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 북클럽에 가입해 부지런히 포인트를 쌓은 관계로 탐내고 있던 사마천 《사기》 세트 30% 할인받아서 샀습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산 지 얼마 안 됐는데(아직 읽지도 않아서 더 치명적...) 할인 행사 보고 흑흑하다가 《사기》 세트로 낙점.《사기》사기~

가격 부담 때문에 눈독만 들이던 분들은 내년 행사 대비해 회원 가입해 포인트를 부지런히 쌓아도 가계에 보탬이 될 거 같군요. 출첵만 잘해도 포인트 금방 늘어나요. 책을 사기 위해 각종 부지런이 필요ㅎ;; 이런 책은 샀다고 금방 읽어 치우는 게 아니니까 저렴한 가격일 때 사는 게 좋죠.
민음사도 열린책들처럼 e book 세트 시장을 열심히 만드는 게 좋을 텐데 종이책 판매에 더 열성인 건 좀 안탑...

아무튼 《사기》 번역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제가 살펴본 바로는 김원중 씨 번역이 쉽게 되어 있어 진도 나가기 어렵진 않겠습니다. 딴 책에 한눈팔지 않아야 한다는 게 더 중요;

 


북박스를 보며 집안 인테리어가 이런 풍이면 잘 어울리겠다 어쩐지 중국 악기가 등장하는 음악을 틀고 중국차를 마시며 읽어야 할 거 같다 실없는 생각을 하며, 유통기한 지난 중국차와 내 협소한 중국 음악 리스트를 떠올리며, 나는 우선 이걸 어디 두어야 하나 집안을 망연히 바라봄.....




* 민음사 세트도서 할인전
http://minumsa.com/event/29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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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8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7-18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AgalmA님은 민음사 판으로 구매하셨군요. 저는 위즈덤하우스 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만 책이 밀려 생각만큼 읽히지 않네요 ㅋㅋ

AgalmA 2017-07-18 22:46   좋아요 1 | URL
할인 뽐뿌 때문에 지르긴 했는데 민음사 디자인...전혀 제 취향은 아닌 거 같고요ㅎ 이거 다 읽게 되면 중고로 팔고 신동준 번역으로 다시 사 봐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이..일단은 있는 거부터 우선 읽는 게 중요하죠;

2017-07-18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18 22:45   좋아요 0 | URL
사재기하기에 폼 나나요ㅎㅎ;;

단발머리 2017-07-19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민음사 좋아 보여요~~~ 근데 찬찬히 살펴보니 집에 두 권 있네요~~~
세트로 사고 싶은데... 그럼 두 권 팔고 사야할까요~~ 아~~ 고민 ㅠㅠ

AgalmA 2017-07-19 16:29   좋아요 0 | URL
여기저기 서재에서 크레마부터ㅎ 단발머리님 고민 중이신 거 많이 봤는데 저마저 일조하여 죄송한데요ㅎㅎ;;
 

더글러스 호프스태터가 십대 때 어니스트 네이글과 제임스 뉴먼 《괴델의 증명》을 읽고 ˝이상한 고리성˝에 대해 강렬히 매혹되었듯이ㅡ결국 이 책까지 쓰게 됨ㅡ 나도 그의 《괴델, 에셔, 바흐》를 읽으며 그랬죠. 그러나 내 경우는 호프스태터의 경험과 달리 술술 읽어 나갈 수 없어서 몇 해마다 한 번씩 결투 신청하듯 그의 책을 펼쳐야 했습니다.
개역판이 나온 김에 구판을 다시 펼쳤는데 예전보다 훨씬 잘 읽혀서 그동안 공부 꾸준히 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수리논리학 부분은 여전히 딸리지만ㅡㅜ;

가장 충격적인 건 1000페이지 넘는 책에 페이지 끈이 없다는 것-ㅁ-; 거 얼마 한다고 그걸 빼나.
개역판은 비닐 포장되어 있어요. 서점에서 살펴보기용으로 비닐을 뜯어서 진열해 놓지 않으면 내용 확인이 어렵습니다. 워낙 두꺼운 책이다 보니 책의 틀어짐 방지 차원이지 싶은데 어쩐지 살 사람만 봐라! 표시 같기도 하고ㅎㅎ;
합본인 것에 저는 찬성하는데 구판 상권 읽다 보면 하권에 수록된 그림이나 내용 참조하라는 게 더러 나오기 때문에 따로 일 때보다 합본인 게 더 낫긴 합니다.

