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레슬리 모건 스타이너'는 이십대 초반, 남들이 다 선망하는 직장인 <세븐틴>에 근무하던 시절,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코너'라는 남자를 만난다. 지하철안에서 처음 만나 인사하게 되었고 이름과 직장은 말하게 되었지만 연락처를 주고받진 않았는데, 한참후 코너가 회사로 전화해와 파티에 초대한다. 그렇게 그 둘은 다시 만나게 되고 데이트를 거듭하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레슬리가 사랑에 빠진 코너는 어린시절 계부로부터 폭행당했고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도 못해 혼자서 살 길을 찾아 지금 누구나 선망하는 증권사에 다니고 있다. 섹스를 하고 코너의 어린 시절 불행한 얘기를 듣다가 레슬리는 공감하며 마음 아파한다.


레슬리라고 사랑을 받고산 건 아니었다. 엄마는 알콜중독에 툭하면 딸을 무시했고 아빠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었다. 레슬리가 자신의 어린시절 살던 동네를 보여주며 자신이 얼마나 불행했었는지를 얘기하자 코너는 그러나 그 불행한 어린시절에 공감해주는 대신, 네가 불행을 뭘 아느냐고 화를 낸다. 이렇게 부유한 동네에서 살았고 부모도 하버드를 나온 네가 어떻게 불행하냐고, 나와 왜이렇게 다른 거냐고 화를낸다. 레슬리는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해 공감받고 싶었지만 코너를 더 화나게 한다. 그런 어린 시절을 갖고 있었으므로.


그리고 며칠간 둘 사이는 연락도 없이 냉랭했는데 며칠후 코너로부터 전화가 온다. 당신 괜찮냐는 레슬리의 말에 코너는 웃으며 답한다.



"당연하죠. 나의 부유한 애인년은 어떻게 지냈어요?" (p.86)


나는 위 문장을 읽고 깜짝 놀랐다. '나의 부유한 애인년'이 원서에서는 뭐라고 적혀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느낌이라면 이건 정말 쎄한 느낌이잖아. '나의 부유한 애인년'이라는 건 상대를 비하함과 동시에 '네 어린시절은 그랬지'를 알고 뭔가 가슴에 누르고 있는 느낌이지 않나. 이것을 농담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고, 나도 따라 웃었다. '년'이라는 단어도 '나의'라는 단어와 함께 따라오니 나쁘지 않았다. 이게 다 애정을 담은 표현 아닐까? (p.86-87)


레슬리도 나처럼 직감적으로 쎄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남자가 너무 좋고 그래서 애써 좋게 생각했을 것이다. 응 '나의'를 붙여줬잖아, '나의'를 붙이니까 애정을 담은 것 같은데? 하고.



그저 문맥으로 다른사람에게 일어난 일을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직접 겪는다면 어떨지 구체적으로 대입해보면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니까 직감적으로 '싫은데?!' 라고 나는 레슬리가 당한 일앞에 생각했지만, 그러나 만약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저렇게 반응한다면? 나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남자를 대입해 똑같은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싫었다.

싫었는데,

그런데,

그렇다고 '헤어져!' 라고 할 것 같진 않았다.

그가 그런 말을 내게 했다는 사실을 계속 간직한 채로, 아마도 그 순간을 무사히 넘기려고 했을 것 같다. 없던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다. 그러나 없던 일로 생각하려는 것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어떤 기분 나쁜 감정을 저기 안에 숨겨둔 채로 웃으면서 오늘 또 그를 사랑했을 것 같다. 그와 데이트하고 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거봐, 이 남자는 좋은 남자라니까, 했을 것 같다. 그러나 레슬리처럼, 먼훗날 그와 헤어지고 나서 그에 대한 생각을 한다면, 그 일은 이렇게 잊히지 않고 써내는 일이 될 것 같다. 왜 나에게 부유한 애인년이라고 했을까, 그 때부터 그와 헤어져야 했던건 아닐까, 하고. 나는 여전히 가끔가다가 내 남자친구들이 했던 어떤 말들을 떠올린다. 그저 평범하게 내뱉었던 말들, 그러나 그것에 담겨 있던 그 남자들의 사고방식과 세상을 보는 눈을. 어떤 것들은 끈질기게 잊히지가 않고, 어떤 것들은 '그때 그만뒀어야 했어'를 여전히 생각하게 한다. 이미 한참 지난 후에도 그런건 잊히지 않는 법이다.



