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매일경제)



중국 출판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30일 베이징국제전람센터에서 막을 연 제13회 베이징국제도서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국제도서전이었다. 모든 면에서 갈수록 왜소해지고 있는 서울국제도서전이나 도쿄도서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우선 외국출판사들의 참가규모가 엄청나다. 세계 51개국 1100여 개 출판사가 참가했다. 서울이나 도쿄 도서전에 비해 최소한 3~4배 이상 규모다. 그것도 이름만 내건 참가가 아니라 유수의 출판사들이 직접 부스를 만들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10여 년 전 야외 임시천막에서 베이징도서전이 열렸던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이처럼 세계출판계가 중국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13억명 인구를 바탕으로 한 엄청난 시장성 때문. 중국에서는 1년에 40만종 정도의 책이 출간된다. 이는 한국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아직 출판시장에 활성화되지 않았고, 저작권 개념도 희박하다는 사실을감안하면 향후 중국 출판시장이 물량에서 세계 최대 시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불황극복의 대안으로 세계화를 지향하는 모든 지구촌 출판사들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한국 출판계도 이번 베이징도서전에 1900여 종의 책을 출품했다. 사계절, 청어람, 예림당, 한솔교육 등이 별도 부스를 만들어 참가했고, 출판문화협회 차원에서는 한국관을 만들어 참가했다.

중국에 유행하고 있는 한류붐을 책에 연계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출협은 중국 전문가와 저작권 상담요원을 배치해 저작권 수출을 돕고 있다. 고흥식 출협 사무국장은 "아동서를 비롯해 컴퓨터 등 실용서와 대중소설 등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많아 매년 저작권 수출이 5% 이상씩 늘고 있어 이번 도서전도 기대가 된다"고 말하면서 "정서가 비슷한 아시아권이라는 강점과 한류붐을 적절히 활용하면 중국 시장이 한국출판계의 새로운 시장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기대를 표시했다.

[베이징 = 허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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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경제)

국제 방송영상 콘퍼런스(BCWW) 개막  
`미디어 전쟁` 시대다.

전통적인 아날로그TV가 케이블TV에 위협받던 시대도 먼 옛날 이야기처럼 들린다. 미디어전쟁에서 공중파TV시대는 저물고 인터넷프로토콜TV(IPTV)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국제 방송 콘퍼런스와 방송영상견본시인 `BCWW(Broadcast Worldwide) 2006`에서 미디어의 미래가 그처럼 예견됐다. 다음달 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콘퍼런스에는 세계 20여 개국 주요 방송ㆍ통신 전문가 84명이 참석해 방송ㆍ통신 융합시대의 정책방향과 IPTV,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모바일TV 등 다양한 뉴미디어산업의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다.
 
30일 오전에 열린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노르베르트 슈나이더 독일 NRW 미디어청장은 향후 미디어의 경향과 그 치열한 경쟁 양상을 소개했다. 그는 미래 미디어의 특성 안에 개인화와 세계화가 공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디지털화가 자리잡고 있어서 이런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예가 바로 인터넷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화는 조용한 혁명과도 같아서 어느새 뒤돌아서면 디지털화가 기존 미디어를 해체하고 있을 것"이라며 "콘텐츠의 양은 늘어나지만 이를 전송하는 속도가 단축되는 상황은 미디어간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청장은 향후 5년 전 세계 미디어산업에 대한 전망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디지털이 미디어를 바꾸고 △디지털이 미디어 기업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이 늘어나고 △공중파 방송이 권력을 잃어가며 △결국 미디어 최후 승자는 IPTV가 될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디지털은 미디어를 좀 더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슈나이더 청장은 예고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오직 전문가만이 미디어를 통해 살아남을 수 있으며 미디어는 자동차업계를 대신해 향후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요지다.

아울러 미디어 비즈니스만큼 투명성을 요구받는 산업도 없을 것이란다. 슈나이더 청장은 "향후 미디어가 개인 시청자나 독자를 직접 상대할 가능성이 큰 만큼 미디어 기업은 반드시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청장은 스포츠와 음악 그리고 각종 이벤트 등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소비자 개인에게 크게 각광받음에 따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그룹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제시했다. `개인화와 세계화의 공존`이라는 미디어 전망에 딱 들어맞는 설명이다.

공중파 방송이 서서히 권력을 잃어간다는 주장에 대해 슈나이더 청장은 최종 소비자가 어디에 있느냐란 점을 들었다. 즉 미디어 권력은 기존 방송사에서 플랫폼 업체나 유선방송국(SO) 등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까운 기구로 옮겨갈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방송업체간 경쟁은 앞으로 플랫폼간 경쟁으로 탈바꿈할 것이며 그 가운데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미디어 기업은 고객에게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업체가 된다.

