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친구를 만나 함께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보았다.
내가 보려고 생각한 영화도 아니고 당연히 보고싶어한 영화도 아닌데, 씨네큐브에서 하는 영화들이 별로 안땡기고, 친구랑 영화는 한 편 보고 싶고.. 하고 뒤적이다보니 볼만한 게 이것 밖에 없었던 거다. <장손>은 제목부터 너무 보기가 싫어가지고.. 여하튼 그렇게 생각지도 않았던 <대도시의 사랑법>을 보러 극장으로 고고!
박상영 작가에게 관심이 없기 땜시롱 이 책의 존재도 알았지만 읽지 않았고 이 영화 보고 나니까 안읽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영화는 재미있게 보았다. 사실 초반은 굉장한 스트레스로 보았고 마지막에 남주가 여주 결혼식에서 축가 부를 때.. 가 제일 재미있었어. 그 때가 육성으로 터져버린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초반에 왜 스트레스를 받았느냐 하면, 나는 이 주인공들이 너무나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감이 전혀 되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스무살 학생들인데 허구한 날 클럽에 가서 떡이 되도록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거다. 아니, 돈이 어딨어? 게다가 이들은 자취를 한단 말이다. 전세라서 월세는 안내도 된다고 나오는데 생활비도 내야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매일 술을 퍼마시는가. 남주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걸로 나오긴 하지만, 편의점 알바한다고 생활비와 매일 클럽 가는 돈이 나온다고? 게다가 모임에서 만난 또다른 대학생 수호(정휘)는 구찌를 신고 다녀. 남주는 수호를 처음 만난 날 수호의 구찌를 망가뜨렸기 땜시롱 편의점에서 알바해 모은 돈으로 구찌를 다시 사준다. 내가 대학시절 편의점에서 내내 일했는데, 편의점 알바로 구찌 쌉까능한 부분? 나는 지금도 구찌를 못사요.. 게다가 결혼식 장면에서는 예식장이 너무나 크고 호화스러운데, 평범한 회사원 둘의 결혼으로 그런 예식장 예약이 .. 가능합니까? 나는 우리 보쓰 아들 결혼식에서나 가본 그런 결혼식장인데.. 사실 남자가 부잣집 아들인 부분? 부잣집 아들인데 서민 코스프레 하는중?
같이 영화본 친구는 웨이트 좀 하는 친구인데, 내가 영화보고 나오면서 그런데 운동하는 장면은 하나도 안나오는데 어떻게 남주는 그런 몸(몸이 장난 아니게 멋지다)을 유지하냐 말이 되냐, 했고 친구는 '그렇게 밤새 술마시고 아침에 해장 술 마시면서 그 몸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아, 우리 너무 영화를 보는 자세 삐딱한가 ㅋㅋㅋ 영화는 게이인 남자와 헤퍼보이는 여자에 대한 세상의 편견, 그리고 그들 사이의 우정에 대해 보여주는데, 그들에게 서로가 있어서 물론 다행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데 이런 자금의 출처.. 를 알 수 없는 큰 소비에 대해서는 나는 언제나 좀 짜증이 나는 편이고, 스무살이 어떻게......... 글쎄 모르겠다. 대부분의 스무살이 그렇게 여유로운 경제적 형편을 가지지 못할것 같은데. 나만해도 내가 알바해서 용돈을 써야했는데. 아무튼 그렇고,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클럽에서 노는 장면, 그러니까 특히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셔서 자기 몸을 못가누는 그런 것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인거다. 알콜 중독, 섹스 중독, 약물 중독 기타등등. 나는 그 뭐지, 누구냐, 마약하는 자기 얘기 써낸 책 있는데.. 하여간 그거 읽으면서도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람이어가지고. 내가 캐롤라인 냅의 드링킹 도 몇 장 못읽고 팔아버린 사람이다. 그래서 초반에 스무살이 심지어 위스키도 시켜가지고 클럽에서 먹고 술 떡이 되고 그런거 보고 너무.. 어휴.. 힘들었다. 몇해전 회사에 프랑스에서 유학하다 온 직원이 입사했다가 조직생활 정말 못하겠다고 몇개월만에 그만둔 일도 있었는데, 그 직원 생각도 났다. 나는 그때 속으로 '조직생활 누군 좋아서 하냐, 먹고 살려고 하는거지' 생각했었지.. 아무튼 영화에서 재희(김고은)가 대학 생활하는 건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사실 내가 남말할 처지는 아니다. 재희는 그렇게 밤새 술 먹고 다음날 해장으로 또 술먹고 다녀도 성적이 좋고 복수전공도 하는데(가능한 부분?) 나는 그런것도 아니면서 학사경고를 받았으니.. 누가 누구 얘기를 하냐. 아마 남들이 보면 쟤는 공부도 안하면서 못하고 뭐하고 다녀? 이랬을 것 같아. 그런데 공부를 안하면 못하는 건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욤..