레슬리는 그 사건을 뒤로 넘겨버리고 그와 사랑한다. 뜨겁게 사랑한다. 몸도 건장하고 얼굴도 잘생기고 좋은 직장을 가지고 무엇보다 내 마음속에 들어갔다 온것처럼 나에게 섬세하게 반응하는 남자라니,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그가 비록 내 친구를 싫어하고, 내 친구의 남자친구가 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한 것 때문에 개빡쳐하고, 내 가족을 싫어하고... 그렇지만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 역시도 그를 사랑해서 우리 둘은 항상 함께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고 그녀는 숫제 자신의 집을 어쩌다 물건 가지러 가는 집으로 생각하고 매일 코너의 집에 가 코너와 지낸다. 그와 사랑을 나누는 일-섹스-도 너무 좋다. 아니, 좋았다.



그는 손으로 내 목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갑자기 눈을 떠 짙은 파란색 눈동자로 내 눈을 쏘아봤다. 내 목을 감싸 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의 온몸에 흥분이 화물열차처럼 밀어닥치는 것을 느꼈다. 나는 기침이 났고 숨이 막혔다. "코너, 안 돼요. 그만 해요. 숨을 쉴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려 했지만 갈라진 신음소리 외에는 어떤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몸이 이리저리 뒤틀렸다. 공포가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그는 눈을 똑바로 뜬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이윽고 그의 입에서 희미한 세 단어가 흘러나왔다.

"난 … 널 … 가졌어."

그러고는 눈을 질끈 감더니 내 목을 더 심하게 조르기 시작했다.

그는 다른 세계에 가 있는 것 같았다. 마침내 그가 사정했고 내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이 풀렸다. 그가 쓰러지며 내 몸에 부딪혔다. 그리고 몸을 굴려 침대에 등을 댄 후 바로 곯아떨어졌다.

맙소사.

목이 아팠다. 내 아랫배 어딘가, 바로 그가 내 안에 들어왔던 그 지점에서 서늘한 적의를 느꼈다. 자궁에 얼음을 집어넣은 것처럼.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공포감이 밀려왔다.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고, 차가웠다. 내 손은 침대 시트 아래서 가늘게 떨렸다. 토할 것 같았다.

아니지, 아니야. 나는 메스꺼움과 공포를 몰아내려 애썼다. 진짜 이상했어. 그건 뭐였지? 변태 섹스인가?

욕실로 갔다. 반짝반짝 매끄럽게 빛나는 타일을 내려다보며 진정하려고 애썼다. 큰일은 아닐 거야. 수많은 섹스 칼럼니스트들이 이런 이야기를 쓰잖아, 안 그래?

다시 침대로 돌아와서 코너의 따뜻한 몸을 팔과 다리로 감았다. 그의 규칙적인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따뜻한 몸을 꼭 안고 있으면 이 서늘한 기분이 가실 것만 같았다. (p.92-93)



레슬리는 분명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다. 끝나고 나서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혼자서만 그 일에 대해 생각해야 했다. 그가 그녀의 목을 조른 일. 분명 적의를 느꼈고 공포스러웠는데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나에게 한 행위라는 이유로 그녀는 애써 괜찮은 쪽으로 방향을 돌려야했다. 섹스칼럼니스트들도 그런거 많이 쓰잖아, 그러니까 괜찮은거 아니야? 변태 섹스의 일종 아니겠어?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고, 그렇게 그 일 역시 뒤로 넘기고 그와의 연애는 지속되고 결혼까지 이르는 것이다.



나는 이 목을 조르는 일에 대해서라면, 그 일을 섹스 중에 당하면서 공포스러웠다면, 이 일은 그저 뒤로 넘겨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목을 조르는 일에 대해서라면 정말이지 숱한 경우, 거의 대부분에 경우 여성 살해에 동원되는 수단이다. 더 큰 쾌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여성의 목을 조르는 일이 섹스에 불려오는 건 단순히 변태 섹스라고 부르기에는 그 잔인함을 애써 무시하는 일이 아닐까. 섹스 중에 남자로부터 나로서는 갸웃한 요구를 받아본 적들이 아마 여자라면 다들 있지 않을까. 내 경우에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것들에 대한 요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직감적으로 거절하고 싶었던 것들인데 그러나 '섹스까지 했는데 허락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어쩔 수 없이 그중 몇 개는 허락한 적도 있다. 어쩌면 이상한 섹스의 하나이겠지, 남자들은 이런걸 좋아하나보지, 하면서. 나는 그들이 요구했던 것들이 백프로 포르노에서 나온 거라는 걸 이제는 안다. 포르노에 대한 답습. 




