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김밥을 한줄 먹으면서 『반짝반짝 빛나는』을 보고 있었다. 김현주와 김석훈은 영화를 보기로 했고, 영화를 본 뒤에는 상가집에 들르기로 했다. 그래서 어두운 색의 옷을 입어야 했다. 김현주는 극장에 도착해서 김석훈을 기다리고 있다가, 김석훈이 두리번거리며 자신을 찾는 걸 보게 된다. 손을 흔들어 자신이 여기 있다는 걸 알릴까 하다가 멈추고 그가 두리번거리는 걸 지켜본다. 잠시 후, 김석훈도 김현주를 본다. 그리고 잠깐 김현주를 보다가 다가온다. 그렇게 둘은 만났다. 

그 순간에 손을 흔들기를 멈춘 김현주는, 김석훈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라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검정 양복을 차려입은 저 남자, 저 멋있는 남자가 두리번거리며 찾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한껏 음미하고 있지 않았을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때 검정색 양복을 입고 들어와 두리번거렸던 남자가 그 순간, 내게도 떠올랐다. 저 남자가, 저렇게 양복을 차려입고 두리번거리며 찾는 사람이, 그게 바로 나라고 나는 모두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가 먼저 기다린 적도 있었다. 저기 저렇게, 저 멋진 옷을 입고 저 남자가 홀로 앉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나라고, 바로 나라는 여자라고, 나는 그 가게 안의 모든 사람들을 툭툭 치며 말하고 싶었다. 저기 저 남자 보여요? 저 멋진 남자? 저 남자가 기다리는 여자가 바로 나에요. 나는 이제 저 남자 앞에 앉을거고, 저 남자와 이야기를 할거에요. 저 남자는 내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고 뛰어온적도 있어요. 알아요? 나는 확성기에 대고 빌딩의 옥상에 올라가 모두에게 말하고 싶기도 했다. 나는 먼훗날, 혹시라도 내게 손녀가 생긴다면, 그때 그 순간들에 대해 모두 말해주고 싶다.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주영한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에서 할머니가 그랬던 것 처럼, '시모네타 그레지오'의 책,『남자의 부드러움』의 할머니가 그랬던 것 처럼.  

얘야, 잘생기고 근사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나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아니? 

얘야, 잘생기고 근사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홀로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 순간에 얼마나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내가 말해주련? 

그러나 우리 할머니는 이런 할머니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까 그 드라마를 같이 보고 있는데, 같은 장면을 보고 있는데 할머니는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어, 쟤는 왜 여자를 못보고 두리번거려? 차마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또 이러신다. 어, 왜 쳐다보고도 멀뚱멀뚱 있냐? 하아- 나는 이쯤에서 내 감상을 포기하고 샤워하러 들어간다. 온전히 내 감상에 푹 빠질수가 없다. 우리 할머니는 모든 씬마다 모르는것 투성이다. 나는 못된 손녀라, 대답은 우리 엄마에게 미뤄두고 도망친다. 그리고 책을 펼친다. 

 

 

 

 

 

 

 

 

이 책의 100페이지를 조금 넘겨 읽고 있는데, 아마도 내가 읽은 에세이중에서 가장 좋은 에세이가 될 것만 같다. 나는 에세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나는 모두가 좋다고 말하는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도 별로였다. 뭘 느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달까.-이 책은 다르다. 어쩌면 나도 좋아하는 '백화점'에 대한 이야기여서 일까. 아니면 조경란의 글을 읽노라니 조경란이 내 친구 J 와 비슷하게 느껴져서일까. 나는 그녀의 이 에세이를, 이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읽어본 그녀의 소설 『혀』보다 더 좋아할 것 같다. 아, 그러나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그녀는 두려움, 그리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 처음 만난 사람이거나 앞으로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을 만난 경우에도 나는 은근슬쩍 그렇게 물어보곤 한다. 물론 나도 그것에 관해 말해야 한다.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를 읽다가 혼자 웃은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동시에 좋아하지 않는 것에 관해 쓰고 있었다. 롤랑 바르트가 좋아하는 것은: 샐러드, 치즈, 아몬드 파이, 지나치게 차가운 맥주, 손목시계, 만년필, 피아노, 커피, 사르트르, 포도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딸기, 정치와 성의 결합, 부부싸움 장면,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저녁시간.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동시에 좋아하지 않는 것'은 '하등 중요한 것이 아니며 명백히는 무의미한 것' 이라고 말한다.
(pp.47-48)