34페이지에 달하는 GEB(괴델, 에셔, 바흐 축약) 20주년 기념 서문만 읽는데도 감동이 밀려옴ㅜㅜ 구판보다 확실히 번역 질이 나아진 걸 느끼겠더군요! 저자 스스로 자기 책에 성차별이 있었다(모든 등장인물, 거북이마저 남자) 자아비판도 하고ㅎ 역자가 후기에서 예전 번역에 대해 통렬히 반성을 하기도ㅎㅎ

 

개역판에서는 사라진 사진


개역판엔 구판에 있던 참고 그림과 역자 주석이 많이 삭제되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당시 해석은 당연히 삭제될 만 하지만(바둑에서는 컴퓨터가 인간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내용- 알파고로 뛰어넘은 게 증명됨) 과한 친절(?)의 역자 주석이 재밌기도 했거든요. 예를 들어,

˝칵테일을 만드는 진(Gin)과 토닉(Tonic)으로 말장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가 진이라는 말로 나타내려는 것은 Djinn, 즉 알라딘의 마법의 램프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정령(요정)의 이름이기도 하다. 진이라는 술을 마시면서 다른 황홀경으로 접어들듯이, 여기서 지니라는 요정은 높은 또는 낮은 층위로의 여행을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개역판에서는 사라진 구판 상권 역자 주석 p138)

이 장에서는 역자가 ‘높은(pop) 혹은 낮은(push) 층위‘ 해석에 기반을 둔 주석을 일관되게 제시했는데, 개역판 전반에 걸쳐 역자가 지나치게 개입한 해석들을 많이 삭제하셨더군요.

참고로 이 책은 의식과 의미의 ˝이상한 고리˝를 찾는(fuga, ricercar) 장대한 여정~

˝하나의 해석은 그 해석이 현실 세계와의 일정한 동형관계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한에서만 의미를 가질 것이다.˝(구판, 상권 p71)
˝하나의 해석은 그것이 현실 세계에 어떤 동형성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정도에 부응해서 의미를 가질 것이다.˝(개역판, p72)



시시콜콜은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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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7-17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녁 맛있게 드세요. ㅎㅎ^^

AgalmA 2017-07-18 11:32   좋아요 0 | URL
오늘 점심은 특별히 더 맛있는 걸 드시길ㅎ

2017-07-17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18 11:33   좋아요 1 | URL
요즘 집에 이런 두께 책이 늘어나서 미칠 거 같습니다ㅜㅜ 책 망가질 거 같아 이사가기도 두려워지고요;;

cyrus 2017-07-18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합본이 나오기 전에 구판을 읽은 내가 밉습니다.. ㅎㅎㅎ

AgalmA 2017-07-18 11:34   좋아요 0 | URL
한 번 읽고 끝낼 책은 아니잖아요ㅎ 개역판으로 또 읽어 줘야죠^^ 능력되는 분은 원서로도 읽으시고ㅎㅎ;

뷰리풀말미잘 2017-07-18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발번역에 발표지 때문에 사야될까 말아야 될까 십년을 고민하다가 지지난달에 결국 질렀는데, 이 까치놈들이!

AgalmA 2017-07-18 11:36   좋아요 0 | URL
아아, 위로드립니다. 그럴 때가 있죠... 벼르고 벼르다 질렀는데 개정판 나오는 사태가ㅜㅜ...
개역판 나와서 저는 구판과 이제 이별 수순ㅎ

2017-07-18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8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8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연필 깎기의 정석 -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기의 이론과 실제
데이비드 리스 지음, 정은주 옮김 / 프로파간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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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리스는 어쩌다 연필 깎기 장인이 되었나. 미국 통계국에서 일하다 연필 깎는 걸 너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돼 이 직업을 창안하게 됐다. 2000년대 경기 불황 속에도 연필 한 번 깎아주는 데 12달러 50센트를 받고, 2013년 이 책이 나올 당시엔 35달러를 받았다고 하니 성공한 사업이라고 봐야 할까ㅎ
이 책은 저자가 1940년 대에 나온 랠프 뉴스테드 《오델스 선박 설비 입문: 실무 사진과 함께 보는 현도공, 용접공, 리벳공, 앵글 단조공, 플랜지 배관공, 기타 모든 선반 기계공을 위한 강선 조립 및 수리의 실제》라는 중고책에서 영감을 받아썼다. 