남자들은 포르노 이미지가 뇌에서도 ‘판타지‘라고 표시된 구역에 갇혀 있으며 현실 세계로 새어 나올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할지도 모르나, 나는 남자친구가 점점 더 포르노 섹스를 요구한다는 여자 학생들의 사연을 지겹도록 듣는다. 그것이 얼굴 사정이 되었든, 항문성교가 되었든, 이 남자들은 현실 세계에서 포르노를 해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남학생의 경우, 처음에는 그 두 세계를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결국 산업이 생생한 포르노 이미지가 실제로 자신의 사적 관계에 스며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점점 더 많이 들린다. - P162






포르노를 이용하는 남자들이 모두 이러한 강간 신화를 통째로 삼킨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식의 주장은 이용자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며, 포르노의 영향에 관한 논의를 단 하나의 영향-강간-으로 축소하게 될 것이다. 반포르노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은 그러한 신화가 홍보하는 문화가 수많은 방식으로 남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일부는 강간을 저지르겠지만, 더 많은 이들이 파트너에게 섹스 혹은 특정 성행위를 해 달라고 애원하고, 조르고, 강요할 것이며,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다른 인간 존재와의 섹스 그 자체에 흥미를 잃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여자를 이용하고 다 끝나면 그를 무시할 것이며, 또 어떤 이들은 파트너의 외모나 성 기능을 평가할 것이고, 많은 이들이 여자를 일차원적인 섹스 대상이자 남자만큼 존중할 필요도, 존엄하지도 않은 존재로 볼 것이며, 이는 침실 안이든 밖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 P210



책 속에서 코너가 포르노를 보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보다는 코너의 어린시절 당한 학대가 반복돼 얘기된다. 그러니 코너가 레슬리의 목을 조르는 행위 자체는 그 출처가 어디인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섹스중에 여자의 목을 조르는 것'에 대해서라면 그 행위를 한 남자가 코너 혼자만은 아니라는 거다.





멜은 자신이 숨결 놀이라고 부르는 걸 좋아했다. 내 목에 끈을 감고 조르길 좋아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국이 남지 않도록 부드럽고 푹신한 재질의 끈을 사용했고, 그걸 사용하는 데 전문가였다. 난 그게 너무 싫어서 그에게 자주 풀어 달라고 이야기했고, 노골적으로 거절 당했을 때는 눈앞에서 뭔가 번쩍 하다 .... 캄캄해졌다. 다시는 싫다고 거절하지 못했다.절대 기절할 정도로 세게 조르는 법은 없었지만, 그런 상태에 매우 근접했다. 그리고 난 그걸 견디고 또 견뎠다. 섹스하는 내내 내가 산소를 갈망하는 동안 그에 의해 땅 위로 들렸다 내렸다 하면서 올가미와 사투하는 여자를 그가 떠올리고 있었다는 사실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학대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그게 잘못됐다고 느꼈던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돌아보면 그가 자신의 살인 놀이에 나를 반복해 이용했다는 생각에 .... 오싹 소름이 돋도 구역질이 난다. (p.118)




'레이철 케인'의 소설 《스틸하우스 레이크》에서는 여성대상 연쇄살인범 남편이 아내와의 섹스중에 목을 졸랐던 일에 대해 언급한다. 아내는 당시에 남편이 연쇄살인범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러나 그것이 '잘못됐다'는 느낌은 받았더랬다. 목을 조르는 일을 섹스중에 그래 그렇게 해, 라고 허락한다 하더라도, 그러나 그것에 대한 어떤 느낌-쎄하다, 잘못됐다-은 가질 수밖에 없다. 목을 조르는 일은 상대가 '날 믿어 완급 조절 잘할게'라고 하더라도,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두렵다.

나는 싫으면서도 그런데 상대가 좋아하기 때문에 섹스중에 더러 몇몇 일들을 허락했었다.

나는 수차례 생각한다. 만약 세상에 포르노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남자들이 포르노를 보지 않은 삶을 살았다면, 내가 요구받은 행위들중 몇가지는 아예 입밖으로 나오지도 못했을 것들이란 것을.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요 네스뵈'의 《박쥐》이다. 이 책에서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 여성이 살해당한 일을 수사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로 갔다. 금발의 여성들이 연쇄살인범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었다.





