔닛이 말을 하면 그 말을 듣고 웃으면서 반응을 한 거다. 그러나 나는 솔닛이 말할 때 웃지 못했고, 그 후에 통역사를 거쳐 듣게 될 때는 이미 시간차가 생겨버려 웃을 수 없었다. 다만, '이 부분에서 웃었겠구나' 하게 되는 거다. 그러니 나는 강의를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되는 거다. 이 좋은 내용을 앞에 두고, 앞으로 페미니스트로서 어떻게 하겠다, 라는 다짐보다 더 앞서, '영어 못하는 나'가 나를 후려치는 거다. 하아-  내가 제때 피드백을 하지 못한다는 것, 누군가가 끼어들어 통역해줘야만 내가 강연자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거. 이게 나를 너무 우울하게 하는 거다. '좋은 가르침을 받고 크게 깨우쳐 세상을 더 넓게 보게 됐다'는 후기 같은 걸 안고 부푼 가슴으로 집에 돌아가고 싶었는데, '영어 못하는 나'만이 나에게 가득찬 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정희진 쌤과 윤김지영 쌤의 강연이 더 생각났다. 이현재 쌤의 강의를 들을 때, 그 분의 흥분이 내게 고스란히 전해졌던 때도 덩달아 떠올랐다. 그분들의 강연을 들을 때는 그분들의 흥분, 분노가 내게 고스란히 전해졌었는데, 솔닛의 생각이 내게 전해지려면 우리 사이에 시간차가 있고, 나는...백프로 즐길 수가 없었어... 영어, 뭐지?



나는 내가 전체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는, 일부는 알아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팝송을 틀어놓고 정신 뽝- 집중하면 절반쯤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처럼, 이게 슬픈 노래인지 기쁜 노래인지, 연인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는건지 꼴도 보기 싫다는 건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솔닛의 강연도 내게 그러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솔닛의 강연은 여행지에서의 영어와 달랐다. 아주 달랐다. 여행지에서 이게 얼마냐고 묻는 건, 엠파이어 스테이트는 어느 쪽으로 가냐고 묻는 것은 솔닛의 강연과 달라도 한참 달랐다. 여행지에서는 상대와 내가 눈을 맞추고 제스쳐를 써가면서 어느정도 서로의 말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지만, 솔닛의 강연은 그런 어느 정도로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 강연장을 나오는 나는 울적했다.



강연을 같이 들은 친구와 고기를 구우면서(맛도 없었어...), 소주를 마시면서 강연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친구도 나처럼 강연자와 나 사이의 시간차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바로바로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지 너무 신기해했어. 영어 공부 해야겠네...하는 무거운 마음이 되어 후기를 나눴다. 그 날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토로하고 친구로부터 다정한 위로도 받았다. 잠깐 친구 얘기를 하게 되는데, 이 친구는 참..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게, 언제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거다. 들어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 잘 들어주고, 게다가 어떤 것도 내게 강요하질 않는다. 여행을 함께 계속 하게 되는 것도, 이 친구와 항상 강연을 같이 듣게 되고 술을 마시게 되는 것도, 이 친구가 내게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고 강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이 모든 울적함이 나의 '욕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내내 그 욕심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욕심이 없었다면 받지 않았을 스트레스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내가 '영어로 알아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사실 영어 사용자와 나 사이에 통역이 필요한 건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닌가. 내가 외국에서 살았던 것도 아니고, 어학연수를 받은 것도 아니고, 고작 학창시절 배웠던 영어가 전부인데, 영어에 대해 시간을 들여 공부하지 않았으면서 영어를 다 알아듣기를 바란다니, 그것은 욕심 아닌가. 회사 일도 그렇다. 별 거 아닌 일이었고, 나는 그저 '원래 저렇지' 넘겼으면 됐을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잘해서 보고해야지' 같은 생각같은 걸 하니까 스트레스가 오는 거다. 결국 욕심이 문제 아닌가. 사람에 대한 것도 그렇다. 김경미 시인의 시처럼, '내가 세컨드다, 나는 그저 세컨드이면 된다'의 마음으로 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세컨드 따위 되고 싶지 않아!' 라는 바람이 생기다보니 또 스트레스를 받고.... 그저 내가 무언가 되고 싶다, 잘하고 싶다, 최고이고 싶다, 이런 욕심만 버리면 세상만사 다 해결되는 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결국, 욕심이 문제인 거 아닌가...





나는야 세컨드 1


                                                           김경미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자든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의 주차장 같은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번째,
첫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 이 아니라 늘 다음, 인
언제나 나중, 인 홍길동 같은 서자, 인 변방, 인
부적합, 인 그러니까 결국 꼴지,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 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 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고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곳에
그러므로 자주 새끼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
조용히 웃곤 할 것 밀교인 듯


나는야 세상의 이거야 이거





토요일에 여동생네 집에 가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술잔을 앞에 두고, 정말 사소한 일, 누구에게 말하기도 창피한 일인데, 나는 이런 일에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아, 내 성격이 문제인 것 같아, 그냥 무시하면 되는데 그게 잘 안돼...라고 하자 여동생은 그랬다. 언니, 그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고 해도, 내가 상처받았던 일이라면 거기에 대해서 번번이 상처받을 수밖에 없어, 그게 인간이야, 사람은 같은 일로 번번이 상처받아, 라고 하는 거다. 아아, 동생아, 너는 어떻게 그렇게 현명한 사람이 되었니, 어떻게 그렇게 제때에 제대로된 말을 해주니. 내가 이 회사에 15년을 다니면서 아직도 이런 걸로 스트레스 받는 내 성격이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런 내 자신이 너무 싫었는데, 동생은 그랬다. 누구나 번번이 같은 일로 또 스트레스를 받는 거라고...


