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을 싸는 게 미안하다




나는 왠지 미안한 일이 많은 사람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미안한 건 남편이 아침밥 먹을 때 똥을 싸는 것이다
안방 옆에 붙은 화장실에서 똥을 싸는 게 미안하다 남편
은 예의 그 사람 좋은 얼굴로 생리 현상인데 뭐 어떠냐고
어깨를 두드리지만 남편은 내가 밥 먹을 때 옆에서 똥을 
싸지 않으니 나는 더 미안하다 남편은 똥도 한 때 밥이었
다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밥을 먹는데 ‥‥‥ 나는 어쩌자고
똥은 똥이고 밥은 밥일 뿐이라는 일념으로 남편이 아침상
받은 안방으로 그런 내 생각이 구린내 되어 솔솔 넘어가
게 하는지‥‥‥ 똥을 오로지 똥으로만 생각하는 내 외곬이
싸는 똥은 똥을 수밖에 없어서 남편에게 정말 미안하다



















일전에 미국에 갔었을 때, 집집마다 제2출입문이 달린 것을 보고 꽤 놀랐더랬다. 미국에서는 집에 출입문을 두 개 만드는 게 법으로 정해진 거라 했는데, 그러고보니 미국영화를 보면 그렇게 뒷문이 있고 등장인물들이 철제 사다리로 왔다갔다(라기 보다는 거의 도망)했던 장면들이 종종 나오곤 했었다. 아, 그게 집집마다 있어서 그런 거였구나. 특별한 곳, 특별한 것이 아니었어.


문득 집집마다 화장실이 두 개인것도 법으로 정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집도 작은 집도 모두 화장실이 두 개인거다. 그러면 식구들이 밥 먹고 있을 때, 나는 똥냄새 안나게 저 쪽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마음껏 똥을 싸면 되니까...하아- 그러나 물론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안다. 땅덩어리는 좁고 사람과 차는 많아 지하를 파고 파고 또 파서 주차장을 만드는 이런 나라에서, 무조건 화장실이 두 개인 집을 만들 수 있을까. 많은 식구들이 아직도 한 방에 모여 자는 가구가 여전히 많은데, 그 사람들은 화장실보다 차라리 그 면적을 방으로 넓혀달라고 하겠지. 화장실이 두 개인 집에 살려면 어느정도의 평수가 되는 집에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작은 집보다 돈이 더 많이 드는 게 사실. 예의를 지키고 싶어도, 매너있게 행동하고 싶어도, 그게 돈이 있어야 가능해지다니, 슬프고 씁쓸하구나. 쩝.


미안해도, 어쩔 수없이, 똥은 싸야지. 별 수 있 나. 똥 참 으 면 얼 굴 노 래 져.





중학교시절, 아이들은 저마다 앙케이트 노트란걸 만들어 돌렸다. 아마도 지금 중학생들은 그런 유치한(?) 행동을 할 것 같진 않은데, 그 땐 참 유행이었다. 그러니까 질문이 있고, 거기에 답을 하는 노트인거다. 질문이래봤자 진짜 별 거없다. 좋아하는 연예인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은? 취미는? 좋아하는 노래는? 뭐 이정도. 나도 그 노트를 만들어 돌렸었고, 다른 애들의 노트에 답도 하고 그랬는데, 내 노트 였는지 다른 아이의 노트였는지 질문 중 하나가 '잘하는 것(특기)'을 묻는 거였다. 그 때 무척 예쁘게 생겼던 s 는 '손으로 하는건 뭐든지 다' 라고 답했었다. 그 문장을 한참이나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 너무 근사해서. 그 때 그 대답이 어찌나 근사하던지. 그러고보니 그 아이는 글씨도 잘썼고, 그림도 잘그렸고, 피아노도 잘쳤다. 간혹 자신이 그림을 그려 엽서를 만들어서 내게 주곤 했는데, 그 때마다 글씨와 그림을 보며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그 대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나도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그간 다른 애들은 피아노치기, 그림그리기 등 평범한 대답을 했었는데 '손으로 하는 건 뭐든지 다' 라니. 그 때부터 사람들이 물으면 나도 별생각 없이 손으로 하는 건 다 잘해. 라고 대답했다. 뭐,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으로 하는 것이 뭐 별거 있나. 못할거 없잖아? 난 피아노도 배웠고, 경필대회에서 상 탈 수준은 아니지만 글씨도 그럭저럭 쓰니, 뭐 다 되는거 아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대답했었는데. 하- 참 철이 없었다. 나는 이제는 안다. 나는 



손으로 하는 건 뭐든지 못한다.