용수가 고개를 저었다. "말씀드렸다시피 지역 분포가 문제예요. 성폭행당한 시체를 발견한 브리즈번 경찰이 시드니에 먼저 와서 조사하진 않겠죠. 살인 사건이 워낙 넓은 지역에서 발생해서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요. 어쨌든 성폭행 사건에서 목을 조르는 행위가 드물지는 않잖아요." (p.124)









성폭행 사건에서 목을 조르는 행위가 드물지는 않다고, 호주의 형사가 말했다. 목을 조르는 행위는 성폭행에서 일어나고, 여성 살해로 이어지고, 그리고 어떤 이들의 섹스에 끼어든다.

해리는 용의자를 찾고 있다.



"악당 하나를 찾고 있어, 샌드러. 여자들을 목 졸라 죽이는 걸 즐기는 놈이야. 맨손으로. 생각나는 놈 없어?"

"무슨 생각? 손님들 절반이 그런 놈들인데." (p.143)



자, 다시 레슬리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러나 그 일을 뒤로 하고 레슬리는 코너와 결혼한다. 코너가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누구나 부러워하던 직장을 레슬리는 관둬야했고, 코너가 싫어하는 바람에 친정에서 하룻밤 자는 일도 허락되지 않았고, 코너가 싫어하는 바람에 레슬리는 가장 친한 친구와 만나는 것도 조심해야 했다. 코너가 싫어하는 바람에 하버드 대학의 얘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야 했고, 코너의 기분이 거슬리면 코너는 주먹으로 레슬리를 때리고 총으로 위협한다. 그런데도 레슬리는 코너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너무 사랑해서. 그와 행복했던 시절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레슬리는 그와 있을 때 불안해 하면서도 코너의 곁을 떠나기를 망설인다. 가장 처음 폭력이 시작되었을 때 가만, 이게 그거 아니야?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거? 그러면 나는 도망쳐야 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코너는 다르다고, 그리고 레슬리는 코너의 불행한 어린시절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자신의 사랑으로 코너를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녀는 가정폭력 안에서 살게 된다.



모든 여자가 코너를 포기했다.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는 기꺼이 도움을 줄 정도로 그를 사랑하는 여자가 필요했다. 그게 나였다. (p.191)


나는 이제껏 그를 버린 여자들의 긴 명부에 추가되기는 싫었다. (p.199)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녀에게 얼마나 많이 도망치라고 외쳤는지 모른다. 도망치라고, 그 남자를 고치는 게 당신의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운전중에도 주먹으로 맞으면서 그의 옆자리를 지킬 필요는 없었다. 그를 돕는 일이 자신을 망치는 일이라면, 그 일에서는 빠져나와야 했다. 인간에게 연민은 필요하지만, 그 연민이 나를 지키는 것보다 앞서서는 안된다. 나를 지키는 것이 가장 먼저여야 한다. 코너에게 불행한 어린 시절이 있었던 것은 정말 안타깝다. 그러나 그 안타까움과 그가 나를 때리기전, 내가 그의 여자친구가 되기 전에 다정했던 추억들만으로 지금의 나를 함부로 대하게 두어서는 안된다. 나는, 당신은,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함부로 취급하는 사람의 옆에 있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는 안된다.



레슬리도 결국 빠져나온다. 그녀는 상담을 받기 시작했는데, 상담 선생님은 그녀에게 명상할 때 떠올릴 문장을 알려준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나의 본능을 믿자. 필요할 때는 도움을 청하자." (p.273)



지극히 단순한 문장들이지만 그러나 너무나 당연하게 늘 되뇌이고 있어야 할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레슬리는 남편과 헤어지고 나서도 한동안 그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어 힘들었지만, 그러나 깨닫고 다짐한다.



나는 다시는 심장의 한 쪽을 차단시킨 남자와 만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코너나 내 아버지 둘 다 자신들이 원해서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 사랑에 올바른 사랑으로 보답하지 못하는 남자는 참을 수 없었다. 이제 친절하고 따뜻하고 계속 성장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다. (p.310)



레슬리의 테드 강연을 가져온다. 제목은 <왜 가정 폭력 피해자는 떠나지 않을까>






가슴이 답답해지지만, 명상할 때 좋을 말을 다시 새긴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나의 본능을 믿자. 필요할 때는 도움을 청하자.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나의 본능을 믿자. 필요할 때는 도움을 청하자.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나의 본능을 믿자. 필요할 때는 도움을 청하자.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나의 본능을 믿자. 필요할 때는 도움을 청하자.

