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크리스마스가 돌아왔다. 사라는 동생의 생일파티를 위해 부모님댁에 갔다. 로리는 아버지가 심장 발작으로 쓰러진 후 몇 개월간 그런 아버지와 아버지를 간호하는 어머니를 지켜보며 지쳤다. 아직 잡지사에 취직하고 싶다는 소망도 이루지 못했다. 크리스마스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려고 쇼핑을 하다가 우연히 잭을 만난다. 잭은 사라를 위한 선물을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며 함께 쇼핑하자고 부탁한다. 그렇게 그들은 우연히 만나 사라의 선물을 사기 위해 골동품 가게에 간다. 로리에게 잘 어울리는 모자를 써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보석을 구경하다 드디어 사라를 위해 맞춤한 선물을 산다. 잭은 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바쁘지 않으면 맥주 한 잔 하자고 한다. 로리는 그러자고 한다. 이렇게 붐비는 때라도 붐비지 않는 맥줏집을 안다고 그는 말한다. 그렇게 그들은 바로 간다. 벽난로가 있는 자리에 앉아 바깥은 춥지만 몸은 따뜻하게 녹이면서, 코트도 따뜻하게 데우면서, 그들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고마웠던 일, 요즘 아빠를 간호하느라 너무 힘들었지, 하는 위로. 지금 우울하겠지만 앞으로 너는 잘될거야 하는 격려들. 그런 따뜻한 말들과 따뜻한 온도 그리고 술에 로리의 마음은 풀어진다. 게다가 잭은 로리에게 너에게는 정말이지 따뜻함이 있다고, 널 처음 만난 순간부터 느꼈다고 잭은 말한다. 처음 만났을 때? 언제를 말하는거야? 사라의 남자친구로? 아니면.. 버스정류장을 기억해? 로리는 떨린다. 아아, 잭은 뭐라고 할까요? 이건 빔! 일! 책을 읽는 사람들만이 잭의 답을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분위기가 이렇게 무르익어버려.. 아 어떡하냐. 온도, 배려, 술, 마음속의 숨겨진 사랑... 빅 하트... 피 땀 눈물.. 머니머니머니...돈돈돈... 돈은 그냥 제가 넣었습니다. 아무튼, 서로에 대한 호감과 마음속 비밀과 숨겨놓은 커다란 애정과 이 모든 분위기..는 그들의 얼굴을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만들고 그렇게 그녀의 입술이 그남의 입술로 다가가려는데, 아아, 잭은 못한다고, 키스를 할 수 없다고 한다. 


화들짝, 정신을 차린 로리는 아니 시방 지금 나는 한마리의 추잡한 짐승이었다..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무슨 짓을.. 하고 헐레벌떡 그 자리를 뛰쳐나간다. 쇼핑봉투는 챙겼지만 아뿔싸, 추운 문 밖으로 나와서야 외투를 두고 왔다는 걸 깨달았고 아니 이런 씨부럴.. 어쩔겨 코트.. 그런데 잭은 로리의 코트를 들고 잠깐만 기다리라고, 잠깐만 얘기하자고 한다. 로리는 울고, 로리는 자신이 왜 우는지 모르고, 그런데 그런 로리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잭...그의 품이 포근하고 따뜻하다. 그녀는 솔직해진다. 네가 키스해주길 바랐다고, 그런 내가 싫다고... 그러자 그는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지금부터 자신이 하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 한다. 금붕어한테도 말하면 안된다고. (그런데 금붕어는 그냥 이 극에서의 조크인지 아니면 금붕어가 어떤 상징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잭은 말한다. 아까도 너한테 키스하고 싶었고 지금도 너한테 키스하고 싶다고. 



"네가 나를 그렇게 여름 산울타리 같은 눈으로 쳐다볼 때면 ……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키스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 


"When you look at me like that with your summer hedgerow eyes …… only a fucking saint wouldn't kiss you." -p.108



그런데 잭은 성인군자다 아니다?

아니다.

잭은 뭐다?

버스보이다.

그러면 키스를 하지 않을 도리가 있나 없나?

없다.

그래서 했다 안했다?

했다.


뻑...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키스를 하고야 만것이다. 금붕어에게도 밝히지 않을 비밀을 가슴에 품고, 거시기 뭣이냐, 목구멍에서  throat 동물같은 소리 내면서 animal noise 그들은 세상에 다시 없을 키스를 한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서도 안되고 그리고 앞으로도 다시는 또 해서는 안되는 그런 으르렁 키스를 해버리는 것이다. 그들의 사이는 그전과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어, 라고 그들이 서로에게 서로에게 말하면서, 그리고 잭은 말한다. 이 일에 대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친절해지자고. 그러니까 이 일로 괴로워하지 말자는 뜻이렸다. 그런데 사람은 뭐가 있다?