내가 좋아하는 것, 이런 것을 열거하며 이야기 나누다보면 즐거워지고 뜻밖에 친밀감 같은 게 생겨난다. (p.48)

그리고 조경란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것에 대해서도 말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에 관해, 처음으로 지금 떠올려보고 쓴다. 심야 통화, 숲, 호수, 비, 폭우, 남자의 눈물, 키위, 퍼fur, 고양이, 나리과科의 꽃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들. (pp.48-49)

 

읽다가 나도 문득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떠올려보고 싶어졌다. 얼마전에 Jude님의 페이퍼가 이 책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 심야 통화, 문자메세지, 혼자서 백화점에 가있는 시간, 낮잠, 꿈, 핸드폰, 소주의 첫모금이 뱃속에 들어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 와인을 마시고 온몸에 열이 오르는 순간, 그남자의 입술, 크리스마스, 여름, 복숭아, 조카가 내 품에 폭 안기는 순간, 묻지 않아도 말해주는 그남자의 private,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타인의 태도, 금요일밤, 토요일 하루, 커피, 조용히 혼자 앉아서 글쓰는 시간, 임지규, 유머, 예의, 예쁜 구두, 입술에 잡힌 물집,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지는 느낌, 귀걸이를 빼는 순간, 마을버스를 타고 한강위를 지나치는 순간

내가 싫어하는 것: 스팸 문자, 카드 청구서, 내가 취한걸 인식한 순간, 취한 남자, 취한 여자, 사랑이란 이름으로 사생활을 침해하는 태도, 참외, 홍합, 굴, 병적인 무관심, 소란스러움, 좋거나 옳다는 이유로 행동을 강요하는 일, 땀냄새,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보다는 걱정만 한가득 하는 태도, 잘못을 남에게 먼저 떠넘기고 보는 태도, 과음한 다음날, 공휴일과 주말이 겹쳤을 때, 만신창이 상태일때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 낯선 장소, 타인의 비밀을 떠벌리는 일, 고속버스, 바퀴벌레, 메탈이 몸에 닿아 가려울 때. 귀신영화, 그리고 

일요일 밤, 일요일 밤, 일요일 밤, 일요일 밤!!!!! 너무 싫어!!!!! 

 

다시, 백화점을 읽으러 가야겠다.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러니까 가끔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독서를 계속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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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29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에세이집 좋다고 그랬잖아요, 좋다니까요! 저는 이 책을 읽다가 가쿠타 미쓰요의 <프레젠트>도 주문하게 되버렸어요^^ 근데 다락방님이 저보다 많이 읽으셨네요.

다락방 2011-05-29 22:39   좋아요 0 | URL
저는 다 읽고 지르기를 결정할 생각입니다. 이미 휴대폰 메모장에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후미코의 발]과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을 메모해 두었어요. 백패이지정도 읽었는데 벌써 두권이라니. 흑흑. 저 책들을 아직 검색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없는 책이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이를테면 절판이라거나 하는 형태의 책이기를.... 흑흑 orz

Mephistopheles 2011-05-29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에도 출근해서 밤까지 일하다 보면......일요일 밤이 그리 싫지만은 않습니다..흐흠흐흠...

