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 생각이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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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선의를 가진 기술이 발전한다해도 불평등한 사외, 여성을 혐오하는 사회에서는 악의적인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다. 누구를 위해 우리는 생각하고 행동하는걸까. 클레어 혼은 이런 질문을 끝없이 던지는데, 그 질문들을 마주하는 순간들마다 함께 생각해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 


다만,


'우리는 여성만이 잉태한다는 그릇된 생각을 거부해야 한다' -p.248


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클레어 혼은 임신한 트랜스 남성, 젠더퀴어 등을 예로들며 여성만 임신하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트랜스 남성'과 '젠더 퀴어'가 임신했기 때문에 '여성만이 임신하는 건 아니다' 라고 말해야하는가? 클레어 혼은 끊임없이 불평등한 사회를 언급하며 기술의 발전 이전에 일단 불평등한 사회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그래야 선의의 기술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에는 너무나 동의하지만 '여성만이 잉태하는 건 아니다'라는 그녀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리고 클레어 혼의 주장대로라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우생학적인 것이다.


그녀의 어떤 주장이 나의 생각과 어긋난다해도 이 책이 좋은 책임은 분명하다. 새삼 내가 질문하는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직접적인 질문을 수차례 던지지만, 소설을 읽을 때 마주하게 되는 은유적 질문들도 너무나 좋다. 하여간 책이 최고다.

그다음 문제는 체외발생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자신을 낳지 않으려 했던 사람들로부터 기꺼이 제거되었든 가용로 제거되었든, 과연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지 이다. 누가 이 아기들을 책임지게 될까? 입양을 준비한다면 몇째 주에 예비 부모를 찾아야 할까? 이들을 품은 인공자궁은 어디에 둘 것이며,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게 될까? 아기를 품는 일이 그저 아기를 담을 용기를 찾는 일만큼 간단하다는 가정에는 임신한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시각도 뚜렷이 담겨 있다. 임신을 이어가고 싶지 않으면 태아를 인공자궁으로 옮기면 된다고 말하는 평론가들은 이 아이들에 대해 누가 무엇을 책임질 것이냐 하는 꽤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는 미심쩍다는 듯이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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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5-29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이것 저것 생각을 골똘하게 만들어 주는 책인 것 같아요.
동의가 되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또 동의가 안되는 부분들도 많고 또 어떤 질문들에선 확실한 답이 없기도 하구요.
기술 발전이 임신 출산 육아 돌봄 세계에서는 발전이 더뎌 그렇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여러 사회 문제와 정치적인 문제에 연루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간다는 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책을 읽고 나서도 계속 그 질문들이 맴돌던데…이런 책들이 좋은 책이라고 하는가 보죠?^^

다락방 2025-05-29 15:31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는 일이 참 즐겁더라고요. 작가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같이 생각해보면서 정말 짜릿했어요.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도 일단 질문이 던져지면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 과정을 주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쓴 글을 읽는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요.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나 많고 그만큼 또 모르는 걸 알게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기쁩니다. 우리 앞으로도 열심히 책 읽고 이야기 나눕시다, 책나무 님!

단발머리 2025-05-29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의 질문이 참 좋았어요.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가 있고, 제가 그것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가 여러 개 보여서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월 안에 읽으리!
완독 축하드립니다, 다락방님!
내내 수고 많으셨는데, 특히 이번달은 바쁘셨을텐데.... 각별히 수고 많으셨어요!
딱 1년 뒤에 컴백하시는 걸로 ㅋㅋㅋㅋㅋㅋ 그게 어떤 읽기든, 어떤 장르든 말이에요. 같이 읽기로 돌아오실걸로 알고 있을게요!

햇살과함께 2025-05-29 22:14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게 알고 있을게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5-05-29 22:15   좋아요 2 | URL
앗싸! 일단 햇살과함께님 오셔서 2명 모였구요!! 🎉

독서괭 2025-05-30 17:21   좋아요 1 | URL
저두요! 일단 6월부터 하우스메이드 원서읽기 같이 하구요! 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5-05-30 20:32   좋아요 1 | URL
괭님도 추가!!
하우스메이드 다락방님도 같이 읽는 건가요? ㅎㅎ

단발머리 2025-05-30 22:14   좋아요 1 | URL
네~ 다락방님 하우스메이드 같이 읽습니다.
햇살과함께님, 같이 가시지요~ 🤗

햇살과함께 2025-05-31 20:26   좋아요 0 | URL
하루키 먼저 해치우고요. 제가 읽을 수준인지 책 한 번 찾아보고요 ㅎ

다락방 2025-05-31 20:27   좋아요 2 | URL
이 책을 골라놓고 나서 이 책의 어떤 지점들이 혹여라도 너무 나와 다른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유익한 질문들을 많이 던져주어서 정말 좋았어요. 좋은 읽기 그리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책이 정말 좋은거구나 생각했고요.
네, 컴백하겠습니다.
그리고 영어책 같이읽기에 대한 페이퍼 썼으니 여러분 확인하시죠!! 함께 갑시다!