그러고보니 매사 그런 식이었다. 회사에서의 일도,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도, 그리고 사람에 대한 욕심까지도... 번번이 나를 상처주는 건 언제나 같은 식으로 반복되었다. 아마도 내가 이런 성향의 사람이라서이겠지만, 인간이란 게 무릇 그렇게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인 건 아닐까. 나도 그냥 인간이고, 나 역시도 특별히 더 예민한 부분과 특별히 더 강한 부분을 가진, 그냥 한 명의 여자사람일 뿐인데...내가 뭐라고 모든 일에 다 강하게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한걸까. 


그리고 계속 욕심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욕심만 버리면 돼, 내가 욕심만 버리면 매사가 다 헐렁한 일이 되어버려, 내가 욕심을 버리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라고. 그렇지만, 지금까지 내 삶이 욕심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세컨드가 되자고 수없이 다짐해도, 그보다 더 많이, 나는 세컨드가 되기 싫다고 생각하는 걸. 세컨드 싫어!! 라고 버럭버럭 소리치고 싶은 걸. 그렇다면 이런 내게 계속 스트레스와 상처는 따라오는 것인가.... 



나는 이번이 아닌 '다음'이 되기 싫어.

첫번째가 아닌 두번째가 되기 싫어.

나는 새끼손가락으로 표현되기 싫어.



엉엉 ㅠㅠ





금요일은 그렇게 여러가지로 내 에너지를 쑤욱- 가져가버렸고, 나는 어제 저녁 여섯시반부터 자버렸다. 아니 그러니까,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책도 읽고 구몬영어도 하고 그럴랬는데, 하하하하, 잠깐 눈뜨니 몇 시였더라? 아무튼 정신 안차려져서 조금 더 자자, 했고 그렇게 또 밤에 눈떴다가 아아 눈 감겨, 하고 계속 자고, 새벽 세시에 눈 한 번 또 떴따가, 아아, 아침을 맞이하자, 그러고는 더 자버려서, 결국 어제 저녁 여섯시반부터 오늘 아침 다섯시반까지 잤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게 뭔일이래 대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계획했던 걸 아무것도 못했어!!!!!! 역시 체력 소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심한 육체적 움직임보다, 과음보다, 스트레스다.... 스트레스가 내 육신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그게 어떠한 것으로 생긴것이든간에, 극심하게 신경쓰는 게 있다면, 그것은 나를 갉아먹어... 그나저나,



구몬영어는 어떡하지? 구몬영어도 주인 따라 역마살이 있는지, 내 가방에 들어간 채로, 회사로도 따라갔다가, 집으로도 따라갔다가..... 그렇지만 꺼내어져 하게 되지는 않는, 그저, 이에저에 뻐딜 닙다이...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이르고 가는것인가......... 구몬이여....내가 미안해........그렇지만 그거슨 너의 팔자, 나란 주인을 만난 너의 운명의 데스터니........




아아, 더 자고 싶다. 회사 같은 거 안다니면서 살고 싶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너를 만난건 정말 행운이야 
황무지 같은 이 세상에 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렇게 넓은 세상 한가운데 그댈 만나건 나 역시 기쁨이야 
가시 나무같은 내 맘에 그댈 만나지 못했다면 

**힘겨웠던 지난날을 견딜 수 없어 
어딘가에 한 줌의 흙으로 묻혀있었겠지 
바라보고 있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아직 네게 말은 안했지만 내가 살아있는 
살아숨쉬는 이유 

우리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거야 운명이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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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8-28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더 자고 싶다. 회사 같은 거 안다니면서 살고 싶어.........
이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영어에 대한 다락방님의 심경 또한 격하게 공감하며
이 어지러운 월요일을 시작...

다락방 2017-08-28 14:08   좋아요 0 | URL
영어는 뭘까요, 비연님? 대체 무엇이길래 이나이 먹도록 저를 고민하게 하고 우울하게 하는걸까요.
오히려 학창시절에는 별 고민 없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영어 시험 보거나 하면 점수는 좋았거든요. 그래서 영어가 저에게 아주 오래 고민거리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학창시절을 보내고나니 제가 얼마나 영어를 못하는 사람인가를 실감하게 돼요. 아, 완전정복하고 싶지만 때로는 꼴도 보기 싫은 영어여...

월요일도 벌써 반나절이 지났어요. 남은 시간에는 저녁 메뉴에 대해 생각하며 보내야겠어요. 휴...

책읽는나무 2017-08-28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생분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본인은 못느끼지만(많은 부분을 느낄때도 있지만요!) 늘 같은 상황,같은 이유로 신경을 쓰고 있고,그것에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그러다 슬쩍 상황이 어물적 넘어가면 또 괜찮다가 포물선처럼 휘어진 선에 도달!! 그럼 또 그 상황에 닥치면,어느새 스트레스 강물에 젖어 있더라는!!!!!
이걸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인데~~그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다락방님은 또 현명하게 잘 대처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만약 리베카 솔닛의 강연에 갔더라면?영어 때문에 자괴감이 들다 못해...좋게 읽었던 리베카 솔닛의 책들에게도 부끄러움이 들지 않을까?뭐 그런생각이 드네요ㅋㅋ
왜냐면 지금 <멀고도 가까운>을 읽고 있거든요....작가가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에 작가님이 내귀에 속삭이는 듯하게 친근감이 들곤 하는데 영어로 속삭여 준다면??
어휴~~~~~ㅜㅜㅜ
아마도 누구세요??한국말로 답해드릴지도 모르겠군요ㅜㅜ