그리고, 사랑에 미치지 말자. 사랑은 당신도 나도 구원할 수 없다. 나를 구원하는 건 오로지 내가 나를 존중하는 일 뿐이다.




어제는 생일이었다. 훗. 생일 선물로 여러가지 디저트들을 받았는데, 아니 글쎄, 무려, 알라딘 상품권을 내가 받은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알라딘 상품권이라니, 너무 좋지 않나욤????????? 그래서 어쨌느냐면, 설레는 마음으로 장바구니를 요로코롬 채웠다가 죠로코롬 채웠다가 하고 있다. 세단기와 부채를 동시에 받는 게 가능해질것 같아서 요케요케 하고 있다. 그렇게 장바구니에 담긴 책들이다. 으하하하.

















아오 설레인다. 후회없이 상품권을 쓰는 가장 좋은 선택을 하고 싶어.. 현명해져야한다, 신중해야 한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너무 설레이네요...



아, 생일선물로 작업실 받고 싶다... 그런 날은.. 오지 않겠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나한테 해줘야지. 생일선물로 작업실 주는 일. 내가 하자. 내가 나한테 선물하겠다.

딱 기다리고 있어라.





나는 처음 데이트한 몇 달만에 이미 코너의 어두운 면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 두려움을 모른 척했다. 그가 나를 때리기 시작했을 대도 물론. 코너가 내 머리에 총을 겨눴을 대 나는 두렵지 않았다. 내면의 소리가 지금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는지에 대해 경고했을 때 듣지 않으려 했던 것이 내 가장 중대한 실수였다.
왜 나는 그 목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지금은 듣고 있는 걸까?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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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8-10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이 페이퍼 읽기도 힘들었습니다. 아우....

다락방 2021-08-10 11:00   좋아요 2 | URL
아이고, 이거 참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우.....

잠자냥 2021-08-10 1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 손은 치매 시트 아래서 가늘게 떨렸다. ˝ 치매 시트는 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10 11:14   좋아요 3 | URL
하아.. 치매가 거기서 왜 나오는거죠? 미치겠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0 13:37   좋아요 3 | URL
진지하게 읽다가 치매시트에서 터졌어요..ㅋㅋㅋ

다락방 2021-08-10 14:04   좋아요 4 | URL
제가 어디다 썼다가 정리해서 올리는 게 아니라 알라딘 창 열고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쓰기 땜시롱 오타가 수두룩합니다. 보일때마다 알려주세요. 아니 제가 지난번에는 글쎄, ‘자기‘를 ‘자지‘로 오타내는 일도 있었답니다. 친애하는 알라디너님이 다급하게 말씀해주셔서 수정할 수 있었어요.

네...
그럼 이만.

잠자냥 2021-08-10 1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유한 애인년˝ 운운했을 때 달아났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저런 열등감 덩어리는 꼭 일을 내더라고요. 에휴
그나저나 <사랑에 미치치 마세요>, 소설인 줄 알았는데 소설이 아니네요? O.O

암튼 다락방 님 생일축하해요~ 스스로 작업실 선물해줄 날이 언능 오길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1-08-10 11:19   좋아요 3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저한테 작업실을 선물해줘도... 그 작업실에서 할 게 없어요. 할 작업이 없습니다, 저는..
어떡하죠? (시무룩)

새파랑 2021-08-10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상품권도 있군요. 완전 신기~!! 늦었지만 하루지난 생일 축하드려요 🎂

다락방 2021-08-10 11:36   좋아요 3 | URL
축하 감사해요, 새파랑 님.
알라딘 상품권 선물하기가 선물하는 입장에선 약간 번거롭긴한데, 받는 입장에선 너무나 좋습니다. 무슨책 살까 설레이면서 고민하는 거 너무 좋아요. 우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thkang1001 2021-08-10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저도 하루 늦었지만 진심으로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1-08-10 11:40   좋아요 2 | URL
하하하하. 축하 감사합니다, th강님!! :)

독서괭 2021-08-10 1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런놈이랑 결혼을 하다니.. 하지마.. 하지마.. ㅜㅜ <포르노랜드> 이야기 또 나오네요. 읽어보고 싶게..끙
저도 늦었지만 다락방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

다락방 2021-08-10 14:05   좋아요 4 | URL
그렇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결혼하지 말라는 말은 안들리는 말인 것 같아요. 나중에야 아 그때 그게 그런 말이었는데.. 하게 되죠. 그 상황에 푹 빠져있을 때는 내면의 소리를 차단하고자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자신이 본능적으로 하는 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것 같아요. 휴..