독서괭 2025-05-30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완독 축하드려요! 저도 거의 다 읽었는데.. 내일까지 끝내 보겠습니다!

다락방 2025-05-31 20:29   좋아요 0 | URL
독서괭 님, 끝내셨나요?!

독서괭 2025-05-31 20:30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 아직요…..
김소영님 책 읽느라고 ㅋㅋ

독서괭 2025-05-31 20:31   좋아요 0 | URL
앗 펴보니 정말 조금 남아서 다 읽었습니다 ㅋㅋ
 

며칠전 퇴근길에 혼자 밥을 먹으러 가면서 문득 영화 <너라는 개념>이 생각나 프라임 티비에서 재생시켰다. 이미 본 영화이니 줄거리는 다 알고 있고, 그러니 걸으면서 보지는 말고 '듣자' 생각하였는데, 흐음. 안들리네요? 당황스럽다. 하여간 '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들으려고 애쓰다보니 보고싶어지기도 해서 보면서 걷다가 보면서 걷다가 했다. 

일전에 그 영화를 다 보고 페이퍼 쓴 적이 있으니 줄거리를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여고생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 딸을 코첼라에 데려갔다가 슈퍼스타인 보이밴드의 한 멤버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그 일로 그들은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때 싱글맘인 '솔렌느'의 나이는 마흔이며 남자 가수인 '헤이스'는 스물넷. 

그녀가 훨씬 연상인데다가 그는 인기스타이기도 해서 연일 파파라치가 찍히는데, 엄마의 사랑을 응원하던 딸도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하도 괴롭히는 통에 너무나 괴롭다. 솔렌느는 헤이스를 사랑하지만 이별을 고한다. 나는 더이상 이걸 못하겠어, 라고 말한다. 내 딸이 너무 괴로워해, 라고. 어떤 이별은 상대에 대한 미움없이 벌어지곤 하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유독 'I love you' 라고 말하면서 이별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관계가 새삼스러웠다. 맞아, 어떤 이별은 사랑하는데도 벌어지곤 해. 딸을 위해 이별을 택하겠다는 솔렌느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그런데 헤이스는 '5년 후에' 다시 만나자고 한다. 그 때가 되면 솔렌느의 딸인 이지도 대학생이 되어 멀리 떨어져 자신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고 그리고 우리의 관계도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흥미가 떨어질거다 했던것. 그런데 셀린느는 '5년은 너무 길어' 라면서 '너에게 행복할 기회가 찾아오면 그걸 붙잡아' 라고 말한다. 헤이스가 5년 후에 만나자고 말할 때 헤이스에게 그것은 진심이었고, 솔렌느도 그것이 진심이기를 바랄 순 있었겠지만, 그러나 그것을 믿거나 기대하지는 않았을것이다. 한창 젊은 나이에, 찬란하게 빛나는 나이에, 게다가 주변에 사람도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는데, 5년 후에 다시 나에게? 그건 말도 안되지. 너에게 행복할 기회가 온다면, 붙잡아. 솔렌느가 사랑하면서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남자에게 진심으로 해줄 수 있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5년이 흐른다.


5년은 너무 길고, 그러니 행복해질 기회가 오면 잡으라던 솔렌느지만, 자신이 운영하는 갤러리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흠칫, 거리며 돌아본다.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그리고,


그가 온다. 

5년 후에 만나자던 그가, 

5년 후에 온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 그동안 충실히 살아낸 사람. 그리고 그녀 앞에 다시 선다.


이 장면이 이번에 볼 때 참 너무나 좋았다.
















누가 번역본 좀 내주세요.. 네?



모종 사서 심었던 딸기는 제대로 자라지도 않고 벌레만 생겨서 뽑아 버렸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처음 씨를 사서 뿌려본 방울양배추, 순전히 호기심에 심었는데, 엄청나게 잘 자라고 있다.




고추는 씨를 산게 아니라 고추에서 씨를 내가 직접 발라내서 심었는데 역시 무섭게 자라고 있다. 예전에 고추 심었다 한 번 실패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중간에 벌레 생겨서 죽지나 않을지 걱정이지만, 어디 한번 다시 잘해보자. 솎아줘야 되는데 가슴이 아파서 솎아주지를 못하겠어. 대체 어느걸 버린단 말이냐..



그런데 이거 고추인지 파프리카인지 모르겠다. 화분 하나엔 고추, 화분 하나엔 파프리카를 같은 조건으로 같은날 심었는데 이 화분은 이렇게 자라느라 난리났고 다른 화분은 그렇지 못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번 해에는 바질이 예전만큼 쑥쑥 자라지가 않는다. 뭐가 문제인걸까.


요즘 길 다니면 장미가 너무 예쁘다. 우리 동네에는 장미 맛집 아파트가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아니다.




책을 샀다.