다락방 2017-08-28 14: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나무님. 같은 상황, 같은 이유로 스트레스 받는다는 게 바로 제 성격이고 성향이란 거겠죠. 한 번 해보고 이제 여기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 말자, 라고 해서 그게 잘 된다면, 그건 애시당초 저를 신경쓰이게 할 문제가 아니었겠죠. 어찌보면 아주 단순한건데, 그런데도 매번 이렇게 그 상황에 맞닥뜨려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저는 지난 금요일에 아주 많이, 제 성격이 지금과 달랐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조금 더 무시할 수 있다면, 조금 더 대범할 수 있다면, 조금 더 무신경하다면 등등... 지금과는 많이 다른 성격을 바랐었어요. 그러나 제가 다른 성격의 사람이 된다해도 모든 걸 다 무심히 넘길 순 없겠죠. 분명 지금과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 예민해지고 불끈하게 되고 그럴거예요.


리베카 솔닛의 강연에서 영어 때문에 자괴감을 느낄 거라는 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갔었어요. 통역이 있다니 괜찮구나, 하면서 갔던건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강연자와 나의 시간차 때문에 당황하게 되더라고요. 여기서도 또 제 자신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영어를 못한다면 걍 통역자의 말을 신경쓰며 들으면 되는 것이고, 그게 싫다면 공부를 해서 잘하면 되는데, 현실은 구몬영어 밀리기.... 휴....


그렇지만 리베카 솔닛의 책들을 계속 읽을겁니다. 읽겠어요! 책나무님, 우리 부지런히 읽으며 이야기 나눕시다!!

단발머리 2017-08-2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베카 솔닛 강연회 다녀오셨군요. 리베카는 정말 금발인가요? 금발에 파란 눈....
저도 리베카 보고 싶었는데, 보고는 싶었는데... 못 갔네요.

영어에 대해서 다락방님이 느꼈던 생각에 공감해요. 저도 그럴 때 많고요. 근데,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웃었다는 사람들이요. 다 알고, 그러니까 리베카의 말을 다 이해하고 웃는 게 아닐수도 있어요.
그냥 리베카의 표정 보고 웃는 것일 수도 있구요.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웃기는 이야기 같아‘, ‘미리‘ 웃는 경우가 많답니다.
정확히 이해도 못 했으면서요. 다는 아니겠지만요.....
그나저나 다시 시작되는 영어 공부의 유혹과 협박이 우리를 옥죄네요. ㅠㅠ
다시 한 번 구몬영어에게 화이팅을 불어넣을 시간인가요.

그 좋은 친구분 말이예요.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니... 참 좋아요.
다락방님을 좋아하는 친구니 그럴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도, ‘훈계‘하려고 하니까요.
제일 중요한 건 ‘들어주는 거‘, 맞는 거 같아요.

다락방 2017-08-29 11:47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금발입니다. 파란 눈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제 자리가 뒷쪽이었거든요. 긴 머리를 풀고는 강연 도중 자꾸 머리를 넘겼답니다. 목소리는 조용했어요. 음, 저는 좀 더 큰, 열정적인 목소리를 기대했는가 봐요. 제게 흥분과 분노가 전해지기를 원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그게 안되니까 제가 좀 실망한 듯요..

구몬영어에 화이팅 해야 하는데, 이건 그냥 제 가방에서 조용히 숨쉬는 가운데, 내일이면 또 이번 주의 구몬이 와요..아 인생.. .이렇게 구몬 밀리는 인생을 제가 살 줄이야.
생각해보면 저는 학창시절에도 엄마 졸라서 학습지 신청하고서는 하지 않고 밀렸죠... 책상 깊숙하게 숨겨두었더랬어요. 하하하하하. 공부 못하는 데는 다 까닭이 있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님도 제게 너무 좋은 친구에요. 다정하고 아름다운 친구예요. 저는 단발머리님이 여기에 계시다는 게, 그리고 부르면 응답해주신다는 게 진짜 행복합니다. 우리 다정하게 지내요, 단발머리님. 오래오래. 제가 쿠알라룸푸르에서 요가 선생님을 한다해도, 우리는 친하게 지내는 겁니다!! 쿠알라룸푸르에 놀러오세요!! (막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08-28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29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7-08-2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마음속으로 외워야겠네요.
세컨드다 세컨드다.

다락방 2017-08-29 11:56   좋아요 0 | URL
저는 예전에는 자꾸 세컨드라고 생각하려고 했거든요. 그걸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런 태도로 살 거라고, 그게 더 속편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런 마음이라 저 시도 좋아서 시집을 사고 그랬는데,
오히려 더 나이들어버린 지금 ‘세컨드는 싫어!!‘하는 마음이 되었어요.
세컨드가 될 바에야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 하는 마음이요.
그래서 힘들어요 ㅠㅠ

꼬마요정 2017-08-2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흑.. 맞아요.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잘 하길 바라는 건 욕심이죠. 저도 그렇거든요. 잘 하고는 싶은데 공부는 안 하는...ㅠㅠ 그런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노력한 만큼 보상 받는다면 그건 운 좋은거라면서!!! 그 반대는 왜 안 되는거야!! 라고 혼자 궁시렁거리죠. 노력 안해도 잘 할 수 있을 수도 있자나.. 뭐.. 이런... 하아... 삶이 참 쉽지 않아요. 내 노력대로, 내가 의도한대로, 내가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그것들이 새끼를 쳐서 어떤 때는 기쁘게, 어떤 때는 억울하게 덮쳐 오니까요. 살다보니 억울한 일이 제일 스트레스로 남더라구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지는... 일이 많으면 최악의 경우 다 던져버리고 그만두고 이러면 되는데, 억울한 일은 풀 길이 없잖아요. 가해자가 풀기 전에는. 그래서 언제부턴가 내가 한 행동이 남에게 억울함을 안 주도록 조심하게 되는데... 아니, 왜... 또 그렇냐구요. 아.. 왜... 내 걱정 안 하고 남 걱정이냐구요..