책 초반엔 연필의 구조와 연필 깎는 재료 준비부터 각 과정을 꼼꼼히 설명한다. 연필은 홈을 판 두 장의 나무판 사이에 기다란 흑연심을 끼워서 만든다. 주로 육각 축인 것은 둥근 축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고 책상에서 떨어질 확률도 낮기 때문이었다. 연필 제조 공정은 18세기 말 프랑스인 니콜라 자크 콩테가 최초로 개발했고 국제 통용 연필 등급제(ex-2B, H)도 그때 만들어졌다. 미국은 숫자(ex-#2, #3)로 표기하는데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빗 소로가 도입했다.
연필 깎는 작업 환경, 저자가 개발한 기술과 노하우, 빈티지 연필깎이 구경 등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진지하게 이 책에 접근한 독자라면 점점 당황할 수 있다. 저자가 위트 넘치는 만화가이기도 해서 여기저기서 코믹한 장난이 넘쳐 이거 다 쇼 아냐! 싶기도 한다. 연필 깎기 장인의 적인 전동 연필깎이가 있는 집을 몰래 찾아가 무자비하게 부수고 메모를 남겨 둔다든가, 폭포수 아래에서 연필 깎기, 유명인 흉내 퍼포먼스 연필 깎기, 턱도 없는 마음으로 연필 깎기ㅋ 등 연필 깎기 진기명기 총출동!


 

 

부록에는 연필 맛 와인(사토 그레이사크 2007년산 메도크 AC, 마르크 올리비에 2010년산 ‘라 페피‘ 카베르네 프링 뱅 드 페이 뒤 발 드 루아르 등), 연필 관련 추천 웹사이트, 연필 애호가들의 순례 성지(컴벌랜드 연필 박물관, 폴 A. 존슨 연필깎이 박물관, 에베르하르트 파머 연필 회사 역사 지구 등)을 소개한다.



[연필 깎기 장인에 대한 증언들]

장인이 혼을 담아 깎은 나의 연필은 연구실에 잘 보이게 진열돼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게 웬 거냐고 묻곤 하지요. 이후의 대화는 종종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유익한 방향으로 말예요. 예를 들어 ˝탈산업 시대에 수공예는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 같은 사회학적 질문, ˝연필을 깎는 직업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것은 안식일에 허용되는 일인가.˝라는 유대교 율법에 관한 질문, ˝올바르게 깎인 노란색 HB 연필의 놀라운 아름다움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미학적 질문, ˝장인이 부여한. 뾰족함의 등급(내 연필의 경우 10단계 중 8단계)을 비전문가가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가?˝란 인식론적 질문, ˝줄곧 진열해 놓기만 하는 연필도 ‘도구‘인가? 이를테면 하이데거의 용어로 ‘손안에 있는‘(zuhanden) 것이라 할 수 있나.˝라는 형이상학적 질문 등 다양한 물음이 제기될 수 있죠. 요컨대 나는 그 연필 덕에 학생들에게 이런저런 가르침을 줄 기회가 많았습니다. 교육에 종사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데이비드 리스 씨의 연필 깎기 서비스를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ㅡ론 무라드(종교학 교수)


얼마 전 집에 불이 나는 바람에 내 물건 대부분이 못 쓰게 됐어요. 그런데 화재 진압 후 잔해 더미를 샅샅이 살피다가 연필이 무시한 것을 확인하고는 기쁨에 젖었습니다. 장인의 혼이 담긴 나의 연필은 케이스 안에 그대로 들어 있었고 긁힌 자국 하나 없이 멀쩡했어요. 이내 여러 전문가들이 도착해서 도와줄 채비를 하는데 필기구를 가져온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요. 필기구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장인이 혼을 담아 깎은 그 연필을 주머니 속에 꼭꼭 숨겨두고 몰래 어루만졌습니다. 고마워요. 데이비드 씨.
ㅡ레슬리 A. 하우스(광고 관리자)


