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조카가 아팠다. 지금도 병원에 입원중이다. 감기와 장염인듯해 병원을 들락날락 거리다가 '이상하다'는 느낌으로 종합병원을 다시 찾았더니 '당장 입원부터 시키라'고 닥터가 말했단다. 입원후에 피검사를 했는데 염증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며 정말 큰일날뻔 했다는 말을, 우리 엄마와 제부는 들었다고 했다. 그냥 흔한 장염, 요란 떨지 않아도 될텐데 왜그러나, 하는 생각을 속으로 막연히 했던 제부는 사태의 심각성 앞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심하게 아픈 줄 몰랐다고. 지난주말에 다시 피검사를 했는데 염증 수치는 처음보다 조금 나아진 상황, 조금 더 두고봐야 겠다고 했고 어제 다시 피검사를 했을 때는 이제 좀 나아졌다며 가능하면 이번주초에 퇴원할 수 있겠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닥터는 여동생에게 말했단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사실 처음 병원을 찾은 아이를 보고 '큰일났다'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짜고짜 증상이고 뭐고 물을 겨를 없이 입원부터 시키라 했다고. 그리고 피검사를 하면서 속으로는 '어쩌면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했단다. 아이의 모습을 보는 순간 심장이 철렁 했었다고. 그리고 아이는 이제 어느정도 회복했다.


금요일과 토요일, 조카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발에 링겔을 꽂고서도 아이는 방긋방긋 웃었다. 이모이모, 하면서 잘도 따랐고, 조금만 말을 걸어줘도 참 잘도 웃었다. 환자복을 입고 주삿바늘을 꽂고 있는 이 어린 아이가 너무나 안쓰러운데, 그러면서도 웃고 있다니. 게다가 아이들 병동이란 얼마나 힘든 곳인지. 이 침대 저 침대에 누워있는 작은 아이들, 소리지르고 울고 짜증내는 아이들. 그 숱한 아이들의 소리소리들, 반드시 어른이 옆에 있어야 하는 나이들이라 병실 안은 분주했다. 좁고 시끄러운 곳. 아이들이 입원한 병원에 가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난 이게 싫었다. 누군들 좋아하겠냐마는, 정말이지, 차라리 어른이 아파야 한다고 몇 번이나 생각하게 된다. 고작 세 살 아이가 아팠기 때문에 누군가 어른이 계속 옆에 있어야 했고, 덕분에 우리 엄마도, 제부도, 여동생도 몸살감기와 피곤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가 회복하면 괜찮아지겠지. 아이가 있는 병원에 찾아가 들여다보고는,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미안해졌다.


동생이 입원한 병원에 찾아갔던 여섯 살 조카도 덩달아 감기에 걸렸고, 나는 여섯 살 조카를 데리고 금요일 밤에 소아과를 찾았다. 감기약 처방을 받기 위한 것이었는데, 저녁 일곱시 반의 소아과에는 사람이 많았다. 이 많은 아이들이 다 아프다고 생각하니 내가 다 스트레스를 받더라. 이 아이들을 데리고 온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이 시간에 찾아야했던 저마다의 사정이 있었을 터. 각자가 해야 할 일들, 먹고 살 일들에 열중하다가 집에 돌아와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을 생각을 하니, 사는 게 뭔가, 싶어졌다. 아이와 병원에 와 처방전을 받고는 약국에 가서 약을 사고, 집에 가서는 또 빨래며 설거지 청소를 해야겠지. 밤은 짧을 것이고 쉬는 시간은 없겠지. 사는 건.. 뭘까? 



















