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삭줍기」의 첫머리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허공을 바라본 채 그녀는 유려하게 그 구절을 낭송했다.

"'나는 가능하다면 빨리 나이를 먹고 싶다. 허리가 조금 구부정해진들 별수 있나. 어쩌면 그때쯤에는 병아리르르 키워 입에 풀칠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늙은이란 존재가 반드시 세상을 원망하라는 법은 없다.'"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분명히 시다가 그 노부인에게 했던 말과 일치했다. 뜬금없이 병아리 운운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하지만 내가 놀란 건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소설을 모두 외우고 있습니까?"

그렇게 묻자 시노카와 씨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 그럴 리가요. 아니에요. 전부라니, 그 책에서 좋았던 부분을 몇 페이지쯤 외우는 정도인데‥‥‥."

"네? 그게 대단하다는 거죠. 그런 사람 처음 봤습니다."(p.123)
















시노카와는 고서점의 주인이다. 고서점의 주인이란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책을 좋아한다. 아주, 매우 많이 좋아한다. 책만 살펴보면 이 책이 몇 년도에 초판이 나왔는지 그 출판사는 어떤 출판사인지 몇 부가 인쇄됐는지도 술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심지어 책을 읽다 좋아하는 부분을 '몇 페이지쯤' 이나 외운단다. 대박. 그..그..그게 가능한건가?


이 부분을 읽다가 뭔가 열듬감에 휩싸여 나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떠올려 보았다. 나는 그 책들 중 어떤 부분도 외우지 못하고 있었다. 한 페이지는 고사하고 몇 줄도 외우지 못한다. 지금 딱 외운다고 생각나는 부분은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이 문장이다.



뭐 입고 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게 내가 외우는 전부다. 그런데 몇 페이지씩이나 외우다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은 정말 페이지를 몽땅 외우기도 할까? 그러고보니 누군가가 블로그에 책 본문을 외웠었다고 썼던걸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외울만큼 책을 좋아하지 않는걸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게 아니라 이건 아이큐의 문제란 생각이 들었다. 난 안돼. 못외워. 외우는 시도 한 편도 없어. 하물며 소설의 몇 페이지를 어떻게 외워. 안돼. 그러고보니 나는 악보도 못외우는 사람인데. 뭘 이렇게 외우는 걸 못해. 아니, 근데 내가 정상인 거 아니야? 책의 몇 페이지를 외운다니, 그게 천재인 거 아니냐고. 아놔.. 난 역시 서점 주인이 되면 안되겠구나. 걍 독자로 머물러야겠어.. 쩝..







극한의 사랑이 극한의 절망을 가져온다는 건 명백한 진리다. 이 영화에서 리와 스콧은 서로에게 친구이며 애인이 되어주고 가족이 되어준다. 서로에게 '가장 특별한 사람' 이 되어주지만, 그 관계가 늘 그 감정 그대로 영원히 지속될 순 없다. 조금씩 마찰이 생기게 되고 서로에게 지치게 된다. 어느 순간, 다정한 리의 모습에 '이렇게 다정한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며 스콧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한 때는 서로에게 서로뿐이었는데. 


리는 이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스콧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이 든다. 리는 자신의 집에서 스콧을 쫓아내려하고, 스콧은 집 안의 모든 물건을 부수고 던지고 소리지르고 몸부림친다. 그가 리를 그토록 의지하지 않았다면, 그토록 사랑하지 않았다면, 특별하거나 유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 정도의 분노와 절망은 오지 않았을 터. 저 극한의 절망은 극한의 사랑으로부터 온 것. 


