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밤에는 아빠가 입원한 병원의 의사쌤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세번째 수술을 최선을 다해 하기는 했지만 경과가 좋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거였다. 가족들 모두 이 소식에 맥이 빠졌는데 게다가 아빠가 그 날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단다. 격리병동으로 옮기고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짐을 잔뜩 싸서 엄마를 병원에 모셔다드렸다. 병원 절차상 엄마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했고 그 후에 병원 바깥의 대기실에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했다. 늦은 밤이라 문을 연 까페도 없었고 대기실은 컨테이너 박스 같았다. 음성이든 양성이든 엄마는 들어갈 것이었고 그래서 나는 집으로 향했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 엄마를 두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엄마도 곧 일흔이 되실텐데 누군가의 보호자로 병실에 들어가야 하다니. 나는 갑자기 닥쳐온 나쁜 상황들 때문에 무너질 것 같았는데, 그렇다고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것쯤은 알았다. 눈물을 삼키고 집으로 가서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수요일 아침에는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져 있었다. 시간이 가면 코로나는 나을 것이고 아빠의 소식도 비극적인 것만은 아니다, 병원에서는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애기하곤 하니까. 병원에 계신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병원 밥이 아주 맛없다 하셨다. 수요일 퇴근후, 나는 엄마에게 드릴 반찬과 간식 그리고 몇가지 것들을 더 챙겨넣고 병원으로 향했다. 엄마를 만나지는 못하고 격리병동 앞에서 간호사쌤을 통해 내가 가져가 커다란 가방을 전해주고 나왔다. 잠시후 엄마는 네가 가져다준 치즈를 아빠와 하나씩 먹고 있다고 전화를 하셨다. 나는 집까지 걸으면서 좋은 것들을 생각했다. 명성교회의 화려하지만 예쁘진 않은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보았고 예쁘게 설치된 공중전화 박스를 보았고 새로 생긴 백종원 피자집을 보았다. 

집에 오니 빨래가 한가득이었지만, 이건 나중에 돌리자.

목요일에는 주말만을 기다렸다. 주말이면 그제야 비로소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 주말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 그래, 주말을 기다리자. 그런데 목요일 퇴근후 집에 와 혼자가 되자 갑자기 침울해졌다. 혼자 있는게 무서웠다. 내가 생각한 혼자인 시간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가족들이 병원에 가있어서 맞이하게 된 혼자는 전혀 근사하지 않았다. 나를 자꾸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그러자, 

주말이 무서워졌다.


동생들도 친구들도 그런 나를 알고 자꾸 내게 안부를 물었다. 자기들이 거기 있음을 알렸고 또 내게 주말에 밖에 나가라고도 얘기해줬다. 그런데 나는 누구를 만난다거나 밖에 나가거나 할 아무런 의지가 생기질 않았고 아무런 의지가 생길것 같지도 않았다. 의지가 생기지 않을 내가 무서웠다. 그렇게 토요일 아침이 되었다. 너는 무너지지 않을거야, 라던 친구의 말을 억지로 계속 떠올렸다. 밀린 빨래를 돌리고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 이것들을 하는데 너무 큰 힘이 필요했다. 나가야 하는데, 나가서 좀 걷고 오면 나을텐데, 그런데 정말이지 꼼짝도 하기 싫다, 하다가 식탁 위에 놓인 책들을 보았다.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들이었는데 그 책들이 식탁 위에 있는 건 반납을 까먹지 않기 위해 내가 꺼내두었기 때문이었다. 반납일이 토요일이었다. 앗! 나 저거 반납해야 해, 오늘이 반납일이다. 나는 억지로라도 나가야 했다. 도서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가야 했다. 그러자 다행으로 여겨졌다. 과거에 내가 저 책들을 빌려서 오늘을 반납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뿌듯했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살게 하는구나.
