다락방님... 우리는 참 좋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다락방 2017-08-29 12:02   좋아요 0 | URL
왜,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간절히 원하면 제 스스로 길을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이건 너무 빠져나가기 쉬운 말인 것 같긴한데, 간절히 원한다면 제가 그렇게 되도록 선택을 하더라고요. 거기에 가깝게 가게 되는거죠. 그래서 결국은 원했던 것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핑계를 대자면, 제가 영어를 못하는 건,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없는거죠. 만약 영어를 잘하고 싶고, 영어가 내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러면 저는 어떻게든 영어를 잘하기 위해 노력했겠죠. 제가 공부안하는 건, 사실 안해도 사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라고 어떻게든 빠져나가 봅니다.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게 너무 많죠. 저는 지금 회사 업무가 그래요. 저한테 너무 스트레스를 주고 있고 그래서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어요. 이걸 그만둬야 행복해질거란 생각이 들어요. 회사에 오기만 하면 [나는 자연인이다] 찍고 싶어져요. 도망가고 싶어요 ㅠㅠ
그렇지만 회사를 그만두면, 제가 책을 살 돈도, 술 마실 돈도, 여행 다닐 돈도 없게 되겠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참고 해야 하다니... 세상 진짜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이렇게 살아야 할까, 술도 안마시고 책도 안읽고 여행도 안갈거라면...그렇다면 회사를 그만둬도 될까..
뭐 이런 생각을 반복해 하고 있어요.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고 그냥 어렵기만 해요.
직장생활 거의 20년 다 되가는데, 아직도 방황하는 기분이예요, 꼬마요정님.


그렇지만 우리는 좋은 사람들인 건 맞아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점심시간이에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

psyche 2017-08-31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는 참으로.... 미국 살면서도 못하는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흑

다락방 2017-08-31 08:19   좋아요 0 | URL
흙흙... 그렇습니까? 미국에 가면 다 잘하게 되는 거 아니었어요? 흙흙 ㅜㅜ
구몬영어 열심히 해야겠어요. 어제 또와서 밀림이 또 늘었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7-08-31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 - 능력 있는 현대 여성은 왜 무기력한가
레베카 라인하르트 지음, 장혜경 옮김 / 이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그것을 더 알고 싶어질수록 다른 것들에 대한 앎의 욕망도 더 커졌다.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읽고, 말을 하고, 생각을 나누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칠수록, 언어란 것에 대해 궁금해졌고 종국에는 내가 알아야 할 것은 철학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학문은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겠구나, 하는 것도 최근에야 깨달았다. 나에게 그것의 시작이 페미니즘이었지만, 누가 어떤 다른 공부를 시작한다 해도 결국 우리는 만났을 것이다. 학문은 연결된 것이니까. 내가 언어학을, 사회학을, 정치학을, 경제학을 그리고 철학을 좀 더 잘 알게 된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시야도 좀 더 넓어지고 사고도 확장될 것이라는 게 눈에 보였다. 만약 누군가가(혹은 내가) 언어학을 먼저 공부하게 됐다면 혹은 경제학에 먼저 관심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그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파고 들어가다가 결국 페미니즘을 만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페미니즘이 학문으로 분류되든 그렇지 않든, 결국은 모르는 상태에서는 '공부'해야 하는 것이었고, 공부는 하면할수록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 세상에 얼마나 알아야 하는 게 많은지를 알게 되는 것이니까.



재차 말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철학이라는 것으로 따라가지 않나 싶었다. 그렇게 철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대학시절 관심도 없던 철학을, 성인이 되어서도 나와는 무관하다 생각했던 철학을 만나고 싶었고, 그 숱한, '이름만 들어본' 철학자들의 이론서를 먼저 읽는 것보다는, 개념을 먼저 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마침, 맞춤하게 이 책이 눈 앞에 똭- 보이는 게 아닌가. 좋다, 철학을 공부하기에 앞서, 철학하는 여자가 강하다고 말하는 이 책을 읽어보자. 이것은 내가 접근해야 할 철학에 대한 가장 좋은 입문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거다. 그러나, 내 예상은 빗나갔고, 결과적으로 나는 이 책에 실망했다. 이 책은 내가 생각한 '철학에 대한 입문서'가 아니었다. 이것은 오히려 '자기계발서'에 가까웠다. 아니, 자기계발서다. 조금더 상세히 분류하자면, '여성에게 맞춤한 자기계발서'쯤이 될텐데, 그렇다 해서 이 책이 무용하냐 하면, 그건 또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우리가, 특히 여성들이, 우리를 가둔 굴레를 벗어던지자고 시종일관 얘기한다. 우리가 그렇게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그러니까, 너무 당연한 얘기다. 우리는 훌륭한 일꾼이면서 동시에 어진 엄마이고 다정한 아내의 역할을 모두 다 갖출 수 없다. 그런 역할들을 모두 다 수행하려고 하느라 잠잘 시간마저 부족한데, 이것은 과연 우리가 '당연히' 가져가야 할 역할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거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좀 더 당당해져야 하고, 거부할 수 있어야 하고, 남자들보다 더 많이 노력하지 않아야 하고, 힘을 가져야 한다는 거다. 얌전하거나 착하지 말자고, 겸손하지 말자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분명,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딱히 속시원한 느낌이 아닐까'를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유의미한 책일 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세상과 고정관념에 맞서게 하는데 도움을 줄만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내게는 이 책이 필요가 없다는 데에 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바를 충분히 알겠고, 저자의 뜻에 충분히 동의하지만, 나는, 이 잘난 나는!!! 이미 저자가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그 지점을 넘어서 있는 것이다!!!!! 