서로의 밑바닥까지 보았다는 건, 위에서 말했듯이 서로의 모든 순간을 공유했단 뜻이다. 그러니 지저분하게 등을 돌렸다한들, 죽음의 순간에 생각나는 건 그 사람일 수밖에 없다. 리가, 죽음의 순간에 스콧에게 자기를 보러 와달라고 말했을 때, 그의 앞에서 '너랑 함께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고백했을 때, 나는 어쩌면 사랑에 대한 내 태도를 좀 달리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늘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는 나이지만, 그렇게 물러서만 있다가는 죽음의 순간에 어느 얼굴도 떠오르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아무리 인생 혼자 가는 거라 해도, 마지막 순간에 손을 잡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상대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토요일부터 조카가 와있다. 세상에 태어나 해를 보고 달을 보고 구름을 보고 꽃을 본 지 고작 39개월밖에 안 된 아이가, 어제는 하늘을 보더니 나한테 이런다.


이모, 구름이 예뻐서 나가도 좋겠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뭐 이런 애가 다있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얘 왜이렇게 감정이 풍부해. 어쩌면 이렇게 감정 표현을 잘해. 넌 대체 어떤 모습으로 자라게 될까?




갈비..먹고 싶은 날이다.

집에 가서 조카 데리고 갈비나 먹으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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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1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2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10-22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우기는 커녕 읽었던 내용이 전혀 생각도 안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저 같은 사람도 있는걸요.
ㅠ..ㅠ 이럴땐 진짜 책 뭐하러 읽나 싶고 뭐.....흠...흠...

구름이 이뻐서 나가도 좋겠다고 말하는 39개월짜리 조카라...
얼마나 예쁠지 상상도 안되요^^

다락방 2013-10-22 08:57   좋아요 0 | URL
읽었던 내용이 전혀 생각 안나는 경우가 대부분인건 저도 그래요. 심지어 과거 페이퍼를 보다가 어, 내가 이런 책도 읽었나? 할 때도 있어요. 책 표지 자체가 생소한 것들...하하하하하하.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3-10-23 15:30   좋아요 0 | URL
저는 읽고 있는 책 제목도 잘못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 유명한 안나 카레니나 =.=
나는 안나 카네리나 ㅠ.ㅠ

레와 2013-10-2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아아아앙 타미야.........................♡


다락방 2013-10-22 10:13   좋아요 0 | URL
내 조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10-2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클 더글러스는 참 대단한 배우 같아요. 젋어서는 아버지(커크 더글러스)의 후광의 스트레스에. 중년엔 섹스중독증을 극복하고 노년엔 구강암 말기를 이겨내고...미녀 아내(캐서린 제타 존스)맞이하고...(하지만 이혼한다네요..) 참 파란만장한 인생이라고나 할까요.

다락방 2013-10-22 10:18   좋아요 0 | URL
마이클 더글라스라는 걸 알지 못했다면 마이클 더글라스인지 알아보지 못했을 것 같아요. 모습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아마도 변장을 엄청 잘한듯. 제가 본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영화중에 가장 인상적인 영화였어요. 가장 마이클 더글라스가 빛난 영화였고요.

에르고숨 2013-10-22 10:50   좋아요 0 | URL
변장ㅋㅋㅋ! 이럴 땐 '분장'이라는 말이 있지 싶은데효.

다락방 2013-10-22 10:5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르고숨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변장'이라고 써놓고 아..이 단어가 아닌것 같은데 뭐지, 뭐지, 이러면서 분장이란 단어는 절대 안떠오르고 '변신?' 이러면서 아 변신은 더 아닌데.......이러고 있었네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연 2013-10-2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블리아 고서당ㅎㅎㅎ 저도 이거 보고 싶어서 계속 장바구니에 짱박아놓았는데 우선순위가 자꾸 밀리네요. 조금 훑어본 정도입니다만.. 자꾸 이 책은 언젠가 봐야지, 하는 그런 책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이 책이 저한테 좀 그런 느낌이랄까

다락방 2013-10-22 13:14   좋아요 0 | URL
저도 여러분들의 감상을 보고서 흐음, 그렇다면 읽어볼까 하고 1권만 주문해서 읽었거든요. 아주 마음에 드는 건 아닌데 나름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2,3권도 읽어야겠어요. ㅎㅎ
우선순위는 항상 '이번에 주문'하는게 우선순위인데, 그 책들을 다 읽기도 전에 또 주문을 하게 되니까 또 이번에 주문이 우선순위가 되고 또 주문하니까....이런 일의 순환이라 책 주문을 멈춰야 사 둔 책 다 읽을 수 있을것 같아요. ㅠㅠ
 