포르노랜드는 너무 좋아요, 독서괭님. 읽기에 유쾌한 책은 아니지만 저는 좋아합니다 ㅠㅠ

2021-08-10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0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1-08-10 14: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생일 축하드려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까 ㅎㅎㅎㅎ 본인에게 작업실 선물 꼭 하시구요. 연락주시면 커피랑 디저트 사가지고 갈께요! 어지르지 않고 얌전히 옆에 앉아 책만 읽고 돌아올께요! 😘😍🥰

다락방 2021-08-10 14:08   좋아요 2 | URL
비록 작업실에서 할 작업은 없지만!! 그래도 작업실을 차려서!! 단발머리님 꼭 초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단발머리님 커피는 제가 내려드릴게요. 아이스 원하시면 콜드브루 꺼내 타드리겠습니다. 달달이 디저트만 들고 오셔요.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간간이 수다도 떨어요, 우리.

아 빨리 작업실 갖고 싶다. 작업실을 가지면 작업도 생기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0 14:09   좋아요 2 | URL
작업실을 가지면 작업이 생기다니 역시 천재다.. 다락방님 천재다..!!!

단발머리 2021-08-10 14:11   좋아요 2 | URL
그럼 전 아이스로 부탁드리고, 케익이든 샌드위치(샌드위치 디저트로 생각함) 좋아하는 종류 알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만 해도 흐믓하군요. 저 아침 일찍 갈테야요!!! 🤗

다락방 2021-08-10 14:19   좋아요 2 | URL
아이참 저는 스타벅스의 녹차케익 좋아합니다. 스타벅스 녹차케익 맛있어요. 샌드위치는 대체로 다 좋아합니다. 뭘 사오셔도 좋아요.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벌써부터 침이 흐르네요.
아침 일찍 대환영입니다. 저도 나이들면서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는지라... 작업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 작업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님도 책 들고 놀러오셔요!! >.<

단발머리 2021-08-10 14:22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저는 월수금 출근 예정이니까 참고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0 14:37   좋아요 2 | URL
작업실을 빙자한 독서클럽인가요?ㅋㅋㅋ 초대해주신다면야 맛있는 거 들고 달려가겠습니다!🥳🥳🥳

blanca 2021-08-10 14: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해요!! 알라딘 상품권이 최고죠. 작업실이라...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네요. 꿈 이루시기를...

다락방 2021-08-10 14:19   좋아요 3 | URL
작업실 너무 갖고 싶네요, 블랑카님. 작업할건 없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 감사드려요! >.<

라파엘 2021-08-10 14: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몰입해서 글을 쓸 수 있는, 멋진 분위기의 작업실이 생기시길 기원합니다~ 🎉🎉

다락방 2021-08-10 14:31   좋아요 3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라파엘 님. 작업실이 정말 생긴다면(!!) 이곳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으하하하하.

그레이스 2021-08-10 1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 🎉 🎁 ~~~♡

다락방 2021-08-11 07:45   좋아요 2 | URL
ㅎㅎ 감사해요!(수줍수줍)

붕붕툐툐 2021-08-10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생일 축하드려요!! 생일 선물로 작업실은 너무 소박하셔용~ 40평 아파트 받으셔야죵!!!ㅎㅎ
알라딘 상품권이 이렇게 좋은 선물이라는 게 와닿네용~
그리고 저 만트라 맘 속 깊이 저장~😘

다락방 2021-08-11 07:45   좋아요 2 | URL
40평 아파트에 작업실을 얹어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주는이: 나 자신
받는이: 나 자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나의 본능을 믿는 하루 보내세요, 툐툐님!!

공쟝쟝 2021-08-20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을 수 없이 좋은 뒤에서 세번째 문단의 마지막 문장🤭🤭 내가 나한테 선물하는 작업실이라는 결론까지 완벽한 구조!
그리고 치매….. (ㅋㅋㅋㅋ) 즐거이 아껴 읽었던 다락방님 밀린 페이퍼 … 꺅 🤗

잠자냥 2021-08-20 17: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명불허전 치매시트 ㅋㅋㅋㅋㅋ “여보 아버님 방에 치매시트 놔드려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