캐나다 언론인으로서 장담하건대, 이곳 드넓은 백색의 북쪽 나라에서 데이비드 리스 씨의 연필은 실생활에서 요긴하게 쓰일 겁니다. 매니토바 주에선 겨울이 되면 잉크가 얼기 때문에 펜으로 글씨를 쓸 수가 없거든요. 연필로만 가능하죠. 이 연필이라면 한겨울에 야외에서 인터뷰를 해도 정확하고 완벽하게 받아 적을 수 있을 게 분명합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은 언론계의 금언입니다만, 데이비드 리스 씨는 연필이 펜보다도 칼보다도 한 수 위라는 걸 보여줬어요. 고맙습니다.
ㅡ그랜트 A. 해밀턴(언론인)

 

 

 

난 연필 잘 깎진 못했지만 많이 쓰는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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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7-08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 깍으며 굳은 살 박힌건가요? ㅠ

AgalmA 2017-07-08 23:07   좋아요 1 | URL
연필을 장시간 쥐고 일해서 계속 패이고 뜯고 그런 순환 상태요^^; 안 써도 늘 욱씬거리죠ㅎ;;

북다이제스터 2017-07-08 23:08   좋아요 1 | URL
직업병이군요. ㅠ
산재 신청해야 합니다. ^^

서니데이 2017-07-08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컴퓨터 고장이신가요. 여러가지로 불편하실텐데, 어쩌나요.;;
2. 연필을 많이 쓰시나봅니다. 세번째 손가락에도 많이 생겨요.
3. 연필이나 펜의 손으로 잡는 부분에 끼우는 것 있으면 조금 나을 것 같은데, 요즘은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어요.;;

바깥은 그냥 그런데, 실내는 많이 덥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AgalmA 2017-07-08 23:48   좋아요 1 | URL
1. 고장이나 탈은 꼭 휴일에 일어나죠-_-a
2. 쓰는 습관에 따라 손 여기저기 굳은살이 생기죠. 사진 외에도 여러 군데 있어요ㅎ
3. 손에도 끼워보고 연필에도 끼워보고 많이 해봤는데 샤프가 아니라 깎아쓰는 연필이라 좀 걸리적거리죠. 그립감이 불편해서 잘 안 끼게 되기도 하고요.

서니데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2017-07-08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9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8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7-09 0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동을 주는 연필깎기와 장인이라... 깎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걸 알아봐주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네요^^:

AgalmA 2017-07-18 11:45   좋아요 1 | URL
어떤 글도 감동을 주잖아요. 애를 쓰는 만큼 그걸 알아봐주는 게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거 같아요ㅎ 물론 케바케, 예외도 따라다니긴 하지만;;

cyrus 2017-07-09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폰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면 손과 목이 뻐근하고 통증이 일어나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연필을 오래 써서 생긴 굳은살이 ‘좋은 직업병’으로 느껴집니다. ^^

AgalmA 2017-07-18 11:47   좋아요 0 | URL
컴, 연필 둘다 글을 쓰는 역할을 하지만 어쩐지 연필이 더 몸을 쓰는 일 같아서 더 좋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희선 2017-07-12 0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만 쓰는 건 아니지만, 자주 손으로 쓰기는 하는데 오월부터 더 많이 썼더니 가운뎃손가락 굳은살이 벗겨지기도 하는군요 지금까지 그런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집에 불이 났는데 연필이 괜찮아서 다행이다 생각하다니, 그것을 보고 좋게 생각해서 다행이네요 불 났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울적할 것 같은데... 정말 연필은 추운 곳에서 쓰기에 좋겠습니다

데이비드 리스가 깎아준 연필로 시험을 잘 본 사람이 있다고 한 말을 본 것 같기도 합니다


희선

AgalmA 2017-07-18 11:50   좋아요 0 | URL
악기 다루는 분들도 그렇고 물건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분들은 다들 특정 부위에 굳은살이 있으시죠. 발레리나의 상처 가득한 발도 생각나네요.
참 이상하죠. 우리는 어떤 아름다움, 완벽함 앞에서는 꼼짝없이 사로 잡혀서 애착에 빠지게 되는데 그게 무엇이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희선 2017-07-14 0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컴퓨터 고쳤군요 주말은 벌써 지났으니... 정말 컴퓨터는 밤 아니면 주말에 이상해질 때가 많아요(인터넷도) 사람을 놀리는 건지... 요새는 그런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 그랬습니다 아니 문제는 하나 있지만 아무래도 그건 고칠 수 없을 듯해서 그냥 써요 하나만 못하지 다른 건 괜찮아요