린다 브렌트 이야기 - 어느 흑인 노예 소녀의 자서전 뿌리와이파리 알알이 2
해리엇 제이콥스 지음, 이재희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1년 2월
품절


할머니의 주인이 죽자, 상속인들이 재산을 나눠가지게 되었다. 과부가 된 안주인은 자기 몫으로 호텔을 상속받아 계속운연했다. 할머니는 안주인의 노예로 남았지만 할머니의 자식들은 주인의 자식들에게 분배되었다. 하지만 할머니의 다섯 자녀 중 막내인 벤자민 삼촌은 상속자들끼리 재산을 공평하게 나눠갖기 위해 다른 집으로 팔려 갔다.-14쪽

"용기 내라, 린다." 피터 아저씨가 말했다. "나한테 단검이 있어. 내가 살아 있는 한 누구도 널 건드리지 못하게 할거야."-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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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1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1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1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린다 브렌트 이야기 - 어느 흑인 노예 소녀의 자서전 뿌리와이파리 알알이 2
해리엇 제이콥스 지음, 이재희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1800년대의 미국 남부에서 태어나 노예를 부리고 살았다면, 부모님과 조부모님을 비롯하여 이웃들로부터 '흑인이 노예가 되는것, 그들을 사고팔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 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면 나는 어떤 마음과 어떤 태도로 노예들을 대했을까. 사소한 잘못으로 발가벗겨진 채 채찍으로 맞는 그들을 보면서 '잘못했으니 이정도 벌을 받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드물지만, '이건 옳지 않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을까? 나는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남들보다 빨리 깨우치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 충실하게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이니, 내가 그들중 유별난 사람, 그러니까 '노예도 사람이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노예로 부릴 권리가 없다'는 생각을 결코 해내지 못한채로 늙어 죽어가게 됐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을까봐 그 당시에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을 핍박하는 위치에 놓여있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라고. 그 위치에 놓여있다면 나는 그것이 마치 내 권리인 듯 그렇게 지냈을지도 모른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그들을 때리고 구박하면서 또 굶기고 학대하면서.




여기, [어느 흑인 노예 소녀의 자서전] 이란 부제를 단 책이 있다. 제목 그대로 노예였던 소녀가 자유로운 입장이 되어 자신의 생활을 비롯 다른 노예들의 실상까지 낱낱이 고하고 있다. 그녀가 말하는 노예생활은 묵묵하고 담담하게 읽어나갈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이런 삶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몇 번이나 되묻고 싶어진다. 가족들과의 생이별, 숱한 채찍질, 소녀가 되면서부터 시작되는 성적 희롱, 인간이라 취급받기 보다는 물건처럼 취급되어져 팔려가는 생활. 당시의 노예주들은 그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았다. 노예가 낳은 아이까지 자신이 돈을 받고 팔았다. 


당시 남부에선 이런 노예제가 있었지만 북부는 그렇지 않았다. 노예들은 북부로 도망가기를 그렇게 자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도망노예법'이란 무시무시한 법이 만들어진다. 



이 땅 위에 완벽한 지옥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마지막 한 가지가 아직 남겨진 상태였는데, 1850년 마침내 그 일이 완성됐다. 바로 도망노예법의 시행이었다. 이제 어떤 주, 어떤 도시, 어떤 마을에도 추격자에 쫓기는 도망노예들이 몸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이제 내가 용맹한 사람들의 고향이며, 자유의 땅인 미국을 돌아다니면, 나라를 지키는 관료는 단 한 명도 없고, 나를 사냥하려는 추격자만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의 독립선언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자명한 진리다.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양도할 수 없는 권리, 즉 생명과 자유에 대한 권리, 그리고 행복추구권을 부여받았다.' 오늘날 미국에서 흑인의 권리는 어디에 있는가? 한때는 흑인들에게 부여된 권리가 있었다. 그렇다. 투쟁의 시절, 그들으느 나라를 위해 피 흘리고 죽어갈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위업은 잊혔고 그들이 썼던 총검은 그 자손들의 사지를 묶는 쇠사슬과 족쇄로 변했다. 자유를 위해 싸웠던 독립전쟁에서 맨 처음 쓰러진 자는 흑인이었다. 나는 바로 그의 형제인 한 흑인 노예가 채찍질과 족쇄를 피해 달아다나가 붙잡혀, 자유를 기리는 기념비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에서 다시 노예제로 질질 끌려가는 걸 지켜봤다. 그것도 그곳에 그가 있는 줄도 몰랐던 남부 노예주의 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북부인들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p.341)