슈나이더 청장은 "결국 소비자 접근성을 고려할 때 IPTV가 가장 유리하며 결국 IPTV가 기존 공중파 방송사가 누리던 권력을 향유해 미디어 전쟁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디어업계에 대해 "법과 경영 그리고 문화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미디어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미디어는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상파 중심 방송시장 붕괴"

슈나이더 청장에 이어 기조연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다카무라 유타카 일본 익스프레스 사장은 지상파 방송시장의 붕괴를 예고했다. 익스프레스는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모바일 콘텐츠와 DMB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

다카무라 사장은 "현재 일본 지상파TV 시청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어 62%까지 떨어졌다"며 "소위 `킬러 콘텐츠`는 더 이상 지상파가 소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지상파가 점점 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카무라 사장은 "오히려 DVD플레이어 보급률이 일본 내에서 현재 60%에 달해 매출액도 급증하고 있다"며 "갓 태어난 아기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1인당 1장 이상 DVD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의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브로드밴드(broadband), 즉 광대역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광대역은 주파수 분할 다중화 기법을 이용해 하나의 전송매체에 여러 개의 데이터 채널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다카무라 사장은 일본기업 유센을 예로 들며 "유센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광대역을 통해 제공하는 무료 동영상이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매달 1500개의 콘텐츠를 소비자 맞춤형으로 전송하는데 현재 등록회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한편 다카무라 사장은 한국이 미래 미디어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콘텐츠 영역으로 드라마를 꼽았다. 그는 "일본은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에서 한국에 밀리고 있다"면서 "한국이 경쟁력 있는 부문에 집중한다면 불투명한 미디어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것"이라고 조언했다.

"전화ㆍTVㆍ인터넷 묶는 광가입자망 뜰것"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그리고 미디어 컨버전스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우선 이마가와 다쿠오 일본 총무성 통신국장은 `방송ㆍ통신 융합시대 경쟁과 공익`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일본의 미디어 발전 현황과 과제를 진단했다. 이마가와 국장은 "일본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모바일 전화기 사용자 수가 기존 가정 전화기 사용자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며 "케이블을 결합한 브로드밴드와 IP전화가 그 후속 세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무선 랜 기술은 발전에 한계가 없다"며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콘텐츠는 다양한 상업기능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터넷보다 최대 2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접속이 가능한 광가입자망(FTTH)에 주목했다. 이마가와 국장은 "광가입자망 시장이 일본에서도 크게 성장할 전망인데 이는 전화와 TV, 그리고 인터넷을 결합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콘텐츠 공익성을 갖추기 위한 법 제도 정비가 한창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마가와 국장에 이어 발제를 맡은 김도연 국민대 교수도 "방통 융합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을 때 경쟁으로 인한 많은 혼란이 예상되며 무엇보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중요한 목적이 위협받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오후 계속된 `미디어 컨버전스의 모델` 세션에서는 각국의 미디어 융합 사례가 대거 소개됐다. 사이먼 브로드 영국 BBC방송 서비스개발팀장은 "이제 TV는 거실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BBC가 시도하고 있는 컴퓨터와 모바일, 대형스크린 관련 사업과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소비자 성향 분석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시장조사분석 기관인 카간 리서치의 벤 르네커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오버더탑비디오`(OTV: Over the top video)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OTV는 소비자가 광대역밴드를 이용해 TV 채널 소유자에게서 채널을 직접 제공받는 서비스다. 벤 애널리스트는 "OTV를 통해 소비자들은 스포츠와 여행, 그리고 음식 관련 `틈새` 채널들을 새로 확보하고 있다"며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을 취함으로써 시장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OTV가 아날로그식 케이블 체계에 심각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비디오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과정에서 네트워크 오류 문제가 간혹 발생하는 등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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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9-0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중파의 위력이 약화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IPTV의 승리로 이어진다는 건 좀 지나친 비약 아닐까요? 오히려 독점매체가 없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개막이 맞다고 봅니다만.

sb 2006-09-03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비쿼터스와 독점매체의 관계는 무엇인지요?

조선인 2006-09-0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의 시대, (지상파)TV의 시대와 같은 특정매체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다는 거죠. 집이냐 사무실이냐 자동차냐에 따라 각기 다른 매체와 컨텐츠를 이용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sb 2006-09-0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PTV를 라디오나 지상파TV처럼 '특정매체'로 바라볼 수 없지 않을까요? 저는 '기존 매체들의 통합 내지 흡수'라는 측면에서 IPTV를 봅니다. 라디오와 지상파TV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이미, 라디오나 TV수신기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컨텐츠만 이용하니까요. 조선인님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유비쿼터스는 각기 다른 매체를 이용하게 하겠지만, 컨텐츠만은 통합되지 않을까요?

sb 2006-09-0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저는 IPTV가 의미하는 VOD로서의 특징에 크게 공감이 안됩니다. VOD는 앨빈 토플러가 얘기한 것 처럼 '프로슈머'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공급자가 더 많은 채널을 소유하고 공급하는 것으로 보여져요.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 뿐이지, 소비자 권력의 증대는 아닌 것 같아서요.