영화 <엘리자베스 타운>의 '드류'(올란도 블룸) 는 회사에서 일을 망치고 자살을 결심한다. 죽어야 해, 죽는게 답이다, 나는 죽어야 한다, 죽겠다. 그는 자살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데, 막 자살하려던 그 때 전화가 울린다. 그는 이 자살을 진행할 것인가 전화를 받을 것인가 갈등을 하다가 일단 전화를 받고 죽기로 한다. 전화는 드류의 누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드류는 자신의 자살을 보류하고 양복을 챙겨 아버지의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한 여성과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그런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자살을 결심했으나 결국은 죽지 않는 드류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영화의 첫장면이 내게는 아주 인상 깊었다. 그러니까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서 의도치 않았으나 우리는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달까. 그것이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것은 비극이지만, 그러나 죽으려고 하던 사람에게 누군가 우연히 전화를 걸고 그 소식으로 인해 하던 일을 멈추고 어딘가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 이건 인간이 다른 인간과 함께 사는게 아니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물론 그가 인간세상에 살고 있지 않았다면 애초에 자살을 결심할 만큼 비극에 휩싸이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그의 주변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와 연결된 사람이 있었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작용을 해서 그에게 삶을 더 연장시키도록 만드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면 삶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토요일의 내 경우에는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도서관에 갔던 나야, 칭찬한다. 내가 내게 잘했다. 나는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것이었고, 나갔다 오면 기분은 한결 나아져있을 거야. 타인이 나를 살게 하기도 하지만, 내가 나를 살게 하기도 한다. 과거의 나야, 잘했어. 나는 다 된 빨래를 널어놓고 책을 들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는 교보문고 바로드림으로 책도 한 권 주문해 놓았다. 도서관에 갔다가 서점에 가야지, 가서 책을 사와야지, 그러면 나는 조금 더 나아져 있을 거야. 그렇게 도서관에 가 책을 반납하고 나와서 걷기 시작했다. 서점까지 걸어가야지. 그렇게 도서관 밖으로 나와 걷는데,


앗.

배가... 배가 아프다. 아... 화..화장실..

안되겠다, 일단 집에 가자. 집에 가서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 서점을 가자. 아니 왜 하필 내도록 집에 있다 나와있을 때 이러는거야? 나는 집으로 향했다. 

앗.

이게... 강도와 속도가 좀 더 세지는데? 좀 빨리 걷자. 나는 걸음 속도를 좀 빨리해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앗.

이..이건.. 집까지 갈 수 없겠는데? 나는 근처의 지하철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지하철역에 가까워지는데 앗, 이런 속도로는 곤란하다. 나는 숫제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하철역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힘이 빠져 있었다. 아.. 힘들고 피곤하다. 서점에 걸어서 못가겠다. 나는 버스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탔다. 그러자 이내,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우울해서 바닥으로 떨어지다가 가까스로 끌어올리다가 떨어지다가 끌어올리다가 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야 내가 나를 구한다... 같은거 생각하고 있다가 갑자기 찾아온 변의(便意) 앞에 모든걸 까맣게 잊게 되는.. 아, 이 비루함. 내게 그 당시에 우울함은 없었고 기쁨도 없었다. 그때의 나를 강하게 지배한 건 바로 변의였다. 아 이 진짜 가벼운, 비루한 인간이여. 모든 섬세한 감정이며 모든 철학적 생각들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한낱 똥앞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고작 이 따위 인간이라니... 아무리 훌륭한 척 해봤자 변의가 찾아오면 무릎꿇는 인간이란 것.... 




서점에 들러 산 책은 이것이었다.


















나는 분명히 이 책을 읽었고, 그러니까 젊은 시절에 한 번 읽고 트와일라잇의 벨라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 해서 한 번 더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으면서 만난 폭풍의 언덕이 대부분 새로운 거다. 그래, 이 책을 다시 읽어보자 했는데 책장에 왜때문에 이 책이 없지? 민음사 고전은 내가 잘 안파는데... 타미 빌려줬나? 어쨌든 타미 빌려줬어도 당장 가져올 수 없으므로 나는 이 책을 샀고, 어제 집에 돌아와 내친김에 바로 자리 잡고 읽기 시작했다. 그전에 내가 이 책에 대해 어떤 감정들을 써놨는지 보고 싶어 내 서재를 검색했는데 으응? 이 책에 대해 뭘 써둔게 없네? 다만, 이런 글을 보게됐다.



☞  연애 소설 읽는 흙표범


흙표범 하딘은 도대체 어떤 지점에서 폭풍의 언덕을 달달 외웠을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튼 다시 읽는 폭풍의 언덕 아주 새롭게 예전에는 눈여겨 보지 않았던 장면들에 밑줄을 긋게 되었다. ㅋ ㅑ - 이게 바로 고전을 읽는 맛이구나. 그런데다가 초반부퍼 풉- 하고 웃었던 장면이 있다. 아... 페이퍼 길어지니까 짧게 써야 되는데 ... 난 틀렸어...