그런 일상들 속에 이 책을 읽는 것은 나쁜 선택이었다. 조여진 신경줄이 더 팽팽해진 것 같았달까. 잠실이란 동네에 살면서 골목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극명하게 갈리는 빈부의 격차를 보는 것도 답답했고, 초등학생인 아이들을 앞으로의 특목고와 대학진학을 위해 새벽 두시 까지 공부시키는 걸 볼 때는 숨이 막혔다. 스무살 가난한 여대생은 과제와 수강신청을 위한 노트북을 사기 위해 이를 악물고 몸을 팔아야 했고,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이 집과 저 집은 서로의 경제형편을 저울질했다. 본인의 시간은 없을만큼 자식들을 '라이드' 하기에 바쁜 엄마들, 아이들이 자신들의 뜻대로 공부를 잘해주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엄마들. 자기 자식의 단점을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담임을 학교에서 잘라버리려는 엄마들이라니. 아, 너무 짜증이나서 머맅털을 다 뽑아버리고 싶었다. 이게 단순히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거라면 이렇게까지 짜증나진 않을텐데, 현실이기 때문에 더 미칠것 같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렇게 될까?

나는 지금 이들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혹여라도 내가 만약 저들과 같은 동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를 낳아 키운다면, 내 남편의 직업을 자랑스레 얘기하고 싶어하고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하고 내 아이의 학원을 알아보기 위해 동분서주 하며, 이 학원 끝나면 저 학원, 저 학원 끝나면 이 학원, 집에 돌아와서는 간식 좀 챙겨주고 과외를 시키는 것까지... 나도 그렇게 될까? 그러다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교육을 위해 대치동으로 무리해서 이사를 가려고 할까? 요란한 아내, 요란한 엄마가 될까, 결국엔?


아, 역시 아이를 낳는다면 벌목꾼들이 가득한 숲으로 가는 게 최선인듯...

아이야, 숲에서 뛰어놀아라. 청설모랑 다람쥐랑 숲을 벗삼아 뛰어놀아라. 육체노동하는 건강한 사람들 틈에서 건강하게 자라라. 아침도 풍족하게 차려줄게 마음껏 뛰어놀아라. 점심엔 버터를 잔뜩 발라 구운 스테이크를 해줄게. 에헤라디여~ 너는 그냥 벌목꾼이 되어라. 치열한 경쟁 속으로 들어가지 말자. 아이야, 숲에서 살자.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 문 밖에는 갈잎의 노오오오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내 친구 중에 도시공학과 교수하는 애가 있거든. 걔가 그러는데, 우리나라가 도시주거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돈이 모자랐대. 당연한 일이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국민들 먹이기도 바쁜데 제대로 된 주거를 형성해줄 여유가 있었겠어? 그래서 아파트를 짓는 민간기업에 모든 걸 떠넘겼다 하더라고. 놀이터라든가 공원, 노인정 같은 기반 시설은 원래 일정 공간마다 나라에서 지어줘야 하잖아? 근데 그렇게 하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민간기업에서 대규모 아파트를 짓게 한 거야. 아파트 단지 내에 공공기반 시설을 다 조성해놓고 개인이 자기 돈 내고 구매하게 만든 거지. 정부로서는 꿩 먹고 알 먹는 셈. 덕분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놀이터와 공원을 자기 돈 내고 구매하여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말씀이야. 물론 그건 아파트를 살 만한 여력이 있는 국민에 한한 이야기지만. 아무튼 우리나라 국민들, 정말 너그럽지 않아? 아마 세계에서 가장 정부에 너그러운 국민으로 기네스북에 올라도 될걸?" (p.264)




"유미 예쁘죠. 근데 그거 아세요? 예쁜 여자 보면 쳐다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건 인간의 본성이라는 거. 유부남도 본성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죠."

유미는 들고 있던 포크를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남편이 구사하는 이런 식의 유머, 정말 유치하고 저질이다.

"강간이나 살해 욕구도 본성이지."

그녀가 남편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순간 테이블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어른들 사이에 오가는 심상찮은 기색을 눈치챈 해성이 얼른 핸드폰을 내려놓고 스파게티를 입으로 집어넣었다.

"에이, 왜 그래. 그냥 농담한 건데." (p.145)



본성을 아무데다 갖아붙이는 인간들 때문에 짜증나고, 정부가 해야할 일을 국민 개개인의 탓이라고 돌려버리는 것도 짜증난다. 이래서 교육이 중요한건데, 이래서 투표가 중요한건데..이놈의 나라.. 가장 기본적인 바람은, 다음 대통령을 정말 잘 뽑자는 거다. 니네가 불행한 거, 니네 책임이지, 라고 말하는 개떡같은 사람을 뽑지 말고.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될까봐, 나는 너무나 무섭다.