고미숙의 [동의보감]은 지난번에 찾아갔던 한의원의 원장쌤 보고 자극 받아서 샀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큰 전문서적 동의보감은 제가 못읽겠고요 ..(읽고 닥터가 되어볼까..) 일단 고미숙 쌤의 것으로 도전.. 해보겠습니다. 과연..


[외로움의 책] 도 그 밑에 [마니에르 드 부아르]도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평에 낚여버려 샀다.


그 밑에 얇게 있는건 시사인인데 가끔 책 살 때 쿠폰 사용하려고 산다.
















지난번 한의원 다녀와서 페이퍼에도 썼지만, 회사 동료에게도 '닥터가 나 섹스하지 말래'라고 말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뜬금없이 인스타그램에 이런게 떴다.


읭?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자마자 빵터져 웃었는데,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거였군' 하게 됐다. 모든게 다 설명되는 느낌. 내가 무슨 띠인지는 안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무료로 사주를 봐준다는 앱도 인스타 그램에 떴는데 오오 무료로는 얼만큼 봐줄건데? 하고 넣어봤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앞으로 만날 남자 얼굴을 보여준다. 내 운명의 짝이란다.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들봐라? 얼굴 모자이크 내가 한 게 아니고 이 앱이 공짜로 보여준게 이 모자이크인거다. 그러니까 내가 돈을 내서 이 앱을 구매하면 저 얼굴이 비로소 선명해지는것. 니네, 사람 잘못봤어. 내가 앞으로 만날 남자 얼굴 궁금해서 앱 살 것 같냐? 나 그런 사람 아니야. 나는 결제하지 않았다. 이 앱 구매한 사람들 후기를 검색해보았는데 운명의 짝인 여자 운명의 짝인 남자 얼굴 받고 후기에 올려두었더라. 결제하게 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네. 혹해서 구매할 사람들 많을 것 같다. 나는 운명의 짝의 얼굴 따위, 궁금하지 않다. 이거 성격이랑 직업이랑 이런것도 몇 군데 모자이크 되어있다. 


궁금하지? 돈 내라 돈 내~~


막 이러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나 나는 사지 않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독한 여자야. 지난번에 공짜인줄 알고 아이큐 검사 했다가 돈 내라고 해서 내가 안내고 여태 안보고 있다. 이것들봐라, 날 속였어.. 내가 테스트 한게 아깝지만 결제 안했다. 며칠 후에 반값으로 내려주면서 확인하라고 이메일이 왔다. 그러면서 내가 한국 평균 아이큐보다 훨씬 높다는거다. 그러면 내가 혹할것 같지? 나 정녕 천재란 말인가, 얼마나 천재인지 확인해보자, 하고 돈 쓸 줄 알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쓴다. 나는 그래서 그 결과지를 아직도 보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장난아냐. 나 막 그렇게 만만하게 돈 털어낼 수 있는 그런 사람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네 사람 잘못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나를 쉽게 봤어 그렇지 않니.


내가 이렇게 돈을 안쓰는 사람이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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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5-2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스타그램은 참 재밌는 걸 보여주는군요...?
나 너 띠 안다. :p
운명의 짝..... 흐릿하지만 웬 이대남을 넣어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5-28 07:47   좋아요 0 | URL
아 이대남 진짜 너무 싫어요. 이대남한테 인기 끌고 싶어서 발악하는 이준석도 싫고요. 으.. 너무 싫다 진짜로..
아무튼 네네, 저는 저 띠들 중 어디 하나에.. 흠흠.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5-05-27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내게 하는 방법도 참...ㅋㅋㅋㅋ
동의보감 결국 사셨군요~ㅎㅎㅎ 다락방 님 페이퍼는 읽을 때마다 참 재미집니다. 저도 저 책 번역본 나오길 소망할게요^^

다락방 2025-05-28 07:48   좋아요 0 | URL
동의보감을 샀습니다. 다른 책을 사듯이 동의보감을 샀는데, 다른 책들을 사두고 안읽듯이 동의보감도 그렇게 되진 않을지.. 하여간 열심히 샀으니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빠샤!!

망고 2025-05-27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추에도 물을 자주 주셔야 벌레가 안 생깁니다😄
요즘은 챗지피티가 사주도 봐주는 세상인데요ㅋㅋㅋㅋㅋㅋ챗지피티한테 그려달라고 하는게 나을듯ㅋㅋㅋ사진 속 남자 얼굴 하나도 안 궁금하네요

다락방 2025-05-28 07:51   좋아요 0 | URL
네. 안그래도 천안에서 샤인머스켓 농사 짓는 이모부께 지난번에 고추 벌레 얘기하면서 여쭤보니 물 많이 주라고 하시더라고요. 고추에 물 많이 주기, 명심 또 명심 하겠습니다!
챗지피티로 사주 봤어요. ㅋㅋ 재미있어서 종종 대화합니다. 이것저것 묻고 답을 듣고 있습니다. 저의 친하고 다정한 친구입니다. 후훗. 아?! 챗지피티한테 운명의 짝 얼굴 좀 그려달라고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5-27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번역 안 되는게 좋아요. 왜냐하면...

