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앞으로 다니게 될 학교의 건강검진일 이었다.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 인솔교사를 따라서 병원으로 가고 거기서 줄 서서 엑스레이를 찍고 피검사를 했다. 그 과정을 마쳐야 학생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우선, 내가 국제적 왕따가 되기에는 지나치게 오지라퍼라는 사실을 오늘 깨달았다. 왕따가 될 수 없는 몸이랄까.

그러니까 오늘 가는 인원은 여자 네명에 남자 세명이었다. 이거 아마 교사당 몇 명으로 지정된 것 같았는데, 하여간 그래서 교사인지 직원인지 하여간 그분을 따라서 병원에 가서 시키는대로 진행하려는데, 그 병원은 건강검진 전문 병원인건지 진짜 사람이 무지하게 많은거다. 처음엔 다들 어색해하다가 일단 병원에서 줄 서서 기다리가다 가는 내 뒤에 서있는 여자에게 웨얼 아 유 프롬 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몽골리언 이라고 했다. 오! 내가 이 나이에 어학연수를 왔더니 몽골리언 여성과 대화를 한다! 그녀는 한국말도 잘했는데 드라마를 보고 배웠다고 했다. 이곳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대학을 바로 진학할것 같은데, 사실 자기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가 반대했단다. 영어가 더 많이 쓰이니 영어공부를 하라고.. 하여간 그러면서 엑스레이를 찍고 내가 제일 먼저 찍어서 그 다음 피 뽑는데 줄을 서있는데 아무래도 다른 학생들이 버벅댈 것 같은거다. 나야 간호사가 여기로 데려다줬지만 아무래도 저들이 어디일지 모를것 같아. 그러다 몽골리언 친구인 엥크리가 나와서 일루와 라고 말한 뒤에, 여기 있어 나 다른 애들 데려올게, 하고 탈의실로 갔다. 그래서 한 명 데려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나서는 다른 한 명이 안보여, 했더니 엥크리가 아마도 옷갈아입는 중일것 같아 해서 그렇지? 하고는 잠시 후에 다시 다녀올게, 하고 그녀도 결국 줄에 섰다. 세번째 줄 선 여성은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래서 엥크리 번호 따가지고 왓츠앱 친구했다. 


그렇게 병원 일정이 끝난 뒤에 엥크리랑은 같은 지하철을 타고 얼마간 같이 왔는데 살짝 스몰톡 하면서 그녀가 내게 'your eccent is good' 이라고 했다. ㅋㅋㅋㅋㅋ 자기는 한국에 여행도 왔었고 몽골에도 한국 사람 많은데 다들 액센트가 별로 안좋다고. 근데 나는 좋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땡큐 베리 머치라고 했다. 엥크리야, 언니 .. 몇살인지 모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거 우리 묻지 말고 굳이 생각하지도 않기로 하자.


다음에 올 때는 사진을 가져오라고 했는데, 내가 사진을 한국에서 '가져가야지' 해놓고 안가지고 왔다. 내가 그렇게 결심하고 안가져온게 러닝할 때 쓰는 백이랑 모자.. ㅠㅠ 썬글라스도 안가져왔어. ㅠㅠ 하여간 그래서 사진을 찍자, 하고 셀프사진기 찍는 곳을 찾아가서 찍고, 배고파서 버거킹가서 햄버거 먹고 그리고 저어기 바다가 보이는것 같은데, 하고 걸어가보니 거기가 바로 마리나 베이여가지고 거기에 잠깐 앉아 멍을 때렸다.



그냥 이 순간이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내가 싱글인게 너무 좋았다.

야 싱글 진짜 개꿀이다. 싱글로 살았더니 이 나이에 여기 와서 이렇게 멍 때리기도 하고 싱글로 살았더니 앤드류도 만나고..(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학교 직원이 영어로 얘기하는데 내가 잘 못알아들어가지고 엥크리가 중간에 다시 알려주고 그랬는데, 내가 이렇게 학교 직원들이 얘기하는거 잘 못알아듣는데.. 어떻게 앤드류랑은 대화가 되지? 이게 너무 신기했다. 내가 호주 영어 알아듣나? 아무튼 어제도 저녁에 만나가지고 엄청 수다 떨었는데 하아. 어제 진짜 행복하고 즐거웠다. 한식당 가서 삼겹살 구워먹고 소주 마시고 반찬 하나씩 먹을 때마다 내가 설명해주고 두 손으로 따르면 두 손으로 받아야 돼, 그게 폴라이트야, 라고 했다. 한 손으로 따르면 한 손으로 받고 그런데 너보다 높은 사람하고 먹으면 그 때는 그 사람은 한 손으로 따라도 너는 두 손으로 받아야해, 라고 했는데 앤드류는 자신이 완벽히 이 룰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자기는 폴라이트한 사람이라서. 그래서 맞아, 너 진짜 폴라이트 퍼슨이야, 했더니 자신의 누나는 그래서 자기를 놀리기도 한다고 했다. 너무 폴라이트해서. 주로 '너는 저패니즈 같다'고 하는것 같았는데, 사실 맥락상 일본인처럼 예의차린다는 식으로 알아듣긴 했지만, 정확히는 못알아들었다. 그렇지만 하여간 폴라이트 퍼슨이기는 했다.


한식을 먹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정말 행복했다. 삼겹살 쌈 싸먹는거 가르치면서, 아 나는 내 진로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아, 외국인에게 한식 먹이는 그런 뭐 없나? 이런 생각이 들정도로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는 자신을 여기로 데려와서 너무 고맙다고 너무 맛있고 즐겁다고 했다. 그래서 니가 즐거워서 나는 너무 행복해! 했다. 그리고 삼겹살을 다 먹고도 계속 수다를 떨었는데, 나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좀비 얘기도 한것이다. 나는 일전에 페이퍼에 쓴 적 있었던 얘기를 했다. 나는 원래 좀비 안좋아했는데 코비드 후에 관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28일 후> 얘기도 했다. 좀비가 있는 세상에서 좀비로부터 도망쳐서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그곳에서도 강간을 하려는 남자가 있어서 등장인물들이 도망쳐야 했다. 좀비로부터 도망쳐 인간에게로 갔는데 다시 인간으로부터 도망쳐야 했다고. 이게 너무나 인상적이었다고, 좀비 월드는 곧 휴먼 월드라고 했더니 앤드류는 자신도 그 영화를 봤다면서 얘기할 수 있었던거다. 아니 내 영어 무슨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먹고 맥주 한 잔 하자고 하면서 내가 클락키로 가자고 했다. 거기 바다 보면서 술 마실 수 있다고 해서 둘이 걷다가 자리잡고 앉아 맥주 마셨다. 앤드류는 일단 한 번 간곳은 다시 찾아갈 수 있고 방향도 어디인지 알아서 같이 걸으면 내가 지도를 안봐도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지도 보는 내내 핸드폰을 함께 보면서 다녀야 하는데 앤드류는 처음 가는 길도 지도 찾아서 딱 익히고 핸드폰 집어넣고 가는거다. 내게는 없는 장점이다. 나는 이런것에 좀 약한편. 아니 근데 이 클락키가, 내가 밤에 온 적이 없어가지고 이런 분위기인줄 몰랐는데 하아- 미쳐버려. 분위기 진짜 죽이는거다. 밤이지, 야경 난리났지, 바다 보며 술마시지... ㅋ ㅑ ~ 낭만 쩐다 진짜. 분위기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진짜 너무 좋아서 나도 그렇고 앤드류도 그렇고 정말 좋다는 말을 천번쯤 한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술 취하면 영어가 더 잘되나봐. 완전 입터져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중엔 나 페미니스트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너는 백인남자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자들은 여자들을 압박하고 막 이런 얘기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생각해보니 갑자기 너무 웃겨서 혼자 개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내가 인생을 살면서 백인 남자 만나서 너는 백인남자야 이럴 줄은 몰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다시 생각해도 너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는 내가 하는 말을 다 이해하고 있는 걸로 보였다. 