으음, 이 책은 의미 있지만 내게 필요친 않은 책이군,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절반도 채 읽기 전에 이 책을 덮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책 또는 읽고 싶은 책은 쌓여있는데, 굳이 필요없는 책을 읽으면서 이 유한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학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은 나의 마음, 나의 이 애절한 마음은, 책장을 덮는데 반대했고, 철학자라는 저자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자고 결심하게 되었던 거다. 처음 내가 이 책에 기대한 바대로 이 책은 내게 '맞춤한' 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얘기하면서(우리가 권력을 가지자!! 충분히 가질 수 있어!!), 계속해서 철학자들을 소환해낸다. 이 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어, 이 철학자는 저런 말을 했지, 하면서.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나는 한나 아렌트가 궁금해졌다.




궁금해지는 게 많다는 게 나는 좋다. 궁금한 게 많다면 그 궁금함을 모두 해소할 수는 없지만,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테고, 그건 공부로 이어지는 것일테니까. 책은 모든 문제에 대한 궁극적 해답은 결코 될 수 없지만, 어떻게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이 책은 딱히 내게 필요한 책은 아니었지만, 다른 철학책을 또 읽어보자, 결심하게 되었다. 




지난 주말에는 창원까지, 페미니즘 철학 강의를 들으러 다녀왔다. 강의를 들었더니 칸트와 들뢰즈에 대해 빠샥하게 알게 되었다.... 라고 하면 너무나 아름다운 결론이겠지만, 나는 '이것은 무슨 말인가.... '하게 되어버렸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강의를 들으러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런데 다들 앉아서 조금이라도 더 들으려고,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하며 열중했다. 질문도 뭘 알아야 할 수 있는 건데, 나는 지식이 1도 없으니 질문도 못하겠더라. 공부를 하면할수록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는 가에 대해 깨닫게 된다. 




철학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너는 누구인가.

왜 우리는 이렇게 지내는가.

인생은 무엇인가.

그들은 왜 그렇게 되었는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왜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인가.



이 모든 근본적인 질문은 결국 철학이다. 우리는 계속 묻고 답을 해야하고 그것을 멈추지 말아야한다. 나는 지치지 않고 게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체력이 딸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더러 받기도 해서, 아아, 이래서 어른들이 공부도 다 때가 있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그치만, 무릇 공부란 멈춰서는 안되는 것이야. 열정적으로 공부해서 후다다닥 앞으로 가면 좋겠지만, 그러다가 지쳐서 널브러지면 오히려 뒤로 가게 되어버린다. 꾸준히 가야겠다.



학창시절 나는 공부를 못했지만, 특출나게 점수가 높은 과목은 있었다. 나는 이게 바로 공부 못하는 사람의 특징인가보다, 오늘 생각했다. 모든 학문이 연결되어있다는 결론에 이르자, 그래서 전교1등 아이들이 전과목을 다 잘했구나 싶어지는 거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든 분야에 보통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것처럼, 그들은 외국어에도 능통한 것처럼, 무엇을 알고자 하는 욕망과 그것을 채워주는 지식이란 것은 결국 다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고 응용한 게 아닐까. 나는 너무 늦된 아이였어....그랬던거야.....





마지막으로 별점에 대한 고민을 한다...철학적으로..

나는 이 책에 대해 별을 셋을 줄것인가 넷을 줄것인가...그러니까 사실 읽으면서는 셋이다!! 했는데, 나는 내 자신의 주된 인물이니 내가 읽은 그대로 평을 해야하긴 할것인데, 그런데 이 저자가 틀린 말 한 거 하나 없고 다른 사람들에겐 유의미한 내용일 것이니까 조금 더 줘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최종 결론은 3.5가 되었는데, 알라딘엔 반점짜리가 없으니까...셋이나 넷 둘 사이에 결정해야 할 것인데, 그렇다면 셋을 줄것이냐 넷을 줄것이야.... 하다가 그래, 올림을 하자, 하고는 별을 넷을 주기로 지금 막 나와 내가 쇼부를 쳤다.


삶은 이렇게 질문의 연속이다. 늘 질문하고 늘 답을 구하면서 인간은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이 생에서는 엄마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직장에서 행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인생의 남자가 딴 여자의 품으로 달려갈 수도 있다(그러지마...딴 여자의 품으로 가지마.......돌아와, 짜샤.........). 하지만 그것이 곧 우리가 무언가를 놓쳤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성급하게 땅에서 뽑아 버리는 바람에 말라빠진 식물을 보며 화를 낼 동안 다른 식물들이 조용히 소리 없이 싹을 틔운다. (p.57)





쉽게 반말을 하거나 상대의 반말을 용인하지 마라. 당신은 성인이다. 특히 직장이라는 무대에서 튀어나오는 반말은 쉽게 용인해서는 안된다. 반말은 친밀함을 넌지시 암시하지만 그 친밀함은 대부분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당신에게 은근 슬쩍 반말을 던지거나 당신을 별명으로 부르는 상사는 그 반말 의식을 악용하려는 사람이다. 이럴땐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정확한 발음으로 상대의 이름과 직위를 호명해야 한다. 그럼 권력은 당신 편이 될 것이다. (p.98)