조선인 2006-09-03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PTV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이야긴 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컨텐츠의 전송방식과 매체 정의를 결부시킨다면 IP방식으로 컨텐츠를 전송하고 셋탑박스를 매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IPTV는 뉴미디어에 속하는 '매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컨텐츠 사업자들의 꿈과 달리 one source multi use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매체의 성격에 따라 컨텐츠는 변형되거나 재제작되어야 하며, 때로는 신규 제작되어야 합니다. 거의 모든 기상 정보의 원천이 기상청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TV냐 데이터방송이냐 모바일이냐에 따라 사용되는 컨텐츠의 종류는 달라지며, 심지어 가시화되는 온도 정보가 조작되기도 합니다.
에, 또, VOD는 IPTV만의 특징은 아니고 대개 디지털 매체에 적합한 서비스 방식에 지나지 않죠. 그리고 님의 말씀처럼 직접적으로 소비자 권력의 증대에 기여하진 않지만 실시간 방송이나 NVOD 방송과 달리 VOD 서비스를 위해 공급자가 추가 투자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공급자가 소비자의 기호 창조에 좀 더 신경쓴다는 측면이 있겠죠.
 

연대 자유노조

자유노조운동은 89년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의 단초를 마련한 운동이다. 폴란드의 자주관리노동조합 '연대(連帶:Solidarlity;솔리다르노시치)'가 이 최초의 자유노조의 정식 명칭이다.

자유노조는 1980년 8월 발트해 연안 그다니스크의 레닌조선소 노동자들이 전기 기술공 레흐 바웬사를 중심으로 출범한 이래 유럽전역으로 민주화 바람을 전파, 공산체제 붕괴 서막을 열었다.

바웬사는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89년 자유노조는 합법화 되었으며 새로운 의회에서 99%의 의석을 차지하였다. 1990년 12월 바웬사는 민주화된 폴란드의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개혁의 부작용으로 실업이 증가하고 경제난이 가중되는 등 국민의 불만과 시위가 확산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93년 9월 총선거를 실시, 신정부를 출범시켰으나, 95년 대통령선거에서 전(前)공산당원 크바스니에프스키에게 패배, 연임에 실패했다.

지금 자유노조는 내부분열과 국민들의 지지상실 등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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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츨라프 하벨

체코의 전(前)대통령.
극작가로 활동하다 반체제 지도자가 되어 체코의 '벨벳혁명'을 주도하였으며 공산체제 붕괴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003년 2월 두번째 임기가 만료되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1936년 체코의 부유층 집안에서 출생.
1957년 체코기술대 경제학과 졸업
1966년 프라하 행위예술 아카데미 졸업

하벨은 1960년대 초 <가든 파티> 등 희곡 2편을 발표해 유럽의 대표적인 신예 극작가로 떠올랐으나, 68년 체코의 민주화 시위인 '프라하의 봄'이 소련군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당하자 정치활동에 본격 투신했다.

1977년 반체제 단체 '77 헌장그룹'을 창설해 투옥됐고 79년 공화국 전복 기도 혐의로 다시 감옥에 수감된 그는 1989년 시민포럼을 구성해 '벨벳혁명'을 주도, 40여년간의 공산체제 붕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공산체제 붕괴후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1992년 체코, 슬로바키아 분리 책임으로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지지로 1993년에는 슬로바키아와 분리된 체코의 초대 대통령에 당선됐고, 1998년 재선에 성공했다. 2003년 2월2일 두번째 5년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하벨의 임기동안 체코는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고, 2002년 말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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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 [Coordinating Committee for Export Control]
 
일명 파리위원회 또는 코콤이라고도 한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15개 국에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1989. 4월 가입)가 참여하여 총 17개 국으로 구성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시작과 함께 서방진영이 공산권의 위협을 막기 위해 군수물자의 수출을 통제하려는 의도에서 발족하였으며, 본부는 파리에 두었다. 가맹국 간의 협의에 의해 수출통제품 목록을 작성하여 운용하였으며, 만약 통제물품을 수출하려면 코콤의 인가를 받아야 했다.

처음에는 4백여 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통제했으나 이후 공산권의 기술향상으로 규제가 무의미해진 품목은 제외하고 군사목적으로 전용가능한 반도체 및 통신장비 등을 새로 추가하여 150여 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통제하였다.

1951년에는 코콤의 분과라 할 수 있는 대중국수출조정위원회 즉, 친콤(CHINCOM)을 발족시켜 대공산권뿐만 아니라 대중국에 대해서도 수출품목을 통제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공산권 붕괴와 이에 따른 냉전의 종식으로 인해 금수(禁輸)규제가 대폭 완화되었다. 특히 1991년 5월 파리회담에서 최첨단 기술품목인 반도체, 감응장치 및 레이더 등 10개 부문 핵심리스트를 제외하고는 모든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였다. 이는 과거에 대상품목을 대규모로 설정하던 형태에서 소수항목별 규제방식으로 정책 전환을 의미한다.

탈냉전시대에 유명무실해진 코콤은 1994년 3월 헤이그모임에서 3월 31일 자정을 기해 해체할 것과 이후 다른 형태의 수출규제기구를 구성할 것이 결정됨으로써 공식적으로 그 역할이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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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Jeffrey Sachs)
 
국제금융,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탁월한 연구업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경제학자.

1954년생으로 하버드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80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곧바로 교수진에 합류, 29세인 83년에 하버드대 최연소 정교수가 되었다.