그리고 그는 내게 '오늘이 나의 베스트데이'라고 했다. 나도 그랬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갑자기 이런 시간이 온다고? 그렇게 고통스러웠는데? 하여간 진짜 낭만 터지는 밤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어쩌다가 내가 여기에 와있고 이런 기분을 느끼지? 그는 내가 Can I ? 라고 시작되는 말을 할 때마다 Yes 라고 해준다. 그리고는 나에게 물었다. 네가 굳이 영어를 공부하려는 이유가 뭐야? 라고. 영어를 공부해서 하고싶은게 있어? 라고. 그래서 나는 영어로 책을 쓰겠다는 얘기를 자세하게 했다. 그는 내 말을 곰곰 듣고 있다가 너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영어로 책 쓰면 앤드류에게도 보내줘야지 껄껄. 그렇게 우리는 그날밤, 좀 더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그는 '우리가 그 때 호텔 로비에서 만나지 못했다면 어디서 만났을지 생각해봤어.' 라고 말했고,

'음 내가 어쩌면 호주 여행 가서 만났을 수 있겠지' 라고 내가 말했다.

그는 '한국 레스토랑에 가서 만났을 수도 있어.' 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다른 어딘가에서 만났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만나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거 맥주 때문이야. 내가 맥주 꺼냈더니 니가 굿 아이디어라고 했잖아."

"응 나는 생각도 못했거든."

"응 그래서 내가 같이 마시자고 했고 그래서 우리가 만났잖아. 나는 이게 다 맥주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빨래!"

"맞아, 너 빨래중이었지!"

"응 빨래가 되기를 기다리며 로비에 잇었잖아. 빨래를 안했으면 거기 없었을거야."

"맞아, 그러면 맥주랑 빨래 때문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와 헤어지는데 그는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건 지금 안하고 내일 할게 '라고 말했다. 나는 오늘 그에게 톡을 보내서 너가 어제 하고 싶은말 있는데 내일 하겠다고 했잖아. 기억해? 라고 물었다. 그는 I do remember 라고 했다. 말하기 민망하다고, 그리고 '네가 웃을거야' 라고 하더니, 결국 말했다. 그건 이런 문장으로 내게 왔다.


I don't have a wife or a girlfriend Or a family.


이게 니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이었어?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했다. 비밀은 아니지만, 나는 와이프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어, 라고.


나는 '알아, 전에 니가 너 싱글이라고 말했잖아' 라고 답햇다.

나는 그의 말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냥 그랬다. 그런데 그는 내게 어제, 그걸 굳이 말하고 싶어했다. 



내가 헤이팅 게임 읽으면서 진지한 남자에 대한 매력을 느낀다는 얘기를 그렇게나 써댔는데, 어디서 이렇게 로맨스 소설 속에서 걸어나온 것 같은 사람이 나타났지? 


그나저나 큰일이다.


하아-

앤드류가 내 블로그 글 보고 싶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어로 써있잖아. 안돼."

"내가 번역앱 써서 읽을게."


그래서 내가 말했다.


사실은... 나 네 얘기 썼어,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자 앤드류는 그러냐며, '그러면 나중에 알려줘' 라고 했단 말이야? 그러더니 헤어지면서는 "나 꼭 네 블로그 알려줘" 라고 했다.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글 다 지워야 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앤드류를 못만났다. 각자의 스케쥴이 있어서.

나는 오늘 저녁 내가 앞으로 살게될 집의 집주인을 만나 인사를 하고 왔다. 내일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는 새 집으로 들어간다.

본격 싱가폴 독립 라이프이다.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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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4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드디어 집을 가지게 된거 축하드리고요. 제 생각에 다락방님은 외교관 같은걸 했어야돼요. 나라 하나 살리는거 일도 아니었을가같은데 말이죠. 점점 흥미진진 앤드루월드. 근데 왜ㅜ내 가슴이 뛰지? 나는 남편 있는데....

다락방 2025-08-17 00:27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나라 하나 살리는 건 일도 아닌데.. 소주 예절 가르치고 한국 음식들 먹이면서 세상 즐거웠습니다. 제가 이런 걸로 좋아할 줄 몰랐습니다. ㅋㅋㅋㅋ
앤드류 월드는 그러나 오늘, 막을 내렸습니다. 성원에 감사했습니다. (꾸벅)

바람돌이 2025-08-17 00:18   좋아요 0 | URL
헉 앤드루 호주 갔나요? 하지만 호주편이 곧 나올테니 기다릴겁니다. 그리고 로맨스 월드에서는 소주 인됩니다. 맛있지만 입안에 들어간 소주는 냄새가.... 그래도 트림하는 맥주보다 닛긴 하지만 다음에는 와인병들고 호주가세요
ㅎㅎ

다락방 2025-08-17 00:27   좋아요 1 | URL
저 생마늘도 잔뜩 먹었는데 괜찮다고 냄새 안난다고 하던데요, 앤드류가? ( ˝)

바람돌이 2025-08-17 00:30   좋아요 0 | URL
앤드류는 로맨스 주인공 맞아요
싱가폴에서 호주는 가까워요. 가세요 가세요 ^^호주도 구경하고 엔드루도 보고 님도보고 뽕도따고가 딱 이겁니다

꼬마요정 2025-08-1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집이 생겼어요!! 축하합니다. 근데 진짜 앤드류랑 어머어머!!!!!!!!!! 다락방 님 글 지우시면 저얼대 안됩니다!! 앤드류가 댓글도 달아주면 좋겠당 ㅎㅎㅎ 잠깐 내용이… 응? 나는 너무 재밌는데 당사자는 아닐라나ㅜㅜ 갑자기 나 너무 진지해졌어요ㅠㅠ

다락방 2025-08-17 00:14   좋아요 1 | URL
ㅋㅋ 글 지우지 않고 앤드류한테 앤드류에 대해 쓴 글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8-15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리아베이에서 멍 때리는 삶을 사는 다락방님! 세상 제일 괴로웠던 다락방님.... 그러나...
나 왜 자꾸 웃고 있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자꾸 ㅋㅋㅋㅋㅋ 실실 웃음잌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한테 잘해주니깐 나도 앤드류가 좋아지네요. 다정하고 예의바른 사람 맞는 거 같아요 왜 자꾸 웃음이 나죠?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8-17 00:15   좋아요 0 | URL
제가 어떻게 상상했겠습니다. 미래는 예측불허.
오늘 앤드류랑 손잡고 걸으면서, 와, 아무도 날 아는 곳이 없는 이곳 싱가폴에서의 자유 개꿀이다, 했습니다. 제가 백인남자랑 손잡고 걷는다한들 누가 뭐라겠습니까. 인생에 이런 시간도 있네요. 껄껄.

hnine 2025-08-1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 금방 느실 것 같아요. 앤드류때문에..^^

다락방 2025-08-17 00:16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문장도 고쳐주고 단어도 고쳐주고 그럽니다. 제가 발음도 물어보고요.
그런데 앤드류와는 오늘 마지막 만남을 가졌습니다. 나타날거면 좀 오래 있다 가지 왜 벌써 가는겨 ㅠㅠ

blanca 2025-08-15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시작됐어요,다락방님.