유독 철학과에선 지위가 높은 여성을 만나기 힘들다. 철학과 여대생들은 대학 시절부터 제대로 대우를 못 받고 무시당하기 일쑤이며 재능없는 인간 취급을 당한다. 철학이란 것이 남자들만 가진 희귀한 재능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오랜 시간 방에 틀어박혀 혼자서 비환원주의적 유물론이나 포스트 형이상학의
자유 개념을 연구하여 자식 대신 상을 타고도 남을 만한 우수한 글을 쓴 여성은
‘정상이 아니다‘. 틀림없이 ‘미쳤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의 글을 남자 동료가
쓴 글보다 더 나쁘게 평가하며 그녀의 말을 히스테리컬하다고 낙인찍거나, 더
나아가 아예 입을 못 열게 만든다. 그런 경험, 그 비슷한 경험들 탓에 많은 여성
학자들은 교수 자리를 아예 처음부터 꿈도 꾸지 않는다. (p.14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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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4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24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08-24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철학책 좀 보니까 철학 그거 뭐 별거 없더라구요. 한 300000년 정도 공부하면 싸그리 정복할 수 있겠던데요? 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7-08-24 13:24   좋아요 0 | URL
ㅎㅎ 그정도 공부하면 정복 가능하단 말이죠? 오케바뤼 알겠어요. 일단 영생을 얻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제가 철학 공부하는데 선배님 도움 좀 받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지도 부탁드려요. (꾸벅)

syo 2017-08-24 13:27   좋아요 0 | URL
네, 그렇다면 제가 1년정도 먼저 시작했으니 299999년은 우리 함께 달려볼까요??ㅠㅠㅠㅠㅠ

다락방 2017-08-24 13:30   좋아요 0 | URL
흑흑 그래요 ㅠㅠ 그 머나먼 길, 쇼님과 함께라면 흑흑 외롭지 않겠지요 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함께 달려봐요..아니, 난 좀 걸으면 안될까요? (글썽)

syo 2017-08-24 13:37   좋아요 0 | URL
걸으셔도 되요. 뭐 한 백년 살다 가는 인생 600000년 걸리나 300000년 걸리나 큰 차이 있겠어요? 쉬엄쉬엄 갑시다, 막걸리나 마시면서.

다락방 2017-08-24 13:39   좋아요 0 | URL
음... 비도 오는데......막걸리 얘기를 하니.........몹시 흔들리는군요.
오늘 저녁에 막걸리를 마실까 말까 마실까 말까...................................................

아아 역시 삶은 고민의 연속이여..................

비연 2017-08-2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나 아렌트가 궁금합니다...

다락방 2017-08-24 14:18   좋아요 0 | URL
세상은 궁금한 것 투성이죠.... 제가 혹여 공부하게 된다면 페이퍼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불끈!!
 
넛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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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탄생으로써의 복수, 삶으로써의 응징!!
책장을 덮고 한템포 쉰 다음에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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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7-08-22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오늘부터 100자평도 하시는 겁니까?? 저처럼 치매방지용으로??ㅎ

다락방 2017-08-22 10:59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이거 필요해요. 안그러면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읽었다면 어땠었는지 기억이 1도 안나서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줄리아 차일드'는 남편의 직장이 파리가 되면서 덩달아 파리로 오게 된다. 남편이 직장에 간 사이 자신은 무엇을 할까 고민해서 모자만들기라든가 하는 일거리에 도전해보지만 영 재미가 없다. 그러다 요리 학교에 가게 되었는데, 달걀 삶는 것 같은 걸 가르치는 게 아닌가. 이에 줄리아는 교장선생님께 '그보다 더 고급진 수업을 듣고싶다'고 말한다. 교장은 더 어려운 수업이 있긴 하지만 학생이 전체 다 남자라며, 그런데 들을 수 있겠냐고 묻는다. 줄리아는 듣겠다고 한다.


줄리아가 그 수업에 들어가보니 학생들이 죄다 남자이고, 게다가 그녀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게 느껴진다. 양파를 썰어야 하는데 줄리아가 잘 썰지 못하고, 그때 자신이 느낀 기분이 싫었던 줄리아는, 집에 가서 온종일 양파 써는 연습을 한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퇴근 후에 집에 돌아온 남편 역시도 오자마자 눈물을 흘린다. 양파가 매워서. 줄리아는 '남자들이 나를 무시하는 그 눈빛이 싫다'면서 열심히 양파를 썰고, 그 후의 수업에서 줄리아는 다른 어떤 남자들보다 양파를 잘 썰게 된다. 이 성격은 물론 양파썰기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서, 무얼 해도 줄리아는 우수한 학생이 되는 것이다.





줄리아의 남편은 집에 돌아와서 양파냄새가 자신을 반겨도 신경질을 내지 않는 남자였다. 이들 사이엔 아이가 없고, 아이가 없는 현실에 줄리아는 가끔 마음 아파하지만, 그런 그녀를 남편은 안고 토닥토닥 '알아 알아' 하면서 다독여준다. 그녀가 요리에 흥미를 갖게 되고 열심히 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리고 그 요리를 책으로 출판하는 그 긴긴 시간동안, 남편은 충실한 지원자가 되어준다. 줄리아가 절망할 때 다독여주고, 줄리아의 책이 8년여의 노력 끝에 드디어 출판된다고 했을 때는 함께 환호성을 질러준다. 진심으로 '함께' 기뻐한다. 그가 온화한 성품이기도 하지만 줄리아를 무척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간에 사람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남편은 아내와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를 얘기한다. 이전부터 알아온 친구였는데, 어느날 '내가 결혼할 사람은 이 여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그때 줄리아의 나이는 마흔이었다고 한다. 마흔의 줄리아는 폴을 만나 결혼하고 그 뒤로 아주 사이좋은 부부가 되어서 그 누구보다 뜨겁게 서로를 사랑하고 위한다. 이렇게 남편이 아내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여러 사람에게 드러내는 순간, 아내 줄리아는 자신의 가슴에 달았던 하트를 남편을 향해 움직인다.