"히스클리프 부인, 성가시게 해서 미안합니다만 당신의 미모라면 마음씨가 곱지 않을 수 없겠군요. 제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 수 있게 무슨 표지가 될 만한 것을 가르쳐 주세요. 부인이 런던에 가는 길을 모르듯 저도 어떻게 집으로 돌아갈지 전혀 모르겠군요." -p.28


그러니까 이 책의 화자인 '록우드'는 스러시크로스 저택에 세를 들어 살게 되면서 집주인인 히스클리프를 만나기 위해 워더링 하이츠에 방문한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기 전 엄청난 눈이 내리고 그는 이 눈길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할 것 같아 그 집에 살고 있는 히스클리프 부인에게 혹시 이정표가 될 것은 없는지 묻는 거다. 그런데 그의 질문에 히스클리프 부인은 이렇게 답한다.


"오신 길로 해서 가세요." -p.2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너무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보다 확실한 정답이 어디있나. 온 길로 가...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워더링 하이츠 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성격이 아주 그냥 장난이 아니다. 어떻게든 탈출하고 싶은 분위기인데 히스클리프가 너무 무서워서 탈출도 힘든... 



그러니까 캐서린의 아버지는 외출하러 가면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사가지고 오겠다고 약속하는데 집에 돌아온 그의 손에는 남매에게 줄 선물에 더해 한 아이도 있었다. 길에서 굶주리는 아이를 데려온 거라는데 이 아이가 히스클리프고 히스클리프는 또래의 캐서린과 절친, 베프가 된다. 히스클리프를 애정하던 캐시의 아버지가 죽고 그 집의 주인은 캐시의 오빠인 힌들리가 되는데 캐시와 여덟살 차이가 나는 오빠는 엄격한 가부장이 되어 캐시와 히스클리프를 구박하고 괴롭히며 폭군이 되어간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이에 더 유대감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캐서린은 스러시크로스 저택에 찾아갔다가 그 집의 개에 물리게 되고 그 집 린튼 가족으로부터 극진한 대우를 받게 되며 그 집 아들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에 이르게 된다. 린튼 가족은 캐서린을 며느리로 맞으면서 그러나 히스클리프 만큼은 철저히 무시하는데 캐서린의 결혼 소식을 듣게된 히스클리프는 집을 나가고 삼년뒤 돈을 잔뜩 벌고 더 강한 남자가 되어 워더링 하이츠에 찾아온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을 제외한 모두에게 복수를 하고자 한다. 그 복수는 캐서린과 힌들리의 어린 자식들에게도 향한다. 내가 어린 시절 얼마나 괴로웠는데, 니들도 당해봐, 라는 것인데, 그의 어린 시절이 혹독했고 고통스러웠다는 것은 알지만 그러나 아이들에게 대하는 그런 태도와 폭력은 정말로 참기 힘든 것이었다. 


어쨌든 캐서린은 에드거 린튼과 결혼한다. 그와 결혼한 것은 그를 사랑하기도 하고 그가 남들에게 내보일 정도로 근사한 남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와 결혼하면 부자가 될것이고 자신의 오빠로부터 히스클리프를 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히스클리프를 너무 사랑해서 에드거랑 결혼했다는 건데, 그녀가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때, 그녀는 '내가 히스클리프다' 라고 한다.



"이 세상에서 내게 큰 불행은 히스클리프의 불행이었어. 그리고 처음부터 나도 각자의 불행을 보고 느꼈어. 내가 이 세상에 살면서 무엇보다도 생각한 것은 히스클리프 자신이었단 말이야. 만약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역시 살아갈 거야. 그러나 모든 것이 남고 그가 없어진다면 이 우주는 아주 서먹해질 거야. 나는 그 일부분으로 생각되지도 않을 거야. 린튼에 대한 내 사랑은 숲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돼서 나무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세월이 흐르면 그것도 달라지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아. 그러나 히스클르프에 대하 애정은 땅 밑에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되는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까지나,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어.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그도 그저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야. " -p.136



그건 히스클리프도 마찬가지다.