희선

AgalmA 2017-07-18 11:52   좋아요 0 | URL
챙겨서 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죽하면 머피의 법칙이란 용어까지 생겼겠어요ㅎ 고장의 문제는 참 인류의 난제인 듯ㅎㅎ;;
우리는 늘 고장과 잃어버림이 오기까지의 행운을 누리는 셈이죠^^;
 

《연필 깎기의 정석》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도구로 나오는 외날 회전식 연필깎이 Dahle 166(독일), Carl Angel-5 royal(일본), 이중날 회전식 연필깎이 El Casco M430-CN을 찾아 연필 깎는 동영상을 봤다. 하나 살까 싶었지만 국내엔 없고 거의 해외 직구였다. 귀찮은데... 하다가 그렇담 연필이나 살까... 생각했고 전설의 연필들(블랙윙, 미쓰비시)과 온갖 화방 문구의 블랙홀로 빠져들었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에서 소개된 펠리칸 잉크 블루 블랙도 생각나 담고, 블랙 스케치북! 수채화 전용 스케치북! 파스텔 전용 스케치북! 세밀한 작업을 도와줄 파스텔 어플리케이터와 종이 찰필! 못 보던 전동 지우개! 저렴한 염색 물감! 포인트 수정에 유용할 흰색 콘테! 파버 카스텔 휴대용 연필깎이는 없으니까 이참에 같이 주문! 새 세필붓도 장만! 이것저것 담다 보니 십만 원에 육박했다-_-
하루만 고민해보고.... 아마 난 살 거야... 주말 고민으로 제격이지. 
이런 책들은 볼 때마다 지름신이 강림해서 괴롭다.
컴은 고장 나 있고 이거 웃어 말어 ㅜㅋ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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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7-08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필깎기의 전설은 역시 ‘하이 샤파‘의 기차 모양 연필 깎기가 최고👍지요 ㅋㅋ

AgalmA 2017-07-08 23:23   좋아요 1 | URL
연의 연필깎이는 뭘로 사 주셨어요ㅎ? <연필 깎기의 정석>을 읽고 장인 정신(아빠 정신인가)으로 깎아 주셔도ㅎㅎ

겨울호랑이 2017-07-08 11:32   좋아요 1 | URL
^^: 하이샤파는 너무 커서 절반 크기의 분홍색 펭귄 🐧 브랜드 제품으로 ㅋㅋ 제가 깎으면 절필할까봐 모험은 하지 않으려구요..^^:

AgalmA 2017-07-08 23:24   좋아요 1 | URL
<연필 깎기의 정석> 보면 데이비스 리스의 달인 솜씨에 홀딱 반해서 쓴 평들이 많은데 초등 3학년 나일라-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을 보고 진짜 기절초풍했어요! 그런데 질문 있는데요, 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는 열대 과일은 뭐예요?˝ 귀엽죠^^
겨울호랑이님이 연의에게 멋지게 깎은 연필을 줄 수 있었다면 헨리 페트로스키 ˝인간이 만든 이 단순한 물건은 개인의 권능을 배가시킨다˝ 말처럼 아빠 권능 상승했을텐데 아쉬운데요ㅎ

겨울호랑이 2017-07-08 11:42   좋아요 1 | URL
흠... 그 점이 아쉽군요.. 그렇지만, 제가 솜씨가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연의 목마 태우기, 소형 자이로 드롭 놀이)등에 보다 집중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나중에 저도 ˝아빠가 몸으로 놀아주는 이 단순한 운동이 아빠에 대한 추억을 배가시킨다.˝고 육아 일기에 쓸 날이 있을까요?^^:

AgalmA 2017-07-08 12:27   좋아요 1 | URL
몸으로 놀아주는 것, 오히려 그쪽이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멋진 연필의 인상보다 직접 체감한 몸의 감각이 더 오래 남을 테니까요. 스킨십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게요. 집에서 자주 안해 주면 밖에서도 다른 사람에게도 잘 안하게 돼요. 연의는 겨울호랑이님에게 인간미를 많이 배우겠어요^^
바꾸신 연의 사진 보니 날로날로 커가는 게 놀라워요. 허허))