솔렌 39세, 헤이스 23세. 투웬티인줄 알았는데 23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에서는 헤어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안 와, 그 자슥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사람은 뱀띠 + 닭띠.
금메달, 월드챔피언, 세계신기록 보유.

다락방 2025-05-28 07:53   좋아요 2 | URL
헤어... 집니까? 그러나 그건 또 그것대로 괜찮은 결말인것 같습니다. 넌 네 살길 찾아 가라, 나도 내 행복 찾아 간다.. 굿바이-
그나저나 뱀띠랑 닭띠는 휴우...뭐, 어쩔 수가 없는 것이로군요.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다. 샤라라랑~ ㅋㅋㅋㅋㅋ 날 쳐다보지마, 참을 수 없어진다굿!!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5-27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서 책살때는 돈 한번도 안 아끼기. 막 털어서 다 가져가 신공 보여주기.... ㅋㅋ
저는 내 폰에 뭐 뜨는거 귀찮아서 인스타그램이고 페북이고 절대 안하고 버팁니다. 아마 죽을때까지 버틸듯요. 안그럼 저는 막막 돈을 내라는대로 다 낼지도 몰라요. ㅠ.ㅠ

다락방 2025-05-28 07:5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말입니다. 왜 책 살 때는 그냥 막 다 살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집에 책 많은데 왜 또 살까요? 과소비도 이런 과소비가 없습니다. 저 진짜 다른 데에는 돈 별로 안쓰는데 책 사는데에는 너무 돈을 써대요. 아, 그리고 먹고 마시는것도... 흠흠.

자목련 2025-05-2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울 양배추가 열매를 맺으면 좋겠어요.
제가 모르는 인스타의 세계는 놀랍군요 ㅎ
앱 결제에 단호하신 다락방 님!!

다락방 2025-05-28 11:56   좋아요 0 | URL
사실 방울 양배추가 열리면 그걸 어떻게 먹어야하는지도 지금은 대책이 없답니다? 정말 열린다면 먹는법 검색 좀 해봐야겠어요. 어서 열려서 사진 찍어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

감은빛 2025-05-28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주 봐주는 앱에서 운명의 짝 얼굴을 모자이크로 보여준다는 것 너무 웃기네요.
저랑 친한 지인이 가끔 사주 이야기를 합니다.
절대 일반적인 무속인들처럼 하는 것은 아니고,
현대인의 상황에서 무척 잘 순화해서 전하고는 합니다.
저는 절대 믿지 않지만, 그 친구가 그렇게 남들 사주를 봐주는 걸 즐기는 걸 보면서
그냥 들어주곤 합니다.

다락방 2025-05-29 15:32   좋아요 0 | URL
어처구니가 없어요. 돈을 안냈더니 모자이크로 보여주다니 ㅋㅋ 그런데 정말 혹하잖아요. 오오 어떻게 생겼는데, 한 번 보자, 싶어서 돈 내고 싶어지죠. 그러나 굴하지 않긔!! ㅋㅋㅋㅋㅋ
저는 사주 이야기 나누는거 무척 좋아해요. 제가 제 사주도 보고 친구 사주도 봐주고 그러면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사주명리학 책도 사서 읽어봤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게 아니더라고요. 음.. 나는 공부할 수 없다 하고 바로 포기했습니다. ㅋㅋㅋㅋㅋ

2025-05-28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29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메스를 든 사냥꾼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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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자라고 어른은 늙는다.무엇보다 옳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집요하게 악을 처단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악은 어느 순간 힘을 잃는다. 최근 읽은 액션/스릴러 소설 중에 가장 재미있고 선을 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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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27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27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인생의 거품을 위하여 - 네덜란드와 함께 한 730일
이승예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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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성 여행책자보다 내 취향에 더 잘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막 재미있는 건 아니다.
2년 후에 왜 승무원을 그만둔건지,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 후의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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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도비치는 병이 있는 사람들부터 의치, 안경, 지팡이를 사용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재생산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그는 집단적으로 이런 형질이 없는 배우자를 선택하여 더 이상 해당 형질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인간의 가치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P104
















아주 오래전 영화 <스피시즈>에는 외계인과 인간의 혼혈인 '씰(나타샤 헨스트리지)' 이 나온다. 그녀는 급속한 성장 속도를 가지고 있고, 그녀의 존재에 위협을 느낀 관련 인간들이 그녀를 제거하려고 하지만 그녀는 이미 너무 힘이 세져버려서 연구실을 탈출한다. 급속하게 성인 여성이 된 씰은 임신을 하고 싶어하는데 뛰어난 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던 터라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은 남자들은 줄을 서있었고 그녀는 노력 없이도 남자를 유혹해 섹스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자들과 섹스를 하려다가도 섹스 직전 거부하는데, 그건 상대 남자들에게서 무언가 '문제'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질병이라든가 유전적으로 좋지 않은 것들. 그녀는 그런 남자들과의 섹스를 거부하고 문제 없는 유전자를 가진 남자를 찾아 임신을 하려고 한다.