"난 한 가지만 기도하겠어. 내 혀가 굳어질 때까지 되풀이하겠어, 캐서린 언쇼! 당신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편히 쉬지 못하기를! 당신은 내가 당신을 죽였다고 했지. 그러면 귀신이 되어 나를 찾아오란 말이야! 죽은 사람은 죽인 사람에게 귀신이 되어 찾아온다면서? 난 유령이 지상을 돌아다닌다는 것을 알아.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 줘. 어떤 형체로든지, 차라리 나를 미치게 해 줘! 제발 당신을 볼 수 없는 이 지옥 같은 세상에 나를 버리지만 말아 줘. 아! 견딜 수 없어! 내 생명인 당신 없이는 못 산단 말이야! 내 영혼인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단 말이야!" -p.274



나는 이 정서가 이해가 안된다.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라고 하는 이 정서. 어떻게 내가 히스클리프가 되는 걸까? 사랑이 극진하면 내가 그 사람이 되는 그런 마음이 생기는걸까? 나는 일전에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보고서도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감상을 남긴 적이 있다.


☞  <날 네 이름으로 부르지마>




궁극적 사랑은 결국 '내가 너고 너가 나다' 의 형태로 나타나는 걸까? 한 번도 상대가 나라고 생각해본 적 없고 상대를 내 영혼이나 내 생명이라고 생각한 적 없었던 나는 사랑을 아직 모르는건가? 도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정서다. 이승철이 부릅니다. 넌 또다른 나.. 읭??






글쎄.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음.. 내가 한 번도 상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결코 그렇게 될 수도 없지만 그렇게 되길 원한 적도 단 한 순간도 없다. 내가 너이길 원한 적이 없다. 그런 식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
음.. 나는 가끔 동굴속으로 들어간다. 그건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그럴 때는 애인조차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기다려준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나는 정말 힘들 때는 내가 혼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전히 그 시간을 혼자 겪어내고 나서 동굴 밖으로 나온단 말이다. 나는 이것이 정석이라고 말하려는게 아니고, 이것이 옳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나란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는 거다. 나는 상대와 분리되어 있고 힘들면 더 분리가 되는 거다.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틀린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는 상대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사람이고 아무리 사랑해도 더 분리되기를 원할 때가 생기는 사람인데, 어떻게 나를 네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할 수가 있고, 어떻게 나는 너야... 가 되는걸까? 어떻게 내가 너일까? 나는 나인데?? 나는 나라고!! 아아.. 나는 이런 정서를 맞닥뜨리자 온 몸으로 튕겨져 나오는 거다. 세상에 이런 사랑도 있구나, 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아니 그런데 늬들은 왜 니가 쟤가 되고 쟤가 니가 되고.. 그러는거야? 이렇게 되어버리는... 그들의 사랑이 그런 형태라면 그래, 남들의 사랑에 내가 뭐라 할 순 없다. 내가 너무 싫어하는 게 남들 사랑에 끼어드는 거다. 너무 싫어. 그러니까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하는 사랑이 이런 사랑이라면, 그래, 그게 늬들 사랑이라는데야 뭐.. 이러긴 하지만, 아니, 나는 혼자서 생각하는 거다. 어떻게 내가 너가 되고 너가 내가 되냐. 어떻게 나를 니 이름으로 불러달라는거야, 대체? 왜그래? 왜 나를 니 이름으로 불러??????????????????? 나는 나랑 섹스해???????????????????? 뭐 혼란의 대수렁에 빠져버리는...


네, 저는 사랑을 아직 모릅니다. 아직 사랑을 모르는 꼬꼬마 다락방 되시겠다. 한 번도 네가 되어본 적 없고 한 번도 네가 내가 되길 바란 적 없는(싫어..) 사랑을 모르는 꼬꼬마 다락방... 

넌 또다른 나 .. 의 정서는 나는 아니고요, 내 정서는 너를 만나.. 되시겠습니다.





토요일 밤에는 책을 읽다 말고 분리수거를 하고 왔다. 그리고 새벽까지 폭풍의 언덕을 다 읽었다.
햄과 치즈와 계란과 설탕과 케첩을 넣고 토스트를 만들어서 커피를 내려가지고 이제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어야겠다.
읽다가, 저녁에는 스테이크를 구워서 와인하고 먹어야지. 그리고 영화 볼거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아, 나 그거 봤다. 노엘의 다이어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할 말 있는데 오늘 페이퍼 너무 기니까, 폭풍의 언덕의 한정된 공간과, 노엘의 다이어리와, 책탑 기타등등은 다른 페이퍼로 나눠서 쓰는 걸로.

책 너무 좋다.
책 최고다.
책 만세!!