김무성이 모르는 게 있는데, 아마 대부분의 남자사람들도 모르는 것 같아 다시 한번 이 친절한 내가 말해주겠다. 남의 물건을 빼앗으면, 빼앗은 놈이 나쁘다. 다른 사람을 때리면, 때린 사람이 나쁘다. 여자를 강간하면, 강간범이 나쁘다. 강간 당하지 않기 위해 밤길 조심하고 성추행 당하지 않으려면 옷을 얌전하게 입으라고 말해야 하는 게 아니다. 강간하지 말라고 말해야 한다. 강간하지마, 강간은 범죄다, 강간은 나쁜 거다, 강간하지 마, 라고 말해야 하는 거다. 마찬가지로 악덕 업주가 있다면, 악덕 업주가 나쁜 거다. 거기다 대고 그런 사람을 볼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방법이 없다, 라고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말하는 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알겠냐? 방법이 없다, 니네가 잘 알아서 해라, 라며 개개인에게 불행의 책임을 전가해버리는 사람을 우리는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된다. 이미 당할만큼 당하지 않았나. 이명박이 대통령이던 시절, 아, 나라가 이렇게 될 수도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됐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되고 나니, 아 더 나빠질 수도 있었어! 하고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그러니까 나는 여기에서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러니까 부디 이보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투표를 하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살 조카는 어린이집을 관두기로 했다. 당분간 집에서 우리 엄마가 돌봐주기로 했고, 한 달 뒤에는 여동생이 방학하니, 개학할 때까지는 집에서 데리고 있기로 했단다. 

아이들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게 뭐가 그렇게 큰 바람인가. 




월요일 아침, 우울해지려는 기분을 붙잡으려고 했는데, 지하철 역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타야할 지하철이 방금 출발했다는 걸 알게 됐다. 8분을 기다려야 다음 열차가 온다. 그러자 꾸역꾸역 밀어넣으려던 우울함이 쏟아져내렸다. 하아, 8분. 이 8분의 기다림이 툭, 나를 건드려버렸네. 이 기분을 어떻게 좋게 하려나 싶어 오랜만에 캬라멜마끼아또를 사마셨다.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지방우유로 주문해 마셨는데, 아, 너무 맛이 없어서 먹다가 버렸다. 밍밍한 맛...그냥 조금 고통스러움을 견디며 맛있게 먹을 걸. 비싼 돈 주고 커피 사서 맛도 없고...총체적으로 우울하구나.....



뭐, 금세 나아지겠지..




대통령...내가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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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11-2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출마하시면 제가 선대본에 들어가겠습니다.

아가가 얼마나 아팠을까요. 빨리 괜찮아져야할텐데요.

맛난거 드시며 월요일을 극복해보십시다. 저는 아침부터 초콜렛을 먹어줬습니다...

다락방 2015-11-23 11:15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그렇지만 .. 제가 털면 먼지가 너무 많이 나는 사람이라 출마를 아무래도 못할 것 같아요. 정말 탈탈 털릴텐데 저는 털릴 게 너무 많아요...감춰야 할 삶, 비밀이 많은 삶... 하아-

아가는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고 이번주 초에는 퇴원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얼른 퇴원했으면 좋겠어요. 병원 싫어요 휘모리님 ㅠㅠ

캬라멜마끼아또가 너무 맛없어서 대실망 ㅠㅠ 집에 초콜렛 있었는데 그거라도 가져올 걸 그랬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ㅠㅠ

테레사 2015-11-2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이는 ...괜찮을거에요..괜찮아 질거에요......꼭....근데...하여튼 저 사람의 머릿속은 도무지..어떤 인식구조인지...사물의 본성과 선후에 대해 어떻게 저토록 무지할 수 있는지..그게 없어보지 않은 사람들의 속성인지..정말...공감의 능력,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 이런게 애 초 안되는 사람들인 듯해요..ㅠ