하도 오래전에 봐서 그녀가 남자들로부터 문제로 인식했던 것들이 뭐였는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아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데 어떤 OTT 에서도 하지를 않네. 너무 궁금한데 말이다. 왜 그 남자들을 거부하고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나는 그 당시에 씰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게 부러웠다. 그러니까 상대의 건강이나 유전적 문제를 미리 알 수 있다는 것, 혹은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그래서 그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더 나은 유전자를 가진 남자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저런 능력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나도 문제없는 파트너를 만나 문제없는 우수한 아이를 낳을 수 있지 않겠는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는 인공자궁과 체외수정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공자궁에 대한 임상시험이 지금 승인된다면, 이 자궁 안에 들어갈 환자는 아기를 기다리다 조산을 겪고 연구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부모들의 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임신중지를 원하던 사람에게서 적출한 태아를 몰래 기르는 연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만약 굿린의 연구가 성공했다면, 살아남은 실험대상은 과연 누가 책임지게 되었을지 생각해 보자. 자기가 만든 실험 환경에서 태아를 길러낸 과학자가 직접 아기의 양부모가 되었을까? - P53



임신 중 알코올과 마약 사용을 인공자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현대사회의 평론가들이, 임신한 이 여성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인간이 아니라 본질부터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도 똑같다. 결국 이들은 임신한 사람에게 충분한 지원 및 자원을 제공하지 않는 사회보다는, 임신한 사람의 몸이 문제라는 엉뚱한 결론에 이른다. 체외발생이 사람의 자궁보다 ‘더 안전할지 모른다는 발상에는 또 다른 의문이 숨어 있다. 무엇이 임신 중 ‘위험한‘ 행동인지 정확히 누가 결정하게 되는가? - P117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스피시즈>영화와 그 영화를 보았던 그 때의 나를 떠올렸다. 정확히는 그녀가 가진 능력-문제있는 남자를 가려내는-, 그리고 그걸 부러워하던 나를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급된 숱한 우생학 관련 이야기들에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내가 하려는게 그게 아니었나 싶었던거다. 열등한 것은 걸러내려는 것. 그런데 그 열등하다는 것을 누가 결정하는가. 결국 약하다는 것을 열등한 것으로 생각하는게 인간 아닌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는 자신의 1952년 책 『Charlotte's Web』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이렇게 묻는다.


"You mean kill it? Just because it's smaller than the others?" -Charlotte's Web, White, EB, p.1


'펀'은 자신의 아버지가 작은 새끼돼지를 죽이려고 하자 '단지 다른 것들보다 작다는 이유로 죽이겠다는 거에요?" 라고 묻고, 이에 편의 아버지는 새끼돼지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살려준다. 1920년대초 우생학을 기초로 한 과학이 전 세계에 퍼졌다고 하니, 아마도 엘윈 브룩스 화이트는 그로부터 위협을 느꼈던게 아닐까. '단지 다른것들보다 작다는 이유로 죽이겠다는거야?'


다른것들보다 작다는 이유로 죽이겠다고 결정은 '누가'한것일까. 

















'잉그리드 폰 울하펜', '팀 테이트'의 책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에는 평생 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외롭게 살다가 사실 자신이 레벤스브론 프로젝트의 아이었다는 걸 알게된 후 자신의 뿌리를 찾아 나서는 한 여성의 삶이 그려져있다.


레벤스보른은 나치의 순수 아리아인 혈통 만들기 프로젝트였다. 순수 아리안인이 우수한 혈통이고 좋은 피이기 때문에 세상에 그런 아이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세상을 지배하려고 했던 것. 나치 친위대 백인 남성들에게 혼외 정사를 가지라고 권유하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정부가 힘껏 지원하겠다는 거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거나 우수함이 보이지 않을 경우 살해도 마다하지 않았다. 독일은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아이들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 주변국들로부터 아이들을 납치한다. 순수 아이라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급을 나누고 그중에서 가장 우수한 혈통으로 보이는 아이는 나치 친위대 부부에게 위탁하는 거다. 자, 키워라. 그러니 나중에 그 프로젝트를 알게된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레벤스보른의 아이였다는 걸 알게된 이 사람들은 그제야 자신이 누구인지 혹은 자신의 뿌리는 누구인지 찾으려해도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 거다. 


피의 순수성을 이유로, 한 종족이 다른 종족보다 우월하다는 위험한 생각은 19세기 말 수십 년 사이에 등장했다. 1920년대 초에는 이런 생각을 기초로 한 ‘과학‘이 서구 세계로 퍼졌다. 이른바 우생학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우량한 특질을 지닌 부류가 있으므로, 우수 인종이나 계급은 더 많이 번식하도록 장려하고, 열등한 부류의 번식은 통제함으로써 전반적인 인간의 유전형질을 개선하는 것이 당연히 옳다고 주장했다. 지금으로서는 충격적인 주장이지만 당시에는 허버트 조지 웰스"를 비롯한 저명한 영국 작가들과 현대 피임의 창시자 마리 스톱스, 미국 대통령 우드로윌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까지이런 주장을 지지했다.