이만총총.
샤라라랑~~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날이 샐 때까지 뜰을 거닐다가 돌아가지요.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테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나도 이제는 시골에서든 도시에서든 사교의 즐거움을 찾겠다는 생각은 완전히 버렸으니까요.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과 벗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요." - P48

"10시까지 누워 계시면 안 돼요. 그때면 벌써 아침의 가장 좋은 시간이 지나 버리니까요. 10시까지 하루 일의 반을 하지 않은 사람은 나머지 반도 못하기 일쑤지요." - P102

"확실히 저 자신을 꾸준하고 분별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산골 구석에 살고 있어서 같은 얼굴과 같은 행돔만 보기 때문만은 아니고, 엄격한 수련을 쌓아서 지혜도 배운 데다 아마 주인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책을 많이 읽어서겠지요. 제가 읽고 무엇인가 배우지 않은 책은 이 서재에 한 권도 없답니다. 물론 저기 죽 꽂힌 그리스어와 라틴어 그리고 프랑스어 책은 빼고요. 하지만 그리스어인지 라틴어인지 구별할 줄은 알지요. 가난한 사람의 딸로서 그 이상 바랄 수는 없지요." - P104

"그렇지만 세상에 잘생기고 돈 많고 젊은 사람은 많아요. 어쩌면 그분보다 더 잘생기고 돈이 많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왜 그런 사람들은 좋아할 수 없나요?"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내 눈앞에는 없잖아. 난 에드거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거든" - P130

"넬리, 넬리는 내가 지독히 이기적인 여자애라고 생각하겠지만, 만약 내가 히스클리프와 결혼한다면 우리가 거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 적 없어? 하지만 내가 린튼과 결혼한다면 히스클리프가 오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도울 수 있어." - P135

"이 세상에서 내게 큰 불행은 히스클리프의 불행이었어. 그리고 처음부터 나도 각자의 불행을 보고 느꼈어. 내가 이 세상에 살면서 무엇보다도 생각한 것은 히스클리프 자신이었단 말이야. 만약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역시 살아갈 거야. 그러나 모든 것이 남고 그가 없어진다면 이 우주는 아주 서먹해질 거야. 나는 그 일부분으로 생각되지도 않을 거야. 린튼에 대한 내 사랑은 숲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돼서 나무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세월이 흐르면 그것도 달라지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아.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하 애정은 땅 밑에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되는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까지나,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어.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그도 그저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서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야. " - P136

"넬리, 아가씨가 미쳤다는 걸 납득시켜 줘. 히스클리프가 어떤 사람인지, 세련된 데라고는 없고 교양도 없는 야만인이며, 퍼즈와 현무암뿐인 메마른 들판 같은 인간이란 걸 말해 줘. 나는 아가씨에게 그를 사랑하라고 권하느니 차라리 저 어린 ㅏ나리아를 겨울 숲에 놓아주겠어! 아가씨가 그런 꿈을 꾼다는 것은 그의 성격을 한심할 정도로 모르기 때문이야. 그가 겉으로 봐서는 무서워도 마음속에는 깊은 인자함과 애정을 감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야! 그는 아직 다듬지 않은 다이아몬드나 진주가 들어 있는 조개와 같은 촌뜨기가 아니라 사납고 무자비하고 늑대 같은 사내야." - P169

태양이 여름을 연상시키면서 그 잿빛 돌의 꼭대기를 노랗게 비추고 있었어요. 그런데 까닭은 모르겟지만 갑자기 어린 시절의 감회가 왈칵 가슴속에 이는 것이었어요. 이십 년 전에 힌들리 서방님과 제가 즐겨 놀던 곳이라서요. - P179

오, 내 몸이 불덩이 같아! 밖으로 나갔으면, 다시 야만에 가까운, 억세고 자유로운 여자아이가 되어 어떤 상처를 입더라도 미치거나 하지 않고 깔깔 웃을 수 있었으면! 왜 나는 이렇게 달라졌을까? 왜 조금만 뭐라고 해도 내 피는 끓어오를까? 저 언덕 무성한 히스 속에 한번 뛰어들면 틀림없이 정신이 날 텐데. 다시 창을 활짝 열어 줘, 빨리. 왜 가만히 있어?" - P206

의사는 진찰을 하고 나서 만약 주위 사람들이 아주 조용히만 해 준다면 결국에는 나을 것이라고 서방님에게 희망적으로 말했어요. 그리고 제게는 죽지는 않겠지만 영영 정신이 이상해질 위험이 있다는 듯이 말했어요. - P215