그 비참한 생활을 책장으로 넘기다보니 어쩔 수 없이 몇 번이고 눈물이 고인다. 그 힘든 생활들 때문에, 그 힘든 생활을 버텨나가려는 사람들 때문에. 그리고 그런 생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찍 철들어 버리는 어린아이들 때문에.



새벽이 되기 전에 가족들이 다시 나를 은신처로 데려다주려고 왔다. 아이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자세히 보려고 커튼을 옆으로 밀었다. 달빛이 아이의 얼굴에 비쳤다. 나는 몇 년 전 도망가던 날 밤 그랬던것처럼 아이 위로 몸을 숙였다. 그리고 방망이질 치는 가슴에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아이가 흘리기엔 너무나 서글픈 눈물이 엘렌의 뺨으로 흘러내렸다. 아이는 마지막 입맞춤을 하더니 내 귀에다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엄마, 난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엘렌은 실제로 그랬다. (p.215)



아들이 대답했다. "엘렌이 떠나기 전 어느 날 처마 밑에 서 있었던 적이 있어요. 근데 헛간 위에서 누군가 기침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나도 왜 그 사람이 엄마라고 생각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엘렌이 떠나기 전날 밤 엘렌이 방에 없었어요. 근데 할머니가 그날 밤에 엘렌을 방으로 다시 데리고 왔어요. 나는 아마도 엘렌이 가기 전에 엄마를 만났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왜냐면 할머니가 엘렌한테 '이제 자거라.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ㄴ된다'고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나는 엘렌한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아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침 소리를 듣고부터 집 쪽에서 엘렌이 다른 아이들이랑 놀고 있으면 아이들도 엄마의 기침 소리를 듣게 될까봐 다른 쪽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플린트 씨가 오는지 항상 망을 보았다고도 했다. 만일 플린트 씨가 보안관이나 순찰대원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보이면 항상 할머니에게 이 말을 전했다고 했다. 그제야 나는 사람들이 집 쪽에 있으면 왜 아들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게 됐다. 그때는 아들이 왜 그렇게 불안해하는지 짐작이 안 가 걱정스러웠었다. 그런 사려 깊음은 열두 살 소년에게는 지나친 것이었다. (p.237)




문학(文學) [명사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또는 그런 작품소설희곡수필평론 따위가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



고통스러운 긴 시간후에-그녀는 7년간 다락방에 숨어지낸후 뉴욕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유를 찾고, 노예제를 폐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권유에 따라 그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책으로 적어낸다. 그래서 나는 1840~1860년대 미국 남부의 노예들의 생활을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알 수있게 되었다. 



문학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여 기록하는 것, 그 기록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 열 명이 됐든 백만 명이 됐든, 책으로 세상에 나오는 순간, 글을 쓴 사람이 혼자만 알고 있고 생각하고 있던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이 책이 당시에 어느 정도의 반향을 일으켰을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분명 '우리는 노예제를 하고있지 않지' 라며 나름 자부심을 느꼈을 북부인들도 남부의 제도를 묵인했던 스스로에 대해 부끄러워했을 것이다. 주인이 있는 앞에서 '너는 이 집의 노예 생활에 만족하느냐' 고 묻는 어리석음을 범했던 목사들도 자신의 짧은 생각에 후회할것이다. 노예제에 전혀 관심이 없던 누군가였다면 이 책을 읽고나서는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곳에서 이런 비참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땅을 치며 우리가 이런 것을 어떻게든 고쳐야 되지 않겠냐며 목소리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모두가 그 당시의 상황이 기록되어 책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 기록은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에게 전할 수 있다. 그 한사람은 또다시 다른 한사람에게 그 사람은 또 다른 한사람에게 건넬 수 있다. 가려두고자 했던 악법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이제 사람들은 그 법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그러기까지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드러냈기에 사회는 그것을 고칠 가능성을 더 많이 갖게 되었다.