피아노는 6년을 배웠지만 외우는 악보가 없고 손은 악보와 따로 놀았다. 글씨는 개떡같고, 그림은 때때로 기본 점수를 간신히 받는 정도였다. 기본적으로 맛없을 수가 없는 김치를 재료로 김치찜을 해도 맛이 없어지는 게, 내 손이 하는 일이었다. 손으로 못하는 것의 절정은 매니큐어 바르기에 있었다. 헐. 


엊그제. 갑자기 매니큐어를 바르고 싶어졌다. 집에 있는 매니큐어들의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아 퇴근길에 화장품 가게에 들렀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색을 발견. 집에 돌아가서 밥을 먹고 텔레비젼 앞에 앉아 룰루랄라~ 매니큐어를 바르기 시작했다. 빨간색 계통이라 전체를 다 바르면 회사에서 너무 튈 것 같아, 프렌치로 바르자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프렌치를 했는데, 하아- 삐뚤빼뚤 정말  무슨....어휴..발로 칠한 것 처럼 되는거다. 게다가 손톱 옆으로 다 번졌어. 다 바르고 마른 뒤에 한참을 들여다봐도 이걸 도무지 봐줄수가 없는거라, 아세톤을 이용해 다 지웠다. 흑. 그런데 ㅠㅠ 내가 얼마나 못발랐으면 ㅠㅠ 손톱 사이로 매니큐어가 다 들어가 있는거다. 이게 어떻게도 수습이 안돼 ㅠㅠ 지우고 나니 손에 때 낀 뇬이 되어 있었다. ㅠㅠ




다음날 회사 오니 동료가 자지러지게 웃고..뭐한거냐고 ㅠㅠ 저게 사진으로는 약간 붉게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 보면 검정에 가까워 보인다. 진짜 때같아...이제 나이 마흔이 다 되어 가는데 손톱에 때가 덕지덕지 낀 것처럼...이게 뭐야 ㅠㅠ 손에 때 끼는 건 머리 안감던 초딩시절에나 일어나는 일 아닌가 ㅠㅠ


어제 직장상사에게 보고 드릴 게 있어 들어갔다가, 손가락으로 뭔가를 가리켜야 해서 초난감했었다. 손톱에 때 낀 과장.. ㅠㅠ



난..손으로 하는 건, 그게 뭐든, 다 못해!





오늘 아침에 새삼 깨달은 바가 있으니, 그건 바로,


평일날 아침 식탁에서 갈치반찬은 곤란하다


이다. 뜨거운 밥 옆의 튀긴 갈치가 반가워, 젓가락을 들고 갈치살을 바르기 시작했다. 조기 같은 건 무섭게 발라내 두 마리 먹는게 일도 아닌 터라, 고등어 역시 슁슁슁 가시를 발라내 맛있게 밥을 뚝딱 금세 비워낼 수 있는터라, 갈치 역시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가시바르기 신공으로 두 토막을 먹어치우자, 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가시 바르는데 오천년 걸리는거다. 아..너무 짜증나. 나는 가시를 발라 살을 밥 위에 얹으면서-그 부서지는 살들!- 계속 소리내어 중얼거렸다.



이거 뭐야, 갈치는 아침에 먹으면 안되겠네, 두 토막 먹을라 그랬는데 가시 바르느라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 한토막 밖에 못먹겠잖아, 갈치 두 토막 먹겠다가 회사 지각하겠네..........



그러면서 먹으니 엄마가 맞어, 이러면서 엄청 웃으셨다. 그래서 나는 엄마한테 말했다.



갈치는 이제 저녁에 튀겨. 



갈치는 저녁에 튀겨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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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11-1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치를 저녁에 튀겨야 하는 이유... 가시 바르느라 오천년이 걸려서...ㅋㅋ 오천년이란 표현이 재밌어요.
(나도 써 먹어야겠어요.)

화장실이 두 개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아마 하나라면 아침에 식구들이 서로 화장실 쓰느라
전쟁이 일어날 거예요. 두 개를 청소하는 건 힘들지만 그래도...

