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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상 모든 글쓰기 시리즈 21 영화 리뷰 쓰기 세상 모든 글쓰기 21
김봉석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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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체계를 갖춘 글과 그렇지 못한 글을 구분한다. 전자는 리뷰 혹은 평론, 후자는 감상문으로 분류된다. 감상문은 단순한 인상의 나열에 불과하지만, 리뷰는 영화를 정적/동적, 종적/횡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의 관점으로 내용을 꿰어야 한다. 영화사적, 작가주의적 관점은 종적이고, 내러티브적, 형식적, 캐릭터적 관점은 상대적으로 정적이거나 횡적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중간에 예시문으로 인용된 리뷰들이 괜찮더라.

"괴수물과 변신물에서는 유치함 또한 장르의 공식 중 하나인 것이다. 세상에는 블록버스터나 예술영화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틈새의 갖가지 장르 영화들도 의외로 확고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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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츄얼리 - [할인행사]
리차드 커티스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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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액츄얼리. 꽤나 유명세를 탄 영화지만, 그냥 심심풀이로 보다. 요즘은 드라마가 좋다.

- "러브 액츄얼리 이즈 올 어라운드(Love actually is all around.)"
사랑은 아무데나 있단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꿈꾸고 기다리며, 어떤 사람들은 사랑같은 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사랑은 아무데나 있단다. '액츄얼리'까지만 담은 제목이 말줄임표의 효과를 주는건 사실이지만, 그냥 '어라운드'까지 제목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전혀 모르는 내용 보다는, 약간은 아는 내용이 더 궁금한 법이다.

- 케빈 베이컨의 법칙이라고 하나? 서로 다른 상황에 있는 여러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사실 친인척 관계로 살짝 얽혀있다. (노장 가수 빌리는 제외).
관저의 비서를 좋아하는 새 수상 휴 그랜트(극 중 이름 모름), 아내와 사별한 대니얼, 학교 친구에게 반한 그의 아들 토미, 동생과 바람난 여자친구와 헤어진 소설가 제이미, 회사 동료에게 반한 사라, 회사의 젊은 여직원의 애정공세에 시달리는 남편을 둔 캐런, 친구의 아내를 사랑했던 마크,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일해 온 매니저를 사랑하는 빌리, 섹스를 꿈꾸며 미국으로 떠나는 콜린, 직장 동료를 좋아하는 잭, 모두 열 명.
크리스마스를 다섯 주 앞둔 영화는 크리스마스까지 이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성사시키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간다. 감정이 서서히 쌓여가는 장면은 영화에서 모두 생략. 감정의 변곡점만 다루어야 하는 영화에서 약간의 비약은 필수.

- 비약은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열 명 중 누구를 보고 '사랑은 아무데나 있다.'라고 느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열 가지 이야기 모두 따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기자기 하고 예쁜 사랑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으나, 한 가지가 아니라 열 가지 이야기라는 것 외에는 '특별'하지는 않으니까. 이건 그냥 <러브 스토리'즈'>, 그러니까 <사랑 이야기'들'>이다.

- 결론. 이 영화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와 같은 '영국의 웃음'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약간의 혹평까지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렐리아에게 청혼하려 택시와 비행기를 갈아타는 제이미를 보면 '참 돈이 많구나.'라고 생각하고, 나탈리에게 청혼하러 가는 휴 그랜트를 보면 '경호원은 크리스마스도 없구나.'는 생각이 들고, 줄리엣에게 멋지게 사랑을 고백하는 마크를 보면 '저러다가 피터가 나왔으면 어쩌려고.'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처럼, 부럽지만 용기는 나지 않는 사랑 이야기'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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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프 드림스 - 할인행사
스티브 제임스 감독, 얼 스미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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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다큐멘터리 제작학교 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서울영상집단의 공미연 감독께서 맡고 계신데요, 어느 날은 몇 편의 DVD를 나누어 보고 감상평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어렵지 않게 <후프 드림즈>를 선택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 이라는 낯설지 않은 주제에 대해, 다큐멘터리라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궁금했습니다.

- 오랜만에 쓰는 마이리뷰가 뒷골목으로 빠지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큐멘터리적인 접근방식이란 굉장히 "잔잔하다." 라는 것입니다. 예의 보아왔던 성공 부풀리기도, 그 반대의 실패 부풀리기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정도 자극에 익숙해져있는 이들에게는 다소 밍숭맹숭하게 느껴질 정도로 카메라는 시간에 따라 흘러갑니다.

- 이야기 전개는 간단합니다. 아서와 앤더슨이라는, 미국 프로농구 선수가 꿈인 두 고등학생의 4년 간의 (학교)생활을 번갈아 보여주고 있는데요, 두 주인공은 사립인 성 조셉 고등학교 농구부에서 활약했지만, 등록금을 충당할 수 없었던 아서가 공립 고등학교로 전학오면서 이야기의 두 축이 만들어집니다. 170여분 동안 4년 여의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나면, 앤더슨은 꽤나 이름 있다는 - 프로농구 진출 가능성이 많은 - 종합대학에, 아서는 전문대학에 진학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입학식이 아닌) 졸업식과 두 사람의 담담한 표정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죠.