다락방 2011-05-30 13:18   좋아요 0 | URL
일요일에도 출근..이라뇨! 그것은 극한의 고통이네요!! orz

turnleft 2011-05-30 0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월요일이 휴일입니다. 일요일이 너~~~무 여유로운거 있죠... ㅋㅋ

다락방 2011-05-30 13:18   좋아요 0 | URL
앗. 턴님. 턴님은 저를 약올리는게 재밌습니까? 네? 좋아요? 좋습니까? 대답해보세욧!!!!! 버럭!!!!

hnine 2011-05-30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 싫어하시는 덕분에 매주 일요일 이렇게 다락방님의 재미있는 페이퍼를 읽을 수 있어서 저는 월요일 계속 안 미워할려구요 ^^

다락방 2011-05-30 13:19   좋아요 0 | URL
저는 일요일밤마다 거의 미쳐버릴듯한 기분이 되가지고 스스로 어쩌지를 못하겠어요, hnine님. 흑흑.

레와 2011-05-3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점심먹고 힘내요, 다락방!!

다락방 2011-05-30 13:20   좋아요 0 | URL
반찬이 무려 오이지! 오.이.지. 오이지 사랑해요. ♡

blanca 2011-05-3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어제 <반짝반짝 빛나는> 못 봤잖아요. 락방님. 옆지기가 교보문고에 끌고 가서 ㅋㅋㅋ 집에 도착하자 마자 '끝났구나'했더니 옆지기가 더 깜짝 놀라던걸요. 다시보기 하려고 하는데 아껴두는 중이랍니다. 아, 그리고 저 <백화점> 책은 당장 지르겠습니다. 너무 기대가 됩니다. 가장 좋은 에세이라니요! 저, 일요일밤에 거의 광분하는 수준이었잖아요. 너무 싫어서. 사실 일요일에 깰 때부터 일요일밤이 올 거라는 게 싫었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게 회사를 그만두면 그 병이 치유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 아세요?--;;그 트라우마가 너무 강해서 어쨌든 계속 싫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 심정을 너무 절절히 이해해요. 오죽하면 사람들한테 다 물어보고 다녔잖아요. 여러 직종. 그런데 다들 그냥 견딜만 하다고 해서 저만 그렇다고 또 엄청 좌절했었는데...우앙, 근디 좋아하는 사람한테 문자 메시지 기다리는 기분 그것 부러운데요. 핸드폰이 '삐익 삑'할 때 바로 잡아 챌 때 그 기분!

다락방 2011-05-30 13:22   좋아요 0 | URL
아, 블랑카님. 저 보다가 말았어요. 할머니가 엄청 시끄러우셔서..제가 드라마에 몰입할 수 없게 하시지 뭡니까! 뭐그리 매 씬마다 그렇게 하실 말씀이 많으신지. 아 이대로 보는건 보는게 아니다 싶어서 그냥 샤워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책 읽었어요. 전 영화보고 이럴때도 누가 옆에서 말하는거-설령 혼잣말이라도-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할머니가 자꾸만 ㅠㅠ 여자주인공이 울면 어어, 쟤 왜우냐? 뭐 이러시는통에. 후아- 그래서 엄마가 설명하게 두고 저는 방으로 쏙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못된손녀 orz

블랑카님이 말씀하신 그 기분, 저도 그걸 느끼고 싶었는데, 제가 잠들때까지 문자메세지는 단 한통도!! 오질 않았어요. 흥!!

무해한모리군 2011-05-30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 지름신이 나를 부르네요 ㅎㅎㅎ
저도 이번주 일요일엔 일을 했더니 월요일이 더욱더욱더욱더욱 싫군요.

다락방 2011-05-30 15:49   좋아요 0 | URL
백화점은 휘모리님도 엄청 좋아하실 듯해요. 저는 조경란 소설보다 더 좋던데요. 물론 조경란의 소설은 [혀] 하나만 읽어보았지만 말입니다.
월요일을 보내고 있어요. 이제 두시간 남짓 남았어요. 으으, 집에 가고 싶어요.