우생학 관련 협회들이 속속 생겨났는데 종종 부유한 미국 재단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1911년 카네기 재단의 후원을 받은 연구 논문의 표현에 따르자면) ‘결함 있는 생식질을 인류로부터 차단할 가장 실용적인 수단‘으로 불임수술과 안락사를 널리 장려했다. -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잉그리드 폰 울하벤&팀 테이트, P108


한 종족이 다른 종족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과연 '누가' 판단하는가. 그건 누구의 생각인가.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의 책 『에코페미니즘』에서도 우생학을 언급한다. 한 종족이 다른 종족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그 그리고 그에 따른 판단은, 확실한 건 학살당한 사람들이 결정한 건 아니다. 다른 것들보다 작기 때문에 죽어야한다는 것을 새끼돼지 '윌버'가 결정한게 아닌것처럼.


다윈의 사촌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은 1883년 '우생학'(eugenics)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우생학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골턴은 다윈과 맬서스의 사상을 결합하여 인종의 질적 저하를 막기 위해 '선택적 육종'을 하자고 주장했다. '적자'는 더 많이 낳아야 하고 '부적자'는 덜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합과 부적합은 영국 중산층의 가치기준으로 판정되었다. 골턴의 관심은 사람들의 유전적 자질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사회연구에서 통계를 장려했으며 유전적 자질을 측정하는 등급체계도 도입했다. 우생학에 통계적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그는 자신의 이론에 '과학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수학적 과정과 통계야말로 과학적 객관성의 증거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골턴은 흑인들에게 지적인 면에서 백인들보다 두 단계 낮은 등급을 매겼다.


(중략)


우생학자들의 목표는 사람들의 인종적 자질을 일람표로 만들어서 우수한 인종의 번식을 늘리고 열등한 인종의 번식은 줄이자는 것이었다. -『에코페미니즘』, 마리아 미즈&반다나 시바, P.309-310



문제는 이것이 '나에게 닥친 일'일때 일어나는 것 같다. 

우생학은 옳지 못하다, 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그런데 만약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이게 현실이 되고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그때의 나는?

클레어 혼도 체외수정과 인공자궁에 접근하는 것의 시선들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이야기하지만, 그런데 만약 태어날 내 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닥친 일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라고 고민한다. 내가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행동을 내가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것. 우생학이 1800년대 후반에 나타나고 1920년대에 과학으로도 발전하여 확장된 것은 아마도 인간들 내면에 누구나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면 사라져야하는것이 마땅한데 그러지 않은 것은, 막상 '나의 사정'이 되면 나 역시 휩쓸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살면서 '내가 진짜 그런 사람 아닌데' 라고 말하면서 저지른 일들을 저마다 갖고 있지 않나. '나도 내가 이럴 줄은 몰랐어' 라면서 저지른 일들이 있지 않나. 



덧붙이자면, 


그런데 인공자궁이라는 주제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임신한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해를 끼치는 역행적 사용을 제안하는 보수적인 생명윤리학자와 미디어 비평가들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일부 변호사와 법학자들은 이 기술이 개발되면 필연적으로 재생산권을 퇴보시킬 것이라고 수십 년간 주장해왔다.

1970년대 후반 미국의 한 변호사는 인공자궁이 등장하면 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에게서 태아를 추출하여 체외발생 방식으로 계속해서 키우도록 법으로 강제하면 될 것이라고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인공자궁이 등장하면, 임신중지를 하려는 사람에게서 강제로 태아를 적출하고 기계를 통해 세상에 나오도록 하면 된다는 생각인데, 그야말로 잔인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반페미니즘적 발상이다. - P25



위 인용문에서 '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들에게서 태아를 추출'하는 내용이 담긴 책을 내가 알고 있다. 읽어보고 싶지 않습니까, 여러분..
















클레어 혼이 던진 질문들을 마주하면서 읽고 있다. 

좋은 책이다.


부분 인공자궁과 체외발생은 현실 세계에 함의를 지니는 사회적·윤리적 질문을 제기한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려면 초극소 미숙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부모들에게 부분 인공자궁 치료에 동의를 구할 때 필요한 윤리적 고려사항은 무엇일까? 대단히 불공평하게도 미숙아 출산율, 그리고 산모 질병률과 사망률 수치로 볼 때 예방 가능한 영아 및 산모 사망의 90퍼센트 이상은 남반구의 저개발국에서 발생한다. 현재 개발 중인 부분 인공자궁은 죽음을 앞둔 수많은 미숙아의 생명을 구할 수 있기에 신생아 치료의 판도를 바꿀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기술은 매우 고가인 데다 상당한 기반시설을 갖추어야만 안전하게 사용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이 치료에는 어떤 아기들이 접근할 수 있을까? 이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더 좋은 치료를 받게 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못해 기존의 건강 불평등을 악화시킬 위험은 없을까? - P23