하버드 국제개발연구소장(Harvard Institute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HIID)으로서 개도국 거시정책 및 경제개발이론에 많은 연구를 수행했으며, IMF, 세계은행, UNDP, OECD등 국제기구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폴란드 러시아 등의 경제고문을 역임했다. 지난 86~90년 볼리비아의 대통령 자문역을 지낼 당시 인플레이션을 연 4만%에서 10%대로 끌어내렸고, 1980년대에 처음으로 부채 감축 프로그램을 성공시켰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폴란드와 러시아, 슬로베니아, 몽골 등에서 사회주의 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자문을 하기도 했다.

하버드대에 입학한 이래 한번도 하버드대를 떠나본적이 없던 삭스 교수는 2002년 7월 뉴욕의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그의 평생 라이벌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과의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본인은 부인했다.

이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특별 자문관으로 선임되어 유엔의 밀레니엄 개발 계획 프로젝트에서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을 연구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대한 비판자로 유명한 삭스는 97년 동아시아 위기가 기본적인 경제체질보다 국제자본의 급격한 이동이 빚어낸 일시적 혼란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한국의 외환위기 직후 IMF가 내린 고금리 위주의 처방을 강력히 비판해 주목받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코노미스트'라고 평가하기도 했고, 타임지는 1994년 가장 유능하면서도 유명한 50명의 젊은 이코노미스트 중 한 사람으로 선정한 바 있다.

주요저서로는 <세계경제의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 in the Global Economy)> <세계통합 - 거시경제적 상호의존과 세계경제 협력(Global Linkages - Macroeconomic Independence and Cooperative in the World Economy)>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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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프로메테우스)

오창엽 기자



‘사회주의’를 중심 주제로 한 토론회가 4일 열렸다. 격년마다 열리는 맑스코뮤날레에서 맑스주의 학자들이 ‘사회주의’라는 주제로 일부 논하기도 하지만 정치운동,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기획하고 주최하는 사회주의토론회는 흔하지 않은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노동해방연대실천연대(준)(대표 성두현, 이하 해방연대)가 ‘한국사회의 대안,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4일 오후 서울 청소년 수련관 5층에서 ‘사회주의 기획토론회(1)’을 진행했다. 두 번째 기획토론회는 4월 정도에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토론회는 2시 반부터 7시 반까지 70여명 참석자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1부 주제는 “왜 지금 사회주의가 대안인가?”였고 2부 주제는 “새로운 사회주의의 내용은 무엇인가?”였다. 모두가 관심을 갖지만 누구도 대답하지 않으려는 주제들이다. 그만큼 기억 속의 사회주의는 해명해야 할 게 많았고 만들어갈 사회주의는 풀어야할 숙제가 쌓여 있다.

실패한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

김광수 기관지위원장(사회주의 정치신문 해방)의 사회로 정성진 경상대 교수가 발제를,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 원영수 노동자의힘 편집위원장이 토론에 나섰다.

해방연대는 토론회의 취지에서 “우리의 대안으로서의 사회주의는 이미 실패한 ‘현실사회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주의여야 할 것입니다. 과거의 사회주의의 오류를 극복하고 인간해방을 실현하는 사회주의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주의의 상에 대한 논의를 보다 발전시켜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제자인 정성진 교수는 그 사회주의는 “국가자본주의”였고 사회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반면에 신정완 교수는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의 연대책임이 있다”며 다른 입장을 밝혔다. 현존했던 사회주의국가, 지금도 사회주의국가라고 주장하고 있는 체제들에 대한 평가와 시각 차이는 이날 전체 토론 내내 쟁점이기도 했다.

97년 위기는 자본축적의 구조적 모순의 결과

정성진 교수는 먼저 <21세기 한국경제 - 자본주의 모순의 격화와 사회주의 대안의 현재성>이라는 논문을 발제했다. 이 발제문은 『마르크스와 한국경제』(책갈피, 2005)와 최근 발표한 논문들의 내용을 요약, 보충, 결합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소련, 동구들의 자칭 사회주의”의 실패와 상관없이 맑스주의의 이론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1997년 경제위기는 금융위기가 아니라 자본축적의 구조적 모순이 심화된 결과”라고 주장하고 이는 “이윤율이 80년대 말부터 97년 위기 직전까지 저하한 사실에서 입증된다”고 했다. 그리하여 “97년 이후 신자유주의로의 이행의 본질적 측면은 이윤율을 회복하기 위한 자본의 공세”며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 모순이 심화되면서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 강화와 경제적 종속의 심화가 초래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 교수는 여러 그림과 도표와 수식을 통해 설명하면서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공황론의 현재적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금융화’론과 관련 “마르크스의 경제학비판의 체계에서 생산/비생산노동의 문제설정에 의거할 경우 더 정확하게 설명될 수 있다”며 “그 구별을 기각하는” 예로 자율주의를 들었다. “생산/비생산 노동의 구별은 마르크스 가치론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기각하는 것은 마르크스 가치론 자체를 기각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물론 정 교수는 “<소련정치경제학교과서>처럼 물질적 재화 생산만을 생산노동으로 간주”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주류경제학의 비교우위설과 네그리의 제국론은 틀렸다

