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면, 나는 그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는 내 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면 나 역시 그(녀)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은 상대가 혹은 내가 알 필요가 전혀 없지만, 좋아하는 감정은 알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는거야 본인의 자유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꽤 자랑스럽고 근사한 일이니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는채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로 일상을 버티게 하고 싶지 않다. 좋아하는 감정이라면, 사랑하는 감정이라면 그것이 반드시 동거라든가 결혼, 연애등의 관계로 이어지는게 아니라 할지라도 아는게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잘 하는 편이다. 상대의 기분 좋게해주자고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좋아한다는 거짓을 말하는 건 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한다고 말함으로써 우리 관계가 더 끈적해진다거나 더 찐득해진다거나 하길 바라는 게 아니다. 다만, 나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 물론 그 관계가 끈적거리고 찐득해져도 좋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어린 에이프릴, 이 작은 꼬마가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과 함께 사는 고양이가 자신의 사랑을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고양이가 자신의 사랑을 모르는 채로 사는 건 슬픈 일이라고 생각하고,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고양이를 '선택'한다. 이 사랑을 알게 해야해!
에이프릴은 목이 메어 왔습니다. 가슴 아픈 장면을 상상했거든요. 불쌍한 시바! 돌봐 줄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 버려져서, 겁에 질려 울부짖겠지. 에이프릴은 시바가 식구들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 느낄 슬픔과 절망을 그려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에이프릴이 더 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건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에이프릴은 갑자기 마음을 바꿨습니다. 별수없어, 시바 대신 브렌다를 헬렌 이모네로 보내는 수밖에. 헬렌 이모는 브렌다를 기르고 싶어했으니까 친절하게 잘 보살펴 줄 거야. (페이지 수를 모르겠...지금 책이 없어서.....패쓰. 어쨌든 이 책의 본문 인용)
시바는 에이프릴과 함께 사는 고양이인데, 이번에 새끼를 세 마리 낳았다. 새끼들은 너무 깜찍하고 귀여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다. 에이프릴의 집이 너무너무 좁아 에이프릴의 아버지는 고양이 세마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입양 보내기로 하고, 에이프릴이 가장 좋아하는 새끼고양이 브렌다를 남겨두기로 한다. 그러나 입양보내기 전날 밤, 에이프릴은 잠들지 못한 상황에서 부모님의 대화를 듣게 된다. 헬렌 이모네로 가게 되어있는 시바는, 큰 고양이이기 때문에 덜 사랑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에 에이프릴은 슬퍼한다. 에이프릴은 시바를 사랑하는데, 그 사실을 시바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알지 못하는 채로 시바가 외로워할 생각을 하니 견딜 수가 없는거다. 결국 에이프릴은 아빠와 엄마에게 자신이 시바를 맡겠다고 한다. 브렌다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으니, 브렌다를 보내자고..
나는 그간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와 상관없이, 한 대상에 대한 애정과, 그 애정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에이프릴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었다. 시바는 충분히 에이프릴의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이미 아담스가 섹시한 춤을 춘다고 해서 이 영화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게다가 이 명배우들의 출연이라니. 그러나 영화는 그렇게까지 재미있진 않았고, 에이미 아담스는 아주 짧은 시간만 춤을 춘지라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나는 <헝거 게임>을 보지 않았지만, 헝거 게임을 봤던 사람들이 과연 짐작이나 했을까, 그녀가 이토록 멋진 여성이 될 거라고. 며칠전에 제니퍼 로렌스의 인터뷰 글귀가 트윗에서 여러차례 리트윗 된 걸 본 적 있는데, 거기에서 그녀는 자신이 헐리우드에서 많이 먹는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은 굶지 않을 것이고 계속 이렇게 지낼거라고 했다. 완전 쑝갔다. 나랑 마인드가 똑같어...
마인드만..



시간은 참말이지, 잘도 흘러간다. 월요일 부터 매일, 매시간 모든것들이 벅차게 느껴지고 버겁기만 했는데, 오늘 아침 눈을 떴더니 목요일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벌써 목요일이 되었네, 하고 스맛폰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착각하는 건 아닌가 해서. 목요일이 맞았고, 그 사실이 기뻤다. 그러나 지하철 안에서 또다시 양재역이란 안내 멘트가 들려온 순간 왈칵, 슬픔이 차올랐다. 싫다...
반나절만 더 버티면 금요일을 맞이할 수 있고, 금요일이 되면 어떤 술을 마실지 지금부터 고민 좀 해봐야겠다. 소주를 마실까, 와인을 마실까. 거기에 따라 안주는 돼지가 됐다가 소가 됐다가 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