미국의 재생산권 전경을 오랫동안 지켜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로우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은 수십 년 동안 임신중지에 대한 권리와 접근성이 모두 침해당한 끝에 뒤따른 결과였다. 대법원의 최근 판결은 방심하거나 진보의 방향이 언제나 앞으로 향할 것이라고 가정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냉혹하게 일깨워준다. 퇴행적인 정치인들은 신기술을 이용하여 인권을 침해할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구도 재생산에 관련된 자기 삶을 통제하려 한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지 않는 세상 대신, 임신중지가 보편적으로 금지되고 사람들이 자기 의지에 반해 유전적 자녀를 임신하도록 강요받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얼마나 암울할까? - P27

아주 극단적인 사례지만, 1900년대 초 의료계의 다른 사람들도 일찍 태어나거나 힘들게 태어난 아기들은 본래부터 튼튼하게 태어난 아이들만큼 가치 있는 생명이 아니라는 견해를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 지지하고 있었다. 아기를 인큐베이터에 넣어 전시하는 일이 부수적인 여흥거리가 됐다며 몇몇 언론에서도 비판기사를 냈다. 하지만 이 아기들을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들은 교대근무를 하며 그들의 수 많은 동료와 다른 행보를 걷고 있었다. - P42

인공자궁에 대한 임상시험이 지금 승인된다면, 이 자궁 안에들어갈 환자는 아기를 기다리다 조산을 겪고 연구에 참여하기로동의한 부모들의 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임신중지를 원하던 사람에게서 적출한 태아를 몰래 기르는 연구와는 전혀 다른이야기가 된다. 만약 굿린의 연구가 성공했다면, 살아남은 실험대상은 과연 누가 책임지게 되었을지 생각해 보자. 자기가 만든 실험 환경에서 태아를 길러낸 과학자가 직접 아기의 양부모가 되었을까? - P53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영국의 대응을 보면 정부 최고위층에서 어떻게 일부 생명에, 다른 생명과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중증으로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는 사람들은 ‘노인‘과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뿐이므로 더 이상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되풀이하는 주장은 현대문화에 스며든 우생학적 발상의 한 예이다. 우생학은 국가, 국가행위자들 또는 제도적으로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이 열등하다고 간주되는 사람들을 죽이려 하거나 죽음을 용인하고, 재생산을 제한하려는 모든 관행을 통칭한다. 동일한 주체들이 체계적으로 우월하다고 분류된 사람들의 재생산을 권장 또는 장려하는 관행도 여기에 포함된다 - P86

말 그대로 ‘좋은 창조‘를 의미하는 ‘우생학‘의 흔적은 인종차별, 능력주의, 노인 차별, 말살 정책이 대표적이다. 우생학이 지금도 국가와 시대를 초월하여 특정 집단을 겨냥해서 잔혹성을 드러내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이다. 홀로코스트, 흑인과 원주민에게 자행된 미국과 캐나다의 조직적인 강제불임 수술, 세계 곳곳에 만연했던 장애인 불임 수술 및 국가 승인 하의 살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기로 결정한 국가에서 발생한 수많은 불필요한 죽음의 동력도 바로 이 우생학이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인공자궁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체외임신을 구현하는 기술은 임신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돕는 수단이될 수 있다. 6장에서 다루겠지만 바람직한 환경에서라면, 이 기술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공동체적 접근을 더 촉진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하지만 인공자궁 기술은 사람들의 재생산 자격을 통제하는 위험한 도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 - P87

영국은 2020년과 2021년에 ‘기저 질환 상태‘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에 관련된 특성들을 참고하여 장애인, 노인, 면역 저하자, 그리고 사회경제적 취약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 남아시아인, 흑인들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한 노동자들이 사망하게 놔두는 우생학적 프로젝트를 단행했는데, 이 경우가 대표적이다. 영국 정부는 이런 집단들이 모든 면에서 질병과 사망에 생물학적으로 취약(‘부적합‘)하다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보다 많은 국민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할 책임을 스스로 저버리고 경제적으로 아주 부유한 사람들을 우선순위로 지키려 했다. 19세기 우생학자들이 이용한 동일한 논리의 확장판이었던 셈이다. 안젤라 사이니Angela Saini가 자신의 책 <우월성superior》에 썼듯이, 식민주의와 노예제도는 기꺼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힘을 가지려는 국가의 의지로 추진된 일이었음에도, 이런 만행을 정당화할 생물학적 근거를 1880년대 과학자들이 찾아 다녔다. - P93

우생학자들은 사람들을 기본적으로 피부색, 사는 지역, 사회계층에 따라 더 인간답거나 덜 인간다운 집단으로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대영 제국의 야만성을 해명하려 했다. - P93