문학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기록으로 남겨 주변인에게 또 후세에 전했던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다는 데에. 당신들이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에, 그걸 내가 이제는 알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음은 당신들의 역할 덕분이란 걸 알 수 있게 됐어요, 고마워요. 우리는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대상에게 고마워할 수 있다. 그걸 문학이 해준다. 




많은 것들이 고마워지는 그런 책이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 준 작가에게, 그녀에게 책을 쓰라고 권한 그녀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녀의 원고를 편집해준 편집자에게. 무엇보다 이런 사실을 나(를 포함 다른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알려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 문학에게 고마워진다. 책장을 덮으며 세상에 문학이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문학은 나보다 오래전에 탄생했고 나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이 세상에 끝까지 살아 남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문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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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18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르고숨 2013-10-18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적 정의' 이미 충만하신 다락방 님은 정말, 훌륭한 독자이시자 문학가. 숙연해지는 리뷰 고맙게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3-10-18 13:25   좋아요 0 | URL
좀 진정한 뒤에 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격할 때 써가지고 흥분된 글..이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부끄럽게....

[시적 정의] 아직 안샀는데...( ") 킁킁.

다다 2013-10-1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분된 글'이 참 살아있네요 너무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

다락방 2013-10-18 16:48   좋아요 0 | URL
저는 책이 참 좋습니다, 소금꽃님!!

페크pek0501 2013-10-2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은 <시적 정의>를 읽을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이미 문학의 존재 이유를 알고 있으므로.
<시적 정의>를 읽은 사람으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다락방 2013-10-21 14:16   좋아요 0 | URL
아, 페크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는 오히려 더 [시적 정의]를 읽고 싶어지는데 말입니다!! 흐흣
 

알리데는 자기 농장에 있는 마리아 크릴을 만나러 갔다. 크릴 할머니의 사악한 눈과 지혈하는 능력은 알리데가 태어났을 때부터 유명했기 때문에 알리데는 할머니의 능력에 대해선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크릴 할머니에게 자기 처지를 봐 달라고 하려니 찾아가기가 어색했다. 알리데는 누구에게도 자기의 괴로움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달리 기댈 데가 없었다.

마리아 크릴은 마당 긴 의자에 고양이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알리데가 올 줄 알았다고 했다.

"무슨 일 때문인지도 아시나요, 크릴 아주머니?"

"머리 색깔이 밝은 청년 때문이지. 젊고 잘생긴." (p.133)

















한스를 먼저 발견한 건 알리데였다. 첫눈에 반해 그가 자신을 봐주기를, 자신과 눈을 마주치기를 속으로 바라고 또 바랐다. 그런데 그가 눈을 들어 마주친 건 알리데의 눈이 아니라 알리데의 언니인 잉겔의 눈이었다. 그저 마주치기만 한거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그 마주침에는 강렬함이 있었고 끌림이 있었다. 한스와 잉겔은 눈이 마주치고 사랑하게 됐다. 한스를 먼저 발견한 알리데의 의지와는 다르게, 알리데의 생각과는 다르게, 알리데의 기대와는 다르게.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누가 먼저 만났'는지가 대체 뭐가 중요할까. 그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알리데는 자기가 먼저 보았고 먼저 사랑을 시작했는데 이런 결과가 난 것이 몹시 원통하다. 한스가 언니인 잉겔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들을 볼 때마다 알리데는 저건 무슨 뜻일까, 저들은 무슨 의미를 담고 저 말을 하는걸까 몹시 궁금하다. 한스와 잉겔은 결혼하고 알리데는 그 집에 함께 살면서 그들이 서로의 시선을 좇고 들끓는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자꾸만자꾸만 보게 된다. 한스는 언니와 결혼했지만, 언니의 남편이지만 알리데는 한스를 포기할 수가 없다, 갖고 싶다. 그래서,



