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의 포르노 영화들은 10대 소녀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의 트위터 팔로워 가운데 10대부터 젊은 성인 여성 팔로워들이 수십만 명에 이른다.(중략) 서로 *의 사진들을 교환하기도 하고 그의 이름이 언급된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컴퓨터를 세팅하기도 한다. 그에게  청혼을 하는 여성도 있다. 미국 ABC방송국의 시사 프로그램인 <나이트라인>에서 소개된 '어쩌면 당신의 10대 딸도 몰래 훔쳐보고 있을지도 모를 남자. 페이스북 세대의 포르노 스타'라는 프로필 덕분에 광팬은 더 늘어났다. (중략) 옆집 청년 같은 이미지 때문에 *에게 끌리는 팬도 있고 어떤 행동을 하든 여자의 눈길을 끄는 *만의 묘한 매력에 끌리는 팬도 있다. *이 수많은 광팬을 거느리게 된 데는 호리호리한 그의 몸매도 한몫을 하지만 무엇보다 종마 같은 다른 남자 포르노 배우들보다 *이 상대 여자 배우와 조금 더 눈길을 마주친다는 점,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p.93)




책에는 당연히 * 대신 그의 풀네임이 적혀있고 스펠링도 적혀있다. 위의 부분을 읽고 나는 저 포르노 스타가 너무 궁금해졌다. 10대 소녀들에게도 인기있는 포르노 스타라니. 나는 포르노 배우를 알지 못하는데, 그렇다면 10대 소녀들이 좋아한다는 저 사람을 한 번 좀 알아볼까 싶어져서 트윗에서 검색해 팔로잉을 했다. 그리고 에에, 이 책 과장했네, 싶어졌다. 왜냐하면 현재 그의 팔로워 수는 157,193 명이기 때문이다. 일십오만칠천일백구십삼명. 책에서는 '수십만명' 이라고 했지만, 팔로워 수는 십만명을 넘길 뿐인걸. 그 수가 작다는 건 결코 아니지만 '수십만' 은 '십수만'으로 고쳐써야 하는게 아닐까. 뭐 그런생각을 하다가 앞으로 이사람이 무슨말을 하나봐야지, 하고 그를 팔로잉한 트윗창을 닫으려는 찰나, 그의 홈페이지 주소가 트윗에 적혀있는 걸 보았다. 이사람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무슨 말을 하지? 궁금해져서 링크를 클릭했다가 ..........뒤로 자빠질뻔 했다. 거기엔 내가 그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던 노골적인 사진들이 있었다. 그냥 알몸의 상태인 사진이 아니라....이미 내 멘탈은 충격에 휩싸였는데, 그중에 한 사진을 클릭해보니 놀랍게도..영상으로 재생되는거였다. 아, 신이시여, 이게 뭡니까! 이렇게 그냥 막 아무나 클릭만하면 볼 수 있다뇨, 이러면 안되는거 아닙니까. 이건..너무하잖아요! 


충격에 휩싸여 그 짧은 영상들을 보다가 나도 몰래 내 뒤에서 혹여 누군가 내가 보는 영상을 보고 있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 그럴 정도의 영상이었고, 그래서 나는 그의 이름과 스펠링을 여기에 적을 수가 없다. 책을 읽어보면 누구나 찾아낼 수 있겠지만, 내가 여기에 적어두면 더 쉽게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볼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하고 싶지가 않아...아- 내가 그동안 봐왔던 야한 영화들은...아무것도 아니었구나. 그런 영상이 이토록 쉽게 보여질 수 있는거라니. 아 정말이지..정신적인 충격이 대단하다. 현재 내 멘탈은 사고를 정지한듯 하다.