양심

conscience


그러니 아마도 괴로워지겠지만, 그러나 이 키스에 후회는 없으니.

아아, 이 잊지 못할 키스, 누구도 이런 식으로 키스해준 적 없엇다는 이 키스(그런데 너네 고작 이십대 초반이야, 앞으로 더한 키스도 나타날 수 있단다, 마흔에 인생 키스 찾아올 수도 있어!)를 그들은 가슴에 품는다. 아아, 신이시여, 이들을 구해주소서. 


사라가 안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데 지금 내 눈앞의 이 남자가 너무 .. 키스를 참을 수 없게.. 막 그러면..... 힝 ㅠㅠ 너무 좋아 ㅠㅠ 막 이러면... 나 역시도 한 마리의 추잡한 짐승이 될 수밖에 없지 않나?


키스했다.

그녀와 그남이 키스했다.

로리와 잭이 키스했다.

그 날 버스 안에서 그리고 버스 바깥에서 서로를 발견했던 그들이 키스했다.

여자친구의 베스트 프렌드와 그리고 베스트프랜드의 남자친구와 키스했다.

아 이 키스를 어쩌면 좋으냐.

좋냐?



키스..

좋아?

좋든?

좋드나?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여러분 원서는 로맨스로 읽으세요. 

오바마는 잘못된 선택이었어.......

나는 세상의 모든 로맨스를 원서로 사게쒀!



키스했다.

이렇게 눈 오는데.







그런데, '여름 산울타리 같은 눈빛'은... 대체 뭐냐?
산울타리같은 거 보고 키스욕망 생기다니... 좀 변태같군.




아 모르겠다.

밖에 눈도 오는데 이 젊은이들 키스하고 그래서 내 마음이 너무 거시기해서 오늘 점심은 시뻘건 오징어볶음을 먹어야겠어.

막 그렇게 키스하고 그러지마.

내 마음이 싱숭생숭해.. 휴우-



애니멀 같은 노래 크리스토퍼의 <bad>들어야겟어.

넌 애니멀..

기억하니?

그때의 너도 그때의 나도

우리는 애니멀

애니멀

애니멀

으르렁



아 오늘 페이퍼 미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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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1-19 12: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원서는 로맨스죠! 저는 단어 끙끙거리며 찾고 있습니다. 페이퍼 읽다 궁금해졌는데 락방님 인생 최애 두번째 로맨스 소설은 뭔가요?

다락방 2022-01-20 09:39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 비타님. 이건 책장 앞에 서서 곰곰 생각해봐야 할 듯요. 저는 로맨스 소설을 좋아해서 엄청 읽긴 하지만 그런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로맨스 소설인건 아니거든요. 최애 두번째 로맨스 소설이라니. 아 너무 어렵다. 이건 좀 생각해볼게요.

Forgettable. 2022-01-19 12: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다락방님의 English 사용 skill은 누구도 뛰어넘을 수 없을 듯 합니다. Nobody… 넘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20 09:39   좋아요 1 | URL
아니, 이 페이퍼가 얼마나 재미있으면 뽀가 댓글을 다 달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도 로맨스 읽고 재미있게 써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웃긴게 최고예요!

잠자냥 2022-01-19 12: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은 시방 지금 한마리의 추잡한 짐승, 붉게 달아올라 시뻘건 오징어볶음을 먹는 시방 한마리 짐승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20 09:40   좋아요 1 | URL
어휴 어제 시뻘건 오징어볶음 양념 밥에다가 스윽스윽 비벼가지고 배터지게 먹었네요. 아하하하하. 오징어볶음 먹는 나는 한 마리의 추잡한 짐승이었어요... 으르렁- ㅋㅋㅋㅋㅋ
오늘은 가만있자, 뭘 먹나... 쌀국수랑 모닝글로리 먹을까봐요. 호호.

독서괭 2022-01-19 12: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오늘 페이퍼 유난히 더 재미집니다. ˝아니 시방 지금 나는 한마리의 추잡한 짐승이었다˝ 여기서 너무 웃겨서 사무실인데 마구 웃어버릴 뻔 ㅋㅋㅋ 아 지금도 참고 있어요 ㅜㅜ 배아파 ㅠㅠ 애니멀 같은 노래 ㅋㅋㅋㅋ 아 진짜 ㅋㅋㅋ 다락방님 역시 저는 님의 팬입니다♥ 오징어볶음 맛있게 드세요.
이 페이퍼는 우울할 때마다 보겠습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2-01-20 09:41   좋아요 2 | URL
역시 인풋이 좋아야 아웃풋이 좋은것 같아요. 재미있는 책을 읽었더니 재미있는 글이 나온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독서괭 님이 영생을 살면서 제 팬일 수 있도록 제가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아주 그냥 평생 노력할거예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2-01-19 13: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영원히 고통받는 오바마...ㅎㅎ
로맨스 소설 안 땡겼는데 다락방님이 이야기해주는 로맨스 소설은 왜 이리 재미지죠? 원서로 읽어보면 진짜 재미날까요?ㅎㅎ