똥을 생각해서 식탁은 화장실에서 먼 곳에 두기, 가 중요하네요. ^^

다락방 2013-11-15 17:23   좋아요 0 | URL
네, 식구 많은 집은 더욱이 화장실 두 개가 꼭 필요하죠. 저희 식구들도 예전엔 화장실 하나인 집에 살았었는데, 그 때 정말 전쟁이었어요. ㅠㅠ

여동생 집이 화장실 하나인데요-대부분의 젊은 부부들은 화장실 하나인 집에서 살겠죠-, 놀러가서 자고 오려고 하면 꽤 불편하더라고요. 제부도 있는데...좀..... 그래서 가면 가급적 자고 오지는 않으려고 해요.

지금 저희 집은 부엌하고 거실이 분리가 안되어 있고 화장실하고도 가깝고 그래서 부엌에서 식구들 식사하면 화장실 이용할 사람은 안방..으로 가요. 하하핫;;

단발머리 2013-11-1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살던 집에서는 화장실에 앉으면 식탁에 앉은 사람 얼굴이 보이는.... 요상한 위치 선정.
나 저 시가 막 이해되고...쩝

다락방님은 손톱에 때낀 과장인데, 그 와중에 갈치를 아침에 두 토막 먹고싶어하는 사람이고,
나는 이 페이퍼의 태그에 뭔가, 한 글자짜리 뭔가가 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아무개 2013-11-15 12:31   좋아요 0 | URL
똥!

다락방 2013-11-15 17:2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똥이란 한 글자를 왜그리 쓰기 어려워하시나요. 그냥 뱉어버리세요. 똥! 하고. 따라해보세요, 똥! ㅎㅎ

혼자 사는게 아닌이상 화장실은 두개 이상이 되어야 아무래도 좀 더 좋겠죠. 그렇지만..화장실 두개인 집에서 사는게 쉬운 일도 아니니까..특히 젊은 사람들에겐 말이지요. 돈이 어딨어서 화장실 두 개인 집에 살겠어요. ㅠㅠ 대출 받아서 집 사거나 빌리는데 ㅠㅠ 슬퍼 ㅠㅠ

단발머리 2013-11-15 19:04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부끄러워요.
다락방님~ 돈이 없어요.

dreamout 2013-11-1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당에 와서, 파스타를 시켜놓고 다락방님 불로그에 들어온거죠. 샐러드가 나왔길래 한입 베어물고 신선한네 하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니 똥이 나오네요. ㅎㅎ. 똥은 똥이고 샐러드는 샐러든데... ㅎㅎ

다락방 2013-11-15 17:27   좋아요 0 | URL
아, 드림아웃님! 24시간 중에 하필이면 점심식사 시간....이었습니까. 첫 줄부터 똥 이야기인데...

어떻게, 식사는 맛있게...........하셨나요? 드림아웃님 점식식사에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네요. 흑.

아무개 2013-11-1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갈치 가시를 잘 발라주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면 아침에도 갈치 두토막 먹을수 있습니다!!!

2.저희집은 오래된 빌라인데 신기하게 화장실이 두개에요. 한개 있을땐 몰랐는데 편하긴 하더군요.

3.손으로 잘하는건 코파기와 딱쟁이 띠어내기뿐인 1人. ㅠ..ㅠ

4.지금 한창훈<그 남자의 연애사>읽고 있어요. 기대이상으로 좋은데요?
한창훈 다른 책 중에 추천해주실만한거 있나요?

다락방 2013-11-15 17:29   좋아요 0 | URL
1. 갈치 가시를 잘 발라주는 남자가 현빈같이 생겼다면, 그 때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지요. 킁킁. 가시만 잘 바르면 별로 쓸모 없으니..( ")

2. 화장실은 두 개가 확실히 편하죠. 집에 손님 오셨을 때도 그렇고.. ㅠㅠ

3. 전 손으로 잘하는 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젓가락 숟가락..질??

4. 저는 한창훈의 책중 <그 남자의 연애사>가 가장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ㅎㅎ 아무개님, 저는 <나는 여기가 좋다> 읽고 한창훈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 책을 추천! 물론 <홍합>도 좋고, 아무개님의 경우에는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특히 좋아하실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은 야채 같은 것 민음의 시 115
성미정 지음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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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작고 작은 소품같은 시집. 예민하거나 거창하거나 우울에 쩔은게 아니라,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의 시를 빌어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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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1-14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자작나무 2013-11-14 09:52   좋아요 0 | URL
누구랑 갈거예요?