 

영상을 보고나서 나는 그를 팔로잉했던 걸 취소했다. 무서워졌다. 잠 안오는 밤에 내가 그곳을 수시로 들락거릴까봐. 하아-








이 책을 사두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뒀지만, 이번달에 지를수는 없으니 다음달로 넘기자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알라딘에서는 괘씸하게도, 이 책을 사면 알사탕 500개를 준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하아- 나는 현재 틀린그림찾기로 모아둔 알사탕이 100개 있으니 500개가 더 있으면 3천원권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지만...그 3천원을 얻기 위해 책 한 권의 값을 카드로 긁어야 하고...나는 현재 카드를 더이상 긁어서는 안되는 상태이고(다음달에 갚을 걸 생각하면 더 긁으면 절대 안된다, 지금도 빵꾸인데..).. 그래서 알사탕을 언제까지 주나 검색해봤더니, 제기랄, 오늘 딱 하루만 주는것이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알게하지 말지, 알사탕 준다고 나한테 말하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출근준비를 하며 물끄러미 또 팔 책 없나 책장을 보다가 애니타 시리즈가 눈에 띄었다. 당연히 그걸 팔 생각은 없다. 나는 오히려 대체 왜 저 시리즈는 다음이 나오질 않고 멈춰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했다.

















내가 수키 시리즈를 읽기 전에는 이 애니타 시리즈를 얼마나 좋아했던가. '빌' 이나 '에릭' 보다 나는 이 책의 뱀파이어인 '장끌로드'를 더 좋아했단 말이다. 그런데 대체 왜 이 시리즈는 더 나오질 않는거냔 말이야, 왜. 이 책의 다음 시리즈 좀 계속 내 주세요! 이 책 세 권 다 읽은 사람은 어쩌란 말입니까! 이렇게 내게 잔인해지지 말라고요!! 네?





어제는 하루종일 일에 시달렸다. 시달렸다는 말이 정말 정확한 표현인지라, 퇴근무렵의 나는 몹시도 지쳐있었고, 그대로 집에 갈 수가 없던터라 회사앞의 스벅엘 갔다. 아이스커피 한 잔을 시켜두고, 조용히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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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4-01-2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틀린그림 찾기로 100개나 모으셨다니 귀여우신면이 있군요. ㅎㅎ

다락방 2014-01-29 14:24   좋아요 0 | URL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고자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ㅎㅎ

hnine 2014-01-2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틀린그림 찾기 이젠 없어진대요 흑흑...재미났는데.

다락방 2014-01-29 14:24   좋아요 0 | URL
전 재미는 없었어요. 다만 알사탕을 모으자는 의지가 가득하여..아아 정말 눈 아팠어요. ㅠㅠ
그나저나 없어지면 전 이제 알사탕을 어디서 모으죠?

다다 2014-01-29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 안오는 밤에 내가 그곳을 수시로 들락거릴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휴 D-1을 맞아 다락방님께 말랑말랑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격렬한 음악을 듣고 싶다면 KORN의 A.D.I.D.A.S 추천드리구요. 헤헷




다락방 2014-01-29 14:25   좋아요 0 | URL
기회가 되면 들어보도록 할게요. 사무실엔 스피커가 안되고 들을 수 없는 상황이며 스맛폰으로 알라딘 글 읽으면 재생이 안되서...언젠가는 들어보겠습니다.

아무개 2014-01-2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et me know his name. :)


다락방 2014-01-29 14:26   좋아요 0 | URL
check your whatsapp!

레와 2014-01-2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아자, 나한테 비밀댓글로 말해봐요. 응응??!!

그리고 저 애니타 시리즈는 3권을 다 팔아도 몇천원밖에 안될거에요. 내가 팔아봐서 알아.ㅡ.ㅜ

다락방 2014-01-29 14:27   좋아요 0 | URL
저 애니타 시리즈 안팔겁니다. 장끌로드..팔 수 없어요. 다음 시리즈를 하염없이 기다려봅니다. 흑.