아, 그런데 내가 이 영화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장면은 '비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러니까 남주 흥수(노상현)는 게이인데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세상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우연히 재희에게 들켜 재희만 알고 있는데, 재희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혹여라도 들킬까봐 감추는데 도움을 주는, 그런 친구인 것이다. 재희 역시 학교에서 걸레라고 불릴 정도로 소문이 안좋은데 '나에 대해 나도 잘 모르는데 지들이 뭔데 나에 대해 안다고 떠드냐'고 같은 생각을 가진 재희와 흥수는 베프가 되어 나중엔 룸메가 되기도 하는거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서로의 연애 사정도 다 알게 되며 필요할 때는 각자의 애인에게 핑계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직장인이 되어 재희가 사귀게 된 변호사 애인이 재희의 집에 왔다가 재희가 흥수와 함께 있는 걸 보고 그들이 바람을 피운거라며 화를 내고 흥수에게 주먹질을 하자 재희가 그걸 막아서며 그게 아니라고, "얘 게이야!" 라고 말해버리는거다. 흥수에겐 이게 너무나 충격이어서 짐을 싸고 나가기로 한다. 재희로서는 "네가 맞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했지만 흥수로서는 "차라리 맞게 놔두지"라고 할만큼 그걸 밝히는 것은 싫은 일이었다. "나 우리 엄마한테도 말못했는데 어떻게 니가.." 가 되어버린 것. 이 세상에 흥수가 게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재희뿐이었는데, 이제 재희 애인도 알게된거다. 세상에 흥수가 게이라는 그토록이나 감추고 싶었던 성정체성을 아는 사람이 단 두 명인데 한 명이 베프고 한 명은 베프의 애인. 흥수로서는 견디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재희는 언제까지 감출거냐, 그렇게 계속 살 순 없지 않냐,고 하는데 그 말은 맞지만 그런데 그것을 당사자에게 자신이 강요할 순 없는 일이다. 흥수의 비밀이 무엇이었든, 그러니까 남들이 보기에 감출일이든 아니든, 흥수에게는 무척이나 감추고 싶은 일이었고,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는데 재희만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재희가 그걸 말해버렸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거다. 그동안 재희와 보낸 시간은 뭐였을까.. 생각하게 될만큼. 니가 나를 이해한다고? 뭘 이해해?
나는 여기서 '둘만 아는 비밀은 없다'는 말을 떠올렸다.
둘만 아는 비밀은 없다.
그러니까 '이건 너한테만 말하는거야' 라고 했을 때-꼭 비밀이라고 말해야만 비밀인 것도 아니다- 상대가 알았다고 하면서도 다시 어딘가로 가 '이건 너한테만 말하는거야, 아무에게도 말하지마' 라고 하는 이상 그 일은 이제 아는 사람이 셋이 되고 셋이 삼천명 되는건 순식간이다. 만약 입밖으로 나는게 꺼려진다면, 타인을 믿는 일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지금은 내 비밀을 잘 지켜주는 것 같다가도 나랑 사이가 틀어지면 어디가서 입방정 떨 확률이 너무 많고, 설사 나랑 사이가 좋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 내 얘기를 함부로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마도 속으로는 '걔가 얘랑 만날 일은 없으니까, 뭐' 하겠지. 비밀은 비밀을 가진 사람의 무게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무게로 작동하지 않는다. 물론 재희가 부러 흥수의 성정체성을 밝힌 건 아니다. 그 당시 재희에게는 그게 더 나은 일 같아서 선택한 일이다. 그런데 말이다, 만약 재희가 몰랐다면, 재희도 흥수의 성정체성을 몰랐다면, 거기에서 그를 말릴 때 그 말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모르니까. 소설(영화)의 처음에 총이 나온다면 끝나기 전에 그 총은 어떻게든 발사가 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안다면' 그것은 입밖으로 꺼내어 질 수 있다. 아예 모르면 할 말이나 없지, 알기 때문에 말하여질 수 있다. 그것이 내가 타인에게 말할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나에 대해 사람들이 알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어떤 일들이, 어딘가에서 말하여지고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언젠가부터 그래서 사람들이 몰랐으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 둘만 아는 비밀은 없으니까. 어디가서 어떻게 어떤 식으로 말하여질지 모르니까. 안보는 사이가 됐을 때는 '내가 그 사람한테 했던 말들이 뭐였지?' 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그리고 특히나 감추고 싶었던 일들에 대해 떠올린다. 내가 그걸 말했던가? 