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모닝빵과 찐빵 사이

부제: 둥글리기에 대하여



여동생이 요즘 쨈 만들기에 재미를 붙여서 우리집과 남동생집에 퍼주고 있다. 남동생 부부는 아침에 빵을 식사로 하기 때문에 쨈을 아주 잘먹는다. 게다가 여동생의 요리솜씨는 나와는 완전히 달라서, 뭐든 손만 대면 뚝딱에 깔끔하고 맛있게 한다. 쨈도 역시 마찬가지. 이번에 만들어준 쨈은 포도쨈과 사과쨈인데 남동생이 아주 맛있게 먹고 있다고 하고, 울엄마도 그 쨈을 먹기 위해 제과점에 가 식빵을 사오셨다. 흐음, 오랜만에 식빵을 한 번 해볼까. 빵 굽는 내가 여기 있는데 왜 식빵을 사먹어야 하지? 이런 생각에 토요일, 나는 식빵 만들기를 시작한다.


전기 오븐 사고 제일 처음 만들었던 게 식빵이었는데, 그 때 나름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다. 그 후에 치아바타, 스콘, 시나몬롤 등을 만들면서 식빵은 저 뒤로 사라져버렸는데, 오랜만에 다시해보자 한 것. 이제 베이킹 경력 좀 쌓인 나는 처음보다 확실히 더 낫게 만들지 않을까?


경험은 놀라운 것이었다. 나는 이전 비쥬얼과는 완전히 다른 비쥬얼의 식빵을 만들어낸다.


일단, 이것은 내가 처음 만들어본 식빵인데 작년 10월의 작품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부끄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엊그제 토요일 2021년 5월 15일의 식빵. 두구둥-





향이며 맛이 아주 끝내준다. 으하하핫.


여동생이 준 쨈 발라 맛있게 먹었는데, 당연하게도 이건 쨈 없이 더 맛있는 식빵 되시겠다.


아니, 그런데 월요일에 남동생이 온다는 게 아닌가. 일요일에 나는, 남동생을 주기 위한 식빵을 굽기로 한다. 내가 하는 반죽이 식빵 두 개 분량인데, 남동생 줄 식빵을 모양 잡고 나면 틀이 하나밖에 없어 반죽 절반이 그대로 놀게 된다. 작은 식빵틀은 너무 작아서 한 번 해봤더니 영 별로였다. 그렇다면, 다 방법이 있지. 나는 엄마가 그토록이나 노래를 불렀던 모닝빵을 하기로 한다. 모닝빵!


레서피를 찾아보니 그냥 내 식빵 반죽을 그대로 쓰면 되겠더라. 단지 모양만 다를뿐. 좋았어, 모닝빵이다!


모닝빵은 생애 처음이었다. 나의 첫도전! 두구둥-


그런데 지난번 단팥빵 만들때도 내가 참 거시기했던게, 사람들 어떻게 반죽을 동그랗게 잘 만들어서 모양을 잡는거지? 나는 왜 아무리 해도 안되지? 내 반죽  어쩔..




하아-

사이 두라고 해서 사이 뒀는데 내가 둔만큼 두면 안되는 거였나보다. 천상 식빵처럼 찢어먹기 해야겠다. 그리고 저 모양들..도대체 저 모양들을 어쩌란 말인가.


왜 저모양이야. 왜. 어째서. 왜. 사람들 어떻게 동그랗게 예쁘게 만들어?


여튼 저렇게 되었고 우리 식구들끼리 먹을것이니 구워보았다.

이렇게 완성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밑에 하나는 나오자마자 먹어본다고 엄마가 뜯어가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맛은 좋았는데 저 모양 어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어처구니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가운데 저 큰 거... 여러분 만드는 사람의 심리가 짐작 되시죠. 하다가 아 귀찮아, 하고 마지막에 크게 만들어버린 거임. 남은 반죽 안 쪼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거는 내 타입 아니다. 나는 모닝빵 만들 사람 아니야. 이건 넘나 귀찮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베이킹 선수인 친구에게 이 사진 보내주면서 사람들 어떻게 그렇게 예쁘게 만드는 거냐 물었더니, 친구는 계란을 쥐듯이 둥굴려야 한다면서 몇가지 둥굴리기 영상을 찾아 보내주었다. 정말 그들의 손안에서 반죽은 예쁘고 동그래지더라.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내 손으로 저렇게 하면 동그래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뭔주 알지?


여튼 그렇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주 미션은 둥굴리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사람들 어쩜 그렇게 손으로 막 이것저것 예쁘게 잘하지? 나는 왜 예쁘게 만드는 걸 영 못하지?



아무튼 첫번째 모닝빵 도전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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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5-17 09: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모닝빵 굽기 전 모습 찐만두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래도 식빵도 일취월장하셨으니, 모닝빵도 언젠가는.... 둥글게둥글게~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5-17 20:5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저는 찐빵인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저거 모양 만들고 너무 스트레스 작렬해서 아오 다신 안한다 했는데 시간 지나니 뭔가 예쁘게 성공하고 떠나야하지 않나(응?) 하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

바람돌이 2021-05-17 1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먹는데 맛만 있으면 저 정도 모양쯤이야 말이죠. 제가 옛적에 처음 수제비 도전했을 때 밀가루 얇게 민다고 밀었지만 어찌나 두꺼운지 먹을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 찐빵 아니 아니 아니 모닝빵은 모양만 약간 안둥글다뿐 맛은 끝내줄듯하네요. 저는 그거면 모두 만족합니다. 갑자기 빵 먹고 싶어지는 아침..... ㅠ.ㅠ