다락방 2015-11-23 11:21   좋아요 0 | URL
저토록 무지한 게 눈에 확 보이는데도 가장 당선이 유력한 후보인 것 같아 저는 지금 너무나 무서워요. 나라는 점점 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 헬조선 그 자체가 되어가는데, 저 분은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우리나라가 왜 헬조선이냐, 역사교육을 똑바로 받아야 된다..같은 말씀만 하십니다요.
어느 드라마에서 `나는 그렇게 안살아봐서` 라는 말이 자주 나온 적이 있었는데, 김무성이야말로 그런 사람의 대표격인 것 같아요. 그렇게 안살아보셔서 그런지 늘 뜬구름 잡는 말만 하고 있네요. 싫어.. ㅠㅠ

별족 2015-11-23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흔이 되면 민주노동당 이름으로 출마하려고 했었는데, 마흔은 되었고, 민주노동당,은 없어졌어요.으어어엉

다락방 2015-11-23 11:21   좋아요 0 | URL
ㅠㅠ 다른 당을 노려보시는 건 어떤가요, 별족님? ㅠㅠ 그래서 출마하세요. ㅠㅠㅠ 저는 털면 먼지가 너무 많이 나서 출마가 불가해요. 별족님이 대신해주세요! ㅠㅠㅠ

레와 2015-11-23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근산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어요. 벌건 대낮에.
왜 궂이 혼자 산에 갔냐고 말하는 사람보다 살인자가 나쁜놈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생자가 여자라는 말을 뺐습니다만, 여자라고 한다면 나올말은 뻔하죠. 젠장.


예쁜 환희가 아프다니. ㅠ_ㅠ

다락방 2015-11-23 11:45   좋아요 0 | URL
멀쩡한 남자도 별로 없고 멀쩡한 어른도 별로 없고 멀쩡한 정치인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세상은 절망의 구렁텅이.... 나쁜놈을 나쁜놈이라 말하지 않고 피해자를 잘못한 사람으로 만드는 세상은 정말 엿같은 세상이에요..

조카는 회복되어가고 있어요. 그 어린 것이 아파서 위태로웠었다니 그냥 막 눈물이 남 ㅠㅠ 당분간 외할머니와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보기로 했으니 면역력도 강해지고 또 건강해지기를 바라야지요. 아가가 아픈 건 너무 싫어요, 레와님 ㅠㅠㅠ

달팽이개미 2015-11-2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숲으로 데리고 가서 오두막 집짓고 키우고 싶은 심정이에요~ 애들이 놀지 못하는 이 나라를 어찌해야할까요.....놀리면 아무것도 시키지 않으면 엄마노릇 못하는거라 얘기하는 이 사회에서 도망치고 싶답니다....ㅠㅠ 더 무서운 일은 절대로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됩니다!!!!ㅠㅠㅠㅠ

다락방 2015-11-23 12:21   좋아요 1 | URL
그렇죠, 달팽이개미님? 초등학생들도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니고 학습지도 하고 과외도 하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걸 알면서도, 가끔은 `내가 너무 시키고 있나` 싶으면서도, 옆에서 다 그러고 있으니 따라가게 되는 그 불안한 마음도 알겠고요. 그러니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ㅠㅠ 그러려면 숲이 답인듯.. 하아-

더 무서운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투표합시다! ㅠㅠ

건조기후 2015-11-2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시민이 이 나라 국민들은 정치가 썩을 대로 썩어서 바닥을 쳐야 정신을 차릴 거라고 했는데.. 바닥일 때 바닥인 줄 알면 그나마 헬조선도 희망이 있겠지만 바닥인 줄도 모르고 그저 계속 먹고 살기만 할까봐 그게 제일 살 떨리게 무서워요. 에효...

