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치는 짓인 줄 알지만, 난 이제서야 CSI 시즌1을 한 편씩 보고 있다.
야금야금 한 편씩 보고 있는데, 지금 방금 보고 난 내용이 참 아프다.
참고로 다코나 패닝이 나온다. 뭐, 그렇게 말을 많이 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지금보다 어릴 적 모습을 간만에 봐서 예쁘고 귀여웠다.
지금은 너무나 성장 발육이 좋아서 많이 커버렸지만 말이다.








아동 성폭행 성학대는 정말...정말 안되는 거 아닌가.
세상엔 많은 범죄가 있고 용서받지 못할 죄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정말 파렴치 한 짓을 넘어서 한 아이과 가족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는 범죄가 아닐까. 범죄의 잔인성 참혹함 같은 것들은 살인과 동등하다.
더구나 그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내 피붙이라면.
내 피붙이가 그런 범죄에 노출된 채 성적으로 학대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정말...
잠깐의 상상만으로도 치가 떨리고 그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은
제대로 자라나 어른이 될 수는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진국일수록 강간이 발생되는 수치가 적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강간발생률이
높다고 들었다. 그와 더불어 성범죄를 저지르는 재발률도 높다고 하던데.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관용구적인 말이 있다.
하지만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도 있다.
드라마 보고 너무 깊은 생각에 빠졌다. 헉. 괜히 봤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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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익 칼럼]제4인칭 그리고 참칭
[동아일보 2004-05-12 18:59]
[동아일보]

일본 여류작가 쓰시마 요코(津島佑子)의 소설 ‘나’(유숙자 옮김)의 작가 서문에는 ‘제4인칭’이란 말이 나온다. 나, 너, 그의 세 가지 인칭 외에 또 다른 제4인칭? 작가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소설 속에서 진한 글자로 표기되는 ‘나’는 ‘나 아닌 나’, 그래서 1인칭으로 표기될 수 없는 또 다른 나로 설정된다는 것이다. 가령 무당이 신들려 죽은 혼령의 말을 빌려 ‘나’라고 할 때의 그 나는 무당 자신이 아니라 무당의 입을 통해 말하는 혼령을 가리킨다. 그때의 나를 작가는 제4인칭이라고 부르고 있다. 작가는 소설 속의 화자를 자유롭게 옮겨 가며 또 다른 나를 등장시키는 데 제4인칭의 효과를 활용하면서 이 발견을 스스로 매우 신선하게 여기고 있다.

▼‘우리’라는 말 뒤에 숨은 ‘나’▼

쓰시마는 이 4인칭의 발견은 아이누족의 설화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쓴다. ‘사양(斜陽)’으로 우리에게도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딸인 그는 홋카이도(北海道) 바로 아래의 아오모리(靑森)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설화를 많이 들었고 그 설화의 구승(口承) 속에서 ‘나 아닌 나’의 존재를 깨달았다고 한다. 쓰시마는 4인칭으로서의 ‘나’를 일본 소설의 전통인 사소설(私小說)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사소설은 1인칭으로 서술되지만 그 소설 속의 1인칭은 작자 자신과는 또 다른 존재인 ‘나’로 봐야 한다는 것이고 그 나를 4인칭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쓰시마가 말하는 4인칭적 존재는 아이누족만이 아니라 구비문화 시대의 일반적인 현상이었을 것이다. “옛날 옛적에 가난한 농사꾼이 살았더란다”라고 시작되는 우리 할머니 이야기에서 그 이야기가 사실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아득한 조상들로부터 전승된 것임을 “…더란다”라는 말로 돌리고 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가 “오 여신이여, 아킬레우스의 노여움을 노래하라”로, ‘오디세이’가 “뮤즈들이여, 세상을 무수히 편력한 그 사내의 행적을 말해 주오”라고 시작하는 것도 기억의 원천을 향한 제4인칭의 호명(呼名)이다. 성서의 저자가 복음의 원천으로 ‘성령’에 기대는 것도 이 비슷한 현상일 것이다.

구비문화 시대를 벗어나 문자 기록의 역사 속으로 들어와서도, 그리고 이성적 존재로서의 ‘나’라는 주체적 존재성을 자부하면서도, 특히 큰 이야기를 할 때 주체적인 1인칭으로서의 나가 아닌 또 다른 인칭으로 나의 말을 대변하는 일은 많다. 가령 흔하게 동원되는 ‘양심의 소리’ ‘역사의 심판’ ‘민족의 외침’ 혹은 ‘우리의 주장’이 그것들이다. 나의 개인적 의사를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큰 존재에 의탁하여 제시한 이때의 주어는 관념적이어서 모호하지만 집단적이고 보편적인 것이어서 호소력이 강하다. 구비문학에서는 화자가 4인칭으로 초월적인 존재를 불러내는 것과는 달리, 오늘의 주장 발언에서는 화자가 집단적 혹은 관념적 주체 뒤로 숨거나 속으로 들어가 익명화한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고, 그래서 강제력은 강화하면서 책임감은 희석하는 효과를 얻는다.