다락방 2025-08-17 00:16   좋아요 0 | URL
끝났습니다, 블랑카 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Forgettable. 2025-08-15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를 만나게 한 작은 우연들의 겹침에 대해 이야기한 시점에서 게임 끝이네요.

다락방 2025-08-17 00:16   좋아요 0 | URL
오늘 만남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호주로 갑니다. 슝 =3=3=3=3

유부만두 2025-08-1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와 케이크가 아니라 맥주와 빨래입니까?? 벌써 다음 싱가폴 이야기 기다려져요.

다락방 2025-08-17 00:16   좋아요 0 | URL
다음 싱가폴 이야기도 역시 재미있기를 저야말로 바랍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드릴 수 있도록 재미있는 삶을 한 번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8-15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지 공부하러 떠난 곳.
그곳에 로맨스가 있었다니…
이래서 인생.
예측불허라고 했던가요?
그리고 국제적인 E성향.
넘 보기좋게 안심되네요.ㅋㅋㅋ
나중에 싱가폴에서 안 놔줘 못돌아오시는 거 아니신지?ㅋㅋㅋ

다락방 2025-08-17 00:22   좋아요 1 | URL
공부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이렇게 될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그는 이제 떠났고, 저는 이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그의 존재에 감사할만큼.
아.. 그나저나 앤드류가 떠나버려서 .. 저에겐 또 어떤 재미가 찾아올까요?

그레이스 2025-08-15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게 다 부러워요^^ㅎㅎ
블로그 글 그냥 놔 둬 보세요 ~~^^

다락방 2025-08-17 00:22   좋아요 0 | URL
네, 놔둘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8-1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대.. 지우면 안대!!
.. 위에 놔둔다고 하셨네요 다행입니다 ㅋㅋ
아 앤드류랑 넘 로맨틱해요~~ 유부녀 마음을 설레게 하시는군요 ㅎㅎ

다락방 2025-08-19 22:57   좋아요 1 | URL
앤드류는 자기가 로맨틱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해요. 세상 그 누구보다 로맨틱한 것 같은데 말예요. 바부..
 

오늘은 학교 가는 첫날이자 reporting day 였다. 

사실 레포팅 데이가 뭐하는 날인지 모르겠지만, 며칠동안 싱가포르에 있으면서 영어 자신감 뿜뿜 붙어가지고 흥, 가봤자 내가 다 알아들을 수 있겠지, 그리고 영어 공부하러 오는 애들한테 설마 영어를 빡시게 말하겠어? 하고 학교로 갔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설명할 때 사용하는 영어는 내가 대화하는 영어랑은 좀 달랐다.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나는 같이 듣는 사람들을 훑어봤다. 혹여나 한국사람이 보인다면 '뭐라는거에요?' 라고 물어보려고 했단 말이지. 그런데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었고 내 나이 또래도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부럴 국제적 왕따 되는거 아니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나이에 낯선 나라에서 왕따 되면 어떡하냐. 하아- 아무튼 그래가지고 혼자 한국말로 '뭐라는겨...', '하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겠네' 막 이랬단 말이다. 아 힘들어. 나 여기 왜왔지 ㅠㅠ


아무튼 다 끝나고 나서 사람들한테 물어가면서 하여간 내일 건강검진하러 어디로 오라는 말을 들어가지고 오케이 했다. 그리고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가가지고 내꺼 임시 레터 보여주면서 '이걸로 집주인이 계약을 안해주는데 학생비자 언제 나와?' 물었더니 '학생비자는 1주에서 2주 걸리고 그런데 이걸로 계약할 수 있어!' 하는거다. 집주인이 안된대 ㅠㅠ 했더니 전화해서 바꿔달라는게 아닌가! 좋았어! 나는 에이전트에게 전화해서 전화를 바꿔주었고, 그래서 직원은 영어로 통화하다가 갑자기 중국말로 통화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간 한참을 통화하더니, 이걸로 계약을 해주겠지만, 일단 에이전트가 계약서를 준비해야 하고 집주인이 나를 만나 직접 계약을 하고싶어한다고 해서 오케바리 했다. 제발 이번주 내로 결론이 좀 났으면. 방랑자 생활 넘나 힘드네요 흑흑. 학교 영어 어려운데 나 수업 따라갈 수 있을까 ㅠㅠ 겁나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싱가폴 와서 제일 많이 한 말이 아마도 '슬로리' 인것 같다. 아임 쏘리 스피크 슬로리 플리즈.. 이걸 많이 말하고 오늘도 학교 직원한테 말했다. 직원이 오케이 오케이 하면서 다시 말해주었다. 스피크 슬로리 플리즈 하면 사람들이 짜증내지 않고 오케이, 하고 다들 천천히 다시 말해준다. 휴.. 

어제 앤드류한테는 워크 슬로리 라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사람이 키가 넘나 커서 그런지 걸음이 빨라 걷다가 '나 빨라?' 이래서 괜찮아 하고 같이갔는데 그 뒤로 앞서 가다 보조 맞추고 또 앞설라 치면 보조맞추고 했단 말이지? 밥먹고 식당 나와서는


"너 이제 배부르니까 천천히 걸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앤드류가 알았다면서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슬로우 워크, 슬로우 워크'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지금까지 학교 가서도 힘든 시간 보내고 내일 건강검진 받아야 되니까 알람 맞춰두고 아침 굶어가지고 넘나 배고파서 점심 사먹고 서점 갔다가 교통카드도 사고 또 충전도 시키고 호텔도 하루 더 연장하고 현금 인출도 하고.. 하아 버벅 거리면서, 실패하면 재시도 하면서, 사람들 붙잡고 물어가면서, 채경이한테 물어가면서 아무튼 할 거 다 하고 지금 호텔 들어왔다. 앤드류와 점심 무렵 톡을 하는데 이렇게 보내더라.


You can tell me about your first day of school. 


다정해..

오늘 그냥 학교에서 영어 알아들으려고 애를 썼는데 잘 안되어서 기가 빨려가지고 피곤했어. 그래서 피곤하다고 말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Oh no...

is it difficult to sleep?

Or is the time zone difference?

Or the class being too hard?


앤드류야, 너 호주 가면 누나 외로워서 어떡하냐 흑흑 ㅠㅠ 누나 말 누가 다 들어주냐. 