- <후프 드림즈>는 감독의 주관 대신 시간이라는 객관적인 요소에 이야기 흐름을 맡긴 덕분에,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포용하고 있습니다. 실업과 턱없이 부족한 생활보조금으로 고통받고, 마약과 절도로 빠져드는 아서의 부모, 이혼과 편모 가정에서 일찍이 가정을 꾸리는 앤더슨, 프로농구를 지망했던 유망한 대학 농구선수였지만 이제 자신의 일상에 실망하는 앤더슨의 형, 하나의 사회 구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고통들은 중심 소재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감독은 아서와 앤더슨을 만나기 위해 8,000여명에 가까운 프로농구 지망 청소년들을 만나왔고, 두 사람을 만난 이후에도 6년 동안 250여 시간의 촬영을 했습니다. 편집만 2년을 했고, 결국 170분 짜리 다큐멘터리가 탄생한 것이죠. 감독은 이 후 있었던 인터뷰에서, 영화가 녹화되고 있던 고교 생활 중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카메라는 두 사람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접근 방식이 감독과 영화가 두 사람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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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랑루즈 - 할인행사
바즈 루어만 감독, 니콜 키드만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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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즈 루어만 감독의 뮤지컬 영화입니다. 그는 일전에 <댄싱 히어로>와 <로미오와 줄리엣>(1996)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외국 음악 일부(가사)를 번역된 한국어로 들어야 한다는 것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죠. 더군다나, 음악이 중심에 놓인 뮤지컬 영화인 바에야. 언어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는, 외국어 공부의 오래된 조언을 새삼스럽게 되내여 봅니다.

- 영화의 배경이 되는 클럽 '물랑루즈'는 19세기부터 지금까지 파리 몽마르뜨 언덕에 현존한다고 하는군요. 영화에서처럼 대형 뮤지컬 극장으로 개조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입니다. 뒤이어 읽은 몇몇 네티즌들의 후기에서 의상이 많은 주목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지만, 제 짧은 시선이 거기까지 미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줄거리를 쫓아가기에도 무척 벅찼지요.

- 한편의 연극을 하기 위해 돈 많은 백작의 투자를 끌어내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연극의 줄거리를 묻는 백작에게 즉석에서 내용을 꾸며내고, 새틴을 사이에 둔 극작가 크리스티앙과 백작 사이의 갈등은, '극의 결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격화됩니다. '진실'과 '사랑'을 믿는 보헤미안 혁명가(?) 크리스티앙의 친구들과 사랑을 쫓을 뿐인 크리스티앙은, 결국 원작대로 극을 결말짓고 맙니다.

- 짧게 덧붙인다면, 제게 있어서 돈도 사랑도 절대적인 가치는 아닙니다. '황홀하게 결혼하여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이야 말로, '당장 배가 고픈데, 사랑이 무슨 필요 있어.'와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소유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지 모르겠지만, 사랑은 머물러 있지 않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요. 설령 그렇게 못한다 하더라도, 오늘의 배부른 사랑 보다는 적당한 인간관계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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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영화밖에 없다 - 영화 제작.감상을 위한 이효인의 영화캠프
이효인 지음 / 한국문학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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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는 종합예술' 이라는 말이 있죠.
종합되기 이전의 각각의 예술을 상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더욱이 종합까지 하라니요.

그래서인가요. 어두운 영화관을 나올 때면, 꼭 담배 한대가 생각나는 것이..

저자와 책 속의 주인공 슬기는 몹시 바쁩니다.
영화의 시작과 발전에 대해, 영화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는 것 만으로도 책 한권이 금방입니다.

저자는, 영화의 구성요소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번 반복해서 볼 것을 권합니다.

줄거리를 파악하며 한번,
시퀀스를 나누며 한번,
쇼트 수를 파악하며 한번,
카메라의 움직임에 주목하며 한번,
미장센에 주목하여 한번,
사운드에 주목하여 한번,
조명에 주목하여 한번, 모두 일곱번이죠.

차마 용기는 나지 않지만, '영화는 종합예술' 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최초의 영화가 1895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아요. 일전에,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히는 <전함 포템킨> 이라는 영화를 분명히 봤음에도 불구하고, '수병들의 반란' 이라는 역사적 사실에만 집중하느라, 흑백화면이니 제작의 시기에는 도통 무관심했던 것이죠. 그 후 영화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것은 1930년대부터라고 하네요.
(대공황 속의 영화라니, 간신히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가 생각나는군요.)

우리가 익숙해져있는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요즘 영화의 한 특징이, 가정에 자리잡은 TV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영화의 생존전략이었다는 사실도,
장르(Genre)영화가, 미국 동부영화계를 피해 따로 서부에 자리잡아야했던 유태인계 영화자본 특유의 특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영화는 흥미롭지만, 책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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