2013-11-14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14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14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11-15 07:57   좋아요 0 | URL
땡큐 땡큐!!!!!!!! 므흐흐흐흣
 
[중고] 카진스키 할머니를 위한 선물
린 스미스-애리 그림, 마릴린 레이놀즈 글,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7월
평점 :
판매완료


헐. 가장 좋은 친구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주고 싶다고 해서, 엄마 고양이로부터 아기 고양이를 데려와 선물하는 게....따뜻한 우정인거야? 난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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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3-11-13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가장 좋은 친구에게는 족발을 선물하는 법이죠.

다락방 2013-11-14 08:51   좋아요 0 | URL
족발은 참 좋아요. 므흐흐흣

자작나무 2013-11-14 09:54   좋아요 0 | URL
책이랑 족발 중에 모가 더 좋아요?

다락방 2013-11-14 13:14   좋아요 0 | URL
어제 족발을 먹었다면 오늘은 책이 더 좋습니다.

자작나무 2013-11-15 08:29   좋아요 0 | URL
여자의 마음은 갈대.

네꼬 2013-11-17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새끼고양이한테 집을 주었다고 생각하면 어때요?.... 네, 안 돼요. 그래도 이상해요. -_-

그림은 참 예쁜데. 그쵸?

다락방 2013-11-18 11:19   좋아요 0 | URL
네꼬님, 이 책 봤어요, 혹시?

제일 싫었던 게 이 꼬마가 어미 고양이로부터 새끼 고양이를 데려오면서 "너는 이제 얘 없어도 되지?" 하는거에요. 이 장면이 너무 끔찍하게 느껴졌어요. 아우. 저는 동화를 보기에는 뭐랄까, 너무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동화책을 동화책으로 감상하는 능력이 제게는 전무한 것 같아요. orz
 
카운슬러 민음사 모던 클래식 64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요점은 말야, 변호사 양반, 설마하니 사람인데 그런 짓까지 하랴 싶겠지만, 그자들은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어. (p.100)



1. 어떻게 이토록 무섭고 잔인한 소설을, 이토록 우아한 문장들로 쓸 수 있을까?


2. 문학에 대한 갈증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이라면, 그럴 때 코맥 매카시를 집어 들라고 말하고 싶다. 그 갈증은 반드시 풀릴테니.


3. 크고 반짝이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를 받았다고 마냥 좋아하지 말자. 크고 반짝이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라면, 반드시 더 많인 비용이 들 터. 그 비용은 어디서 마련할까?


4. 크고 반짝이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를 내게 선물하는 남자라면 반드시 거절을 말하고 헤어지자. 좋다고 다이아몬드 받았다가 나 역시 어마어마한 범죄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 그러니,


5. 결혼이든 연애든 큰 욕심 없는 남자와.....

 (그렇지만 욕심 없는 남자는 가끔 사람을 풀죽게 하곤 하는데..)


6. 그런데 나, 말키나가 어떤  상처를 가진건지 잘 모르겠어. 다시 읽어야 하나.. (라고 쓰고 시간이 좀 흐른 뒤. 생각해보니, 그 상처의 구체적 내용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이 상황 자체가 작가의 의도란 생각이 들었다. 말하여지지 않은 상처에 대해서 우리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테니)


세상 자체가 고통의 근원이 되면 적어도 세상의 일부에라도 복수를 자유롭게 가할 수 있게 되죠. 여자만 이해할 수 있는 얘기인 것 같네요. 복수할 기회를 얻기 전까지는 자신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기회가 열리는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돼요. (p.161)



7. 당연히, 말키나 역을 '페넬로페 크루즈'가 맡았겠구나, 생각했는데, 웬걸, '카메론 디아즈'가 말키나 였다. 아..영화 스틸사진 보고도 잘 매치가 안돼...'치명적인 매력', '독 같은 마력' 이런건, 뭔가 페넬로페 크루즈한테 더 잘 어울리지 않나.



8. 카섹스 신..이 궁금하다. 카에서 하는 섹스가 아니라, 카와 하는 섹스. 이 장면도 나는 페넬로페 크루즈로 상상했는데.. 어쨌든 그래서,


9. 영화를 보러 가야겠다.