정 교수는 “자본주의적 착취와 축적의 본거지인 산업자본(‘좋은 자본주의’)은 손보지 않고 금융자본(‘나쁜 자본주의’)만 통제하는 것으로는 자본주의적 착취와 축적에 대한 모순의 발현으로서의 과잉생산공황의 발발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세계화가 가속되면서 국제적 통합이 이루어지고 국가간 불평등이 완화된다는 신자유주의 주류경제학의 비교우위설이나 네그리 같은 일부 좌파의 제국론은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다. 오늘날 세계적 양극화 현상은 마르크스의 가치론에 의거할 때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극화 경향이 자본주의 세계체제 그 자체에서 가치법칙의 작용의 결과”이기 때문에 “그 근본적 해결 역시 사회주의 대안의 실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계획과 국유화의 문제, 시장사회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한편 정 교수는 “마르크스는 계획이나 국유화를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와 동일시한 적이 없다. 계획이나 국유화를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와 동일시하는 것은 마르크스의 사상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계획 물신주의’ 혹은 ‘소유 물신주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유행하는 ‘시장 사회주의’도 반대하지만 현실사회주의의 ‘계획/국유화’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날 대부분의 사회주의 운동가들은 ‘사회주의 국가가 국유화를 통해 계획경제를 실시하는 것을 불가피하다’는 주장들을 펼쳤다.

자율주의를 못마땅해 하는 것은 정 교수나 운동가들이나 비슷했는데 ‘소유 문제, 국유화 문제, 계획 경제 문제’ 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이병천, 신정완 등을 “개혁적 케인즈주의(‘협력적 자본주의’)자들”이라고 했고 장상환을 “시장사회주의(‘민주적 사회주의’(?))와 개혁적 케인즈주의(포스트케인즈주의) 사이에서 동요하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 가운데 신정완은 토론자로 나왔고 참석자들 대부분은 민주노동당 당원들이었다.

이는 민주노동당 내의 ‘전진’ 경향은 시장사회주의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지만 ‘해방연대’ 그룹은 시장사회주의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것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해방연대는 민주노동당 내에서 활동하고 물론 정성진 교수가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국제사회주의자 그룹(다함께)도 민주노동당 내에 있지만 하여간 이 두 그룹은 그 당의 두뇌에 해당하는 진보정치연구소 장상환 소장의 사회주의 ‘대안’ 모색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화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입장들이 당 내에 공존하다보니 혼란스럽다.

“80년대 NL/PD 논쟁 아직도 고수?”

신정완 성공회대교수는 정성진 교수의 발제문과 그 동안의 주장들을 생각해 볼 때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고, 토론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윤율 저하와 관련해서는 동의하지만 금융화 논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80년대 NL과 PD 논쟁이 있었고 지금은 그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정성진 교수가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서 존경스럽다”고 했다. 관점은 많이 다르지만 그 열정과 성실한 자세만은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는 “저는 맑스주의자가 아닙니다”라고 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맑스의 분석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원천적인 한계도 있다, ‘노동가치론’은 성립 어렵다, ‘변증법적 역사관’도 곤란하다, 『자본』에 나타난 변증법적 방법론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실사회주의 문제와 관련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의 연대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후진국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날 경우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민주의 논의는 스웨덴이라든가 사례가 있지만 근본변혁을 지향하는 입장에서는 사례를 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남미의 사회주의 실험? “예측불가”

원영수 노동자의 힘 편집위원장은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다”라며 “멕시코의 경우 29일짜리 비정규직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좌파정권’이 계속 수립되고 있는 남미의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그 현상들과 그 정권들을 ‘사회주의’로 연결해서 보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의 상황은 20~30년간 민중투쟁의 산물인데”라며 현재 “사회주의 운동은 취약”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김광수 사회자가 남미의 실험에 대한 전망을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했으나 원영수 편집위원장은 “예측불가”라고 잘라 말했다.

청중 가운데 빈민운동을 하는 양연수씨가 신정완 토론자에게 “사민주의 맞느냐?”고 물어 “네”라는 대답을 듣고 “유럽 사민주의가 이라크 파병에 찬성한 문제를 볼 때 그것이 대안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신정완 토론자는 “프랑스는 보수정권이지만 불참했다, 사민주의와 파병을 일대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답했다.

어느 정치세력이 사회주의운동의 대안인가?

기자도 질문했다. “사회주의의 대안을 토론하는 자리므로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정치세력들에 대한 토론자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정성진 토론자는 고전적 의미의 세계사회주의 혁명을 하자는 입장이고 신정완 토론자는 개혁하자는 입장이고 원영수 토론자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성진 토론자는 장상환 소장을 시장사회주의라고 비판했는데, 민주노동당이 대안인가? 아니면 해방연대가 대안인가? 저기 노동자의 힘이 대안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정 교수의 이론을 살펴볼 때 국제사회주의그룹과 관련이 깊은데 그들이 시장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이 가득한 민주노동당에서 동거하고 있는 모습이 정당하다고 보는지 한심하다고 보는지 입장을 밝혀 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정성진 교수는 “공동전선에 대한 다함께의 입장”으로 설명했다. “반전, 반자본주의를 위해 어떻게 사회주의자들이 개입할 것인가의 문제다. 민노당의 강령을 다 동의하지 않지만 … 김인식 선본에서 정식화한 ‘좌파적 개혁과제’가 지금의 강령이다”라고 했다. 나중에 다른 자리에서 김광수 해방연대 기관지위원장은 “입당전술”이라고 설명했다.