'줄리'는 그런 줄리아 차일드를 무척 존경하고, 무료한 일상에서 블로그를 시작하며 그녀의 모든 요리에 도전하기로 한다. 그녀의 요리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어 매일 포스팅을 한다. 줄리아에게 그랬듯, 줄리에게도 요리는 자신이 무척 좋아하는, 자신을 위로하는 과정이었다. 현재의 줄리가 오래전의 줄리아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줄리는 요리를 실패했을 때 절망한다는 것. 닭 요리를 하려고 싱크대 위에 올려두고 준비하다가 통째로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그녀는 숫제 바닥에 그냥 누워버리고 만다. 난 안돼, 난 안될거야, 이런 제기랄... 그녀의 절망은, 나에게까지도 전해져서, 아아 이것은 스트레스가 크다...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줄리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자신이 요리를 만든 과정을 올릴 때, 그녀에게는 독자가 아무도 없었다. 남편과 친구들만이 응원을 보탤 뿐, 줄리의 엄마조차도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하는 거다. 게다가 아무도 내 블로그를 보지 않는다는 절망하에, 혹시 누가 내 글을 읽고 있나요? 물었을 때, 마침 그때 기쁘게 딩동- 하고 달린 댓글이 엄마였어....'너 아직도 글 쓰고 있니?'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요리에 계속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그녀에게는 그녀를 응원하고, 그녀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감상을 얘기하고, 그녀가 절망할 때 달래주는 좋은 남편이 있었다. 남편은 그녀에게 서운해하기도 한다. 그녀가 퇴근 후에 요리를 만들고 블로그를 하느라 결혼 생활에는 충실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과의 섹스가 줄었기 때문에. 그래서 어느 한 날엔 남편도 폭발하고 만다. '나는 천사가 아니야!' 그렇게 남편이 집을 나가 버리는데, 줄리는 하룻밤을 그 없이 보내고난 후, 남편이 그리워진다. 자신은 이기적이고,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좋은 남편을 가질 자격이 있을까, 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다. 그리고 남편 직장의 자동응답기에 메세지를 남긴다.



당신 없이 자려니까 이상해, 당신이 그리워.



그 날, 자신이 이기적이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남편을 그리워 한 날,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에 저녁을 요거트로 먹었다고 쓴다. 


yogurt for dinner.




잠이 오지 않았던 줄리는 벌떡 일어나 마트로 가 다시 요리할 재료를 산다. 그렇게 장바구니를 채워 터벅터벅 집에 돌아오는데, 집 앞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남편을 만난다. 그들은 다투었고 그렇게 남편은 화가 나서 집을 나갔지만, 그렇게 다시 돌아왔고, 서로를 웃으며 반겨준다. 


싸우고 화해하고,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 이게 오래된,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런 수순 아닐까. 싸우고 어색하지기 보다는 자연스레 화해할 수 있는 바로 이것.




줄리는 줄리아의 책에 있는 모든 요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블로그는 인기가 많아졌고, 그녀에게 음식의 재료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책을 내자는 제안도 여러차례 들어왔고(실제로 책을 냈다고 한다), 뉴욕타임즈에는 그녀와 그녀의 블로그에 대한 글도 실렸다. 이 모든 과정들이 내게는 낯설지 않았는데, 그녀가 요리로 블로그 활동을 유지했다면, 나는 책읽는 것으로 그것을 유지하고 있으니까. 줄리와 줄리아는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오래, 열심히 해서 그것에 대한 성과를 냈다. 그것으로 기쁨을 찾았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인정 받았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그게 가장 훌륭한 것이여..


줄리아는 책을 내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녀의 원고는 출판사에서 거절당하기도 했는데, 또다른 출판사의 여자 편집자는 직접 그 레시피대로 요리를 만들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그 책을 출판하기로 한다. 자신이 직접 검증을 거친 것. 그때 만들었던 대표 요리가 소고기찜이었다. 아래 사진이 바로 그 요리! 줄리는 한 번 실패했던 그 요리!




이때 편집자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맛보면서 맛있다고 감탄하는 장면은 정말 좋은데, 나는 사람들이 맛있는 걸 먹으면서 실제로 감탄하고 맛있어하고 신음소리를 내는 그 반응들, 리액션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나 좋아하는 사람이 그러면 너무나 좋은데,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제대로 맛있어 하는 사람들, 진짜 너무 소중해... 맛있는 표정과 신음소리, 정말 좋지 않은가!



그리고 요리 바보인 나도, 계속계속 요리가 하고 싶어졌다. 내가 정성스레 만든,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내놓고 싶어졌어...

(안돼, 그러지마, 그러지마...)






영화 너무 좋다. 펜팔친구 얘기도 나오고, 블로그 얘기 나오는 것도 좋다. 너무나 잘나가는 친구들 앞에서 위축됐던 줄리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낸 것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과정에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도 좋고. 기쁨도 슬픔도 우울함도 성공도 함께 나눌 파트너가 있다는 것은, 인생의 참된 축복인 것 같다. 



에이미 아담스 나온 영화 많이 봤는데, 이 영화에서 제일 좋았다.