10.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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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3-11-1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형식 좋은데요? 언제 저도 이런 식으로 리뷰써보고 싶네요. 오랜만에 보는 다락방님의 별 다섯개 리뷰같은데ㅎ 라고 쓰고 보니 아래의 100자평도 별 다섯개군요ㅋㅋㅋ

다락방 2013-11-13 15:14   좋아요 0 | URL
뭔가 말을 하고 싶은데 글은 못쓰겠는거에요. 생각이 짧게 짧게 끊어지고. 그래서 이렇게 해봤더니 나름 쓰기 편하네요. 저도 앞으로 이 형식을 쭉 밀고 나가야겠어요. 므흐흐흣

레와 2013-11-1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영화 원작이 있는 영화였어요?!!! 흐미.. 그랬구나.. 광고봤을때 엄청 보고싶었거든요! ㅎㅎ
책 먼저 읽어볼껄.. 이번주 개봉하면 내릴거 같은데..ㅡ,.ㅜ

다락방 2013-11-13 15:15   좋아요 0 | URL
무려 코맥 매카시의 원작인 겁니다. 움화화핫. 책 읽고나니 영화가 무척 기대되네요. 냐핫-
저도 보고 싶은데 시간이 될 지 모르겠어요. 흐음.

자작나무 2013-11-13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다락방 2013-11-13 17:47   좋아요 0 | URL
꼭 봐야지요, 영화를!!

poptrash 2013-11-1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만 봤는데, 밤을 새고 가서 그만 중간에 졸아버렸어요. 졸다가 문제의 카씬에서 눈이 번쩍. 책도 읽어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13-11-13 17:46   좋아요 0 | URL
아..님하. 완전 소중한 댓글입니다. 고마워요. 친구가 카씬 영화에선 안나올거라고..그래서 무척 궁금했는데 나오는군요. 이런 소중한 정보 고맙습니다. 저 그 카씬이 무척 궁금했거든요. 책에서 읽으니 정말 개애앵장 했다고요!!

프레이야 2013-11-13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니ᆞᆢ그 영화의 원작이 바로바로ㅎㅎ
카씬은 대체 어떻길래요 궁금궁금. 일단 영화부터 궁금한데
문학에 갈증 느끼면 읽어보라시는 우아한 문장의 잔인하고 무서운 내용이라니요. ^^

다락방 2013-11-14 08:53   좋아요 0 | URL
카씬 때문이라도 책을 읽어보시길 꼭 권합니다, 프레이야님.
그 장면을 대체 어떻게 연기할 지 감도 안잡혀요.

코맥 매카시는 참 신기해요. 그토록 잔인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서 그토록 고전적이고 우아할 수 있다니 말예요. 진짜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hanalei 2013-11-13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와 하는 섹스" 라니 정말 놀랍군요.
이런 생각은 왜 여태 한번도 못 해봤을까요.

다락방 2013-11-14 08:52   좋아요 0 | URL
이건 뭐, 설명이 불가합니다, 레이님. 하하하하. 암튼 대단한 장면임에 틀림 없어서 영화로 꼭 확인하고 싶어졌어요. 그 장면을 잘해냈을까, 너무 궁금한거 있죠!!

Mephistopheles 2013-11-1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반쪽짜리 리뷰에요. 영화보고 완전한 리뷰를 올려주세요 다락방님...ㅋㅋㅋ
"카와 하는 섹스"라니.....그 카가 설마 옵티머스 프라임...??? (패러디냐...)

다락방 2013-11-14 09:36   좋아요 0 | URL
영화를 주말에 보도록 하겠습니다. 불끈! ㅎㅎㅎㅎㅎ 아 너무 보고싶어요. 이 책 미리보기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첫장면부터 아주 그냥.. 움화화화핫. 완전 제스타일 이에용!!

자작나무 2013-11-1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락방 님 스타일 알겠어요. 근데 카와 섹스하면 깔려 죽지 않을까요?

다락방 2013-11-14 13:14   좋아요 0 | URL
아, 음. 그렇지 않습니다. 음.

자작나무 2013-11-15 08:33   좋아요 0 | URL
문득 차를 번쩍번쩍 들고 휙휙 뒤집는 모습이 상상...