1부 토론은 주최측과 정성진 발제자 사이의 사전 소통에 문제가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가령 “왜 지금 사회주의가 대안인가?”라는 1부에서는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평가, 가령 ‘국가자본주의’냐 ‘국가사회주의’냐 혹은 ‘사회주의 자체의 한계’냐 등을 정리하고 2부에서 앞으로 추구할 사회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를 논했어야 했다. 그러므로 정성진 교수가 ‘이윤율 저하의 법칙’을 장시간 발제하게 된 것은 공부하기는 좋지만 토론하기는 부적절했다. 게다가 각을 세워 토론할 것을 요구 받은 신정완 교수는 발언 시간도 짧았고 그다지 사회주의의 전통적인 견해들을 조목조목 비판할 의욕도 보이지 않았다. 그 문제는 2부에서도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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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해방연대실천연대(준)(대표 성두현, 이하 해방연대)가 ‘한국사회의 대안,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4일 오후 서울 청소년 수련관 5층에서 ‘사회주의 기획토론회(1)’을 진행했다. 1부 “왜 지금 사회주의가 대안인가?”에 이어 2부 “새로운 사회주의의 내용은 무엇인가?”를 놓고 긴 토론이 진행됐다.

정방기 조직위원장이 사회를 맡고 성두현 해방연대 대표가 발제를 장석준 전진 회원, 양준석 울산노동자신문 대표, 차문석 성대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사회주의 일반에 대한 대중의 부정과 회의 주목해야

성두현 대표는 <새로운 사회주의의 내용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발제를 통해 “현실사회주의는 더 이상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이 입증되었고, 사회주의자들에게는 현실사회주의의 실패원인에서 반성적 교훈을 끌어내어 새로운 사회주의대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밝혔다.

1부 발제자 정성진 교수가 현실사회주의는 ‘국가자본주의’였지 사회주의가 아니므로 그 책임을 ‘스탈린의 반혁명’으로 돌리는 입장이라면 성두현 대표는 “현실사회주의의 붕괴”로 인한 “사회주의일반에 대한 대중의 부정과 회의”를 주목했다.

그는 “소련이 붕괴한지 15년이 지났으므로 그 동안 확보된 ‘새로운 사회주의의 내용’을 집약해 그것에 대한 전체사회주의자들의 토론과 비판을 거쳐 강령수립까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이번 토론회가 기획된 것이다.

그는 “생산수단의 국유화=사회주의라는 조잡한 경제주의적 사회주의관을 철저히 극복하고 소외된 노동을 극복하는 공산주의적 생산관계의 형성을 새로운 사회주의대안의 핵심적 대안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변절되므로 노동자민주주의가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사회주의는 자본주의로 귀결될 것

그는 “시장사회주의는 용어상 사회주의지만 그 본질상 사회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관료주의를 회피할 수 없으며 효율성도 없다”는 것이다. “시장사회주의는 결국 ‘시장’이 사회주의를 밀어내어 자본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사회주의는 사기며 양립할 수 없다, 시장은 중립적인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 대표는 “요즘 노동운동 하시는 분들 존경스럽습니까?”라고 청중에게 물으며 “노동운동에 자본가적 쁘띠부르주아적 인간관계가 많이 들어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해방운동으로서의 사회주의운동의 복원과 전면화”가 필요하다며 “문화혁명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당내 민주주의가 없으면 또 실패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국가에 못지않게 당이 갖고 있는 양날의 칼”이라며 “노동자국가는 해방으로 가는 과정에서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가는 국가의 주체로부터 분리되어 독립할 경우 괴물로 둔갑하여 주체를 억압하는 해방의 방해물이 된다. 당도 국가와 똑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하여 성두현 대표는 “일당제는 당으로의 권력집중과 당과 국가의 융합을 초래”한다며 “복수정당, 소비에트다당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 대표는 “우리는 현재 당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당원들이지만 마음속에 품고 있는 진정한 사회주의당은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끝으로 노동자 국제주의와 관련해 “앞으로 선진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왜냐면 후진국에서 혁명이 일어나면 가장 고도로 발전한 것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21세기 판 ‘노동해방’의 상 제시해야