이 영화의 원서가 있던데(이게 줄리가 쓴 책인듯), 사고 싶은 마음 따위, 눌러버렸!!

포기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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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2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하신 요리 먹으러 가는 상상을 한 번 해 봅니다. 아마도 메뉴는 ˝눈물없인 똠양꿍˝이랄지 ˝지옥에서 건져온 불닭발˝이랄지 ˝쫄면 돼지시든지˝랄지, 뭐 그런 게 나올 것 같아요.

다락방 2017-08-21 11:52   좋아요 2 | URL
아니 이 분이 지금 뭐라시는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쫄면 돼지시든지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부하고 싶은 게 많아서 큰일이에요. 요리도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데, 제일 먼저 포기해야 한다면 요리를 포기해야 할듯. 요리를 못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런거 저런거 다 해보고 싶지만 현실은 구몬 밀리고!! 시사인 밀리고!! 다 밀린다 밀린다 밀려!!!

뭐,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이 다락방이!! 제가!! 근사한 음식을 준비하고 쇼님을 초대하는 날이요. 있겠지요. 있기를 바라봅니다.

심술 2017-08-2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숨어서 읽기만 하다 첨 댓글 달아봅니다.

저도 이 영화 좋아해요. 두 번 봤는데 첨 봤을 땐 언제였는지 잊었고,
다만 극장이 아니라 집에서 TV로 본 것만은 기억나네요,
둘째로 본 게 바로 지난달인가 지지난달인가 EBS였나 OBS에서 주말밤영화로 해 주는 걸 봤죠.

영화에서 줄리아 차일드 남편 연기한 배우가 스탠리 투치였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줄리아 차일드 아니 미란다 프리쓸리에게 시달리는
앤 해써웨이에게 패션잡지사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던 게이로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선 아내 브리짓 폰다를 못살게 굴던 찌질한 남편으로 기억해요.
이 영화에선 맥카시즘에 시달리고 극우꼴통스런 장인에게 시달리는 양심적인 시민이자 이해심 많고 착한 남편이더군요.

메릴 스트립이랑 에이미 아담스는 워낙 유명해서 더 할 말이 없고요.

구몬이랑 시사IN이랑 요리랑 다 잘 하시기를.

다락방 2017-08-21 13:13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줄리아 차일드의 남편은 양심적인 시민이자 이해심 많고 착한 남편이었죠. 아내를 위로하는 것도 그렇지만, 아내의 성공에 함께 진심으로 기뻐하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파트너의 자세란 모름지기 이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고요. 줄리의 남편 ‘크리스 메시나‘도 좋았어요. 역시나 다정한 남편이었고요. 영화속 여자들이 똑똑하고 멋져서 좋았는데, 그녀들의 남편들 모두 다정한 사람들이어서 또 좋았어요.

저는 굿다운로드로 이 영화 다운 받아놓았는데, 참 잘했다 싶어요. 친구가 이 영화 좋다고 엄청 얘기해서 진작 다운 받아놓고 이제야 보았는데, 보면서 아 이래서 보라 그랬구나 싶더라고요. 참 재미있게 봤고 좋은 영화였어요. 에이미 아담스는 이 영화에서 제일 예뻤어요. 흣.

구몬이랑 시사인은... 아, 모르겠어요. 하기 싫어요...Orz

지나 2017-08-2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줄리앤 줄리아 책으로 보고 있는데 잘 읽어져요ㅠㅠ 벌써 며칠째 잡고 있는건지

다락방 2017-08-21 15:41   좋아요 0 | URL
앗. 원서를 읽고 계신건가요? 책은 잘 안넘어가나 보군요. 세상에 읽을 책이 아주아주아주아주 많으니, 다른 책 읽으세요, 쥴리님. 그리고 이건 그냥 영화로 보시는 게 어떠세요? 영화 무척 좋아요!

지나 2017-08-2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원서라니요 지금은 절판 됬지만 한글판이 있답니다.먹는거 좋아해서 술술 읽힐줄 알았는데ㅠㅠ

다락방 2017-08-21 15:56   좋아요 0 | URL
아 한글판이 있었군요! 검색했을 때 원서만 나오길래 원서 읽으시는 건줄 알았어요.
먹는 거 좋아해서 저도 이 영화 보는 게 즐거웠던 것 같아요. 소고기찜 만든 거 보니까 막 먹고싶고 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7-08-2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괜찮지요. 사실 이거 보고서 저 옛날 파리에서 지독한 편견을 이겨낸 아주머니의 책을 구했나 구하려다 말았나..아무튼 좋았습니다.ㅎㅎ 근데 메일 스트립 남편으로 나온 배우의 러브-러브 연기가 좀 질척했던 기억이..확실하지는 않지만 이 분이 게이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키스가 너무 연기스럽게 질척하더라구요..ㅎㅎ

다락방 2017-08-22 11:30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남편분이 너무 다정해서 좋았거든요. 다정하고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주고 늘 옆에 있어주고 이러는 거 너무 좋아가지고 질척했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메릴 스트립의 억양이 좀 어색했지만, 그건 역할을 위해서 그런 것 같고요. 줄리와 줄리아의 남편 둘 다 너무 다정하고 애정뿜뿜해서 이영화가 더 좋더라고요! 긍정적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 몇 안되는 영화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11:00-18:00 까지 강의 들어요!! 짱이죠!!!!! (씐남 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딴짓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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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19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플라톤..... 들뢰즈.......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다락방 2017-08-19 13:50   좋아요 0 | URL
아오 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 점심 먹었어요. 헤헷

비연 2017-08-1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짱이에요!

다락방 2017-08-19 16:29   좋아요 0 | URL
들뢰즈 어려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