그녀는 노파를 찾아간다. 마법의 주문을 걸어줄 수 있는 노파를. 그녀는 노파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럼 나 말고 다른 사람은 바라보지 못하게 할 수 있나요?" (p.136)



이미 언니의 남편인 한스를 두고 저런 바람을 가진 알리데가 너무 가여워서 너를 위해서라도 그걸 멈추라고 말하고 싶다. 한스를 바라보는 마음을 한스를 원하는 마음을 멈추라고. 그러나 이미 싹터버린 사랑은 멈추라는 말로 멈출 수 없는법. 한스에 대한 사랑과 욕망에 눈이 먼 알리데는 평생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들을 해버리고야 만다. 





나는 언제나 사랑에, 단 한사람에 대한 사랑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위험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그 사랑이 결국은 자신에게 비극을 가져올 것이 뻔한 선택을, 그들은 그 사랑에 빠져있는 동안 하고야 마니까. 왜 사랑에 자신을 던질까. 왜 사랑에 그토록 매달릴까. 왜 그들은 그토록 그 사랑을 간절해할까. 나는 영화나 소설속에서 하나의 사랑에 자신을 송두리째 던지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체 저런 삶은 어떤 삶일까' 를 생각해보곤 한다. 그리고 나는 결코 그렇게 될 수 없음을 실감한다. 나로 말하자면 사랑에 나 자신을 몽땅 던지지는 않으니까. 나로 말하자면 언제나 한 발을 빼고 있으니까. 나는 극으로 치닫는 사랑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극으로 치닫는 사랑은 극으로 치닫는 결말을 불러오니까. 그들과 나의 차이는 어느것을 더 중요하게 두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나는 내 자존심을 가장 위에 두고 그들은 사랑을 가장 위에 둔다. 그들은 그 사랑을 '어떻게든' 이루고 싶고, 나는 그 과정에 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다면 사랑을 접거나 포기하는 쪽을 택한다.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가슴 아파도 나는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 이미 다른 사람의 남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고 나를 전혀 봐주지도 않는데, 그런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든 돌려 보겠다고 묘약을 받으러 가는 그 마음이 참으로 안타깝다. '내 사랑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마음가짐은 대체 어디로부터 나온것일까. 왜 그것이 어떤 사람에겐 있고 어떤 사람에겐 없는걸까. 나에게는 모험심이 부족한걸지도 모르겠다. 위험한 길, 힘든 길인듯 하면 별로 가고 싶어지지 않는 그런 사람. 격렬한 연애를 할 수도 있고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질 수도 있지만, 상대가 나를 봐주지 않는 경우에 뭔가를 그다지 해내려고 할 것 같진 않다. 묵묵히 가슴아파하거나 포기하거나 할 뿐. 이 사랑을 이루게 해달라고 부적을 쓴다거나, 그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없애버린다거나 하는 일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나는 사랑에 빠졌어도 내 온 몸을 던지지는 않을것 같다. 여태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나는 이 세상에서 단단히 발 붙이고 살아가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한 몸 바쳐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사랑 받는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나는 내 온 신경을, 모든 에너지를, 더 나아가서는 내 목숨을 사랑에 걸지는 않을것이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상대 역시 그러했으면 좋겠다. 온 우주의 중심에 나를 두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상대도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자존심을 지키고, 자신을 이 땅에 설 수 있게 하는 여러가지 것들중 내가 하나였으면 좋겠다. '너여야만 해, 너 아니면 살 수 없어' 가 아니라 '너가 아니어도 살 수 있지만 가급적 너였으면 좋겠어' 라면 좋겠다. 나는 모험심만 부족한 게 아니라 세상에 내 책임이 하나라도 더 생기는 걸 극도로 경계하는 걸수도 있겠다. 뭐, 어쨌든.