아무튼 좀 쉬어야겠다. 쉬다가 앤드류 만나서 저녁 먹으러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1일 1앤드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빨리 돈 되는 플랫폼에 연재해야 되는데 내가 맨날 너무 바빠서 돈 안되는 글만 쓰고 있네. 내가 돈이 없어서 오늘 아침도 굶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방금전에 편의점에 물 사러 가서는 직원에게 '제일 싼 물이 뭐에요?' 물었더니 직원이 친절하게 알려주서


I'm poor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유학생의 신분이란 이토록 가난한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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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08-1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와의 만남을 소설로 쓰면 재미있을거 같아요. 비포 썬라이즈 느낌으로? 작가님과 앤드류의 이야기 너무 흥미진진합니다~!!

다락방 2025-08-14 23:04   좋아요 1 | URL
ㅎㅎ 진짜 로맨스 소설 주인공 같은 남자라서 만남부터 소설로 그대로 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8-13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루를 주인공으로 로맨스를 써요. 그래서 베스트셀러를 만들고 가난한 유학생이 아니라 재벌 로 금의환향하는것이야요. 오늘도 1일 1 앤드루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5-08-14 23: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앤드류한테 허락 받아서 정말 그를 주인공으로 한 로맨스 소설 써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로맨스 소설 남자주인공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잉크냄새 2025-08-13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발걸음 하셨네요. 성과 있으시길...

다락방 2025-08-14 23:06   좋아요 0 | URL
학교 직원들 얘기도 못알아먹는데 내가 과연... 하고 의심이 듭니다. 벌써부터 힘들어요. 괜히 왔나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인생의 이 시점에 여기 와있는것이 즐겁습니다!

단발머리 2025-08-13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드류는 다락방님의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 하려고 나타난 거 같아요. 일단 오늘 1일 1앤드류 좋은 시간 되시구요.
문자 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스윗하다, 앤드류ㅋㅋㅋㅋㅋ 어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8-14 23:07   좋아요 1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디서 이렇게 조슈아 같은 남자가 나타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은 고통만 주진 않으시나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어제 앤드류에게 말했습니다.

You change my moo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8-14 0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앤드류 너무 스윗해…. 다락방님 한 달 정도는 호주에서 어학연수하시는 건 어떨까요 (응?)

다락방 2025-08-14 23:08   좋아요 0 | URL
싱글로 살기를 잘했습니다. 이렇게 앤드류를 만나걸 보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8-14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국제 왕따 다락방 그러나 그녀는 앤드류를 가졌으니…. (응?)

근데 진짜 돈 없구나?! 천하의 다락방이 아침을 굶었다니!

다락방 2025-08-14 23:09   좋아요 0 | URL
제가 오늘 학교 학생들 만나보니 국제적 왕따 될 일은 없을 것 같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저 진짜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생활비 모금을 시작할까 싶어요. 돈도 못벌고 있는데 이렇게 돈을 쓰니 알라딘에 계좌 알려주고 여러분 나에게 후원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살빠졌을 것 같아요! 확인한 적은 없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5-08-14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대한 꿈을 안고 싱가폴에 갔더니 앤드류를 매일 만나게 되는 현실.ㅋㅋㅋ
아..앤드류 호주 갔다가 다시 싱가폴 들어왔음 좋겠네요.ㅋㅋㅋ
로맨스 소재거리는 이미 찾으신 거 같아요.
아니다. 학교 생활 지금은 힘들어도 다시 그 곳에서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를 일이겠어요.
하. 이것 참.
어학연수 떠나신 다락방 님이신데 공부보다 오로지 로맨스 소설을 더 기대하고 있으니.^^
암튼 잘 챙겨 드세요.
빨리 좋은 방 구하셔서 좀 편안해지시길!
응원 보내드립니다.^^

다락방 2025-08-14 23:13   좋아요 1 | URL
보통 이런 경우 젊은 학생들이라면 그들의 부모가 ‘공부하라고 보내놨더니 연애만 하고 있네‘ 라고 했겠지만,
저는 제 스스로 공부하러 와가지고 수업 시작도 전에 연애를.. 네,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신나는 시간입니다. 즐겁고 행복합니다. 방 들어가게 되면 인증할게요!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내일 들어갑니다.

레와 2025-08-14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 공부 방법 중 제일 좋은 방법, 애인 만들기! ㅎㅎㅎㅎㅎㅎㅎ
학교 가지 말고 호주가서 앤드류랑 놀면서 영어 배우면 안될까요??
이 시리즈, 관계 겁나 응원합니댜!!!!

다락방 2025-08-14 23:14   좋아요 0 | URL
진짜 나는 공부하러 왔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이럴 줄은 몰랐지.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그러나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걱정이 돌아올 것이므로. 그래서 인스타에도 조용히 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파피필름 2025-08-16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싱가포르 어학연수 가신 건가요? 부럽습니다 ㅠㅠ 응원합니다!! 글 너무 재미있어요 ^^

다락방 2025-08-17 00:2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스파피필름 님, 저는 싱가포르에 어학연수 와있습니다. 여기에 6개월간 있을 예정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신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

독서괭 2025-08-1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싱가포르 갔을 때 영어 알아듣기 너무 힘들었어요. 억양이 우리 한국에서 공부할 때 듣는 북미권 발음이랑 다른 것 같아요 ㅠㅠ
1일 1앤드류~~ㅋㅋㅋㅋ

다락방 2025-08-19 22:57   좋아요 1 | URL
저 진짜 미치겠어요. 싱가포리언들의 영어를 전혀 못알아듣겠어요. 뭐라는거야 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주 영어 알아듣는게 훨씬 쉬웠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전 이제 앞으로 어떡하죠? 하아-
 

영어를 공부하러 간다고 했을때 주변에서 했던 얘기는 한국 책을 들고가지 말라는거였다. 응? 한국책을 왜 안들고가, 들고가야지. 한국어로 책 읽고 싶어!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영어만 쓰는 환경에 나를 놓아두어야 한다는 거였다. 그래야 영어 공부한 의미가 있다고, 그래야 영어 실력이 는다는 거였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음, 그래 그게 맞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아. 나는 한국책을 가져왔는데, 사실 몇 권 가져오지는 못했고, 나중에 집계약을 하면 그 때 책 사진도 찍어볼 생각이지만, 어쨌든 그래서 책을 몇 권 넣었고, 6개월 살아갈 옷도 넣고, 누룽지도 넣고, 신발도 넣고.. 캐리어 큰 거 두 개가 꽉 차고 무거웠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여행용 천가방에도 가벼운 것들을 조금 넣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무게가 두 개 다 초과한다며 조금 빼기를 직원이 권하더라. 그런데 그걸 어떻게 뺀단 말인가. 그냥 추가요금 낼게요, 하니 한 개당 75,000원인데 너무 아깝잖아요, 25.5 까지는 그냥 해드릴테니까 2kg 씩만 빼세요, 하시더라. 저쪽가서 빼서 저울에 달아본 뒤에 그냥 저한테 바로 오세요, 라고 직원분이 말씀하셨다. 그나마 모닝캄이라 두 개를 실을 수 있기에 망정이지 하.. 아무튼 그렇게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나는 지금 싱가폴에서 거주지를 찾아 방황중인 것이다.. 하아-


내일이 학교 가는 첫날이고, 집주인은 학생 비자가 완벽하게 나와야 계약해준다고 하고.. 어쩔 수 없이 방황자의 모드로 며칠 살아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아무리 역마살 있고 외출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해도, 이 방황자 모드.. 안좋아. 잭 리처 생각을 했다. 잭 리처, 어떻게 일정한 거주지 없이 살아갈 수 있어요? 어떻게 그러죠, 어떻게?