그러다 가장 큰 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단 것을 떠올리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입방아 찧기 너무 좋은 일인데,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말할 때 신중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재희가 부러 그런건 아니었다. 흥수의 비밀을 폭로해야지, 한건 아니었다. 그러나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해결방법의 하나가 되어버린거다. 몰랐다면, 그건 나올 수 없었을텐데. 물론 몰랐다면, 재희의 애인이 화내는 상황까지 되진 않았겠지만, 안다는 것은 말하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베른하르트 슐링크' 의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나치에 복역한 한나의 재판 과정이 나온다. 그녀의 삼십대에 그녀를 만나 책을 읽어주고 섹스도 했던 남자는 그녀의 재판과정을 지켜보며, 그녀가 만약 자신의 약점인 그것, 그렇게나 감추고자 애를 썼던 그것에 대해 이 재판 과정에서 말하게 된다면, 그러면 그녀가 받을 벌이 좀 더 적어질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녀의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그 자신 뿐이었으므로 그녀를 위해 그는 그 사실을 말해야 할까? 그녀가 숨기고 싶어하는 것을 그가 말하는 것은 그녀를 위해 정말 옳은가? 그는 이 일에 대해 고민하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이런 상황이 있는데 내가 어쩌면 좋겠느냐, 고. 그 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네가 상대방을 위해 무엇이 좋은 건지 알고 있고 그 사람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너는 당연히 그 사람이 그에 대해 눈을 뜨도록 해주어야 한다. 물론 최종 결정은 본인한테 맡겨두어야 한다. 하지만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해야 해. 그 사람과 직접 말야. 그 사람 등 뒤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단다."-154쪽
내가 가진 비밀의 무게가 상대에게도 같은 무게로 작동하지 않는다. 상대가 그걸 감추고 싶어했다면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인 나는 '그게 뭐라고 그렇게 감추려고 해'라고 그 무게를 내가 대신 측정해주는 대신, 그 사람이 가진 무게를 존중해야 한다.
물론, 나는 그가 자신이 게이인 걸 밝히는 것이 앞으로 사는데에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자신에 대해 감추는 것이 없는편이 살아가기에 더 편한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밝혔을 때 감당해야 할 다른 사람들의 숙덕거림 혹은 혐오와 비난은, 혐오하는 자가 분명하게 잘못이라고 해도, 감당하는 사람의 몫이다. 그걸 대신 감당해주지도 못할거면서 감추는 그에게 '감추지마, 안감추는게 편해'라고 내가 말할 순 없는 것이다.
재희는 회사원이 되어 회사를 다니면서 꼰대 부장한테 대들기도 하고 남자들의 담타(담배타임)에 끼어들어 '여기서 회의하시나봐요' 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부장은 '나 쟤 싫어'라고 말한다. 꼰대남자가 싫어할 그런 여직원인 것이다. 그런 그를 흥미롭게 지켜보던 동료 남직원이 어느날 회식중 밖에서 통화하는 걸 우연히 재희가 듣게 된다. 그는 전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재희를 언급하며 그녀의 별명이 '오사구' 라고 한다. 오늘만 사는 구재희라며. 남들로부터 손가락질과 욕을 들었던 일이 많았던 재희는 역시나 자신의 험담을 하려는구나 생각했는데, 이어지는 그의 대화가 놀랍다.
"너무 멋있어. 너무 좋아. 아 나 어떡하냐.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들은 재희의 감정을 서술하시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그런 일도 있는 것이다. 사실 내가 직접 들은 적은 아마도 없었던 것 같긴한데, 이게, 사람은 말야, 누구나, 어딘가에서 칭찬을 듣고 있을 수도 있는거 아니겠는가? 안보는 데에서 내 험담이 이루어질 일이 다반사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딘가에서 언젠가 누구는 "아 진짜 다락방 너무 좋아. 나 어떡하냐. 너무 좋아." 뭐 이러고 있을 수도 있는거 아닐까? 생각하면 즐거운 일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혼자 영화보는 것도 너무 좋지만 친구랑 보는 것도 좋다. 친구랑 같이 영화 얘기 할 수도 있으니까. 돈 다 어디서 났냐, 운동 언제 했냐, 막 이런 얘기도 할 수 있고, 영화속에서 교제폭력 나오는데 너무 스쳐 지나가듯 다룬 게 좀 빡쳐가지고... 그 얘기도 했다. 교제폭력인데, 다시 만나달라고 여자 때리는 거 나오는데, 그 새끼 그냥 풀어준거에요 지금? 하여간 이 대도시에서-소도시라고 다르진 않겠지만- 남자들이 여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영화에서 잘 나온다. 술 떡이되도록 먹인 다음에 강간하고 다시 만나달라는데 안만나주니까 때리고 걸레라고 욕하면서 자기도 그여자랑 자려고 하고. 하여간 개븅신 남자캐릭터 속출하는데, 그건 이 영화가 특별히 그런게 아니라 그냥 현실 반영이다.