겨울호랑이 2017-07-08 12:29   좋아요 1 | URL
^^: 조만간 남자 친구 사귄다고 할까 걱정입니다.ㅋㅋ 시집가기까지 24년 정도밖에 안 남았군요.ㅋ

나와같다면 2017-07-08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동 연필깍기 보다는 손잡이를 돌려서 깍는게 저는 더 좋더라구요
기계마다 깎여진 연필 모양이 다른거 아시죠? ㅋ
전 좀 길게 깎이는게 내 맘에 쏙 들어요

AgalmA 2017-07-08 17:45   좋아요 0 | URL
일할 땐 빨리 깎이는 전동 연필깎이가 유용해서 쓰고 있는데, 좋은 수동 연필깎이도 늘 탐이 나더라고요ㅎ
동영상 보니 물결무늬 말고 그냥 귀엽고 동그랗게 깎이는 게 있어 그 연필깎이도 찾아보니 국내에 없더라고요ㅜㅜ; 직구 귀찮아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ㅎ;
저도 연필촉 부분이 길게 깎이는 게 좋아요. 연필 좋아하시는 분은 대부분 그럴 듯. 짧으면 연필심이 금방 닳아 자주 깎아줘야 되니 미관면에서도 실용면에서도 긴 게 좋죠^^

희선 2017-07-12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색물감도 있군요 그걸로 티셔츠에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 그리면 괜찮겠습니다 그러면 자신만의 티셔츠가 되겠군요 친구한테 선물하면 아주 좋아하겠습니다 그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거잖아요 티셔츠뿐 아니라 여기저기에 쓸 수 있군요


희선
 

400곡이 넘는 음악을 작곡하고, 클래식, 록, 재즈, 아방가르드, 일렉트로닉, 이탈리안 포크뮤직 등 장르를 넘나들며 시대를 관통할 정도로 감명 깊은 곡을 만들어낸 음악가가 100명은 넘을까. 반드시 넘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그가 78세에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처음 받았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취임 기념 연주회‘를 가졌다는 부클릿 설명은 얼마나 남루한가. 누가 누구에게 영광인지! 반기문보다 엔니오 모리코네가기억될거다!
어떤 이는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을 흔한 대중음악으로 들을 지 모른다. 엔니오 모리코네에 대한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의 말은 찬사가 아니라 정확함이다.
˝경이로운 작곡가의 완벽한 재능과 창조력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은 비단 영화 분야만이 아닙니다. 그의 음악은 여러 장르의 음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감정의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며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

파스칼 키냐르 《음악 혐오》(2017, 원저 1996)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작품opera이란 자유로운 인간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행하는 모든 것은 어딘가에 매여 있다. 슬픔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프랑스어로는 souci(근심)라 말한다. 그것이 술독 바닥의 찌끼다. 포도주의 시신이다.˝

나는 저 문장을 오래 되읽었다.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이 우리 감정을 깊게 찌르는 것은 그가 인간의 감정을 잘 파악한 음악가이고 자신도 감정과 창작의 고통에 매인 사람이라는 걸 잘 알아서다. 모든 창작과 예술과 마찬가지로 음악도 즉흥성이 아니라 정확성이 우리를 감동시킨다.

 

 

 

 


앨범 수록곡 모두 당연히 훌륭한데 곡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별 한 개 뺐다.

 



Ennio Morricone - Metti una sera a cena - Uncut Version - Metti Una Sera A Cena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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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7-08 06:02   좋아요 0 | URL
대부ㅎㅎ <대부> 주제가도 이탈리아 작곡가 니노 로타더군요. 생각해보면 작가들처럼 유명한 작곡가들도 자기 나라 정서가 잘 녹아있다 싶어요. 한스 짐머 하면 저는 뚜둥~ 뚜두둥 하는 임팩트 넘치는 북소리 먼저 떠올라요ㅎ

ICE-9 2017-07-07 18: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요마가 커버한 버전도 좋더군요. 엔리오 모리코네는 영화와 음악이 혼연일체된, 가장 영화음악 다운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 중엔 ecstasy of gold를 제일 좋아합니다. 이 음악은 정말 영화를 보면서 감상해야 그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죠. 세르지오 레오네와 엔리오 모리코네 조합은 정말 영화 역사상 최고의 조합 중 하나라고 감히 평가하고 싶네요.