"내가 싫어하는 것은 결국 이 부서진 감옥 같은 육신이야. 이런 육신에 갇혀 있는 것이 지칠 대로 지쳤어. 나는 한시바삐 저 영광스러운 세계로 피해 가서 항상 거기에 있고 싶어. 눈물을 통해 어슴푸레하게 보고, 아픈 가슴의 벽을 사이에 두고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것과 함께 있고 그 속에 있고 싶은 거야. 넬리, 당신은 나보다 더 낫고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건강하고 힘이 넘치니까 내가 불쌍할 거야. 그러나 머지않아 처지가 바뀔 거야. 내가 당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하게 될 거야. 나는 당신네 있는 곳과는 비할 바 없이 멀고 높은 곳에 가 있을 거야." - P262

"난 한 가지만 기도하겠어. 내 혀가 굳어질 때까지 되풀이하겠어, 캐서린 언쇼! 당신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편히 쉬지 못하기를! 당신은 내가 당신을 죽였다고 했지. 그러면 귀신이 되어 나를 찾아오란 말이야! 죽은 사람은 죽인 사람에게 귀신이 되어 찾아온다면서? 난 유령이 지상을 돌아다닌다는 것을 알아.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 줘. 어떤 형체로든지, 차라리 나를 미치게 해 줘! 제발 당신을 볼 수 없는 이 지옥 같은 세상에 나를 버리지만 말아 줘. 아! 견딜 수 없어! 내 생명인 당신 없이는 못 산단 말이야! 내 영혼인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단 말이야!" - P274

조지프는 캐서린 아씨와 히스클리프가 어릴 때 그의 말대로라면 ‘몹쓸 짓‘을 해서 서방님을 화나게 하여 어쩔 수 없이 술로 위안응ㄹ 삼게 했다고 항상 그들을 비난했듯이, 이제는 헤어튼의 모든 잘못을 그의 재산을 빼앗은 히스클리프의 책임으로 돌렸던 것이지요. - P321

"나도 책이 있을 때는 늘 읽었어요. 그런데 히스클리프 씨가 책을 안 읽거든요. 그래서 내 책을 없앨 생각을 했지 뭐예요. 나는 몇 주 동안 책을 한 권도 구경하지 못했어요. 언젠가 딱 한 번 조지프의 종교 서적들을 뒤적거리다가 굉장히 혼난 일이 있지요." - P497

돈도 내겐 하찮은 물건,
사랑의 신도 내겐 비웃음 거리.
명예욕은 아침이면 자취 감추는
헛된 꿈에 지나지 않고.


만약 내가 기도한다면
나의 유일한 기도의 말은
지금의 내 심장을 그대로 두고
내게 자유를 달라는 그 말!


아무렴, 삶의 끝이 멀잖았으니
그것만이 나의 간절한 소망
살아 있든 죽어 가든 용기를 갖고
견디는 얽매이잖는 하나의 영혼.


-<늙은 금욕주의자> - P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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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락방의 미친 여자] 운명
    from 마지막 키스 2022-12-12 09:05 
    여성 교육의 최종 산물을 불안한 자기 부정임을 브론테는 암시하고 있다. 캐서린, 혹은 모든 소녀들은 자기 이름을 알지 못하고, 따라서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 될 운명인지 알 수 없다는 것만을 배운다. -p.502다락방의 미친 여자 8장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다루고 있다. 집안에서 아빠가 돌아오길 기다리던 캐서린은 한 번도 기대한적도 예상해본적도 없는 소년을 맞닥뜨리게 된다. 아버지가 길에서 데려온 소년. 이 소년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절
 
 
책읽는나무 2022-12-1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의 쾌유를 빕니다^^

고전은 읽다가 저도 한 번씩 빵 터집니다.
처음엔 심각하게 읽느라 빵 터지는 대목인지 모르고, 읽었는데 요즘엔 웃어야 하는 대목이구나! 눈치 채고 웃습니다.ㅋㅋㅋ
의외로 재밌는 대목들이 많더라구요?