다락방 2015-11-23 14:13   좋아요 0 | URL
바닥을 쳤는데 바닥인줄도 모르고 바닥을 기게 만드는 사람을 또 대통령으로 뽑을 나라에요, 이 나라가 ㅠㅠ 저는 이명박 시절 누가 해도 이보단 낫겠지 싶었는데 하하하하하. 보기좋게 제 뒷통수를 때리네요. 지금 이 나라는 국민을 죽이고 때리고 밟아버리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다 멍청한 늬들 잘못이다, 라고 말해요. 답 없는 나라에요. ㅠㅠ

건조기후 2015-11-23 14:45   좋아요 0 | URL
멍청한 늬들 탓이라고 하는 건 충분히 이해가 돼요.. 무슨 짓을 해도 뽑아주니 등신 중의 상등신이라고 생각하겠죠. 자기들도 신기할 거예요 어쩜 이런 병신들이 다 있는지...

그러니까 왜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지지할까 전 그게 정말 미스테리예요. 도대체 왜 이런 쓰레기들에게 자발적 노예가 돼서 사는 걸까요? 안 뽑으면 되는데. 투표만 잘 하면 되는데... ㅜㅜㅜ

다락방 2015-11-24 11:04   좋아요 0 | URL
정말 멍청해서 자기들이 무슨 취급을 받는지도 모르는 걸까요? ㅜㅜ
다들 투표좀 했으면 좋겠어요, 건조기후님. 뽑을 사람 없다고 차악조차 뽑지 않고 기권을 해버리니 최악이 뽑히는 현상이 발생하잖아요 ㅠㅠ 진짜 투표만 잘하면 되는데, 아니, 투표만 하기만 해도 되는데 ㅠㅠㅠ

치니 2015-11-2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ㅠㅠ 아이들 그것도 아직 유아기인 아이가 아픈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큼 힘든 일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동생님 맘 고생 많았겠어요. ㅠ
그래도 씩씩하게 이겨내고 퇴원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픈 만큼 자란다는 말, 이 또래에선 딱 맞더라고요. 더 건강하게 자랄 겁니다, 분명. :)

다락방 2015-11-24 10:30   좋아요 0 | URL
치니님, 맞아요. 세 살짜리 아가가 발등에 주삿바늘 꽂고 있는 걸 보니 마음이 진짜 말이 아니더라고요. 어휴.. 진짜 아이들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ㅠㅠ

네, 어제 퇴원했고 당분간 어린이집도 안갈거니까 점점 더 나아지겠죠. 물론 아이 봐주는 우리 엄마는 고생하시겠지만 ㅠㅠ 더 건강하게 자라길 저도 바라야지요. 고맙습니다!

개인주의 2015-11-2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이 입원을 하면 복잡하게 이것저것..생각이 나더군요.
누구랑 의논할 사람도 없고 심장이 아파서 갑자기 입원한 남편을 쳐다보니 심난한데
심난한 티를 내면 더 겁낼까봐 안 그런척 하느라 애먹었던 ..- _-
다 큰 어른도 그런데 아기나 아이가 아픈걸 보는 건 오죽 했겠어요.ㅠㅠ

알바 구하러 가서 업주가 어떤 사람인가 알 정도 되면 영혼이 털릴만치 털린 후인데..
저 개똥같은 소리 전에 혹시 곤란한 일 겪더라도 하소연하고 상담할 곳을 만들겠다고 해야지..-_- 으르릉..

다락방 2015-11-24 10:39   좋아요 0 | URL
가족이 입원하면 다른 가족들도 덩달아 힘들어지죠. 병간호가 여간 힘든 게 아니잖아요. 옆에서 다른 가족이 대신 손과 발이 되어줘야 하는데, 아이의 경우엔 잠시도 떨어질 수가 없어서 간병하던 온 가족이 다 몸살에 걸렸어요. ㅠㅠ 그래도 어제 퇴원했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아이가 아프면 대신 아파주고 싶어요 ㅠㅠ

저사람은 자기 일 아니라고 막말하는 것 같아요. 무슨 악덕업주 알아보는 게 능력이라고, 이제 막 사회생활 처음 시작하는 알바생들한테 저게 할소립니까...왜 개개인에게 책임을 지게 만드는지...저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순 없어요, 절대!