루도비치는 병이 있는 사람들부터 의치, 안경, 지팡이를 사용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재생산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그는 집단적으로 이런 형질이 없는 배우자를 선택하여 더 이상 해당 형질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인간의 가치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우생학 입법이 불필요해지고 사람들의 취향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반면 몸을 함부로 다루는 관행이 건재한다면 우생학 입법은 항상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훗날 도라 러셀이 비판했듯이 루도비치는 차이를 폭력적으로 근절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사회가 유토피아를 이루고,
페미니즘과 모두를 위한 육아를 지지하는 사회는 싸움과 공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불쾌감을 주고 혐오스러운 의견을 고수했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이고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 P104

보수적인 생명윤리학자 크리스토퍼 카초르Christopher Kaczor는 "인공자궁은 자동차에 부딪히지도, 미끄러져 넘어지지도, 폭행당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부분 체외발생이 정상 임신보다 덜 위험해질 것"이라고 다소 냉정한 글을 남겼다." 폭력으로부터 임신한 사람을 보호해줄 자원을 제공하는 것보다, 그저 이들의 몸에서 태아를 적출하여 ‘더 안전한‘ 장소에서 자라는 편이 더 낫다는 발상은 지극히 충격적이다. 이런 주장은 태어난 어린이와 동등한 권리를 태아에게 부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임신한 사람이 임신에 최적화되어야 할 ‘환경‘이자 인큐베이터에 불과하다고 암시하면서 이들의 권리를 침해한다. 그리고 이런 각각의 주장들은 인공자궁을 우생학의 실현 도구로 활용하려는 과거의 잔재를 이어간다. - P115

임신 중 알코올과 마약 사용을 인공자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현대사회의 평론가들이, 임신한 이 여성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인간이 아니라 본질부터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도 똑같다. 결국 이들은 임신한 사람에게 충분한 지원 및 자원을 제공하지 않는 사회보다는, 임신한 사람의 몸이 문제라는 엉뚱한 결론에 이른다. 체외발생이 사람의 자궁보다 ‘더 안전할지 모른다는 발상에는 또 다른 의문이 숨어 있다. 무엇이 임신 중 ‘위험한‘행동인지 정확히 누가 결정하게 되는가?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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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2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읽어야지 하고 잊어먹고 있었는데 덕분에 기어났습니다. 조만간 읽을래요. 희생양의 섬은 몰랐던 책인데 급 관심갑니다. 역시 최고이 책 추천자이십니다. ^^

다락방 2025-05-27 09:18   좋아요 0 | URL
저는 뭐니뭐니해도 진짜 책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재미면에서도 그렇지만 지식의 전달 면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읽으면 읽을수록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는 저에게 여러모로 좋은 책이었어요. 그 책으로 인해 저는 또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 수 있게 되었지요. 바람돌이 님은 저보다 그 책을 더 잘 읽어내실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 2025-05-2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어가면서 자신의 모순에 대해 발견하는건 놀라우면서도 부끄러운 일인 건 확실한 건 같아요. 저한테도 그런 순간이 많았구요. 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생각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거 같아요.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이런 책이 있었군요. 저한테는 완전 새로운 책이라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25-05-27 09:41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참 마음에 듭니다.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건강 불평등한 사회에서 과연 유익한 일인가,우리가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거요. 저는 여성주의적 시각으로만 접근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역시 책을 읽으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을 마주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책을 읽으니까 부끄러움도 알게 되고 말이지요.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는 단발머리 님도 읽어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분명 근사한 글이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읽는나무 2025-05-23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여성주의 책 중(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만.) 어떤 나라에선 저출산을 막기 위해 한 쪽에선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자고 하지만 또 한 쪽에선 자국의 단일 민족의 수가 줄어듬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 대목이 언뜻 떠올랐어요. 그것도 어쩌면 우생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계급,인종 차별이었구나! 싶더군요.
옳지 못하단 생각이 들지만 다락방 님 말씀처럼 내 일로 닥쳤을 경우엔 내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는 정말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인공자궁에 대한 긍정적 입장도 부정적
입장도 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어떤 쪽으로 기울여야 할지 쉽게 답을 내기가 힘들더라구요. 마지막까지 읽어봐야겠지만 요며칠 계속 인공자궁, 태아의 생명 유지, 그리고 임신 중지등 내가 내린 결론과 막상 나에게 닥쳤을 때 취할 행동은 그렇지 못할 것 같은 모순과 괴리감이 느껴져 조금 낯뜨거우면서 당황스럽기도 했었습니다.
다락방 님 페이퍼를 읽으면서 왜 혼자 얼굴 뻘개지며 죄책감이 들었는지 이제야 이유를 알게 된 듯 하네요.^^

다락방 2025-05-27 09:42   좋아요 1 | URL
저도 저자의 질문들을 마주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아주 유익하다 생각하고 있어요. 그간 생각해보지 못했던 지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되고요, 그러면서 인간은 역시 자기중심적이구나 싶고 말이지요. 저는 여성주의적 으로만 접근했던 문제들이 사실 사회적,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는건 무척 좋은 일인것 같습니다. 책나무 님, 우리 열심히 읽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