이어 장석준 전진 회원(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국장)이 토론에 나섰다. 그는 성두현 대표의 발제문과 대안의 주요 원칙들에 대해 “필자가 속한 <전진>의 다른 회원 동지들도 전폭적으로 동의할 원칙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문화혁명운동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문화는 총체적인 대안사회 상의 저류를 이뤄야할 노동자ㆍ민중의 공동체적 능력의 발전을 지적하기 위한 개념일 것”이라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맑스주의의 고전적 ‘생산력’ 개념이 보다 광의의 ‘사회적 능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공동체의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장석준 토론자는 “노동자ㆍ민중의 강렬한 열망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대안이라도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오늘날은 “노동해방의 꿈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날 “고용안정보다는 불안정이 상식이 되고 천직天職이란 게 과거의 유물처럼 되고 있다”며 “정규직화 요구는 수세적, 방어적인데 그 단계 이후의 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21세기 판 ‘노동해방’의 상을 제시하려는 노력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적 계획’과 관련해 전진 정책위원회에서도 대안사회의 경제체제에 대해 토론 중인데 그는 “개인적으로 P. Devine이 제시한 ‘참여형 계획경제’ 모델에 공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계획경제에 동의한다, 전진 내에 시장사회주의자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 역사가 배제된 모델 논의는 곤란하다, 구체적인 한국의 조건과 역사 안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에 세계적인 대격변 발생 할 것이다

양준석 울산노동자신문 대표가 토론에 나섰다. 그는 “사회주의 토론에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고 했다. “토론수준은 시대의 한계에 묶여 있게 된다. 15년이 얼추 흘렀다. 충격과 사상적 정체가 너무 길었다”고 그 동안의 세월을 돌아보았다.

“남미가 좌경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건 그만큼 자본주의가 극악하기 때문이다. 남미의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중국과 인도의 현대적 산업화가 10년이 지났는데 또 10년이면 한국의 87년 운동과 같은 비슷한 상황이 올 것이다. 세계자본주의의 공장이라는 동아시아에 세계적인 대격변이 발생할 것이다”라고 했다.

양준석 대표는 세 가지를 짚었다. 첫째, “북한과 중국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어야 구체성과 대중성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의 좌파들은 러시아의 성공과 실패를 논해왔는데 중국과 북한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시간 상한제, 사장 직선제

둘째, “최근 현대자본주의의 핵심문제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성과가 공동체를 파괴하고 민중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생태주의 문제도 있고 특히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는 과학기술발전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에 대해 사회주의만이 해결의 열쇠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그는 “노동시간상한제”라는 정책을 제시했다. “정규직은 과도노동으로 되고 다수는 배제당하는 상황이므로 사회의 노동시간의 전체적 배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민주주의의 심화발전의 문제다. “그 누구도 사장직선제를 말하지 않는다”라며 그는 “요즘 누가 사회주의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사장 직선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답한다”고 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그 많은 공직들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소환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양준석 대표는 “민주주의적 기본권, 보편적 인권이 전면적으로 보장되는 사회주의여햐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가령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복귀를 주장할 때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회주의는 “일회적 사건이나 우발적 흐름으로 되는 게 아니라, 노동자계급이 사회전체를 해방시킬만한 사상적, 정치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국유화’는 왜곡된 형태의 ‘사적 소유’

마지막 토론자로 차문석 성대교수가 나섰다. “성대 비정규직 교수로 있다”고 소개한 그는 “사회주의를 하나의 공학적인 프로젝트 속에서 사유할 것인지, 아니면 형이상학적인 ‘유토피아’로 상정하고 사유할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는 그들 개념이 탄생했던 그 사회적 전제조건 속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라며 “아직도 파리 꼬뮨이냐며 그것은 잊혀져도 되는 경험”이라고 했다. 19세기식 형상을 넘어 “영구혁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20세기에 존재했던 사회주의는 사용가치 중심의 ‘자본주의적 구성’, ‘국가화에 의한 관료제적 질서’, ‘도덕경제식 후견-피후견에 기반한 관료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사회주의 사회에는 없어도 관료들의 마음과 머리에는 교환가치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고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되고 산업주의를 진행하게 되고 국가소유는 필연적으로 계획경제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도덕경제는 봉건제에서 바로 사회주의로 되었기에 그 ‘봉건제의 흔적’이라고 했다.
 
이어 “현실 사회주의에서 ‘국유화’는 왜곡된 형태의 사적 소유”라고도 주장했다. “전인민적 소유, 협동적 소유로 담론화 하고 있지만, 특정 관료계층의 사적 재산으로 통제권과 처분이 부여되어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동자 중심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국가주의적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노동자민주주의, 노동자통제 등의 기획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주의의 심화발전으로서의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사회주의를 민주주의와 결부시키는 것은 특정한 근대적 발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빨리 끊어!”, “사과하시죠”

차문석 교수는 토론문을 준비해왔고 그것을 읽으며 논평을 하고 있었다. 이때 청중석에서 “사회자 뭐하나 빨리 끊어!”라는 말이 토론회장에 울려 퍼졌다. 김광수 해방연대 기관지위원장이 한 말이다. 그는 1부 토론의 사회자이기도 하고 이 토론회를 주최한 해방연대의 간부다.

이에 대해 성두현 대표가 “사과하시죠”라고 했으나 수습 되지 않았다. 정방기 사회자가 차문석 교수에게 하던 이야기를 더 하라고 했으나 차문석 토론자는 그만하겠다고 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발언이 끝나고 이제 상호토론으로 넘어가려는 데 차문석 토론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토론회장을 떠나버렸다.