다락방 2022-01-20 09:42   좋아요 2 | URL
어제 이 책 읽고 있는 친구가 책보다 제 얘기가 더 재미있대요 ㅋㅋ 어쩔 ㅋㅋ 거리의화가 님, 그러니 현명한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거리의화가 님이 별로 로맨스 소설 안좋아하신다면 그냥 제 연재(응?) 읽으시는 게 더 나을듯요. 껄껄.

페넬로페 2022-01-19 1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영어로 오바마말고 로맨스 읽으시니 다락방님 글이 팔딱팔딱 살아 있네요~~
근데 그래서요?
그래서 그 뒤에 어떻게 됐나요?
어서어서 읽으셔요^^

다락방 2022-01-20 09:45   좋아요 2 | URL
후훗. 오바마는 진짜 읽기 싫어서 미치는 줄 알았는데 이건 읽고 싶어서 미치겠네요. ㅋㅋ 제가 재미있게 읽으니까 글도 팔딱거리나봐요. ㅋㅋ
그래서 그 뒤에 어떻게 됐냐고요? 후훗.
이번주 분량 읽기가 끝났고, 이번주 분량의 끝이 바로 저 키스 까지였습니다. 그 후의 이야기는 다음주를 기다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재미있네요, 연재의 재미!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1-19 1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씨부럴)이 저런 때 쓰이는 욕설이군요 ^^ 와 다락방님 글만 읽어도 이책 너무 재미있을거 같아요 ㅋ

다락방 2022-01-20 09:46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어제 이 책 읽는 다른 친구가 책보다 제 글이 더 재미있다고 했거든요. 새파랑 님도 책 읽고 확인해보세요. 책이 더 재미있는지 그 책 읽고 쓴 제 글이 더 재미있는지. 껄껄.

책읽는나무 2022-01-19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화 구연만 재밌는 건줄 알았더니 영어 원서 번역을 구연 동화 읽어 주는 선생님처럼 재미지고 흥미진진하게 오디오북처럼 써 주시다니....ㅋㅋㅋㅋ
오디오북 듣는 줄 알았어요!!ㅋㅋㅋ
그래서 그 다음은요???^^
오바마씨 때문에 이리 재미난 걸 오랫동안 못듣고 있었다니!!!!ㅋㅋㅋ

다락방 2022-01-20 09:47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그래서 그 다음은... 다음주의 언젠가 들려드릴게요. 이번주 분량은 끝났습니다. 깔깔. 아 이거 너무 재미잇어요. 연재하는 재미랄까요. 후훗. 기다리세요~~ 다음주에 키스후의 로리와 잭은 어떻게 지내는지 풍성한 이야깃거리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아 윌 비 백..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1-19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맥주집에 코트 두고 나온 로리가 아뿔싸! 하고 내뱉은 말이 ㅆㅂㄹ이었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치 다 웃었어요. 푸하하하하하하하하!!!!!!!!!!!
다부장님 퇴근하세요!! 눈길 조심하면서 얼른 퇴근해요!

다락방 2022-01-20 09:48   좋아요 1 | URL
어휴 직장인인 저는 동심이 파괴된지 오만년.. 눈이 정말 싫습니다. 대중교통 타야 하는데 느리고 미끄럽고.. 이런 삭막한 마음을 가진 제가 그러나 로맨스 소설 읽으면서 주인공에 동화되어 키스 때문에 어쩌지를 못하고 이런 미친 페이퍼를 써버리고 말았네요. 나여... 어째서 늙어도 로맨스 감성 그대로인가.....

persona 2022-01-20 0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로리가 찐초록눈이었으려나요? 우리말로 들으니 뭔가 좀 그렇네요. ㅋㅋ

다락방 2022-01-20 09:48   좋아요 2 | URL
로리는 몇 번 눈동자 색깔 나오는데 보랏빛이라고 나오거든요? 흐음. 보랏빛 도는 파랑이라고 했던가.. 여튼 그런 눈빛인데..그러고보면 외국 소설 읽을때 눈동자에 대한 언급이 참 많이 나와요.

persona 2022-01-20 09:5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그럼 여름 산울타리는 진짜 미스터리네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2-01-20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다락방 2022-01-20 09:49   좋아요 1 | URL
그러면 저는 이만 다음주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