그런데 저 포르노 스타...홈페이지 가면..레와님...감당못할걸요. 안돼 안돼..( ")

해변의신밧드 2014-01-29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란물 신고 알바를 했었는데 정말 구글에서 검색되는 해외, 특히 서양 쪽 성인 홈페이지엔 아무런 제약 없이 클릭 한 방으로 재생되는 놀래 자빠질만한 동영상들이 많더라구요.-_- 그런가 하면 일본 쪽은 성애장면 미리보기를 남녀 배우 둘 다 얼굴까지 쫄쫄이를 입고 올려놔 더욱 엽기적으로 보이기도 했구요 하하;; 여하튼 의외로 쉽게 해외 음란물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꽤 충격을 받았더랬습니다.

다락방 2014-01-29 14:52   좋아요 0 | URL
음란물이나 폭력물이 어린아이들에겐 정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아무런 제약없이 찾을 수도 있고 볼 수도 있다니, 정말 충격적이에요. 이래가지고서야 부모들이 아무리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한들 답이 없겠다 싶고요. 전 아까 그 영상을 본 뒤로 너무 충격을 받아서...그 영상을 아직 어린 아이들이 본다면 어쩌나 싶고..아..영상 자체로도, 그리고 그런 영상이 그렇게 쉽게 보여질 수 있다는 것도 충격적이기만 해요. 후-

mira 2014-01-2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저는 항상 틀린 그림찾기해도 다섯개를 못맞추어 사탕을 받지를 못했네요. 대단하십니다. ㅎㅎ

다락방 2014-01-29 15:40   좋아요 0 | URL
이게 하다보면...어디쯤에서 틀린 그림이 나올지 짐작 가능하다고나 할까요? ㅋㅋㅋㅋㅋ 없어진다고 하니 그전에 안 찾은 그림 다 찾아봐야겠네요. 눈알 빠지도록 말이죠. 아하하하하

Forgettable. 2014-01-29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궁금하지만 차마 못물어보겠음..... 잠안오는 밤에 수시로 들락거릴까봐22222

다락방 2014-02-03 10:23   좋아요 0 | URL
친구한테 알려줬더니 친구가 토할것 같다는 답을 보내왔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건조기후 2014-01-29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마무리가 좋아요. 그래서 그렇게 했다. ^^

다락방 2014-02-03 10:25   좋아요 0 | URL
<인간의 조건> 이란 책의 작가 소개에서 그러거든요.

[어느 날 일을 마치고 고시원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그 동안 겪어본 직업이 꽤 여러 가지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1차ㆍ2차ㆍ3차 산업, 더 세밀하게는 농업, 어업, 축산업, 제조업, 서비스업계에서 모두 일해본다면 그때는 책을 한 권 써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했다.]

따라했습니다요. ㅎㅎ

하늘바람 2014-01-30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넘 귀여우세요

다락방 2014-02-03 10:25   좋아요 0 | URL
전 귀엽다기보다는 징그러운 편에 가깝습니다. ㅠㅠ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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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 책은 서대문 국제우체국에서 찾아와야 한다. 국제우체국은 책을 전달하는 일 외에 통관 업무를 담당했는데, 이 업무의 마지막 부분이 바로 '미스 아무개'의 소관이었다. 우체국에서 보낸 통지서와 주민등록증을 가로지를 시멘트 대 위에 내밀면, 그녀는 한번 힐끗 얼굴을 들어 거들떠보고는, 마지못한 듯 입을 연다. "이거 서적이지요? 다음 주일에 한번 더 와보세요." 다음 주일이라고 책을 내준다는 확답이 없으니 발길이 더욱 처참하다.
어느 날 나는 그렇게도 읽고 싶은 책을 눈앞에 두고도 읽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도리어 그쪽에서, 서적 통관이 쉬운지 아느냐,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책이라도 있으면 어쩔거냐고 공격한다. 이 책들은 그런 책하고는 거리가 멀며, 문학에 관한 이론서일 뿐이라는 내 설명을 무지르고 다시 돌아오는 대답이 이렇다. "책 내용을 그렇게 잘 알면서 왜 책은 사세요?" 나는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없이 창구의 가로대를 뛰어넘었다. 다행히 그녀의 뒷자리에서 나이든 직원이 달려나와 내 팔을 붙들고는 책 꾸러미를 손에 쥐여주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밖으로 나왔다. -11쪽