일요일에도 일했다니, 몸은 괜찮아요, 휘모리님? 안그래도 어제 일요일밤이 싫다고 쓰면서 휘모리님도 싫어하는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버벌 2011-05-3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말에 대한 느낌이 없음이에요. 주말에도 일을하니깐요. 이번주말은 쉬었어요. 어찌 어찌하여. 어찌 어찌 겨우 받아낸 주말오프인데. 어찌어찌하여 약속이 하늘로 붕~ 대기탔던 다른 약속도 하늘로 붕~ 밥먹고, 빵먹고, 밥먹고, 콜라마시고, 커피마시고, 빵먹고, 밥먹고, 밥빵해진 얼굴로 출근하게 생겼어요. ㅠㅠ 아아 요즘 제가 지치나봐요~ 글 쓰는 것도, 책 읽는 것도. 머릿속이 개운해질만한 무슨일 없을까요? ^^

다락방 2011-05-30 15:52   좋아요 0 | URL
주말에 대한 느낌이 없다는 것이 더 슬프게 느껴져요 버벌님. 그렇다면 지나가는 주말이라도 느낌이 있는게 나은걸까요, 주말에 대한 느낌이 없는게 나은걸까요? 알수가 없네요.
밥빵해진 얼굴 ㅜㅡ
전 훈제오리구이 먹고 출근했어요. 제 아침은 늘 이런식, 늘 푸짐하죠.
저는 몸뚱아리가 지쳐있어요. 입술에 물집이라니. 저한테는 진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일인데..고딩때 물집생기고 처음인듯. 암튼 물집을 즐거이 보고 있어요. 뭔가 나는 고단하구나, 나도 피곤함을 느끼는 여자야, 이런 생각때문에 짜릿하기까지 해요.

머릿속이 개운해질만한 일을 알게되면 저한테도 좀 알려주시구랴. 전 머릿속이 요즘 미쳐있어요. ㅜㅡ

버벌 2011-05-31 03:31   좋아요 0 | URL
알게되면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훈제오리. 저 왕왕 먹고싶음. 우리 엄마 설득 좀 해주세요. 당신 딸은 이미 한계를 벗어났으니. 굳이 고기를 제한하지 않더라도 찔 살은 찌게 되어있다고. 고로 고기 좀 주라고요. 아아아.. 정말 고기를 못 먹어본지 까마득한. 참참 저도 캐리비안 보고 싶어요. 훔 혼자라도 보러가겠심. 예쁜 인어 보고와서 또 인증 할까요? ^^

다락방 2011-05-31 19:46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막 저녁으로 적셔먹는 돈까스를 먹었어요.
캐리비안의 해적에는 예쁜 인어가 나와요. 아~ 나는 인어가 너무 좋아요. ㅠㅠ
물론 인어보다는 뱀파이어가 훨씬 훨신 좋지만요.
애니타 시리즈 알아요? 장끌로드라는 뱀파이어가 나오는..아 갑자기 장끌로드가 보고싶어요. 아, 이 미친세상..(읭? 갑자기 왜 미친세상?)

2011-05-30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5-3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일요일밤이 너무 싫어서 좋아하는 술로 달래려다 보면 그만 과음하게 되어버려요. (혼자 마시는데 과음이라니 -_-;) 월요일 컨디션이 꽝이라 더더욱 우울해지는 이런 악순환 흑. ㅠ_ㅠ

그나저나, 반짝반짝 빛나는. 은 본 적 없는데 다락방님 얘기 들으면 김석훈이 굉장히 멋지게 느껴져요. 김석훈은 제게 누군가를 떠올리기 때문에 사실, 안 좋아하는 배우인데 말입니다. ;;

다락방 2011-05-30 17:41   좋아요 0 | URL
김석훈 멋져요, 문나잇님. 깐깐한 남자고 예의가 바른 남자에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든 여자들 혹은 매우 많은 여자들에게 멘트를 날리지도 않습니다. 자기 좋다고 쫓아다니는 이유리에게 내 마음은 김현주에게 가있으니 괴롭히지 말라고 말하는 남자에요. 흑흑. 멋져 멋져 ㅠㅠ

김석훈 같은 남자가 있다면 저도 이유리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지고 싶어질 것 같아요.
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뭐 이유리처럼 하지는 못하겠죠. 그저 발만 동동구를뿐.