페크pek0501 2013-11-1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져요...
저도 요렇게 번호 매겨 간략하게 써 보겠어요. 후후~~

다락방 2013-11-15 17:30   좋아요 0 | URL
그다지 긴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이 방법이 딱입니다요! ㅎㅎ

비로그인 2013-11-20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영화는 잘 보셨어요? 전 오늘 보고 왔어요. 영화가 끝나자마자 제 뒤에 앉았던 젊은 관객들의 반응은 억울하게 "뭐야!!!" 전 영화보는 동안 두 번, 두 손으로 입을 가렸네요. 그런 장면들이 더 충격적이어서 카씬은 좀 무덤덤~이제 책으로도 봐야겠어요.

다락방 2013-11-21 09:55   좋아요 0 | URL
카씬은 책이 훨씬 더 충격적이었어요. 무슨 장면이든 책으로 읽는 장면들의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그리고 말씀하신 장면들은, 제가 그쯤에 그 장면이 나올거란 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말았어요. 어휴.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 우정, 공동체,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드문 기쁨에 관하여
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나도 책 많은 남자랑 결혼해서 헌책방을 차릴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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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11-13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거 봐요. 우선 그런 남자가 필요하디니까요.
책도 많고 서점이 안되도 굶어 죽지 않을수 있게 다른 직업도 있고!!

다락방 2013-11-13 09:21   좋아요 0 | URL
서점을 하면서 다른 직업이 정말 있어야겠긴 한데, 저는 서점을 하면서 다른 직업을 갖고 싶지가 않아요. 투잡은 싫다능...직업은 하나로도 사람 진빠지는데....역시 서점을 차리지 않는게 저에게는 더 나을 듯 해요. ㅠㅠ
게다가 헌 책에 저마다의 가격을 매기는 건...골치 아플것 같지 않아요? 하하하하. 물론 쉬운일은 없겠지만..ㅠㅠ

아무개 2013-11-13 10:07   좋아요 0 | URL
헌책방을 운영하는 남자친구하나 있으면 정말 좋을듯.
남편은 안되고 그냥 남.자.사.람.친.구!!

다락방 2013-11-13 10:10   좋아요 0 | URL
네네 맞아요. 거기가 제가 즐겨 찾는 곳이되, 가끔 주인하고 친하니까 옆에서 홀짝홀짝 와인 마시고 술도 취할 수 있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뭥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3-11-1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많아요. 처치 곤란해서 헌책방 차릴까 생각중이예요.

다락방 2013-11-13 10:10   좋아요 0 | URL
결...결....결혼합시닷!

자작나무 2013-11-13 16:43   좋아요 0 | URL
태도를 확실히 해야해요. 남편인지 남자친구인지.

다락방 2013-11-13 17:12   좋아요 0 | URL
네? 그건 좀 오래 생각좀 해보고..( ")
언제 순대국집 사장아들이 나타날지 모르니까.. ( ")

자작나무 2013-11-14 09:54   좋아요 0 | URL
책이랑 순대 중에 모가 더 좋아요?

다락방 2013-11-14 13:15   좋아요 0 | URL
어제 순대를 먹었다면 오늘은 책이 더 좋습니다.

자작나무 2013-11-15 08:32   좋아요 0 | URL
이렇게 하죠.
지하에 헌책방을 차리는 거예요. 락방님 전용 공간을 마련하여 마음껏 포스팅을 하도록 하고.
일층엔 순대국,족발집을 엽니다. 책보다가 배고프면 올라가서 먹는거죠.
이층엔 와인바 입니다. 족발을 먹다가 생각나면 이층에 가서 슈발블랑을 마시는 거예요.
삼층엔 ...

다락방 2013-11-15 17:31   좋아요 0 | URL
자작나무님....이렇게 살면...저....돈은 언제 벌어요?????????????????????

무스탕 2013-11-1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많은 남자는 이미 결혼을 했거나 게이거나, 라는 공식이 여기서도 적용되진 않겠죠? =3=3=3=3

다락방 2013-11-13 11:17   좋아요 0 | URL
하아 무스탕님. 슬픈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레와 2013-11-13 14:14   좋아요 0 | URL
으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3-11-14 08:1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으하하하하

비로그인 2014-09-26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살까말까 고민중인데 다락방님의 100자평이 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