양준석 대표는 “토론자로서 안타깝다. 나중에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회주의에서 ‘사상의 자유’를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내란을 군사적으로 진압하는 것과 특정되지 않은 주장을 외치는 건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장석준 토론자는 “언어체계가 다르고 정의가 다르니 대화불가능성이 보인 것”이라고 했다. 김광수씨가 차문석씨 발표 중에 보인 무례한 언행은 내내 논란거리였다. 참석자들 가운데 정서적으로는 김광수씨의 ‘불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가 표출한 언행은 상상할 수 없는 ‘무례’였다.

민주노동당 은평구 사무국장은 “이 사건 평가해야 한다. 차문석 교수의 주장을 재밌게 듣고 있었다. 질문할 것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이어 “생산력”의 문제를 질문했다. 성두현 대표는 “미래의 사회주의도 못살면 붕괴하겠죠”라고 답했다.

국가소멸과 자율주의 그리고 국가주의

청중 가운데 “국가소멸 혹은 국가기구의 파괴 문제, 노동자민주주의와 국가주의의 기획의 관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성두현 대표는 “요즘 무정부주의의 경향이 많은데, 홀러웨이의 책을 읽었으나 그의 답이 ‘나도 모르겠다’여서 답답했고 자율주의는 환상적인 것 같다”고 했다. “공권력 자체가 없어지겠는가”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 불가능한 사회주의 주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차라리 ‘깨끗한 자본주의’를 주장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양연수씨는 장석준 토론자에게 “성두현의 발제문을 전적으로 동의하면 왜 해방연대와 전진이 따로 하느냐? 합치라”고 주문했다.

성두현 대표는 “‘소련국가자본주의’라는 주장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 예전에 소련에 대한 환상이 강했을 때는 유효한 주장이었지만 이제는 열린 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성진 교수는 “과거에 반쏘 이야기하면 곤란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도 의미 있었고 여전히 의미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자율주의와 평의회 사회주의자들의 주장(러시아혁명에 대한)은 역사날조다. 소련, 동유럽 사회의 성격에서 처음부터 국가자본주의였는지 국제사회주의자들이 말하듯 볼세비즘과 스탈린주의 사이에서 발생한 것인지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준석 대표는 “질병과 같다”며 “내부로 성장한 것이다. 면역능력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석준 토론자는 “1925년부터 30년 사이에 반혁명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공감 못 한다”고 했다.

성두현 대표는 “자율주의는 국가문제에 대해 기권했다. 겉으로 변혁적이지만 현실 설명은 관념적이다. 무정부주의의 일종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정성진 교수는 “91년 소련의 노동자들은 ‘노동자국가’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 후 자본주의도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방기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김광수씨가 공개사과를 했다. “발언내용이 길어져서 그랬다. 전체 진행을 방해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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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진국에서 발행되는 종합 일간지의 절반 정도가 앞으로 20~30년 안에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코노미스트는 26일자 최근호 머리기사에서 신문 관련 직종의 고용인원 감소 현상은 이미 시작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잡지에서 인용한 미국신문협회(NAA)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04년 사이 신문업계 종사자 수는 18% 줄어들었다. 또 최근 상장된 신문기업들은 주주들로부터 보유 신문사를 매각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고 뉴욕타임스 같은 대표적 신문사도 주가 하락을 이유로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학자 필립 메이어 역시 저서 '소멸하는 신문'에서 오는 2043년이라는 구체적 시기를 명시하며 미국 시장에서 신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넷의 발달과 개인 및 주변 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증가를 이런 전망의 배경으로 들었다. 인터넷은 종이 신문 대신 검색사이트 '구글'에 수집된 뉴스들로 독자들을 옮겼고 수많은 '시민기자'와 '블로거'들을 등장시켜 기존 신문의 입지를 축소시켰다. 이는 국가적 또는 사회적 문제보다는 과거에 사소하다고 여겨졌던 주제들에 대한 관심 제고와 맞물려 신문에 대한 선호도를 감소시켰다.

게다가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전통적인 기사 작성 과정과 비전문가들의 글을 접목시키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기존 신문들이 '연성 기사'의 비중을 높이고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추진하며 무가지 사업에 뛰어드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지만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언론의 역할에 대한 논쟁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뉴욕 카네기재단의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종이 신문들이 결국 '질'을 높여야 한다는 활로를 제시했다. 신문이 판매 가격을 높이거나 비영리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품질 제고'가 중요하다는게 이 잡지의 결론이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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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06-08-30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리 있다

sb 2006-08-30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의 굵직한 의제들을 주류 언론사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젊은 층 위주의 대다수 네티즌들은 주류 언론사 보다는 포털 사이트의 뉴스란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다만, 포털 사이트의 뉴스란은 독자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언론사들과의 제휴를 통해서 제공받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주류 언론사들이 포털 사이트의 편집권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조만간, 주류 언론과 비주류 언론을 구분하지 않았던 관행에 변화가 일어날 것 인데, 주류 언론사들이 다시 한번 장악하게 된다면, 판세의 변화는 크지 않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