월요일이 다 가고 있어요. 이제 이십분만 있으면 퇴근해요. 꺅!!

잘잘라 2011-05-3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색론자,회의론자,무능력,무책임,기회주의자,입발린소리,거짓말을입에달고사는자,양심에털난자,양심실종자,수치를모르는자,말뿐인자,말만많은자,말은잘하는자,말밖에모르는자,......말도잘하는자,말보다행동이앞서는자,자기가무슨일을하는지아는자,노래잘하는자,그림잘그리는자,끈기와박력을두루가진자,의로운자,지혜로운자,신의를지키는자,창의적으로일하는자,멋을아는자,풍류를아는자......덕분에 옛사람들까지 한참 더듬어 봤네요. 덕분에 즐거운 시간보내고 갑니다^^

다락방 2011-05-31 19:48   좋아요 0 | URL
앞에가 싫어하는 것, 뒤에가 좋아하는 것이지요, 메리포핀스님?

하아- 저는 오늘 개인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너무나 벅차고 힘든 하루였어요. 아직도 사무실이에요. 캔맥주를 사러 나갔다와 야겠어요. 우리 모두에겐 빠져나갈 구멍이 있어야 하니까요..(그런데 이게 웬 뜬금없는 댓글입니까, 저 왜이러죠? ㅠㅠ)

섬사이 2011-05-3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일요일 밤이 좋아요.
왜냐면 다음날이 월요일이니까요.
아침에 남편도 아이들도 다 나가고 나면 제 시간이 생기거든요. ㅋㅋㅋ

그런데 입술에 잡힌 물집은 왜 좋아하는 거죠?
저는 지금 눈썹 털사이에 뾰루지가 났어요.
무지 신경쓰이고 아프고 싫거든요.
입술에 물집이 잡혔다면... 음..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닐 것 같아서요.

다락방 2011-05-31 20:42   좋아요 0 | URL
입술에 잡힌 물집을 왜 좋아하느나면요, 섬사이님.
저 입술에 물집 잘 안잡히거든요. 최근 몇년간 감기도 걸린적이 없어요. 그런데 입술에 물집이 잡히니까, 나도 인간이구나, 나도 피곤하기도 하고 약할수도 있는 사람이야, 하는 느낌이 와서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너무 자랑하고 싶어요. 나 입술에 물집 잡히는 여자라고. 입술에 잡힌 물집 사진찍어서 올리고 싶었는데 엽기변태로 소문날까봐 꾹 참고 있어요. 심지어 번지기까지 했어요. 저 지금 입 안쪽에 빵구도 났어요. 몸이 난리가 났다는걸, 만신창이가 됐다는 걸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요, 섬사이님.
저도 약하다고 말하고 싶어서 물집이 좋아요.

저 지금 이런 댓글 쓰는건요, 섬사이님,
취중이에요. 혼자 술마시고 있거든요.

느린산책 2011-05-3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혹시 마룬5 공연 가셨나용^^

다락방 2011-05-31 20:42   좋아요 0 | URL
아뇨, 가슴뭉클님. 저는 [미져리]는 좋아하지만 마룬5는 좋아하질 않아요.
:)

2011-05-30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1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5-31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 직장을 다녔을 때는 일요일 밤이 너무나 싫었죠. ^^ 특히나 글을 써야 하는 일을 했을 때는요.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르는데 출근해서 써야 한다는 그 공포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지금은 그런 직장을 떠나 마음 편히 하루 일하고 하루를 쉬고 있으니 주 5일이라는 건전한 근무를 하는 분들이 느끼는 공포의 일요일 밤을 느낄 수가 없어서 섭섭하기는 해요. 저는 무섭게도 매번 하루 일, 하루 쉼이 반복돼요. 빨간날도 공휴일도 저에겐 아무 상관이 없이 그냥 하루 일, 하루 쉼이죠. ^^

누군가를 사랑해서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해준다는 사실이 너무 믿을 수 없고, 내 행복을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은 그 마음...