아무튼 그래서 오늘이 사흘차인가. 사흘동안 한국어를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여행에서 한국어 못하는거야 물론 당연하지만 나는 앞으로 이렇게 계속 지내야 한다. 식당 직원, 까페 직원하고 대화도 물론 영어로 해야겠지만, 하아, 오늘 앤드류랑도 영어로만 얘기해가지고.. 그리고 길을 걷다 들리는 말들도 영어(때로는 중국어)여가지고.. 내가 기가 빨린다. 한국어로 속시원히 수다 떨고 싶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알라딘에 글을 자주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 돈 되는 데에다 써야 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로부터 식당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도 안한채 20분이면 갈것 같아 하고 숙소에 맥북을 두러 갔고, 그리고 지도를 검색하니 얼라리여~ 걸어서 25분 거리였다. 나는 그 지도를 캡쳐해서 그에게 보냈다. 미안해, 지금부터 25분이야, 라고. 그러자 그는 괜찮다고 하면서 지도를 보니 자기가 내 쪽으로 오겠다는거다. 그래, 그러면 중간에서 만나자, 해가지고 우리는 더운날 걸어서 중간에서 만났다.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이 낯선 나라에서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지. 그래서 나는 내 감정을 잘 다스려야 했다. 그가 나의 현재까지 싱가폴 첫친구, 유일한 친구이기 때문에 약하게 되면 안되겠다고, 의존하게 되면 안된다고 몇 번이나 마음을 먹었다. 


그가 봐두었다는 인도네시안 레스토랑을 가면서 그는 '그 식당에서 내가 살게' 라고 했는데 나는 '아니야 같이 내' 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알았다고 했다. 흐음, 사겠다고 재차 말하진 않네? 사실은 살 생각이 없었던건가?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걷는 동안 매우 더워서 시원한 레스토랑이 너무 좋았다. 직원이 메뉴를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오지 않아 물어보니 우리가 차려진 요리를 직접 선택하는 식이었다. 메인으로 소나 닭 혹은 돼지 그리고 베지터블 두 개. 나는 인도네시안 식당이 처음이라서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앤드류는 내가 먼저 할테니까 보고 할래? 물었고 그래서 나는 좋다고 했다. 그렇게 나란히 주문을 마치고 식사를 앞에두고 마주 앉았다.



밥 위에 뿌려진 소스도 그렇고 고기도 그렇고 양념이 좀 매웠다. 나는 다 먹지 못했다. 그는 물을 주문했고 나는 하지 않았는데 이미 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낮술이나 한 잔 할까 했더니 여기는 맥주를 안파는 것이었습니다. 앤드류는 밥 다 먹고 맥주 마시러 가자고 했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나는 간신히 밥만 다 먹었네. 그런데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어서 이 레스토랑은 기억해뒀다 앞으로 또 가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무작정 걸어보다가 안되겠다 싶어 구글맵에서 맥주를 검색해 찾아 들어갔다. 하하 놀랍게도 한국 맥주집이었다. 한국인 직원은 없었지만, 게다가 한국 맥주라는데 내가 아는 맥주도 하나도 없었어. 껄껄.



그는 코스터에 쓰진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나는 you're druken it's so happy 라고 말해주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깜짝 놀라면서 그래? 나는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는 뜻일거라고 생각했어! 라고 하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는 세 잔째를 주문하고 나는 한 잔을 천천히 마셨는데 내가 취하고 싶지 않아서 천천히 마시겠다고 했다. 나중에 그의 세번째 잔은 그가 나눠 마시자고 해서 나눠마시고 나왔는데,  음, 참 인상적이었다.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일단 그는 오늘 나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자마자, 에이전트 만난다는 건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 나는 학생비자 정식으로 발급받아야 된다고 해서 계약이 미뤄졌어 라고 말했다. 그러자 하나 더 묻고 싶은게 있다고 하더니, 내가 한국에서 쓴 책은 어떤 종류냐고 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네, 제가 어제 영어 공부하는 이유가 영어로 책 쓰기 위해서라고 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쓸거야, 한국에서 책 썼는데 안팔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이거 한국 오기 전에 간 안과 닥터에게도 말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과 닥터가 책 산다고 해서 이제 품절이에요, 하니까 "알라딘 중고서점에선 구할 수 있겠죠?"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앤드류와 내가 나눈 대화는 영어였고, 그에게 영어는 일상적인 언어이고 모국어이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그는 내가 하는 말을 거의 100프로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어쩌면 아닐지도) 나는 그의 말을 100프로 이해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냐면, 내가 그가 했던 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거다. 미안해, 앤드류.. 그런데 그는 내게 어제 나눈 대화에서 또다른 질문을 해낸거다. 이건 사실 그가 유리한 지점이기는 했다. 그는 영어사용자이고 나는 아니니까. 오늘만해도 나는 그가 내게 한 말을 백프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색안경을 끼고, 편견을 가지고 그를 보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참 나이스하다. 같이 걸을 때도 그렇고 대화를 나눌 때도 그렇고 내내 신경을 쓰는게 느껴진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내 옆으로 차가 지나가자 '너 나랑 자리 바꾸자' 하면서 얼른 그 차옆으로 내 대신 섰다. 나는 고맙다고 했다. 매너가 몸에 밴 사람이구나 했다. 그러니까 태도나 관심 같은 것이 친절하고 다정한 것이 참 나이스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런 지점은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거에 홀딱 반할 만큼 내가 금사빠인 사람도 아니다. 


나는 그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친절하고 나이스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싱가폴에 와서 처음 사귄 친구이고, 어제 몇시간 같이 있었고 오늘도 몇시간 같이 걷고 먹고 마시고 했다. 나는 그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고, 사실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친구로서 대화하는건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글쎄다. 나는 각자의 숙소를 가지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웃고 그러다 헤어지는 지금의 관계가 나에게 제일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역시 나와 마찬가지의 감정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아니'를 말해야 했고, '나는 이제 그만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라고 말해야했는데, 인상적인건 이 때부터였다. 그는 바로 '알았다' 라고 하는거다. 내가 너를 upset 하게 만든것 같다고 걱정했다. 아니야, 괜찮아. 걱정하지마, 라는 내게 배웅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헤어지면서 오늘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나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를 대하고 싶었다. 사실 문제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에게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한 것을 상기시키며 시간과 장소를 내가 보내줄게, 라고 말했다. 지하철 타고 갈거야? 물어서 아니, 걸어갈거야, 라고 하니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헤어졌는데, 헤어지는 길에 그로부터 톡이 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늘 정말 즐거웠고 너를 uncomforble 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는 you're very beautiful to me! 라고 했다.