단발머리 2015-11-24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실동 사람들>이 이런 내용이었군요. 저는 이런 이야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극성으로 치닫는 교육 전쟁 이야기. 정확히는 궁금해서구요.
아... 정말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4살 영어유치원 들어가기 전에 새끼학원에 들어간다던데 정말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구나.
작은 머리에 무언가 넣어주려 사력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돈이 남아도는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저도 아파트에 살지만 이 곳은 강북이라... ㅎㅎㅎ 물론 여기서도 아이들 영어학원, 수학학원 다니고,
태권도, 피아노 학원 다니지만, 여기는 아이들 시간 맞춰(애들이 연예인입니다.^^)
같이 놀리기도 하고, 엄마들도 서로 사이좋게 지냅니다.

하지만, 경쟁이라는 건 여기에도 있죠.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저 위에 사진 떡하니 있는 사람의 정당은 서로간의 경쟁, 피터지는 경쟁을 부추기죠. 무한경쟁시대.
투표 잘 해야한다는 다락방님 이야기가, 뼈속같이 파고듭니다. 추위와 함께...

둘째 조카가 어린이집을 관두게 되어 어머님이 많이 힘드시겠지만,
현재로서 가장 적합하고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온 가족 마음 고생 많았어요.

다락방 2015-11-24 10:55   좋아요 0 | URL
[잠실동 사람들]은 고발성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정말 신경질이 많이 나더라고요. 읽으면서 되게 예민해지는 느낌이에요. 그렇지만 이 책을 좋아할 순 없었던 게, 고발성만 있고 제가 좋아하는 어떤 좋은 문장이라든가,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단락이라든가 그런 게 없어서, 책장은 빨리 넘어갔지만 제가 좋아할 순 없는 소설이더라고요. 저는 고발성만 가진 작품에 대해서라면 딱히 높은 점수를 주진 않거든요.

단발머리님, 아이들이 너무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 같아요. ㅠㅠ 너무 가여워요 ㅠㅠ 그리고 밤늦게까지 공부해요. 초등학생인데 그래요. 아아 정말 너무하지 않아요? 저는 초등학교때 해가 질때까지 놀던 기억밖에 없어요. 고무줄하고 놀고 술래잡기 하고 놀고... 아이들이 전부 모여 뛰어놀았는데.... 하아.

책 속에 학원 안보내고 아이 엄마가 아이 공부 봐주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근데 그 아이가 가장 공부를 잘해요. 저는..잘 모르겠어요. 제가 만약 학부형이 된다면 제가 아이 공부를 봐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제 실력이 거기까지는....그렇다면 저도 결국은 흐름에 따라 아이를 이 학원 저 학원 보내게 될까요? ㅜㅜ 숲으로 가고 싶네요. 벌목꾼하고 결혼하고 싶어.. -0-


네 당분간 엄마가 많이 힘드시겠지만 ㅠㅠ
지금은 이 선택밖에 내릴 수가 없는 것 같아요. ㅠㅠㅠ
지금은 퇴원했으니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ㅠㅠㅠ

기억의집 2015-11-24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에요. 의사가 어쩌면 늦을 지도 모른다란 말에 철렁하셨겠어요. 어휴.... 저의 애도 지난 주에 염증때문에 일주일 학교 빠졌는데, 그나마 울 아들은 17살이니 잘 견뎠어요. 근데 조카가 세살이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생각보다 염증이 무서운 거더라구요.

꼭 저렇게 공부로 몰지 않는 저 같은 부모도 있어요. 저는 공부하란 말 잘 안 해요. 지 인생 지가 알아서 살지 싶어서... 저의 아이는 피아노 좋아해서 피아노 열심히 두들겨 대고 있어요. 실용음악 전공 하라고 했더니, 날고 기는 애들이 너무 많아 힘들 것 같다는데, 저는 피아노 잘 치는 남자애들이 그렇게 많은 줄 정말 몰랐는데, 세상에... 진짜 많더라구요. 아프리카 티비 보면 죄다 남자애들~