다락방 2011-05-31 20:45   좋아요 0 | URL
'출근해서 글을 쓰는 일'은 대체 어떤 일일까요? 감도 안잡히네요. 흐음.
그런데 하루 일, 하루 쉼의 반복은 또 그것 나름대로 엄청 힘들것 같아요. 생활패턴이 깨져버리고 친구들과 맞지도 않아서 .. 힘들것 같아요, 루쉰님. 저희 아버지도 아파트 경비일 하시는데, 아침에 들어오실때 보면 얼굴이 정말 말이 아니에요. 어휴. 3교대 해줬으면 좋겠는데 인건비 아낀다고 2교대 밖에 안하더라구요. 나빠요. ㅠㅠ

루쉰P 2011-06-01 08:32   좋아요 0 | URL
예전에 변호사 대상으로 하는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을 한 적이 있어요. 1년 동안요. 2008년 미국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폐간됐지만 말이죠. ㅋ 그 일을 했을 때 얘기에요. 군 제대 후 첫 직장이어서 글 쓰는 훈련을 제대로 봤지 못한 상태에서 덜컥 취직해 버려 아주 애 먹었죠. ㅋ

아버님이 경비일을 하시는군요. 정말 피곤하실거에요. 진상들이 많거든요. 아파트 직원들은 잡부로 보는 경향들이 있어서 막 대하는 사람이 많아요. 아버님 좀 격려해 주세요. ^^

다락방 2011-06-02 08:38   좋아요 0 | URL
아, 기자!음..

네, 아침에 돌아오시는 거 보면 정말 녹초가 되어있으시더라구요. 아침에 돌아오실 때 마다 반갑게 맞아드리고 있습니다..음...... 이건 너무 당연한건가...음..... 하하하하

야클 2011-06-0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 월화드라마랑 친해지라고 전에 제가 말씀 안드렸던가요? ^^

다락방 2011-06-02 08:3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제가 드라마랑 안친해서..하하하하. 드라마 볼 시간이 없어요.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언제 드라마를 보는지 신기할 지경입니다, 야클님. 하하하하.

어리 2011-06-04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의 멋진 수필을 읽은 기분이에요 너무 멋지세요저도 반짝반짝 빛나는 애청자라죠 근데 그 장면은 보지 못했다가 이번에 재방송으로 눈겨워 봤어요 일부러요^^아...저 장면이 이렇게나 로맨틱할 수 있겠구나 그동안 너무 건조하게 세상을 바라본 것만 같아 반성까지 했더랬죠^^;너무 오래 건어물녀로 산 후유증인듯합니다
추천해주신 책 읽어봐야겠어요 실은 느낌이 좋아요 사운드오브뮤직에서 마리아가 폭풍치는 밤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자고 한 장면이 생각나면서 막 행복해지는 느낌이었거든요
감사해요 잊고 있던 소소한 행복을 기억하게 해주셨어요^^

다락방 2011-06-06 17:4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어리님. 건조하게 세상을 바라봤다고 한들 그게 반성할 일이기까지 하겠습니까! 게다가 그 장면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면 아마도 어리님은 다른 장면에서 제가 못하는 다른 생각을 하셨겠죠. 우리는 서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게 다르고 반응하는 것도 다르니까요.
위에 언급한 책은 백화점에 대한 에세이에요. 쇼핑을 좋아하고 백화점을 좋아하신다면, 그러니까 백화점에서 신용카드를 내밀며 짜릿함을 느끼는 그 몇초간의 순간에 행복함을 느끼신다면, 아마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거에요.

소소한 행복을 기억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잊지 말고 기억하세요, 어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