전쟁은 바보짓이다. 분쟁의 해결책 가운데 전쟁보다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는 것은 없다. 전쟁은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인간을 인간 아닌 것으로 만든다. 어떤 명분도 이 비극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핍박받는 미족의 독립전쟁 같은 것을 거론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핍박하는 일도 실은 전쟁으로부터 시작한다. 전쟁은 단순한 추상명사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포탄이며, 구덩이에 파묻히는 시체 더미이며, 파괴되는 보금자리이며, 생사를 모른 채 흩어지는 가족이다. 이 5월에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소년들은 어느 골목을 헤맬까. 지금 축제를 벌이는 젊은이들의 소식을 어느 골짜기에서 듣게 될까. 공부하고 일하고 춤추는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 그들이 훈장을 뽐내며 돌아온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젊은 날의 꿈이 사라진 자리에는 마음의 상처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자신에게서 다른 사람을 볼 것이다. 우리에게 그것은 민족의 절망일 뿐 다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신 능력을 스스로 멸시하고, 우리가 이 민족이었던 것을 저주할 것이다.-48쪽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나무와 풀과 돌을 그 자리에 놔두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들은 언제나 제값을 한다. 그것들이 없으면 이 나라 땅이 없고, 이 나라 땅이 없으면 이 나라의 삶이 없다. 이런 비유가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것들은 황금 알을 낳는 닭과 같다. 황금은 한때의 황금이고 자연은 수수만년 세월의 황금이다.
그래서 나는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려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 바위를 깨뜨리지 말라. 내 고향의 순박한 농부와 어부들이 내내 후회하고 있는 일을 지금 당신들은 어마어마한 명분을 내걸고 저지르려 하고 있다. 쳔년 세월을 팔아 한 시절을 살려 하고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하라. 생각하는 척이라도 하라. 나라를 사막으로 만들고 무엇을 지키려는가.-121쪽

사람의 마음속에 세상과 교섭해온 흔적이 남지 않고, 삶이 진정한 기억으로 그 일관성을 얻지 못하면, 이 삶을 왜 사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삶이 그 내부에서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밖에서 생산된 기호로 그것을 대신할 수밖에 없다. 가지가지 유행이 밖에서 생산된 바로 그 기호다. 밖에서 기호를 구해 의미의 자리를 메울 때 우리느느 항상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밖의 기호 속에는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진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행의 문화는 열등감의 문화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놓인다.-191-192쪽

지금 나이가 마흔이 넘은 사람들은 저 불행한 유신시대에 아침 6시면 확성기를 타고 울리던 새마을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어느 외진 곳의 수두원에 은둔해 있는 처지가 아니라면 누구도 그 요란한 노래를 피할 길이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침형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저녁형 인간도 못 되어 심야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이 그 시간을 견디어내야 했던 고통은 형언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던 일을 접어두고 새벽 잠자리에 기어들어가 설핏 잠이 들만하면 그 '합법적인' 고성방가가 베갯맡을 뒤흔들어놓곤 했다. 나야 생활 습관이 야릇해서 그렇다 치더라도, 교대근무를 마치고 새벽잠을 자야 하는 노동자들이나, 밤새 병마와 싸우다 어렵사리 잠이 든 환자들은 또 어떠했을까. 모든 사람이 한 믿음을 가지고 한가지 형태로 살아야 한다고 믿는 전제주의가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써야 할 이유는 없다.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폭력이 폭력인 줄을 알지 못한다.-231쪽