▼자기 주장에 ‘국민-시민’ 남용▼

근래 더욱 뜨겁게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이라고, 운동단체들이 ‘시민’의 의지라고 발언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자신의 의사를 국민이란 추상적인 전일체의 이름에 의탁하거나 자기 의지를 시민들의 일치된 주장으로 강변하는 것이라면, 그 발언은 신자의 탐욕을 ‘하나님의 뜻’으로 설교하는 것과 그리 먼 거리의 것이 아닐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참칭(僭稱)’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런데 나는, 방금 무심히 ‘우리’라고 써 버렸다. 책임 있는 주체로서 발언해야 한다면서,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우리’란 말로 숨어든 것이다. 아아, ‘나’의 말로써 말하기 어려움(!)은 자유로운 민주주의 시대에도 여전한가 보다.

김병익 문학평론가·인하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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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1-2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갑니다. 작품속의 내포자아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네요. 그것이 오히려 참모습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라는 말 뒤의 숨은 나..

거친아이 2006-11-28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인칭이라는 말은 처음들어봤어요.
'쓰시마 요코'라는 분에 대해서 궁금해서 한 번 검색창에 쳐 봤더니,
좀 지난 기사긴 하지만 나오더라구요. ^^;;
 

추리를 읽지 않는 사람은 추리를 이상하게만 보는 거 같다.
살인 같은 게 나와서 그런가.
하지만 실생활을 보면 이 보다도 더 심한 일이 빈번히 일어나는데...
그나마 난 추리소설을 많이 가지고 있지도 않는데,
(오늘 손님이 오셨었다)
내 미니 책장을 휙 한 번 보시더니
'이런 책만 읽지 말고...' 하셨다.
지목하시면서 읊으시더라.
'살인자들의 섬, 소설가의 죽음', 제목을 열거해주시면서...

헉. 이런 책이랴뇻!!!
난 내 책이 하나도 안 부끄러운데.
갑자기 어두운 아이가 돼 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이건 오해요~~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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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11-24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그 분이 물만두님 서재에 가 보시면 기절하실지도..^^ 추리소설 제목이 좀 튀긴 하죠? 그래도 저급 취급은 싫어요~~

거친아이 2006-11-26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완전히 값싼 취급 홀대를 받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나마 전 추리소설 조금밖에 없는데 말이죠,,,흑.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살림지식총서 182
홍명희 지음 / 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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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스통 바슐라르' 라는 사람에 대해서 이제껏 하나도 몰랐다. 그가 뭐하는 사람인지, 이름도 모른 채 잘 살아왔는데 라디오에서 아주 우연히 누군가가 그가 쓴 글 중 한토막을 언급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궁금하기도 하고 알고 싶기도 해 부랴부랴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책을 썼는지를 알게 됐다. 내가 모르는 서양 철학자는 참 많다. -_-

이 책의 한 가지 장점이라면, 일단 두께가 엄청 얇다는 거. 두께가 얇다 보니 욕심 부려서 많은 내용을 싣지도 못할 테니, 나 같은 독자를 위한 '입문서'로는 딱 적당했다.

'가스통 바슐라르' 라는 인물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면서 그가 연구했던 분야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어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간헐적으로나마 이 책 덕분에 특히 상상력, 몽상, 이미지에 대해 그동안 쉽게 알고 생각했었던 것들에 관해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고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읽는 내내 그다지 어렵지 않아 이해할 수 있어서 맘에 들었고, 간략하게나마 학문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난 이 책 만족한다.

출판된 다른 책들도 한 번 시간을 두고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근데 다른 책은 좀 어려울 거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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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1-25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림책이군요. 저 여기 시리즈 좋아해요. 가끔 하나씩 사다봐요.

거친아이 2006-11-26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림책 처음이었는데 관심 분야 하나씩 사다 봐도 좋을 거 같더라구요.
 



오이도래요.
일몰이 죽이네요.
아름다운 오이도 앞 바다.
너무 멋있어서 펌했습니다.

http://blog.paran.com/sigmaninja/1405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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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1-23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도..와..십년전에 가봤는데...그립네요..

프레이야 2006-11-23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도가 어디에 있나요? 사진이 환상적입니다.

거친아이 2006-11-2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포터7님...가보셨군요? ^^ 전 사진으로만 봅니다.
배혜경님...안산에 오이도가 있다던데요. 넘 멋지죠? ^^ 잘 퍼온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