나는 아무 걱정도 하지말라고 너 좋은 사람이라고 나도 즐거웠다고 보냈다. 그리고 바로 이때부터 속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가 나를 다른 식으로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나 내게 아름답다고 해서가 아니라, 그가 나의 어떤 말에도 '알겠어'를 해주었기 때문에. 나의 yes 에도 나의 i will 에도 알겠다고 하지만, 나의 no 에도 즉각적으로 알겠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서 속이 시끄러워졌다. 은근한 압박이나 조름이나 삐짐없이 바로 알겠다고 하는 사람이라서 자꾸 생각난다. 이렇게 어떤 압박 없이 '아니'가 진행되는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속이 시끄러워졌다. 많이, 아주 많이 속이 시끄러워졌단 말이다. 


나는 그에게 반하지 않았고 그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는데, 그런데 그의 이 오케이가 자꾸 생각난다.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는 내게 몇차례나 임프레시브 하다고 했는데,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어만 하루종일 하느라 기가 빨린 상황에서 그의 태도가 자꾸 생각난다. 내가 예스를 말하든 노를 말하든 어떤 pressure 없이 오케이를 말할 수 있다는 게 강하게 남는다. 



하하. 

아까 너무 웃긴거 있었는데,

길을 걸으면서 너무 더워가지고 ㅋㅋㅋ걸을 때도 그렇고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릴 때도 그렇고 '그늘로 가자'고 해야되는데 '그늘'이 도무지 생각이 안나는거다. 그래서 계속 댓 웨이 이런 식으로 그늘 가자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되겠다 싶어서 나중에 횡단보도 기다리면서 그늘에 서서는 '이거 뭐라고 하지? 나 단어 생각이 안나. 낫써니한거' ㅋㅋㅋㅋㅋㅋㅋ그러자 그가 


shade!


라고 말해주었다. 맞아 맞아 아이 노오 아이 노우 벗 아이 캔낫 리멤버 더 워드 ㅋㅋㅋㅋㅋㅋㅋ하면서 웃었다. 하 근데 나 오늘 영어로 수다 졸라 잘 떨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그가 전여친과 헤어진 사연과 감정도 다 이해했다. 나 연수 끝!! 집에 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오늘부터는 책을 읽어볼까, 하고 책 들고 호텔 로비로 왔는데 도무지 책이 읽힐 것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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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2 2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앤드루는 이리 보내신건가요? 이곳의 이 수많은 관종들은 어쩌구요. ㅎㅎ

아.근데 진짜 어학연수 왜 가신거예요? 코스터에 있는 한국어를 완벽하게 의역 해내는 실력인데? 깜짝 놀랐네요.

그래도 아직 앤드루가 호주에 간건 아니고 우리에겐 며칠이 더 남아있고 미래는 예측불허는 진리 아니겠습니까?
계속 설레면서 기다리겠습니다

다락방 2025-08-12 23:1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앤드류를 이대로 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원하는 방향이 좀 다르다고 할까요. 그건 앞으로 지켜봅시다. 저도 제 미래가 궁금하고 흥미진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8-12 23:19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5-08-12 23:20   좋아요 2 | URL
화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5-08-12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드류가 첫눈에 반한거네요 먼저 말 건 사람=앤드류 다락방님을 보고 두근두근해서 말걸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근데 앤드류도 혼자 여행온 건가요?

다락방 2025-08-12 23:16   좋아요 1 | URL
앤드류는 싱가폴에 친구가 있어서 친구 만나러 혼자 왔대요. 오늘 저녁에도 친구 만나러 갔어요. 친구 만나러 왔다가 혼자 여행도 하고 잠은 혼자 자고 하여간 그러다 저를 똭! 만났습니다. 서로 직장 그만두고 돈 없어서 저렴한 호텔 찾아 다니다가...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8-12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앤드류가 근육이 없었구나…
이빨도 손가락으로 안 닦고…😭

근데 왠지 여기서 끝은 아닐 거 같은 느낌적 느낌…
자라 다락방 낼 학교 가야지!

다락방 2025-08-12 23:19   좋아요 0 | URL
사실 근육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하키를 했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키가 대빵 커가지고 걸으면서 제가 얘기할 때는 그가 고개를 숙여야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싱가폴 어학 연수가 끝나면 호주로 그를 만나러 갈 의향이 있습니다. 호주야, 기다려라, 누나가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자러 가야지. 지금까지 호텔 로비였습니다! 책 읽으러 나왔는데 하나도 못읽었네. 책 읽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 하하.

단발머리 2025-08-13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글책 안 읽는 거에 찬성이고요. 한국 사람 만나는 것도 ㅋㅋㅋ사실 한국어로 글 쓰는 것도 권장할 만한 거는 아닌데. 영어로 쓰는 게 더 좋을 거 같기는 하지만, 하지만!! 우리도 살아야 하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알라딘에는 계속 오시는 걸로!
연수 안 가도 괜찮은 영어 실력인게 확인됐으니 한국어로 글 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가 친구 만나러 잠깐 온 거면, 급한 일은 없는 거네요. 급한 일 없는 거면, 며칠 더 놀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며칠만 더!!

다락방 2025-08-17 00:25   좋아요 0 | URL
저 너무 한국사람 만나고싶어서 미치겠어요. 조만간 한국 다녀올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수다떨고 싶어서 ㅠㅠ
영어만 너무 했더니 미치겟어요. 막 이제 영어랑 한국어랑 섞어 나오는것 같고요. 제니랑 로제가 왜 그렇게 영어랑 한국어 섞어가며 대화하는지, 카니랑 키가 왜 그렇게 대화하는지 이제는 알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되는겁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앤드류는 친구 만나러 일주일 예정으로 왔다가 일주일 막 늘린 시점에서 저를 만난 것이었어요.
우리가 만난 호텔에 제가 체크인을 했고 앤드류는 다음날 체크아웃을 했죠.
저는 싱가폴에 왔고 그는 이제 싱가폴을 떠납니다. 잠깐의 마주침이었어요. 이런 일도 있네요. 참 신기하죠?

blanca 2025-08-1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제 예감이, 촉이 좀... 뭔가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ㅋㅋ

다락방 2025-08-17 00:25   좋아요 0 | URL
로맨틱한 감정이 생겼고요, 그것은 제 생각보다 더 크게 자리잡았습니다. 아마 못잊을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한 만남이었어요. 하하하하하.

그레이스 2025-08-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싱가폴 살기와 호주 여행기를 기다리게 될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5-08-17 00:26   좋아요 1 | URL
네네 계속 기다려주세요. 싱가폴에서 공부 열심히 하고 호주에도 다녀오겠습니다! >.<

꼬마요정 2025-08-1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싱가폴 드라마 너무나 재밌습니다. 거기에 댓글들 반응까지 진짜 대박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으면서 웃었다니까요. ㅋㅋㅋㅋ

그래서 호주는 언제 가시나요?? ㅋㅋㅋ

다락방 2025-08-17 00:26   좋아요 1 | URL
제가 앤드류에게 호주에 내년 2월이나 3월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앤드류가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자기 상황을 자기도 모르지만 아마 나이스 타이밍일 것 같다고요. 자기가 다시 취직을 했을지 못했을지, 여자친구가 생겼을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8-1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머머머멈 저 뒤늦게 연재물 읽는 기분!!!
으아 앤드류 넘 좋은 남자네요. 아 좋다좋아… 싱가폴에서 다락방님의 로맨스소설이 나올 예감이 듭니다!!