("바르게 살면 미래가 보인다"는 문장이 새겨진 돌덩이를 보고)설령 그 문장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말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누구에게도 그것을 돌에 새겨 공공장소에 세워둘 권리는 없다. 그 돌이 특정한 장소에 세워져 그 관계자들의 윤리적 실천의지를 다지는 정도에서 이용된다면 결코 시빗거리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설치물이라도 거리 한복판에 군림할 때는 그 앞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의 정신을 무차별하게 위압할 수밖에 없기에 문제가 심각하다. 한 단체가 공공장소를 점유하여 자신들의 도덕률을 온 천하에 호령할 수는 없다. 게다가 같은 호령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한 장의 플래카드로 걸려 있을 때와 돌에 새겨져 있을 대는 그 의미의 무게가 다르다. 돌에 새긴 글은 특정한 시기의 특정한 사안을 넘어서서 모든 시대에, 다시 말해서 영원히, 그 진리성을 과시한다. 한 시대에 어떤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덕성과 학식으로 어떤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의견을 공공장소에 영원히, 그것도 토론이 가능하지 않은 형식으로, 내세울 권리는 없다. 겸손하지 않은 도덕은 그 자체가 폭력이다.-232-233쪽

나는 누구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시간을, 다시 말해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남이 모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식구들에게도 그런 시간을 가지라고 권한다. 애들은 그 시간에 학교 성적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소설이나 만화를 보기도 할 것이며, 내가 알고는 제지하지 않을 수 없는 난잡한 비디오에 빠져 있기도 할 것이다. 어차피 보게 될 것이라면 마음 편하게 보는 편이 낫다고 본다. 아내는 그런 시간에 노래방에 갈 수도 있고, 옛날 남자친구를 만나 낸 흉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늘 되풀이되는 생활에 활력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다. 여름날 왕성한 힘을 자랑하는 호박순도 계속 지켜만 보고 있으면 어느 틈에 자랄 것이며, 폭죽처럼 타오르는 꽃이라 한들 감시하는 시선 앞에서 무슨 흥이 나겠는가. 모든 것이 은밀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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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 2014-01-2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글 잘 쓴다 싶은데, 정이 안가는 느낌적 느낌 ! 다시 손이 안갈 것 같은...ㅎㅎ

다락방 2014-01-29 14:29   좋아요 0 | URL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아름다운 문장이고 메세지도 있는데 왜 마음에 쏙 들진 않을까요? 흐음.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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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고요한 문장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힘을 실어주지만 그것들이 내게 와서 나를 움직일 만큼 힘이 세지는 않다. 무엇이 부족하다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뭔가가 약간 아쉬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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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4-01-29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절반 정도 읽다가 멈춘 상태예요.
뭐랄까요. 다음 페이지에 대한 기대감이, 생각보다 적었어요. 문장의 명료함은 최상인데..
문장, 감정을 너무 컨트롤을 잘해서 예측가능성이 높아진 느낌. 그래서 흥미가 반감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어요.

연휴 D-1일 입니다. 하루 잘 보내세요. ^^

다락방 2014-01-29 14:30   좋아요 0 | URL
얇은 책이고 각 꼭지 페이지수도 적은데 의외로 책 읽기가 더디더라고요. 읽으면서도 왜일까 왜일까 왜 이렇게 읽기가 더딜까, 이상했어요.

연휴 잘 보내세요, 드림아웃님!

아무개 2014-01-29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um.....

다락방 2014-01-29 14:30   좋아요 0 | URL
write long sentence, please.

아무개 2014-01-29 15:28   좋아요 0 | URL
1.아하하하하하하하핫
이제 한글타자 됩니다
정말이지 대단한 한국인들!
타부서에 계신분이 방법을 알려주셨네요. 어떻게들 알아내는지 ㅎㅎㅎ
계속 안됐으면 아마도 저의 댓글은 계속...hum....뭐 이렇게 ㅋㅋㅋ

2.밤이 선생이다 는 다락방님과 드림아웃님의 리뷰에 10000%동감입니다.
글이 어려운것도 아닌데 책장이 너무 더디게 나가고, 의외로 이거다! 할만한게 없었어요....

다락방 2014-01-29 15:39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도 그러셨군요!