오늘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10월호 듣는데 제일 처음 내가 듣기로 선택한 건 <한국 사회와 영어>라는 타이틀을 가진 코너였다. 번역가 배동근이 나와서 얘기하는데 정희진 쌤은 배동근 소개하며 엄청 유려한 번역을 한다고 하고 직접 소개를 부탁했다. 아니 그런데 너무 웃었는데, 배동근 번역가 님, 자기 소개 하라니까 정희진 쌤 찬양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자기 소개 안하고 정희진 쌤 찬양하죠? ㅋㅋㅋㅋㅋㅋㅋ그런 한편 남자성별을 가진 대한민국의 남자가 정희진 쌤 책 읽고 정희진 쌤 오디오 매거진의 독자이며 정희진 쌤의 글쓰기를 응원한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세상에, 저 영화속 등장인물들 같은 남자들만 있는건 아니야.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독자인 남자사람도 있어..
아직 다 듣진 못했고 앞부분만 조금 들었는데, 새삼 나의 열등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어린 시절엔 잘 몰랐는데, 나 영어 열등감 있구나, 하는것. 외국으로 유학 다녀온 사람들, 어학연수 다녀온 사람들... 너무 부럽다. 왜 내 인생엔 그런 시간이 없었을까. 뭐, 앞으로 가지면 되지만, 내가 앞으로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기존에 나에게 이게 없다는 사실을 언제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마다 자신이 가진 열등감, 그러니까 건드리면 날카로워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그건 외모일 수도 있을 것이고 계급일 수도 있을 것이고 뭐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노동인 것 같고 영어인 것 같다. 그러니까 노동 없이 소비 하는 사람들 보면 뭔가 어딘가에서 타올라서 다다다닥 글쓰게 되고(세상에, 독일 문학 [늦여름] 읽고 노동하지 않으면서 돈 많다고 빡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요.. 나뿐이야..), 이렇게 영어 얘기 나오면 유학 다녀온 사람 어학연수 경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운 거다. 그런한편 어학연수도 학원비 비싸던데.. 그걸 대학생 때 다녀왔다면 부모님이 그 돈을 썼겠구나, 생각이 들고.. 확실히 본인이 공부 잘하는데에는 본인의 의지에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나는 이제야, 내가 번 돈으로 어학연수..를 꿈꾸는데, 부모의 지원으로 어학연수나 유학 다녀온 사람들.. 좋은 운을 가지고 태어난거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대학시절 내내 알바 하면서 내 용돈 내가 벌어서 썼고, 그래서 정말 딱 용돈 밖에 못썼어.. 어학연수 학원비가 그렇게나 비싼줄은 최근에야 알았네.........아아 영어를 손 놓으면 편할텐데 듀오링고 연속학습 300일의 나는, 왜 손은 놓지 못하는가. 왜 집착하는가.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나는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러면 너 사랑안한 거 맞지. 집착이 어떻게 사랑이냐. 집착은 너한테나 사랑이지 받는 사람에게는 싫어... 그렇다면..... 영어도 나 싫어할까? 하여간 이 놈의 영어... 으이구.....어학연수와 유학 다녀오신 분들, 제가 부러워합니다. 이 놈의 영어...
책을 샀다.
단테의 [신곡]은 사실 예전부터 읽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마칭 9월 여성주의 도서인 [교만의 요새]에서 자주 언급되길래 읽어봐야지, 하고 샀다.
[슬픔을 아는 사람]은 유진목 시인의 베트남 여행 에세이인 것 같은데, 시인의 에세이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런데 베트남이라니.. 궁금하다.
[망고와 수류탄]은 존재도 몰랐던 책인데, 트윗에서 이다혜 기자가 칭찬을 하는 바람에...
[문화대혁명]은 문화대혁명에 대해 좀 잘 알고자 샀다. 책 한 권 읽는다고 잘 알게 되는 일은 그런데 잘 없더라고요? 그것은 나의 기억력의 문제인가..
투르게네프 [연기]는 ㅈㅈㄴ 님 서재에서 봤는데, 그런데 투르게네프 글 재밌잖아요?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그 뭐였더라 내가 읽은거? 첫사랑이었나 제목이?
[회색 노트]는 구매했다고 뜨지 않아서 사긴 했는데, 받아보면서도 '흐음, 어쩐지 여기저기 뒤져보면 어딘가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책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샀나욤??
지난주는 너무 좋았다. 쉬고 일하고 쉬고 일하고 하다보니 딱 그 패턴이 사람 살기에 적합한 패턴이 아닌가 싶은거다. 일하고 들어와 쉬고 쉬는 날에 달리기 하고.. 그렇게만 살고 싶어. 그렇지만 딸랑 한 주 그랬네요. 물론 내일 모레도 쉬긴 하지만... 그래서 내일은... 뭘 먹을까?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