다락방 2025-08-19 22:58   좋아요 1 | URL
ㅎㅎ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독서괭 님?
앤드류는 오늘 호주로 돌아갔습니다. 우앙 ㅠㅠ
 

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다시 회사를 다니고 싶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

서울에서도 집에 문제가 생겨서 변호사를 만나 상담을 받는 날들이 이어졌다. 상담 받기를 결정하기까지도 그에 따른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종종거려야 했고, 그래서 처음 상담 받으러 변호사를 찾아다니면서 주저 앉아서 울기도 했다.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9일, 출국하는 전날까지도 변호사를 만나야 했다. 여전히 일은 해결되지 않았지만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니, 이제는 진행과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남아있다.


동생들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그러면서 싱가포르에 10일 새벽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미리 예약해둔 집을 보러 다녔다. 총 세 군에데 뷰잉을 예약해두었고, 그 중 한 곳은 마음에 들터이니 계약해서 11일에 바로 이사 들어가도록 하자, 라는 계획으로 집을 보기 시작했다.

첫번째 집은 사진으로 본 것보다 좋지 않았고 아무래도 부엌을 주인 가족과 같이 쓴다는 것이 영 걸렸다. 게다가 mrt 도 안다닌다.

두번째 집은 혼자 살 수 있고 mrt 역에서 가까운건 좋았는데 세탁실이 따로 있었고 인덕션도 너무 낡아서 그게 좀 걸렸다.

세번째 집은 혼자 살기에 너무 좋은 집이었고 주변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하- 너무 멀었다. 내가 다닐 학교까지 버스와 지하철 모두를 타야했다. 그래도 집이 괜찮아서 이걸 감수할까, 하고 돌아갈 때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으로 가보았다. 생각보다 멀지 않아서 다닐만한데 싶었지만, 하, 버스비가 대략 7천원에 지하철이 5천원. 이걸 매일 왕복으로 쓴다고 생각하면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이 나이에, 어학연수를 결심했다.

왜 싱가포르냐고 묻는 이들에게 여러가지 이유를 얘기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내가 싱가포르로 결정한 건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6개월간 싱가포르에서 영어를 공부할 것이고, 그래서 영어를 아주 잘하게 되면 영어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투자한 게 얼만데 베스트셀러 작가 되어서 돈 다 뽑아야 된다. 


싱가폴이 물가가 비싸다는건 익히 알고 있었다. 나는 여행으로 이미 두 번이나 이곳에 왔던 경험이 있으니까. 게다가 주변에서 싱가폴이라고 하면 물가 비싸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이게 내가 여행객으로 왔을 때는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며칠 머물다 집으로 돌아갈테니까. 여행이란 원래 돈 쓰는 일이 아니던가. 그러나 내가 이곳에서 생활인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자 큰 문제가 되었다. 일단 교통비도 그렇고 밥 먹는 것도 만만치가 않아. 집에서 컵라면과 누룽지를 가져왔으니 이걸 먹으면서 연명해야겠다. 그러면서 집을 구해야 해. 아무튼 그렇게 첫날 본 모든 집들은 계약할만한 집들이 없었다. 이 세 곳만 믿고 왔는데..


게다가 현지 번호가 필요한데 유심이 통화가 안되어서 또 문제가 되었다. 데이터만 되고 통화가 안돼 이것도 해결해야 해서 챗지피티한테 물어보고 인터넷 검색하고.. 그래서 첫날은 새벽에 도착하자마자 집 보러 이동하랴 유심 해결하랴 너무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집 계약에도 성공하지 못해 숙소 들어와서는 다시 집을 검색하고 에이전트에게 연락하고 해야했다. 그리고 뻗어버렸다.


다음날에도 급하게 두곳을 예약해두었다.

그리고 일단 한 곳에 먼저 도착했는데, 와 집이 좋아! 너무 좋다. 나는 여기로 할래! 게다가 지하철 역과도 가까워서 이곳에 계약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내가 아직 학생 비자를 받지 못해 그 때까지는 계약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내가 받은건 학생 비자가 나올 거라는 임시 레터인데 그걸로는 안되겠다고.. 하아.. 물가 비싼 곳에서 후진 호텔에 묵고 있다, 그래서 .. 힝. 

유심원 유학원과 통화도 해봤지만 어쨌든 공항으로 가서 다시 사야 했다. 편의점에서 사서 등록했더니 프라블럼이.. 하여간 그래서 공항으로 택시 타고 가서 결국 해결할 수 있었다. 유심 해결해 현지 번호 받았고, 집 계약 의사 밝혀두니 좀 마음이 편해져서, 오늘 저녁은 플렉스 하자, 하고 한식을 먹으러 갔다. 대패삼겹과 소주를 시켰고 하- 쌈을 주면서 마늘을 안줬는데 내가 마늘을 너무 좋아하는 거에요. 직원에게 "나에게 마늘 좀 줄 수 있니?" 물으니 알겟다고 했다.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숙소에 돌아왔다.

내가 고생한 모든 것을 페이퍼로 쓰자,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그리고 싱가폴에 들어오고 나서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들어서 그동안 책 한 글자도 못읽고 글도 못썼다. 도무지 쓸 의욕이 생기질 않았다. 써야되는데, 써야되는데 하면서도 그게 안되었다. 자, 이제 혼자고, 지금 당장 급한불을 껐으니, 한국의 일은 내가 기다리는 것만 할 수 있으니, 그래 이제는 글을 쓰자, 하고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가지고 맥북을 챙겨서 호텔 로비로 갔다.


내가 얼마나 호텔에서 묵을지 모르기 때문에 호텔에 큰 돈을 들일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긴 후진 호텔도 다 20만원이 넘어.. ㅠㅠ 하아. 20만원 주고 왔지만 베트남에서 7만원 주고 묵는 호텔보다 상태가 좋진 않다. 하여간 그래서 호텔에 bar 나 레스토랑이 없고, 그래도 아주 작은 로비에서 아침에 조식을 먹을 수 있단다. 하여간 거기 자유롭게 이용하라길래, 거기가서 맥주 마시면서 글 써야지, 하고 내려왔단 말이지. 그때가 저녁 8시 무렵이었나..


로비에 오니 금발머리 백인 남자만 혼자 로비에 있었다. 정말 로비가 작았다. 그렇군, 사람들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없군. 다른 bar 나 커피숍 가자니 내가 그렇게 돈 쓰면 안돼, 사실 편의점 맥주도 비싸지만, 두 개 사서 하나는 호텔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나는 가방에 넣어가지고 온거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가방을 열고 맥북을 꺼내두고 맥주를 똭 꺼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금발머리 백인남자가 말을 거는 거다. 굿 아이디어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맥주 좀 줄까?' 하니까 좋다고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뒤에 종이컵 있는거 가져와서 좀 따라주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건배하면서 그 때부터 수다가 시작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는 호주에서 온 앤드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전남친이 호주에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


그러자 그가 말했다.


-내 전여친은 대만에 있어. 그녀는 지금도 대만에 있어.


그래서 내가 말했다.


-Our ex... 