소설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이제는 나이가 많아버린 알리데의 집  앞에 어느날 '자라'라는 여성이 쓰러진 채로 발견된다. 남편으로부터 도망을 쳤다는 그 젊은 여인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 둘의 과거와 현재가 반복되는데, 그 둘은 다른 시대, 다른 공간에 살았으되 같은 삶을 살았다는 걸 보여준다. 알리데가 공산주의 국가적 체제로 인해 강한 힘에 농락당했다면, 자라는 돈의 유혹에 끌려가 여러 남자들로부터 농락당했다. 여자가 남자로부터 극도의 폭력에 노출되었다는 것, 그들이 반항하기에 상대가 너무 강했다는 것, 자신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누군가 알아볼까 늘 두려워한다는 것이 그녀들의 공통점이었다. 가난했던 상황에서도 돈이 많아진 상황에서도, 여기에서도 그리고 거기에서도. 끊임없이 폭력은 행해지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그 폭력으로 인해 평생 고통스러운 것으로 채워지고야 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여긴 거기와 다르다고? 아니, 다르지 않다.








그건그렇고,

어제는 돼지두루치기를 해보겠다며 두시간동안 부엌에 있었고, 별로 맛도 없었던 식사후 설거지를 하겠다며 또 한시간동안 부엌에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오늘부터는 씨리얼을 우유에 말아 먹으리라. 그러면 딱 그릇 하나 숟가락 하나만 쓰면 된다. 무슨 대단한 요리를 했다고 어제는 숟가락이란 숟가락 다 꺼내쓰고 그릇이란 그릇 다 꺼내써서 저녁 한 끼 먹는데 만신창이가 됐단 말인가. 그래, 이제부터는 씨리얼이 내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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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3-10-16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이야기하기를.. 사랑은 '능력과 의지를 최대한 발휘하더라도 부족함이 드러날 수 있고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고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이 문장에 동감하는 편입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무너지더라도 그런 게 사랑의 과정이라고 여기고 싶네요. 물론 많이 아프기는 하겠죠. 그래서 사랑이라는 말에 모든 것을 다 던지는 그런 사람을 이해할 것 같아요. 그러나 사람들마다 사랑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른 것 같아요. 다락방님의 말씀이 더 정확할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가 아니라도 상관없지만 가급적 너였으면 좋겠다, 와 같은 선택을 모든 것을 다 사랑에 거는 사람들은 절대로 하지 못할거 같네요. 뭐, 이렇게 끄적거리는 저도 아픈 사랑은 좀 피하고 싶지만...

다락방 2013-10-17 11:18   좋아요 0 | URL
저도 온 몸을 다 던져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요. 다만 저는 그러지 못할 것 같아요. 가끔은 그렇게 온 몸을 다 던져 사랑에 바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고요. 한 상대에게 올인한다니, 그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그야말로 그 가치는 최상이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러나 저는 제 모두를 다 던지기엔 제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것같아요. 모든걸 다던져 이사랑을 쟁취해보자 라는 생각보다는 무너지지 않게 나를 잘 붙들자 라는 쪽의 생각을 한달까요.

어제 현빈이 티븨 광고에서 눈밭을 달리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남동생에게 말했어요.

난 현빈이 참 좋지만 현빈이 자기랑 눈밭을 달리자고 하면 거절할거야. 라고.

그러자 남동생은 저에게 "그런 걱정은 하지마" 라고 하더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dreamout 2013-10-1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살짝 바꿔서, 오늘 제 마음을 표현하자면..
회사를 위해 이 한몸 던지는 일은 없을겁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런데 보이지않는 압박감이 계속 느껴지는 건, 아마 벌써 상당히 길들여졌기 때문 아닌지...