시간을 알차게 잘 보내셔서, 조만간 웃으면서 가족들이 좋은 시간 함께 할 수 있으시길^^

다락방 2022-12-12 08:13   좋아요 1 | URL
저 폭풍의 언덕 재미도 있지만 작가가 꽤 날카롭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건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으면서 더 그렇게 생각된 거긴 하지만, 굉장히 작가가 똑똑하게 인물을 제대로 배치했다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사실 저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그 미친 사랑..은 좀 이해가 안되긴 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고전은 읽어보면 ‘아 이래서 고전이구나‘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이제 교수..를 시작했는데 언제 다 읽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을 수 있을까요? 시간이 부족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2-12 10:02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폭풍의 언덕을 읽고 있고, 교수를 읽어야 하고, 아그네스 그레이를 옆에 두었고, 빌레뜨 2 권을 그 옆에 두었고, 그리고 그 옆에 또....조금이라도 더 읽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런 것이 나의 성격인 것인가? 살짝 고민이 될 정도로 다미여 언제 읽지?? 막 걱정만 하고 있는 와중에 소설이나 시는 또 재미나네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초조한 짜릿함을 즐기는 성격인 것이라고??..ㅋㅋㅋ

아버님은 좀 괜찮으신 거죠?
어머님도 괜찮으시구요?^^

다락방 2022-12-12 10:05   좋아요 2 | URL
짜릿함을 즐기는 성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지금 너무나 초조합니다. 교수-빌레뜨-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12월 내에 완독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세상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 분량은 왜 이다지도 어마어마한가요? 그런데 폭풍의 언덕 읽고 바로 시작하는 다락방은 또 너무 재미있어서 교수도, 빌레뜨도 읽고 싶은데.. 너무나 혼란스럽네요. 저느 그런데 교수 아직까지 재미있어요. 아무튼 도전하는 삶을 살아보겠습니다. 교수, 빌레뜨, 다락방의 미친 여자 도전!!

아버지는 오늘밤 격리가 끝나시고요, 간호하시던 어머님께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대요. 미치고 팔짝 뛰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괜찮아지겠죠. 감사해요, 책나무 님.

잠자냥 2022-12-1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사가 살리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진지한 글 읽다가 갑자기 빵 터지는 건 역시 ㅋㅋㅋㅋㅋㅋㅋ

아, 폭풍의 언덕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왔던 길로 돌아가~~~!

오늘은 서점 나들이하세요. 약간 기분이 침체되면 역시 몸을 움직이는 게 답이더라고요.

다락방 2022-12-12 08:13   좋아요 1 | URL
인간이 이렇게 비루합니다. 설사 한 방이면 내 안의 모든 시름과 괴로움 날아가버려요. 일단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요. 화장실을 향해 전진해야 하는 것입니다.

잠자냥 님의 이 댓글 읽고 일요일에 서점 갔다가 백화점 갔다가 소비 여왕 되어서 카드 팍팍 긁고 왔네요? 까르르..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2-11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너무 우울해져서 아 그만 살고 싶다…. 하다가도 아 주워 온 저것들은 어쩌나 싶어서 ㅋㅋㅋㅋㅋ 다시 맴을 고쳐먹습니나. 저 털복숭이들 건져 온 과거의 나를 칭찬해야겠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12-12 08:15   좋아요 1 | URL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의 존재만으로 누군가를 살게 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떤 극진한 애정을 뿜어내고 그래서가 아니라, 그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존재하면서 자기 역할을 하는 것 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삶을 연속시키는 가능성을 제공하게 되는거죠.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가 봅니다. 비록 모든 인간에게 외로움은 필수적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털복숭이들 건져 온 잠자냥 님의 과거를 칭찬합니다~~

감은빛 2022-12-1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께서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폭풍의 언닥, 저도 세번 정도 읽었던 것 같아요. 왜 여러번 읽은 책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도 기억이 안 날까요?

집에 가면 이 책을 다시 들춰봐야겠어요. 사람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다시 다른 사람들과 만나 풀고 있는 요즘입니다.

다락방 2022-12-12 08:16   좋아요 0 | URL
와, 폭풍의 언덕을 세 번이나 읽으셨어요? 저는 감은빛님이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시는 것도 너무 좋은데 폭풍의 언덕도 읽으셨군요? 후훗. 너무 좋네요. 저는 왜 이런게 좋을까요? ㅋㅋㅋ 저는 확실히 제인 오스틴이나 에밀리 브론테를 좋아하는 남자사람들에 대해서라면 호감입니다. 후훗.

맞아요, 사람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는 또 다른 사람들과 풀게 되죠. 그게 세상의 순환법칙인 것 같아요. 인간사의 순환법칙... 저랑도 조만간 만나 스트레스 풀어요, 감은빛 님!