다락방 2021-05-17 20:52   좋아요 2 | URL
저는 식구들 수제비 해준다고 기다리라고 해놓고 ㅋㅋㅋㅋㅋㅋ 반죽으로 수제비 뜨는데 너무 오만년 걸려서 ㅋㅋㅋ 넣은거 익고 있는데 아직 다 못뜨고 있고 막 ㅋㅋㅋㅋㅌㅋㅋ 결국 안되겠다고 식구들 다 붙어 옆에서 뜨고 그랬어요. 저는 제가 손대면 끝까지 제가 하려고 좀 고집하는 사람이라 ㅜㅜ 그 날 수제비 먹는데 너무 고생했네요 ㅠㅠㅠ 사람이 좀 도움도 받고 그러는 융통성이 있어야 하는데 말예요 ㅠㅠ
여튼 모닝빵은 맛있었어요!!

syo 2021-05-17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식빵이 너무 정갈해서 모닝빵 사진 없었음 서운할 뻔 했어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5-17 20:53   좋아요 2 | URL
왜 나에겐 저런 모닝빵 사진 같은게 있는걸까? 왜? 😩😩😩😩😩

공쟝쟝 2021-05-31 17:5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저도 실망할뻔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1 09:0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21-05-17 1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빵굽는여자 도전했다가 당장 그만뒀는데 이 정도면 완전 멋지지 뭐에요 다락방님^^
빵순이 저는 그저 감탄요!!

다락방 2021-05-17 20:54   좋아요 2 | URL
저도 제가 계속할 줄 몰랐거든요. 사실 만들면 저는 잘 안먹어요 ㅋㅋ 근데 반죽 치댈때 향이 너무 좋아요. 어떤 좋은 포인트가 있어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히힛.

hnine 2021-05-17 1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동그랗고 예쁘게 만드냐하면요, 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랍니다.
이 단계에서 실망해서 그만 두면 저 처럼 빵 보면 먼산 보는 사람이 되는거고요 ㅋㅋ

너무 잘 만드셨어요.

다락방 2021-05-17 20:56   좋아요 2 | URL
저 모닝빵 만들면서는 진짜 스트레스가 너무 올라왔었어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했죠. 처음이니 못하는 거 당연한데 왜 스트레스 받지? 완벽주의자인가? 그게 안되니까 스트레스 받나?
뭐든 경험할 때마다 뭔가 하나씩 얻어가는 건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거 계속하다보면 예쁘게 만들 수 있겠죠?

단발머리 2021-05-17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모닝빵 좋은대요. 모양이 너무 딱 모닝빵 같으면 밖에서 사온거 같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홈메이드 모닝빵이 최고 아닙니꽈!!!

다락방 2021-05-17 22:2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생겨도 먹어보면 모닝빵 맛이 나서 ㅋㅋㅋㅋㅋㅋㅋ 초큼은 위로가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5-17 1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빵과 잼이라니! 환상의 자매네요!

다락방 2021-05-17 22:23   좋아요 2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여동생이 빵에 도전하기 시작했어요 ㅋㅋㅋ 치아바타, 파운드케익 만들고 백설기도 만들고 있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05-19 18:34   좋아요 1 | URL
동감입니다!!! 자매이신 분들이 정말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잘하는 요리에서도 케미가 펑펑!!

다락방 2021-05-19 18:56   좋아요 1 | URL
저는 잘하는 건 아니고 한 번 해보는 것일 뿐입니다. 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5-17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식빵 너무 영롱하고, 모닝빵도 빵 같아요.(으잉?) 모닝빵이 손이 많이 가고 모양 잡는 것도 어려운 거였군요~ 그것도 해보니까 알게되지, 안 해보면 절대 모르는 법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시도해 보신 그 자체가 넘넘 대단하셔요~👍👍👍

다락방 2021-05-18 10:24   좋아요 1 | URL
모닝빵 모양 잡는 거 어려워하는 건 제가 아마도 똥손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베이킹은 제 길은 아닌데 제가 자꾸 건드려보는 것 같습니다.. (슬픔..)
그래도 예쁘게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ㅋㅋㅋㅋㅋ

psyche 2021-05-18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식빵의 모습에 프로의 향기가!
모닝빵은 비슷한 사이즈로만 해도 부풀면 나아져요. 할 수록 요령이 생깁니다. 다락방님 절대 똥손 아니에요.

다락방 2021-05-18 16:33   좋아요 1 | URL
저 식빵은 맛도 좋았어요. 그래서 저는 식빵을 또 해볼 생각입니다. 우하하하핫.
모닝빵도 더 연습해봐야겠어요. 뚝딱뚝딱 모닝빵 하는 사람 되고 싶어요. 후훗.
똥손 아니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흑 ㅠㅠ

감은빛 2021-05-18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젠 제빵 전문가까지 넘보시는 다락방님. ㅎㅎ
빵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거의 먹지 않지만, 속에 아무것도 안 든 모닝빵이나 베이글은 아주 가끔 먹어요.
다락방님의 식빵과 모닝빵은 맛있어 보여요!

다락방 2021-05-19 18:57   좋아요 1 | URL
전문가는 못될 것 같아요. 똥손이라 예쁘게 만들지를 못하더라고요. 그저 비슷하게 흉내만 낼 뿐.. ㅋㅋㅋ
언제 기회되면 식빵 맛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