AgalmA 2017-07-08 05:45   좋아요 0 | URL
음악에 조예 깊으신 헤르메스님 평에 저도 동의합니다^^
좋은 영화 음악 많고도 많죠. 또 좋은 곡은 여러 영화에 쓰이기도 하고요. 엔리오 모리코네 음악의 장점은 그 음악이 쓰인 영화와 가장 밀착력이 높은 게 정말 뛰어난 점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음악을 다른 영화에서 쓰면 원래 쓰인 정도로 임팩트가 나지 않아요. 헤르메스님 말씀처럼 엔리오 모리코네 영화음악은 정말 혼연일체를 보여준다고 봐야죠^^

요즘 영화 음악으로 자주 등장하는 bon lver 곡 좋아하는데 그가 영화 음악을 전담하는 영화도 나왔으면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7-07 1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Ennio Morricone곡 중에서 The Mission OST가 가장 기억 남네요...지금도 그 음악을 들으면 폭포 밑으로 떨어지는 십자가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한 음악입니다...

AgalmA 2017-07-08 06:05   좋아요 1 | URL
미션...그 ost는 제겐 특별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테이프를 삼풍백화점에서 샀거든요. 사는 동네가 완전히 달랐는데 어쩌다 거기서 샀는지는 기억에서 흐릿한데(이런 세세한 걸 일기로 써둬야 하는데!) 이후 삼풍백화점이 무너져서 내가 거기서 산 유일한 물건이라는 기억으로 강하게 남아 있어요. 거기 내부를 그때 처음 보고 기억하고 있었기에 무너지는 상황이 머리에서 시뮬레이션 되기도 하고요. 세월호도 내부 구조를 제가 알았다면 심적 고통이 더 컸을 거에요.
암튼 삼풍과 미션이 연결된 제 기억이 강렬해서 소설로 써 보고 싶기도 했는데 게을러서;; 한국 정서상 큰 사건 사고를 소재로 쓰는데 심리적 장벽이 많기도 했고. 정이현 작가가 삼풍에 대해 소설 쓴 거 보고 적절한 말할 때란 언제인가 생각한 기억이 나네요.

기억이란 참 다양하죠^^?

겨울호랑이 2017-07-08 06:00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95년 6월 29일이었지요... 저는 당시에 백화점 근처에서 살았어요.. 그때 알던 백화점에 다니시던 분은 이후로 못뵈었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 시대의 아픔이었습니다...

icaru 2017-07-07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엔리오 모리꼬네 어우...아버지아버지 영화음악의 아버지시네요~ 모두다 노스텔지어지만, 저는 원스어판어타임인더웨스트가 제 인생의 음악 중 하나라고.. ^^

AgalmA 2017-07-08 06:06   좋아요 0 | URL
영화 좀 본다고 하는 사람치고 엔리오 모리코네 음악 기억하지 않을 사람 있을까 싶어요^^ 엔리오 모리코네 음악이 흐르는 순간은 천국 같죠. 저는 <시네마천국> ost 테이프 늘어질 정도로 들었던^^

뷰리풀말미잘 2017-07-18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 루블린에 있는 포로수용소에 잠깐 수용됐었는데, 거기 나치 장교 하나가 오보에로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기가 막히게 연주했어요. 첫 음만 들어도 모닝 시거를 훅 들이켰을 때처럼 머리가 핑 했어요.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았죠. 늘 죽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사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그랬어요.

AgalmA 2017-07-18 11:31   좋아요 0 | URL
ㅋㅋ 뷰리풀말미잘님 타임슬립 능력이 있으셨군요. 2차 세계대전 때는 엔리오 모리코네가 음악학교에 들어가 공부하던 시긴데 미래에 등장할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벌써 들으시다니ㅎ;; 뷰리풀말미잘님 말씀대로 라면 엔리오 모리코네가 나치 장교 표절을 한 셈이 되는데ㅋ
뷰리풀말미잘님의 독창적인 댓글은 제게 늘 웃음을 줍니다👍🏻