그나저나 한글타자 되서 다행입니다. 만약 아무개님이 영어로 길게 쓰시면 그 다음부터 저는 아마도 댓글을 달 수 없었을 거에요. ㅠ0ㅠ
 



지난 토요일, 영화를 보고 친구랑 술을 마시고 알라딘 중고샵 종로점에 들러서 닥치는대로 책을 쇼핑 바구니에 넣었다. 며칠전부터 중고샵 종로점에 너무 가고 싶었던 터라 정말 신나게 골랐다. 얏호~ 하며 저만큼을 골라잡고 계산을 한 뒤, 무거워서 들고갈 수 없으니 택배로 보내달라 말하였다. 2천원어치만 더 구매하면 택배비가 무료지만, 너무 돌아다니면서 책을 이것저것 고른터라 한 권을 더 고를 힘이 없더라. 걍 택배비 낼게요, 하고 택배비를 현금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오늘.



통장에 잔고는 없지, 명절이라 돈은 마구 써야하지, 이래저래 생각해보다 갑자기 지난 토요일 중고샵의 결제사건이 떠오르면서 아....저것만 안샀어도 48,000원이 절약인데..싶어지며 후회가 쓰나미로 몰려오는거다. 난 지난번에 술마시고 강남점 가서도 책을 11권 사왔던 터. 술 안마시고 가면 몇 권 안고르는데 술만 마시고 가면 저렇게 막 다 쳐넣어서.. ㅠㅠ 그래서 저 계산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저 중에서 내가 정말 사려고 마음먹었던 건 딱 두 권인거다. <1001개의 거짓말>과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이렇게 두 권. 아니..중간에 저 <데드맨>은 뭐야? 저 책은 왜산거야? <아주 보통의 연애>는 왜샀지? 별로 안읽고 싶은데? 아아아아 후회막급. 그래서 안되겠다, 알라딘에 전화를 걸었다.



저기, 지난 토요일에 알라딘 중고샵 종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택배신청했는데요, 아직 발송되기 전이면 전체취소..가능할까요? 라고.


한시간후 쯤 전화가 왔다. 이미 발송이 되어 주문취소는 곤란하지만, 박스가 오는대로 물건을 받지않고 보내면 매장에서 받은 뒤에 카드승인취소가 가능하다고, 단 이 때는 반품 택배비는 내가 지불해야한다는 거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하아- 어쩌지. 박스 오면 취소해서 카드 마이너스 -48,000원 만들까, 현금 2,500원이면 가능하잖아? 그럼 결국 택배비 5,000원을 그냥 길에다 뿌린거네? 하아- 그냥 받아서 쌓아두고 다른 책들을 빨리 읽어서 5만원어치 팔까? 그럼 똔똔이잖아? 아니지, 그렇게 팔 수 있는데 저걸 안샀다면 오히려 5만원 이익이지. 



아, 물건은 오지 않았고 나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아 이런 내가 너무나 찌질해서 미칠것 같아. 48,000원어치 책 사놓고 전전긍긍 안절부절 아아 나를 어쩌면 좋아. 안그래도 중고등록알림문자 올 때마다 잽싸게 주문하느라 자꾸 카드명세서에 알라딘이 찍히는데, 가뜩이나 돈 없는 달에 이런 미친 짓을 하면 어떡해. 매장에 들어갔을 때는 <1001개의 거짓말> 한 권만 들고 돌아다녔던 것 같은데, 대체 언제 일곱권이나 들고가 계산을 마친거지. 슬프고 찌질하다. 어떡하지, 저거 죄다 주문취소할까. 저거 아니어도 읽을책이 수두룩한데.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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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4-01-27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1개, 라임 오렌지.. 제 눈에도 딱 두 권만 보여요.
취소~~ ㅎㅎㅎ

다락방 2014-01-28 08:48   좋아요 0 | URL
취소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택배를 집으로 시켰어요. ㅠㅠ 그러면 경비실에 맡길테고, 경비아저씨께 돌려보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흑..이 책들과 저는 만날 운명이었나봐요. ㅠㅠㅠ

레와 2014-01-2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블리아 ..2권. 줄서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4-01-28 08:48   좋아요 0 | URL
1권은 읽었던가 레와님? ㅋㅋ