어린이집 정말 잘 관두셨어요. 물론 맞벌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진짜 한두살 어린아이에게 어린이집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몇달만 같이 데리고 있다가 다시 네살에 보내도 될 것 같아요. 어머님이 고생하시겠어요!!! 끽해야 선생 둘이 그 많은 아이들을, 물론 아이들 정원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잘 돌본다는 게 힘들긴 해요. 우린 한명도 힘든데, 어쩜 저 선생들이 애들을 잘 돌보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것인지 몰라요. 대체로 엄마들이 어린이집 맡기면 선생들이 다 해결해 줄 거라고 생각해요. 본인들이 주 양육자인데, 부모인데, 양육의 책임은 전적으로 부모님들인데, 선생들이 다 알아서 해 줄 거라고 생각하더라구요. 어린이집에서 일할 때, 저는 엄마들의 태도 보고 좀 놀랬어요. 어머님에게 힘들면 만화도 보여주고 하라 하세요~ 다락방님 조카가 건강 회복되서 다행이에요^^

다락방 2015-11-24 11:0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기억의집님. 단순히 장염인줄 알았는데 그렇게 위험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래서 제부도 내내 자책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가 자라는 걸 보면서 부모도 함께 자란다는 게 맞는 말 같아요. 하나하나 더 알고 또 깨닫게 되고 다른 좋은 방법을 생각하려고 고민하고... 이런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가는 것 같아요.

기억의집님 아드님은 피아노를 잘치고 좋아하는군요! 크- 근사하네요! 피아노 잘 치는 남자아이들이 아주 많아도, 그래도 좋아한다고 하니 재능 있는 쪽으로 잘 나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학창시절에 제가 가진 재능을 알지를 못해서 결국 잘 맞지도 않는 길로 가게 됐었던 것 같아요...그래서 지금 딱히 맞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어릴 때부터 내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잘하는지 아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기억의집님께서 예전에 쓰셨던 페이퍼 봤어요. 어린이집 보내는 것보다 아이랑 같이 텔레비젼 만화를 보는 게 어린시절에 더 유익하다고 하신 글이요. 엄마가 많이 힘드시겠지만 ㅠㅠ 지금은 이게 최선인 것 같으니, 다같이 함께 해야겠지요. 퇴원해서 다행이에요. 회복돼서 다행이고요. 고맙습니다, 기억의집님!

transient-guest 2015-11-25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인데요, 나쁜건 그냥 나쁜거죠. 피해자에게 슬쩍 넘기는 저놈이 나쁜놈인 것처럼. YS가 민주화에 공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3당야합으로 그 공은 다 빼먹었다고 봅니다. YS의 정치적 사생아들이 지금의 새누리당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잖아요. 사람이 죽었다고 다 좋은 얘기만 하는거 전 반대입니다. 그렇게 치면 일제시대때 독립운동/활동하다가 나중에 변절한 사람들도 다 `공`만 얘기해야죠. YS추모하는 기사를 보면서 토나오는줄 알았습니다.

다락방 2015-11-26 09:21   좋아요 0 | URL
나쁜 게 나쁜 건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죠. 그리고 나쁜 걸 과격하게 얘기하면 그걸 과격하게 얘기하는 너도 나쁘다, 라면서 또 공격하고요. 세상 너무 더러운 것 같아요. 그리고 더러운 사람들이 너무 많이 권력을 쥐고 있어요. 그러니 더러운 세상이 바뀌지 않고 계속 유지되고 심지어 더 더러워지는 것 같고..

이 나라, 별로에요 진짜.

transient-guest 2015-11-26 09:32   좋아요 0 | URL
역시 답은 이민...-_-:::

감은빛 2015-11-2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출마하세요!
제가 일 때려치우고 사무장 맡을게요.
저 선거 사무장 유경험자입니다. ^^
우리 다락방 신드롬을 한번 만들어봅시다~~~~

다락방 2015-11-27 15:25   좋아요 0 | URL
크- 제가 털면 먼지가 많이 나기도 하지만,
저의 가족 구성원들중 일부가 비리.. 문제를 만들 것 같네요. 뇌물 받을 것 같아요.. 하아-
감은빛님이 사무장을 맡아주신다면 그건 물론 든든하지만,
제가 속되고 또 제 가족이 속된지라....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