다락방 2013-10-17 11:22   좋아요 0 | URL
가끔 제가 너무나 많은 시간을(오전 8시-오후 6시) 회사에서 보내고 있단 생각을 들어요. 게다가 출퇴근시간은 또 한시간씩. 신해철의 [도시인] 노래 가사대로 '직장이란 전쟁터' 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이란 잠자는 곳'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 씁쓸해요. 저 역시 회사를 위해 한몸 던지는 일은 결코 없을거에요. 전 회사가 제 가장 중요한 축이 되게 하고 싶진 않아요. 회사는 사실 좀 중요하긴 하지만-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가지 것들중 하나가 되어야만 하지, 그게 중심이 되는건 정말 싫어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저 역시도 길들여져 있을지도..

네꼬 2013-10-16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요새 요리에 관심 생겼어요? 라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씨리얼 먹겠다는 결심을 보니, 역시 당신이라는 여자는 중간이 없는 여자. 돼지 두루치기 아니면 씨리얼이라니.

다락방 2013-10-17 11:24   좋아요 0 | URL
제가 요리에 관심이 생길리가 있겠습니까.
엄마가 여동생 산후조리 때문에 여동생 집에 가 계셔서 집에 밥과 반찬을 제가 하고 있어요...맨날 김치만 꺼내먹고 스팸만 부쳐먹을 순 없어서....그래봤자 반찬은 두루치기가 유일했고 국은 김치찌개랑 된장찌개 끓여봤는데 남동생이 먹어보더니 '누난 도대체 왜이러냐' 라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그것밖에 없어서 먹긴 먹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3-10-1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리얼은 아침에.... 돼지 두루치기는 저녁에...

다락방 2013-10-17 11:26   좋아요 0 | URL
아침부터 씨리얼이라니. 말도 안돼요! 그건 너무 초라한 아침이에요! (이러면서 무슨 저녁에 씨리얼이람 ㅋㅋ)
당연히 어제 저녁도 씨리얼은 아니었어요. -_-

Mephistopheles 2013-10-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립하셨어요???? ( 아머님 동생 산후조리...^^)

동생분이 어머님께 많이 고마워하실 것 같습니다. ( 남동생이요! )

다락방 2013-10-17 14:20   좋아요 0 | URL
독립은 그러니까..나중에........( ")

별로 고마워하는 것 같지 않던데요. 맛을 보면.....Orz

Mephistopheles 2013-10-17 16:5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께가 아닌 어.머.님.께.요.

다락방 2013-10-17 17:09   좋아요 0 | URL
아 저 오독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머님께 라고 써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구판절판


"지금 당신처럼 권력이 없어지면 사람들이 당신에게 진실을 말한다는 문제가 생길 거야. 당신은 그런 상태에 익숙하지 않겠지. 당신은 당신이 발산하는 공포로 둘러싸인 세계에 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함께 지내려면 그 망상에 찬 낭만주의는 접어둬야 해. 우리가 같이 지내는 건 상황 때문이야. 당신에겐 내가 있고 내겐 당신이 있지. 그것 외에는 사실 별게 없어. 우리가 함께있으려면, 지금부터 난 당신에게 진실만 말할 거야. 더 이상 당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거짓말은 하지 않아. 우린 전에는 한 번도 그렇지 못했지만 이제는 평등한 사이가 될 거야. 그걸 받아들여."-250-251쪽

"세상엔 두려워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당신이 그중 하나가 돼선 안 되는 거잖아."-251쪽

"아니다. 레오, 내 말을 들어라. 넌 종종 네가 우리에게 뭘 해줘야만 우리가 널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어릴 때도 그랬어. 그건 그렇지 않아. 너도 너의 삶을 살아야지. 우린 늙었어. 어디에 살든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너의 소식을 듣기 위해서였어. 이번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보는 거란 현실을 받아들이자. 덧없는 계획은 세우지 말자. 할 수 있을 때 작별 인사를 해두자꾸나, 레오. 난 너를 사랑하고 네가 자랑스럽다. 네가 더 나은 정부를 섬길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3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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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0-1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3-10-17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10-17 17:0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