무스탕 2014-01-2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안주는 꼭 입으로만 드세요. 눈으로 드시지 말구요. ㅎㅎㅎ
두 권의 책 제목처럼 이 일들이 다 거짓말이면 좋겠죠? ㅎㅎㅎ

다락방 2014-01-28 08:49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야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지 이러다가 먹고 살기 힘들어지겠어요. ㅠㅠㅠㅠㅠ 아 찌질해 찌질해 ㅠㅠ

아무개 2014-01-2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술마시기 전에!! 가세요. 종일 책 들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많이 못사게 되더군요. ㅋㅋ

다락방 2014-01-28 11:18   좋아요 0 | URL
아! 완전 소중한 깨달음이네요! 저도 앞으론 그래야겠어요. 훌쩍.

네꼬 2014-01-28 23:07   좋아요 0 | URL
와 이거 진정한 리빙 포인트!!!

saint236 2014-01-2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눈으로만...사고 싶은 책들이 있어도 요즘은 통 못가기 때문에...종로점 가본지도 몇달이 되었습니다.

다락방 2014-01-29 14:46   좋아요 0 | URL
안가는게 답인것 같아요. 안간지 좀 된 것 같아서 되게 가고 싶더라고요. 갔더니 이런 일이...Orz

건조기후 2014-01-2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의식 중에 읽고 싶었던 책일 수도 있어요.. 그냥 한 달 허리띠 졸라매봅시다 ㅎㅎㅎ 정말 책들과 만날 운명이었던 듯 ^^

다락방 2014-01-29 14:46   좋아요 0 | URL
아니..더 졸라맬 수가 없을 지경이란 말입니다. 흑흑. 그렇지만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어요. 아직 배송은 안됐지만...휴..

울보 2014-01-2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저런 고민하는데 내가 왜 질렀지, 반품할까, 아니면 그냥 ,,어쩌지 어쩌지,,님만의 고민은 아닌듯,

다락방 2014-01-29 14:46   좋아요 0 | URL
그래도 반품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정말 발등에 불 떨어졌나봐요. 반품할 생각까지 하고 말이지요. 흑흑 ㅠㅠ

blanca 2014-01-2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요새 다시 책지름신이 강림하여서 십분 이해가 가네요. 요새 있는 책 처분할 것 없나 책장을 보고 또 보고 훑고 또 훑고 한숨 쉬고 그런답니다.^^;;

다락방 2014-01-29 14:47   좋아요 0 | URL
저도 책에 돈을 쓴 건 책으로 뽑자 싶어 오늘 책장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봤지만 이제 더이상 팔 책이 없어요 블랑카님.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해한모리군 2014-01-28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것끼리는 서로 당기는 힘이 강한게 맞나봐요.. 술이랑 책이 서로를 당기는구나 다락방님은 ㅋㄷㅋㄷ
음.... 반품 번거롭잖아요~

다락방 2014-01-29 14: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러게요. 책이랑 술이 서로를 당기는가봅니다. 술은 남자만 당기는 줄 알았는데요. 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4-01-2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짓말 + 러브 + 추억 = LYK

다락방 2014-01-29 14:47   좋아요 0 | URL
이건 또 무슨 암호화입니까!

네꼬 2014-01-28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간 돈은 나갈 만해서 나간 거예요. 잊읍시다.. ㅠㅠ

다락방 2014-01-29 14:48   좋아요 0 | URL
그런거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잊어야겠죠? 훌쩍. ㅠㅠ

2014-01-30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5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사이드 르윈 O.S.T.
밥 딜런 (Bob Dylan) 외 노래 / 워너뮤직(WEA)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방 안에서 혼자 시디를 틀어두고 듣고 있노라니 좋다, 는 말이 절로 나온다.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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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4-01-27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영화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 보셨구나. 부럽.

다락방 2014-01-27 11:27   좋아요 0 | URL
아 전 이거 12월 달이었나, 씨네큐브 페스티벌 할 때 봤어요. 개봉전에 본거라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