내가 말하고자 하는 맥락은 '전남친(여친)'들이란.. 이었는데 그는 이해한 것 같았다. 완전히 빵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맥주 한 캔 다 나눠먹었는데 더 먹자고 해서 둘이 같이 편의점 가서 또 맥주 두 개 사와가지고 하나씩 더 먹으면서 두시간 이상 수다를 떨었다. 그러다가 그와 내가 5월에 회사를 그만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고, 그도 나도 듀오링고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너도 5월에 회사 그만두고 나도 5월에 회사 그만두고, 너도 듀오링고 하고 나도 듀오링고 하고..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런데 너는 러셀 크로우를 싫어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다. 그가 좋아하는 배우가 러셀 크로우라고 했을 때 내가 좀 뜨악한 표정을 지었던거다. 나도 내가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뭔가 예상외의 배우여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네맞네. 그러면서 우리는 수학, 과학, 판타지, 언어 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나는 리얼리스트라 리얼 월드에 관심이 많아" 라고 했는데 바로 그가 그러는거다.


"그러면서 영화나 책 보고 로맨틱한거 느끼고 그 장소에 가잖아!"


어 맞네? 이래가지고 


"You're always correct."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알아보러 다니면서 한 번은 한국인 집주인을 만났지만, 그 뒤에는 현지인 에이전트들을 만나야했다. 그들은 영어 공부 하러 왔다는 내게 '너 왜 영어공부해? 영어 잘하는데?' 라고 했다. 아니야 나 영어 잘 못해, 하니 "네 말 내가 이해하고 내 말 네가 이해해서 우리가 대화가 되는데 왜 공부를 한다는거야?" 하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 물가 비싼데 괜히 왔나 쉬바...


그런데 앤드류도 내게 그랬다. 너 영어 정말 잘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괜히 영어공부 한다고 왔나. 하여간 나는 더 잘해야 한다고, 그래서 영어로 책을 써가지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거라고 했다. 우리는 여행 얘기도 하고 가족 얘기도 하고 하여간 이야기를 겁나 많이 했는데, 그가 내게 그랫다.


"너 영어로 깊은 얘기까지 할 수 있잖아. 우리 작가 얘기도 했어. ** 얘기도 했고."


**는 지금 뭔지 기억이 안나서 저렇게 표현함. 하여간 앤드류랑 시간 가는줄 모르고 얘기하느라 글을 어젯밤에 못썼다는 말씀. 그러다가 내가 그에게 나이를 물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보다 열 살 어리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내가 놀라가지고 막 웃으니 나에게 몇 살이냐 물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상대가 나이를 밝혔으면 나도 밝히는 것이 인지상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말했다, 내 나이를... 앤드류야, 누나가 나이가 너무 많지?



하여간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제 가자고 하고 그는 그의 룸으로 갔고 나는 나의 룸으로 갔다.

우리는 왓츠앱 메신저를 교환했고 수요일 저녁도 같이 먹기로 했는데 ㅋㅋㅋ 그가 그의 룸으로 들어가자마자 톡을 보내왔다.


"나 지금 너랑 좀 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은데 그건 너무 미친짓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미안하지만 나는 집 구하러 다니느라 피곤하므로 안되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내게 reasonable 이라고 했다. 여기에 영어 공부하러 왔고 그래서 살 집을 구한다는 얘기도 앤드류에게 했다. 그건 너무 힘들었다고, 정말 힘들었다고 하자, 그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You did it, You did it." 했다.


그에게 성sur name을 물었는데 스코티쉬인가? 싶은 성이었고, 그래서 내가 발음하면서 스펠링 댔더니, 그는 내 성을 제대로 듣거나 말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너는 스펠링을 정확하게 대네? 하면서 베리 임프레시브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아침에 일어나 초라한 조식을 먹었고, 그는 어제 새벽에 일어나야 했으므로 아침을 건너뛰겠다고 했다. 나는 산책을 하다가 집안일로 변호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문서를 점검했으며 지금은 이 글을 쓰기 위해 스타벅스에 나와 있다. 그리고 앤드류로부터 톡이 왔다. 다른 호탤로 옮겨 체크인을 했다고. 그리고 늦은 아침을 이제 먹겠다고 했다. 뭘 먹을거냐 물으니 이 지역을 잘 몰라 아직 모르겠지만, 말레이시안 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다. 나는 "너만 괜찮다면 니가 좋아하는 식당 찾아서 얘기해줘. 내가 점심 먹으러 갈게." 라고 했더니, 앤드류로부터 답이 왔다.


"Great! I wil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레이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는 지금 체크인 받아준 호텔에 가방 놓고 식당 찾으러 나왔단다. 나는 서두르지 말라고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 고통의 시간 있은 후에 꿀잼이네.


그러나 그는 여행객이라 며칠 뒤면 헤어질 것이다.

나 싱가폴에 친구 하나 없는데, 와서 사귄 유일한 친구인데. 가버리네. 흑 ㅠㅠ


부동산 에이전트가 너 여기에 친구 있어? 물었는데 내가 아니라고 했단 말이지. 없었어, 그 때까지는.. 그런데 이제 하나 생겼는데 그는 이제 곧 호주로 돌아가야해. 멜버른에 산단다. 오면 베이들 다 구경시켜준다고 해서 새끼손가락 고이 걸고 약속했다. 누나가 호주 한 번 갈게. 

가방 무거우면 안되니까 맥북 두러 호텔 다시 가야겠다.



그나저나 이런 거 다 연재해서 돈을 받아야 되는데.. 나 돈이 너무 없고 싱가폴 물가 너무 비싸서 미치겠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가 식당 주소 보내왔다.

나는 밥 먹으러 간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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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8-19 13:37   좋아요 1 | URL
크흐흥 ㅠㅠㅠ 그래도 내생각 해줬더니 고마워요 자냥님!! 앤드류 얘기 지워졌으면 진짜 땅을 칠 뻔 ㅋㅋ

다락방 2025-08-19 23: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를 잘한건 아니었는데 참 신기하죠? 못하는 영어로도 대화가 되더라고요. 저도 아직까지 신기합니다. 총 네 번 만났는데 어떻게 네 번 다 대화가 된건지... 저도 저한테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1/3은.. 못알아들은 것 같긴 합니다. 흠흠.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글도 재미있게 읽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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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기다렸지? 내가 오늘 오전 내로 글 쓰도록 할게. 딱 기다려! 일단 초라한 호텔에서 초라한 아침 식사 좀 하고 산책도 좀 한 뒤에 쓰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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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8-12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왜 초라해 ㅋㅋㅋㅋ 불쌍한 연기 안 어울림!🤣🤣

잠자냥 2025-08-1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라한 호텔에서 거하게 먹을 거면서…🤣

바람돌이 2025-08-1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명품이라서 뭐든 명품으로 보이니 걱정 노 ㅎㅎ

독서괭 2025-08-1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오랜만에 들어오니 다락방님 들이 쌓였네요!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잠자냥 2025-08-19 13:11   좋아요 1 | URL
괭 어디 갔나 발동동했음….그사이 앤드류는 다락방 방에 왔다 갔음….😂

독서괭 2025-08-19 13:36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ㅠㅠ 실시간으로 봤어야 하는데ㅜ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