감은빛 2022-12-12 18:53   좋아요 0 | URL
[오만과 편견]은 아마 10번 이상 읽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특히 소설 쓰겠다고 골방에 박혀 살던 시절에 매일 읽었으니까요.
[폭풍의 언덕]은 한참 시간이 지나버려서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다시 읽고 또 다시 읽었던 것 같아요.
다락방님과도 조만간 뵙고 싶네요. 연락 드릴게요. ^^

새파랑 2022-12-1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초반부의 진지함이 갑자기 웃으면 안되는데 변의때문에 ㅋㅋ

다락방님 아버님의 무사 퇴원을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넌 또다른 나>라니 세대가 느껴집니다 ㅋ 저도 초딩때 이승철 좋아했습니다 ^^

다락방 2022-12-12 08:17   좋아요 1 | URL
변의, 너무나 사소하지만 그러나 너무나 중요하기도 하죠. 우린 그 앞에 맥없이 무릎 꿇을 뿐. 변의 앞에 어떤 반항이 소용있을까요? 없습니다..

넌 또다른 나.. 세대.. 새파랑 님, 그래도 저보다는 한참 젊은 분 아니시던가요? 넌 또다른 나를 아시다니.. ㅋㅋ 저는 이승철을 좋아한 적은 없는데 제 친구가 이승철의 팬이었습니다. 후훗. 저는 신해철 좋아했어요. 껄껄..

persona 2022-12-11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보다 나은 한 주가 되시길 바라요. 부친께서도 얼른 나아지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12-12 08:17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러기를 바라봅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상황도 나아지겠지만, 받아들이는 저도 나아지는 거겠죠. 고맙습니다.

따라쟁이 2022-12-1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넌 또다른 나는 아닙니다. 아니죠, 그렇게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아니더라구요. 애초에 될 수도 없잖아요?

그리고 뻔한 말이지만, 쾌차를 기도해요.

다락방 2022-12-12 10:1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따라쟁이 님. 애초에 너는 내가 될 수 없죠.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일뿐..
설사 그렇게 생각한 적 있다 하더라도, 그러나 결국은 알게 되죠. 너는 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고마워요!

건수하 2022-12-1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어머님 힘드시겠다 하고 있었는데.... ....
서점은 그러니까 (힘들어서 집에 가신 줄 알았는데) 버스 타고 다녀오신 겁니까?

예전에 쓰신 콜미바이유어네임 리뷰? 페이퍼 보고 빵 터졌구요.
저도 영혼의 단짝, 나 같은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엄청 공감했어요.

아버님 경과 좋으시길... 근데 어머님께 증상이... ㅠㅠ 두 분 다 호전되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2-12-12 14:00   좋아요 0 | URL
서점에 버스 타고 갔다가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하하하하.
토요일에도 서점에 다녀오고 일요일에도 다녀왔습니다. 하하하하하.

저는 아무리 단짝을 만나고 ‘날 니 이름으로 불러줘‘ 는 안할 것 같아요. ‘나는 너야‘ 이것도 안할 것 같아요. 저는 만약 누가 저에게 ‘너는 나야‘ 이러면.. 좀 도망치고 싶어질 것 같네요. 내가 왜 너니???? 정신 똑바로 차려!! 이러면서요. 하하하하하.

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죠. 그리고..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 노화에 따른 증상들을 말이지요. 그렇지만 받아들이기 전까지 참으로 혹독하네요 ㅜㅜ

독서괭 2022-12-1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이제야 봤네요. 다락방님 힘드실 이유가 있었군요. 어머님도 결국 코로나 걸리신 건가요? 두분 모두 잘 견뎌내시길 빕니다.. 다락방님도요.
그런데 저 정말 어젯밤엔가 문득 배설에 대한 생각을 했거든요. 인간이 아무리 화려한 옷으로 치장하고 고상하고 품위있는 양 굴어도 배설 앞에서는 동물과 똑같다는. 그순간에는 정말 세상에서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죠. 아 근데, 동물과 달리 남들 앞에서 막 싸도 괜찮지를 않으니 더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네요. 세상에 그런 위기 한번 안 겪어본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애들 데리고 나갔다가 둘중 하나가 똥마렵다 해서 화장실 찾아 뛰어가는 일이 다반사인 요즘입니다 ㅋㅋ
콜미바이유어네임 감상 기억나요 ㅋㅋㅋ 저도 그건 이해가 도무지 ㅋㅋ 오그라들어서 어이쿠.. 그냥 소울메이트 정도 느낌으로 이해합니다. 다락방님이 동굴 들어갈 때 그걸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애인도 훌륭한걸요??
아무튼 책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